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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문예 신인상 수상작
2009년 7.8월호
안 재 헌 수필
활기찬 노후의 단상(斷想)
요즈음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유행되는 숫자 중 7330 이라는 숫자가 있다. 즉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을 하되 최소한 30분 이상 힘차게 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는 음식을 섭취할 때 적당량을 섭취하여야지 많이 먹으면 독이 된다는 사실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난 옛날 시절에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던 시절을 생각해서인지 포만감이 느껴야만 만족을 하는 그런 사고는 없어져야 건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만감이 느낄 정도면 20%는 이미 오버된 상태라니 소식(小食)의 중요성을 알아야할 것이다. 그래서 건강은 스스로 지켜야하고 자기노력과 절제에서 온다고 본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습관적으로 술을 많이 마시고 자주 마시는 선배나 동료들의 안녕여부의 소식을 들어보면 이 세상에 없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듣곤 한다. 이래서 자기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음식이나 일상적인 활동의 마인드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음식 아닌 건강의 치명적인 해가 되는 담배이야기를 하여보자. 나 같은 경우는 어릴 때부터 담배를 한 대도 피워보지 못했고 아예 피울 생각도 해보지 않았는데 고등학교를 졸업 후 취업 공부 중에 있을 때 우리 집으로 친구들이 놀러왔다. 그 친구들은 한결같이 모두가 애연가였다. 한 친구가 담배를 피워대면서 나한테 하얀 연기를 내뿜으면서 조금만 원형을 그려 공중에 날려 보내는 동작을 계속하였다. 어린나이에 담배를 피우는 것에 우선 부정적인 인식과 불량생의 이미지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나로서는 앞으로 건강상이나 모든 면에서 좋지 못하기 때문에 흡연을 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리고 그 당시 부친께서 너무 엄한분이라서 아예 생각도 못해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친구의 행동을 갑자기 한번은 따라 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그래 나도 한번만 해보고 싶다고 제의하였더니 친구는 담배 한 개에 불을 붙인 후 나한테 주면서 아주 길게 그리고 깊이 들여 마시라고 하여 나는 아무생각 없이 쭉 들어 마셨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나는 그 자리에서 조금 후에 기절을 하여 땅바닥에 쓰러지고 말았다. 옆에 있는 친구들이 재미있는 듯 폭소를 연발하더니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하였던지 나를 부축하여 방으로 옮겨놓고 상태를 지켜보았다.
나는 한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아주 한참 후에 깨어났다. 나도 너무 갑자기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어 방에까지 내가 옮겨진지도 몰랐다. 그 이후 담배가 이렇게 해로운 것이구나 하고 너무 놀라서 아예 피울 생각을 하지 않았고 한 개비도 피워보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건강한 몸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얼마 전 신검에서 폐활량 검사를 하였는데 나이에 비하여 월등하게 높게 나왔다고 하여 기분이 좋았다. 이런 것이 담배를 피우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본다. 지금 세계는 담배전쟁을 선포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렇게도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고 온갖 매스컴을 동원하여 정부에서 홍보를 하건만 흡연자는 별로 줄어들지 않는 것 같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흡연자는 본인도 나쁘지만 간접흡연이 얼마나 나쁜가를 모르는 것 같다. 나의 건강을 회복하고 내 가족들과 내 직장동료 그리고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하여 오늘 당장 이 시간부터 담배를 끓으라고 역설하고 싶다.
얼마 전에 건강교육이 있어 참석하였는데 우리나라에서 아주 유명한 교수인 강사는 강의 첫마디부터 담배의 나쁜 점을 강조하였다. 친구들을 만나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있으면 벌레라고 듣기 민망한 호칭을 쓴단다. 그래도 반응이 미약하면 짐승이라고 말한단다. 이런 말은 그 친구의 건강을 생각해서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하여 쓴말로 생각되는데 이처럼 끊지 못하고 피우는 사람들은 자기건강을 포기하고 사는 사람같이 보여 답답한 심정이다.
아울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항상 바쁘게 살아가는 것이 건강의 비결인 것 같다. 물론 적당한 간격을 두고 휴식의 기회도 외면하면 안 되겠지만 장수노인들을 보면 부지런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일본 사람들의 일화가 생각이 난다. 자식들이 부모님을 오래살 수 있도록 일거리를 제공하기 위한 속셈으로 농경지를 마련하여 호미를 사주고 농경지에 나갈 수 있도록 도시락을 챙겨주는 효자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노인들은 활동량이 적으면 편할 것 같지만 오히려 병이 더 생기기 때문에 적당한 노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시키기 위한 효성스러운 발상이라고 생각되어 본받을 만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아울러 소식하고 과욕을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우연한 기회에 잘 아는 지인이 도시에서만 살다가 포천시 어느 촌락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고 새롭게 터전을 잡아 즐거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자랑삼아 이야기하면서 한번 초대를 할 테니 놀러오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며칠 후 방문한 그곳은 서울에서 별로 멀지 않지만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30여가구가 촌락으로 형성된 마을인데 너무 평화롭게 보였다.
순간 목조건물인 집은 어렸을 때 시골집을 연상케 하였다. 내부만은 이사 후 현대식으로 개조하였는데 한옥이 너무 정겨워보였다. 처음에는 어떻게 살까하고 걱정하였는데 이제는 자연환경에 적응이 되어 너무도 좋다고 하였다. 마당 앞 텃밭에 채소를 가꾸고 뒤뜰에는 꽃을 가꾸어 너무 운치가 있어 보였다.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나하고 운동을 하러하자고 제의하였다.
아니? 이런 시골에 어디에 운동을 할 곳이 있느냐고 반문하였더니 일단 따라오라고 하면서 차에 올라탔다. 약 5분을 지나니 산 밑쪽에 위치한 신축한 조립식건물 앞에 도착하더니 이곳이 목적지이니 내리라고 하였다. 이곳이 개인이 얼마 전에 신축한 우리 마을 종합체육관이라고 소개하였다. 안에 들어가니 반갑게 맞이하는 나이 좀 드신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라고 하였다.
사비를 털어 이 체육관을 건축한 할아버지는 외모로 보아 70대 중반이상의 나이로 보였는데 금년 나이로 87세가 된단다. 이 할아버지는 서울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많은 재산을 모았고 정말 여러 사람들을 위하여 살아온 사람이었다.
젊은 시절에는 식당업을 하면서 바쁜 생활을 보내다가 어느 정도 재산을 모아 생활도 안정이 되어 식당업을 접었다고 하였다.
조금 젊었을 때는 친구들도 그렇게 많이 찾아오더니 친구들이 나이가 들고 몸이 쇠약하여져 하나둘씩 떠나가더니 이제는 좋은 친구들은 이 세상에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몇 년 전에 유일하게 고독을 달래주던 부인마저 큰 병을 앓고 세상을 떠나게 되었단다. 슬픔과 고독감에 사로잡혀 잠도 제대로 잘 수 없고 인생살이의 재미를 잃게 되었단다.
할아버지를 찾아오는 사람이 날이 갈수록 없어져 매일 혼자 지내는 일상이 너무도 허전하고 고독에 견딜 수 없어 이래서는 마지막 인생살이가 너무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였다. 자식들한테 상의도 하지 않고 지금 자리 잡고 있는 약 800여평이 되는 이 땅을 구입하였단다. 물론 이런 땅을 구입하기 위하여 많은 곳을 찾아다녀 보았으며, 산 좋고 경치 좋고 주변마을 사람들 인심 좋은 이곳이 내가 죽는 마지막 안식처로 생각하고 과감하게 구입하게 되었단다.
그 이후 계획을 골똘하게 구상한바 이곳에 살면 앞으로는 더더욱 사람구경은 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단다. 그래서 구상한 것이 종합체육관 시설을 하여 많은 사람들이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게 되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내 자신 젊었을 때 탁구를 하여 우승도 많이 해봤으니 수시로 운동을 하면 늦게까지 건강을 유지하겠구나 생각하고 체육관을 건립하게 되었다고 한다.
체육관의 시설물을 요약하면 우선 실내에 가장 기본이 되는 헬스장이 있어 각종 운동기구가 배치되어 있었고 탁구장과 당구장 그리고 노래방까지 갖추어져 있었다. 실외에는 배드민턴장 겸 족구장과 넓은 주차장 그리고 텃밭이 있어 그곳에서 농사를 지어 싱싱하고 친환경적인 채소를 생산하여 매일 섭취하고 있단다.
그 할아버지와 탁구를 잠깐 쳤는데 정말 실력이 대단하여 놀랐으며, 젊었을 때 경기에 출전하여 수상한 표창장이 몇 개가 걸려있는 것을 보고 실력이 수준 이상임을 알게 되었다. 매일아침 05시에 기상하여 자동으로 탁구볼이 일정하게 공급되는 automation의 기계시설이 갖추어진 탁구대에서 1시간 정도 운동을 한 후 아침식사를 한단다.
그 할아버지는 체력이나 외모 상으로 보아 7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동안의 얼굴이었다. 할아버지한테 건강비결을 물어보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감기도 몇 번 앓아보지 않았다면서 우선은 욕심을 버리고 소식을 기본으로 한단다. 체육관 옆에 집을 지어 딸하고 같이 살고 있는데 그 따님의 효심도 부러웠다. 서울에서 친구도 없이 늘 외롭게 지냈는데 운동하러 오는 사람들과 친구같이 지내고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살아가니 너무 행복하다고 하였다.
얼마 전 체육관의 개관식 겸 입주식이 있다고 초청하여 나도 참석하였는데 각처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축하를 하여 주었다. 이 할아버지가 노후에 베풀면서 욕심 없이 사는 인생이 너무 화려하고 멋지게 보였다. 사람들을 누구든지 경제적인 생각을 하여 우선 영리추구에 골몰하게 된다. 이 체육관을 건축해놓고 입장료나 사용료를 받을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입장료나 사용료를 받으면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더욱 외롭고 친구가 없이 쓸쓸한 노후를 맞이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갖고 과감하게 사욕을 버리고 누구든지 아무나 이곳에 오면 운동시설을 무료로 개방 한단다. 이 얼마나 멋진 노인의 모습일까?
과연 내가 그 할아버지 나이까지 가려면 아직도 멀었는데 그렇게 멋진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하고 내 스스로 가늠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바로 이 할아버지의 건강비결이 욕심 없이 소식하고 베푸는 긍적적인 사고를 갖고 몸소 실천하기 때문에 그렇게 나이를 많이 든 노년에도 왕성한 활동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 언젠가는 누구나 예외 없이 인생의 종착역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세상이 다하는 날까지 후회 없는 건강한 삶을 누구나 원하고 바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우리의 노력 없이는 이룰 수가 없을 것이다. 욕심을 버리고 항상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매사에 적극적인 자세와 봉사하는 마음을 가져야만 내가치가 높아지고 선망이 대상이 될 것이다.
우리 인간들의 명예와 권력도 모두가 한때의 꿈과 과정에 불과할 뿐이다. 그것은 결코 영원히 될 수가 없는 것이다. 각자 처해있는 일상생활에 충실하면서 내 자신을 위하여 노력하고 남을 위하여 봉사하는 자비의 마음을 갖고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해 본다.
저자약력
충남 금산출생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농학과 졸업
서울시립대학교 산업대학원 환경공학과졸업 (공학석사)
국립산업대학교 최고위 건축개발과정(CADO)수료
서울시 강북구청에서 정년퇴임 (공원녹지과장)
정부모범공무원 수상
녹조근정훈장 수상
환경부장관수상,서울특별시장3회수상, 산림청장수상
조경수석감리사
선엔지리어링 감리본부 상무 재직중
e-mail : anjh26@naver.net
심사평
♣♣♣ 삶의 숨결을 있는 그대로 서술함이 돋보여
안재헌씨가 제출한 작품 중 (활기찬 노후의 단상)을 이번호 국제문예의 수필부문 신인상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데에는 사실상 평균치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왜냐하면, 수필의 소재 자체가 매우 탄탄한 점을 돋보이나 이를 완성시키고자 너무 지나치게 묘사하려는 구성기법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너무 열심히 글을 써서 일어나는 현상이라고나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은 곧 그 사람의 얼굴 이라고 했듯이 삶의 연륜과 긴 세월의 숨결을 사실적으로 그대로 서술 하려고 무척이나 애쓴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어 읽는 이 들의 조용한 감정을 불러오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프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새로이 마음의 자세를 정립하고 다독과 자작의 험준한 여정을 온몸으로 맞이해야 할 것이다
다시한번 안재헌 수필가의 늦깍이 등단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이다
▶ 이수화 (시인. 평론가) 배용파 (시인)
당선소감
♣♣♣ 세월의 연륜에 묻어나는 빛이 되고파.....
작품 응모 후 혹시나 하는 아주 작은 기대를 갖고 결과를 기다려 왔는데
며칠이 지난 후 당선 되였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뛸 듯이 반가웠고 신기했다
등단의 기쁨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 문인으로서 첫걸음을 떼어놓은 저에게는
한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인생의 황혼길을 걷고있는 연륜인데 이렇게 문학도의 기회를 주신데 대한 보답으로 이 행운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의 세계에서 더욱 열정을 쏟고자 다짐해 봅니다
부족한 저의 작품을 선정하여 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앞으로 더 많은 좋은 작품을 쓸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안 재 헌
첫댓글 당선을 진심으로드립니다 언제나 좋은글 감동글 기대하며 언제나 건필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