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도시 디자인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어요. 세계 디자인 수도 서울은 올해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라는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되었답니다. 동네 구석구석의 벽화에서부터 수백 수천 만원에 구입한 예술품들까지, 다양한 도시 디자인 조형물들은 때로는 도발적인, 때로는 장난스러운 매력을 뽐내며, 서울을 예술 애호가들의 명소로 장식하는데 일조 하고 있답니다.
오늘은 서울의 강북 지역을 도보로 돌아보며, 서울의 공공 예술 프로젝트들을 둘러보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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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공공 예술 산책은 서울의 예술 동네 대학로에서 시작합니다. 대학로는 컬러풀한 벽화와 길거리의 조각상들, 신기한 문으로 둘러싸인 빌딩 등이 늘어선 매력적인 동네에요. 대학로에서는 동대문으로 이동하는데요, 이 곳에서는 공공 예술이 서울 중심에 자리한 유명 직물 산업 지구인 동대문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를 확인할 거에요. 그 후에는 청계천을 따라 광화문까지 걸으면서, 인상적인 다리들과 곳곳에 설치된 예술품들을 감상합니다. 이후 광화문으로 이동, 서울의 가장 유명한 조형물들을 감상합니다.
광화문에서는 멋진 기능 예술(functional art)의 한 작품을 감상 한 후, 예술 애호가들이 즐겨 찾는 카페에 들러 잠시 커피 마실 시간을 가질 거예요. 그 후에는 공공 예술 조형물로 둘러싸인 사거리를 둘러보고, 정동으로 이동합니다. (매력적인 동네) 정동에서는, 현대 미술과 역사적 거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를 볼 수 있을 거에요. 그 후 지하철을 타고 서울 서부의 아트 메카인 홍대로 이동해 서울의 커뮤니티 아트 센터를 둘러보고 점심 시간을 갖습니다. 이후에는 월드컵 공원으로 이동해 재미있는 공공 예술 조형물들을 둘러보고 코스를 마무리합니다.
정말 많은 예술품들을 감상하게 될 것 같네요. 소화하실 수 있겠죠? (준비가 되셨나요? ) 그럼, 시작해봐요!
교통정보:
1. 4호선 혜화역 2번 출구로 나오세요. 출구를 중심으로 대학로의 공공 예술 작품들을 둘러보세요. 2. 주위를 다 둘러보신 후, 혜화역 2번 출구로 다시 돌아와 출구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세요. 컬러풀한 소용돌이 조각상을 지나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으세요. 3. 낙산 공원 표지판을 따라 공원의 동쪽 길로 들어섭니다.
예술가들의 동네
서울대학교병원 주변 지역은 대학로로 알려져 있어요. 대학로는 서울의 공연 예술 커뮤니티의 진원지로 오랫동안 자리매김 해왔죠. 대학로는 세계에서 소극장들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고도 하네요! 이런 예술가 커뮤니티에 공공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있다는 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겠죠? 이상하게 생긴 두 명의 남자가 각 양쪽을 들어 올리려는 듯한 재미있는 벤치부터, 분수대, 수백 미터를 따라 흐르는 유리로 덮인 실개천까지, 혜화역 주변 지역은 천천히 걸으며 공공 예술들을 둘러보기에 좋은 장소랍니다.
이화동의 컬러풀한 벽화
혜화역의 극장들과 트렌디한 레스토랑들을 지나 동쪽으로 가면, 겸손한 분위기의 이화동이라는 동네가 나옵니다. 낙산 언덕자락에 자리한 작고 수수한 집들 오른쪽으로 낙산 공원을 들어서면, 소나무, 대나무 숲, 컬러풀한 비둘기들이 그려진 아기자기하고 빛 바랜 벽화들을 만나실 거예요.
평화로운 모습의 이 벽화들은 2006년 문화관광부의 “Art in City”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되어, 동네의 계단과 골목들을 장식하였어요. 계단을 다 올라가시면, 서울의 오래된 성곽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길을 만나게 됩니다.
갤러리나 박물관 외에, 일상생활에서 일터나 상점으로 가는 길에 마주하게 되는 예술품들은 우리 주변 환경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지요. 2006년과 2007년 한국의 문화관광부는 “Art in City”라는 프로젝트를 지원, 이화동과 낙산 공원 주위에 60여개의 벽화와 예술품들을 조성하였어요. 이후 2007년에는 “서울시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여 개의 예술품들이 추가로 조성되었죠. 이 두 예술 프로젝트는 모두 서울을 하나의 예술품으로 변모시키려는 같은 목적으로 시작되었답니다.
교통정보:
1. 성곽을 따라 걷다가 마지막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도세요. 산 아래로 내려가는 도보를 따라 가세요. 2. 도보 마지막 지점에서 높은 첨탑이 있는 교회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도세요. 3. 오른쪽으로 돌면 ‘동대문’이란 이름으로 잘 알려진 큰 성곽 대문과 그 뒤 편의 큰 두산 빌딩이 보일 거예요. 동대문과 두산 빌딩이 보이는 쪽으로 걷다가 큰 도로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도세요. 4. 두 개의 건널목을 건너 두산 빌딩 방향으로 걸으세요. 두 번째 건널목을 건너면 청계천에 도착하게 됩니다. 계단을 따라 청계천으로 내려와 (세 개의) 벽화와 분수대를 감상해 보세요.
예술을 위한 시장
청계천이 복원되어 다시 공개되었을 때, 다양한 모습의 다리와 인공폭포, 벽화들이 조화를 이뤄 청계천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이 되었어요. 이러한 예술, 디자인적인 변신 덕택에 청계천은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가 되었지요.
오간수문지 옆의 계단을 내려오면, ‘문화의 벽’이라 불리는 커다란 분수와 다섯 개의 큰 벽화가 보일 거예요. 각 벽화의 크기는 가로 10m 세로 2.5m로 예술 관련 교수들이 창작한 작품이에요. ‘문화의 벽’의 분수는 공중 10m 높이로 치솟는 답니다. 다음 다리인 버들교가 나오면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다시 올라가세요. 버들교는 서울의 패션 메가 마켓인 동대문으로 음식을 배달하기 위한 오토바이들로 항상 붐빈답니다. 분주하게 지나가는 오토바이 사이에는, 실제 사람 크기 보다 조금 더 큰 어린 소년의 조각상이 하나 있어요. 깊은 생각에 잠긴 듯한 표정의 소년은 오른쪽 손을 내밀고 있어 도움을 요청하는 듯한 모습이에요. 분주한 거리에서 잠시 멈춰 생각에 잠기게 하게 하는 조각상이죠.
길 건너편에는 평화 시장 입구가 있는데요, 한국 직물 산업의 심장 역할을 하는 곳이랍니다. 분주한 길을 따라 75m 정도를 걸어가면 왼편에 파란색과 노란색 줄무늬로 장식된 건물이 보여요. 10번 출구를 통해 안으로 들어가 보세요. 동화 상점이라고 불리는 곳인데요, 인상적인 공공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있는 곳이랍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교육방송 EBS의 협력으로 조성된 동화 상점은, 6층 건물 각각의 층이 바쁜 직물 노동자들의 모습을 묘사한 컬러풀한 벽화로 장식되어 있어요. 천천히 둘러보면서 한국 패션 산업의 한 장을 엿보세요. 벽화는 계단 벽 쪽에 많이 있는데요, 3층에 가장 많은 작품들이 모여 있어요.
교통정보:
1. 동화 시장에서 나와서 청계천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2. 청계천으로 내려가는 다음 계단은 붉은 벽돌로 된 마전교에 위치해 있어요.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인공폭포, 다리, 이를 설명해주는 정보를 담은 명판들을 보실 수 있어요.
예술이 흐르는 곳
서울에 청계천이 흐르기 시작한 역사는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급격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거의 모든 것이 다 훼손되었어요. 하지만 청계천은 대규모의 (값 비싼) 복원과정을 거쳐 2005년에 대중에 다시 공개되었죠. 청계천에서는 많은 공공 예술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대부분이 청계천에 걸쳐 있는 20여 개의 다리 주변에 집중되어 있어요. 한 예로 나래교라 불리는 다리는 날아오르는 잠자리를 연상시키는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나래교에서는 ‘반차도’라 불리는 벽화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조선 시대 유명 화가인 김홍도의 그림들을 192 미터에 이르는 벽에 5,120개의 세라믹 타일을 붙여 재현시켜 놓아 놓은 작품이에요.
청계천의 문화, 예술 유산에 대한 설명을 도와줄 가이드가 필요하시다면, 서울의 안내원들이 진행하는 도보관광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세요. (하루에 세 번 진행) 도보관광 코스는 2~3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사전에 예약을 하셔야 되요. 예약을 안 했어도, 청계천을 걷다 도보관광 안내원을 보시게 되면 (보통 한국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고 있어요) 서울이나 주변 지역에 대해 물어보세요, 친절하게 안내해 주실 거에요.
이 벽화에는 조선의 왕 정조가 (1,700명의 다른 신하들과) 서울과 수원화성 사이를 여행하는 모습을 구현해놓았어요. 이와는 매우 다른 성격의 예술 설치품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청계천이 시작하는 곳인 청계 광장에 있는 파란색과 빨간색의 회오리처럼 생긴 ‘스프링’이라 불리는 조각상이예요. (독일계 미국인의 팝 조각가) 코샤 밴 브룽겐의 작품인 ‘스프링’은 2006년에 2천 8백만원의 가격으로 구매되어 그 가격에 대해 한때 논란이 일기도 했답니다.
청계천은 낮 동안에만 예술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는 건 아니에요. 청계천의 밤은 수상에 빛나는 아름다운 조명 시스템을 뽐낸답니다. 밤에는 운이 좋으면 ‘프랙탈 플라워 (Fractal Flower)’라는 예술품을 만나실 수 있어요. 프랑스 출신의 예술가 슈발리에(Miguel Cheval!!!ier)가 창조한 이 작품은 가로 12m 세로 4m의 제방에 빛을 쏘는 작품으로, 이 작품에서 표현하는 “플라워”는 다양한 기하학적 모양과 컬러로 새싹이 피어오름, 꽃이 핌, 꽃이 짐을 표현하고 있어요. 자연 환경 속에 이러한 인공적 꽃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주변 세상과의 조화로운 삶을 보여주고자 하는 작품이에요.
교통정보:
1. 청계 광장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돌아 광화문 광장의 이순신 장군 동상과 분수대 쪽으로 가세요. 광장 왼쪽편에도 예술품들이 있으니 감상해 보세요.
대중의 광장
광화문 광장은 그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공공 예술 작품이에요. 3천 8백만 달러를 들여 6차선 도로를 34 – 557m 크기의 대중 광장으로 뒤덮었답니다.
광화문 광장에는 한국의 가장 위대한 영웅인 16세기 해상 영웅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의 동상이 있어요. 이순신 장군 동상 주위에는 364개의 작은 분수 구멍들이 있는데요, 이 중 몇 개의 분수는 공중 20m 높이로 물을 내뿜는답니다. 공공 예술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면.. 아이들이 무더운 여름날 시원한 물 속을 뛰어 노는걸 보세요! 사람들이 이렇게 공공 예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죠? (시간 여유가 있다면, 세종문화예술회관 앞 보도와 세종로 공원 내부에 있는 현대 조각상 두 작품을 감상해보세요.)
아름다운, 그리고 실용적인!
서울의 시장 오세훈은 디자인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서울의 미학적인 면을 개선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서울시는 건물들 주위에 어수선하게 늘어서 있는 보기 흉한 간판들에 규제를 가하고 세계 최고의 건축가 자하 하디드 (Zaha Hadid)에 83,000 입방미터의 동대문 디자인 공원을 짓도록 위임하였어요. 국제 커뮤니티 또한 이를 인지하고 서울을 2010 세계 디자인 도시로 임명하였지요.
광화문 광장의 제일 북쪽 끝, 즉 광화문과 북악산이 보이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길을 건너면, 기능 예술의 멋진 예를 보여주는 예술 작품이 있어요! 경복궁의 동서쪽 코너에 위치한 아름다운 동십자각 아래로 이어지는 지하도가 바로 그것인데요, 세계에서 가장 예쁜 지하도라고도 할 수 있어요! 한국의 예술가 이영조가 창작한 이 작품은 96-53m 크기의 지하도로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답니다. 은은하게 빛나는 벽에는 별나게 생긴 십자 무늬들이 그려져 있는데요, 낮은 천장 덕에 더 인상적인 모습이에요. 길을 건널 때 이 곳을 꼭 지나쳐야겠죠?
교통정보:
1. 지하도를 지나 왼쪽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올라오세요. (1번 출구) 2. 경복궁 담길과 광화문을 따라 걸으세요 (해태 석고상에 인사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3. 경복궁을 지나면 400m 정도를 걸어 어린이 공공 도서관 표시가 보이면 오른쪽으로 돌아 언덕을 올라가세요. 4. 밝은 파란색의 콘크리트 벽이 나오면, 왼쪽으로 정문이 보입니다.
어린이를 위한 예술
명랑한 오렌지 색의 서울 어린이 도서관 건물을 둘러싼 벽은 투명 변조기 (Transparency Modulator)라 불리는 하나의 예술 작품이에요. 한국의 예술가 김남훈이 제작한 반투명한 관 형태의 이 작품은, 물리적인 장벽과 건물에 대한 보호를 하는 벽의 기능도 가지고 있지만, 반투명한 속성이 창문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해요. 재미있는 용 모양의 변조기도 있으니 확인해보세요. 풀이 무성한 사직단 쪽으로 걸어가면, 또 다른 분위기의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어요.
사직단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돌아 지하도로 내려가 2번 출구를 통해 나오세요.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SPACE-本 아파트 주위에 벽돌로 된 세 개의 조각상을 만나실 수 있어요. 경복궁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전통 굴뚝 모양을 한 이 조각상들은 거북이, 나무, 새, 사슴 모양의 조각들로 덮여 있어요. SPACE-本 아파트 주변에는 홍선모가 조각한 커다란 스테인레스 조각상도 있으니 이도 놓치지 마세요.
교통정보:
1. 굴뚝 조각상을 지나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도세요. 2. 200 미터 정도 걸어 왼쪽으로 돌아 작은 언덕을 올라가세요.
새문안길은 오래된 출판소들이 많은 길로 유명해요. 최근에는 작고 예쁜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면서 다시 한 번 유명해졌답니다. 길 양쪽에 각 네 다섯 개의 카페들이 늘어서 있어요. 가장 끝 쪽에는 Coffeest라는 카페가 있는데요, 경희궁 뒤쪽에 위치한 이 곳은 널찍한 나무 테이블과 예술 도구들로 장식되어 있는 곳이랍니다.
Coffeest 카페가 있는 건물은 경희궁 옛 터의 일부로서, 1층 로비로 가 보면 발 밑 유리 아래로 경희궁의 옛 터의 흔적을 보실 수 있어요. 한 잔의 맛있는 커피와 치즈케익 한 조각을 즐긴 후, 공공 예술 작품들이 늘어선 언덕 아랫길로 가 보기로 해요.
예술의 사거리
새문안길은 광화문과 서대문을 연결하는 길이에요. 새문안길을 가는 길목에는, 두 개의 인상적인 버스 정류소가 있어요. 하나는 서울 역사 박물관 앞에 있는 곳은 ‘아트 쉘터 (Art Shelter)’라 불리는 정류장으로 한국의 하태석이 디자인하였어요. 진한 회색의 골격이 늘어선 모양의 ‘아트 쉘터’ 건너편에는 ‘더 플로 (The Flow)’라 불리는 창의적이고 기능적인 디자인 정류장이 있어요.
서울의 최근 공공 예술 프로젝트 중에서 꼽으라면, 최고는 프라다 트랜스포머 (Prada Transformer) 일 거에요. 경희궁 주위에 설계된 초현대적인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는 호평받는 네덜란드의 건축가 램 콜하스 (Rem Koolhaas)가 디자인 하였어요. 램 콜하스는 이 건물을 “다이나믹하고 살아 있는 유기체”라고 묘사하였죠. 탄력적인 하얀 표면으로 싸인 큰 규모의 프라다 트랜스포머에서는 8개월 동안 패션쇼, 영화제, 스웨덴 예술가 나탈린 뒤버그 (Nathalie Djurberg)의 예술 설치품 등 다양한 예술전이 진행되었죠. 이 도발적인 프로젝트는 국제 디자인과 예술계에서 갈채를 받았고 프로젝트가 끝난 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았답니다.
‘아트 쉘터’와 ‘더 플로’는 모두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계되었지요. ‘더 플로’ 주위에는 또 다른 유명한 공공 예술품 두 개를 더 만나보실 수 있는데요, 하나는 흥국생명 건물 앞에 높이 솟아 있는 ‘망치질 하는 사람 (Hammering Man)’이고요, 다른 하나는 건물 주위의 물결 모양으로 나 있는 돌 조각들과 빙빙 돌아가는 빛 조명 이랍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흥국생명 건물 내에 있는 큰 규모의 예술품들도 감상해 보세요.)
역사적인 동네 정동에서의 현대 미술을 즐기기 전에, 잠시 왼쪽으로 두 블록쯤 가 보기로 해요. 오늘 코스의 초반부에서, 서울의 동쪽 장벽 역할을 했던 서울의 옛 성곽과 서울의 동문인 동대문 (공식적인 이름은 흥인지문)을 따라 걸었었는데요, 지금 보시는 곳은 바로 서문인 서대문 (공식적인 이름은 돈의문)이에요. 서대문은 1915년 일제 시대 도로 공사를 위해 철거되기 전까지 거의 500여 년간 서울을 지키던 문이었어요. 석조 방어시설은 사라졌지만, 아직 옛 흔적이 조금은 남아 있답니다. 돈의문 옛 터에는 현재 안규철의 ‘보이지 않는 문’이라는 작품이 들어서 있어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지나칠 수 있는 이 작품은 돈의문이 없는 곳에 작품을 설치함으로써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옛 문의 부재를 강조하고 있어요. 나무로 된 이 작품은 보라색 불빛을 담고 있어, 밤에 보면 또 다른 아름다움을 감상하실 수 있답니다.
교통정보:
1. 파리바게티 쪽으로 길을 건너 오른쪽으로 도세요. 2. 던킨도너츠를 지나 정동으로 이어지는 보도를 따라 걸으세요.
역사적인 동네 속의 모던 아트
정동은 서울에서 가장 역사적인 지역이라 할 수 있어요 (추천코스 <전통과 현대의 조화 1> 서울 성곽 코스를 참고하세요.) 근대시절 서울에 처음 생긴 외국 공사관들과 미션스쿨이 남아 있는 정동 지역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 간 듯한 느낌을 가지게 해요. 조약돌이 박힌 길가를 따라가면 만나가 되는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벽돌 건물들과 돌담길들 자체가 바로 인상적인 근대 예술이지요.
정동에는 또한 돌, 나무, 철로 만들어진 예쁜 벤치들이 있어, 나무로 둘러싸인 널찍하고 한가로운 길을 산책하다 잠시 쉬기에도 좋아요. 최병훈의 ‘예술의 길, 사색의 자리’는 기능적이기도 하고 예술적이기도 한 작품이에요. 최병훈은 화강암과 대리석으로 만든 자신의 벤치가 지적인 자기 반성을 위한 명상의 장소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해요.
정동에서 가장 획기적인 공공 예술은 바로 ‘멋진 신세계 꽃이피다’가 아닐까 싶어요. 정동 예원학교 담벼락을 따라 흘러가는 이 전광판은 조선의 왕 고종의 메시지를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로 번역해서 보여주고 있어요. 또 다른 공공 예술품으로 이환권의 조각 작품 ‘장독대’가 있는데요, 덕수궁 돌담길 앞에 세워진 이 조각상들은 납작하게 눌린 듯한 사람들 모양의 조각상인데, 정동 같은 우아하고 역사적인 장소에는 다소 이상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한 작품이에요.
정동을 다 둘러보셨다면, 한국의 젊은 예술가 커뮤니티의 진원지인 홍대로 이동하기로 해요.
서울시는 도시의 공공 예술을 지원하기 위해 2007년 한 해에만 1,500개가 넘는 조각상, 그림, 사진, 벽화를 설치하는 데 자금을 지원했어요. 정동에 있는 예쁜 벤치들이 좋은 예죠. 서울의 도시 갤러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설치된 최병훈의 “예술의 길, 사색의 자리”는 서울의 산책길에 세련미와 함께 휴식 공간을 제공하는 실용적인 예술을 대중에 제공해 주고 있어요.
교통정보:
1. ‘장독대’ 조각상에서 같은 방향으로 길을 따라 덕수궁 정문이 나올 때까지 내려가세요. 2. 오른쪽으로 돌아 시청역 1번 출구로 내려가세요. 3. 2호선을 가리키는 녹색 표시를 따라, 충무로 쪽으로 가는 쪽으로 들어가세요. 4. 시청역에서 홍대입구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갑니다. 5. 홍대역에서 4번출구로 나옵니다.
공공 예술 동네
서울 서부에 위치한 홍대는 젊은 사람들과 예술가들의 메카라고 할 수 있어요. 홍익대학교 주위는 오랫동안 서울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예술적 영감을 주는 놀이터가 되어 왔죠. 지하철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돌아 두 블록을 지나 오른쪽으로 다시 돌면, 이런 홍대의 장난기를 엿볼 수 있는 길이 나와요. 거의 모든 부분이 예술 가득 차 있는데요, 장기적 목적으로 설치된 것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잠시 있다 가는 작품들로, 골목 골목의 벽이 그래피티 아트나 라이브 뮤직 쇼, 클럽 이벤트 등에 대한 광고 포스터로 가득 차 있어요.
홍대의 예술적 끼를 알아챈 서울시는, 2009년에 홍대에 아트 스페이스 서교를 열었어요. 공공 예술을 증진하기 위해 세워진 서울의 몇 개의 커뮤니티 센터 중의 하나이죠. 근처에는 와일드한 디자인의 상상마당 아트 콤플렉스 건물이 있어요. 1층에는 재미있는 인테리어 소품 및 개인 아이템을 파는 기프트샵이 있고, 위층에는 예술 전시, 강의 등을 개최하는 장소, 6층에는 멋진 주변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답니다.
눈길을 끄는 홍대의 골목 골목을 걷다가, 홍익 어린이 공원 쪽으로 가 보세요. 매주 토요일 예술가들이 자신이 제작한 예술 소품들을 파는 프리 마켓이 열리는 곳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홍대의 다국적 메뉴의 점심을 즐길 시간 입니다!
홍대 점심 맛집입니다:
다방(D’avant) 디자인 애호가들에게 완벽한 장소. 맛있는 벨기에 와플과 인테리어로 해외 잡지와 웹사이트에서 서울의 가볼 만 한 장소로 소개된 바 있다. 오픈 시간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가기 전에 확인 하는게 좋다. 전화번호: 02-325-5510
돈야(Donya) 고추장 삼겹살과 신선한 야채, 테라스 테이블로 유명한 곳. 전화번호 :02-322-9199
이스탄불 케밥 터키 스타일의 케밥으로 유명한 작은 레스토랑.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 양고기 케밥을 맛볼 수 있다. 02-3142-9136
샨티(Shanti)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인디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홍대가 본점이다. 탄두리 치킨과 매콤한 카레로 15년간 서울의 입맛을 사로잡은 곳. 전화번호: 02-6052-3989
요기(Yogi) 활기찬 분위기의 인테리어로 맛있는 국수(따뜻한 국수 혹은 냉국수)와 다른 분식 메뉴들을 맛볼 수 있는 곳. 주방에서 국수를 뽑는 것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전화번호: 02-3143-4248
교통정보:
1. 홍익 어린이 공원에서 홍대 캠퍼스를 오른쪽으로 끼고 건널목을 건너세요. 2. 홍익대학교 마을버스 정류장 에서 7011번 버스 (녹색)를 타고 월드컵 공원역으로 이동합니다. 3. 버스에서 하차 한 후 왼쪽으로 가서 길을 건넙니다. 길을 건넌 후에는 오른쪽으로 이동합니다. 4. 한국어로 ‘월드컵 공원’이라고 써진 큰 표지판이 나올 때까지 걷습니다. 표지판에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리빙 라이트 (Living Light)’ 조각상이 나옵니다.
서울의 무더운 여름 날에 홍대를 거닐다 보면 즉흥 연주처럼 보이는 공연들을 자주 마주치게 되실 거에요. 바로 서울이 13년간 개최해온,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프린지 페스티벌이에요. 매년 3주간 개최되는 이 페스티벌은 인디아트와 언더그라운드 아트의 축제기간인데요, 매년 수천 명의 관객들이 축제를 즐기기 위해 홍대에 모여든답니다.
오늘 여행은 서울 서부에 위치한 월드컵 공원에서 마무리하기로 해요. 월드컵 공원은 5개의 공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공원에는 다양한 공공 예술품들이 많이 있답니다. 그 중 ‘리빙 라이트 (Living Light)’라 불리는 조형물은 서울의 대기 오염도를 기록하여 빛을 통해 그 수준을 알려주는 작품이에요. 파란색의 아치형 다리를 건너서 280개의 계단을 올라 하늘 공원 꼭대기를 올라가 보세요. 갈대밭 사이를 가로질러 가다 보면 희망전망대 ‘하늘을 담는 그릇’ 이라 불리는 해발 98m 높이의 커다란 전망대가 나옵니다. 3.7-13.5-4.6 meter 규모의 이 전망대는 예술가 임옥상의 작품 으로, 등나무 덩굴로 덮여있는 모양 때문에 영어로는 ‘Growing Sculpture (자라는 조각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어요. 이 커다란 전망대 안에 들어가면, 북한산과 한강 등 서울의 멋진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답니다.
마무리
이것으로 오늘 공공 예술 코스가 마무리되었어요. 즐거우셨나요? 혹시 이번 코스에서 영감을 얻어 도시 아트 프로젝트에 한 몫 하실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죠? ^^
첫댓글 쌤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