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마구 쓰기 막을 법 제정, 절실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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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한글단체, 부산 강서구 영어 동명칭 반대 성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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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8일 전국 75개 한글단체가 부산시 강서구청이 새로 생기는 법정 동 이름을 ‘에코델타동’으로 지으려고 해서 반대 뜻을 밝혔다. 지난해에는 부산시(시장 박형준)가 부산시를 영어상용도시로 만든다고 해서 한글단체와 부산시민단체가 함께 반대운동을 한 일이 있는데 부산시가 영어 섬기기 병이 깊게 들어 자꾸 나라말을 짓밟으려고 숨바꼭질하듯이 나서서 국민이 반대하고 있다. 만약에 그대로 놔두면 전국 곳곳에서 봇물 터지듯이 영어로 이름을 바꾸거나 새로 지을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지방자치단체 이름과 나라이름까지 영어로 바꾸자는 소리가 나올 판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파트, 회사 이름을 영어로 짓고 영어를 마구 쓰는 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
▲ 2022년 8월 부산시청 앞에서 한글단체와 부산시민대체가 영어상용도시 추진을 반대하는 모습 © 리대로
그 겨레말은 그 겨레 얼이고, 그 나라 말글살이는 그 나라 국민정신을 보여주는 표본이다. 그런데 요즘 한국의 일반 국민은 말할 것이 없고 국가기관까지 제 나라 말글을 마구 짓밟아 말글살이가 어지럽고 국민정신이 흔들린다. 이 망국병은 일찍이 통일신라시대 우리 글자가 없을 때에 한문으로 중국식 이름을 짓고 정부 직제와 땅이름까지 중국 것을 베껴 쓰면서 길든 언어사대주의가 되살아난 꼴이다. 지난날 부산시는 우리말로 된 ‘달맞이길’을 ‘문탠로드’로, ‘광안대교’를 ‘다이아몬드브릿지’로 바꾸어 부르고 신도시 사업 이름을 ‘마린시티’, ‘센텀시티’, ‘에코델타시티’, ‘오션시티’처럼 외국어로 지어 부르면서 우리 말글을 짓밟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사실 이 못된 짓은 서울시와 인천시도 다른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요즘 중앙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들이 알림 글이나 홍보물에 영어를 마구 쓰면서 영어 열병을 부채질하고 있어 일반 국민은 그래도 괜찮은 줄 알고 아파트이름, 회사이름, 상품이름을 온통 영어로 짓고 쓰고 있어 손을 댈 수 없을 정도로 중병에 걸려있다. 그래서 우리 말글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시민단체와 한글단체가 그러지 말자고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정부에 건의해도 듣지 않는다. 국어기본법이 있고 문화체육관광부에 국어정책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고, 국립국어원, 국어단체연합들이 있지만 있으나마나한 실정이다. 언론도 국회도 마찬가지 뒷짐 지고 있다.
그래서 지난 12월 5일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공동대표 이대로)은 정부에 국어기본법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한다는 조항을 넣는 법 개정을 제안하면서 일본식민지 교육으로 길든 일본 한자말을 우리말로 바꿀 정책과 영어 마구쓰기를 막을 대책을 세우라고 국민제안을 했다. 이 문제는 그 답변을 보고 다시 글을 쓰겠지만 더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될 중대한 일임을 거듭 강조한다. 모든 일은 때가 있고 먼저 하고 늦게 할 일이 있다. 이 일은 그 어느 것보다 빨리 할 일이고 먼저 할 때다. 벌써 때가 늦었지만 이제라도 나라 말글을 살릴 대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일어나던 나라 기운을 되살리길 간절히 바라면서 이번 한글문화단체 밝힘글을 아래 소개한다.
<밝힘글> 부산 강서구청은 법정동 이름을 외국어로 짓지 말라!
부산 강서구에서 새로운 법정동 이름을 ‘에코델타동’으로 정하려고 한다. 제 나라 말이 없다면 모를까, 일제 강점기도 아닌 21세기 선진국 대한민국에서 한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법정동 이름을 짓는 것이 말이 되는가? 우리 75개 국어문화단체는 이같은 매국적이고 문화사대주의적인 시도에 단연코 반대한다. 적절한 우리말로 동 이름을 지어야 한다.
부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외국어로 이름 지은 지구나 시설이 월등히 많다. 특히 우리말로 쓰고 있던 ‘달맞이길’을 ‘문탠로드’로, ‘광안대교’를 ‘다이아몬드브릿지’로 별칭을 붙이기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새로 이름을 지을 때 ‘그린레일웨이’, ‘마린시티’, ‘센텀시티’, ‘에코델타시티’, ‘오션시티’ 등 외국어를 사용한 일이 많았다. 최근에는 ‘휴먼브릿지’, ‘금빛노을브릿지’, ‘사상리버브릿지’, ‘감동나루길 리버워크’ 등 새로 만드는 시설 이름에도 외국어 이름을 붙이고 있다. 공공시설과 지역 이름에 외국어를 마구 사용하는 유일한 도시라고 할 만하다.
부산 강서구청은 주민 공모를 방패로 삼아 법정동 이름을 영어로 지으려 하고 있으나, 애초에 명칭을 정하기 위한 용역 조사에서부터 외국어 이름 위주로 주민 의견을 조사하였다. 외국어 남용을 부추기는 꼴이니, 대한민국의 지방자치단체로서 할 짓이 아니다.
국어기본법 제3조에서는 한국어가 대한민국의 공용어임을 밝히고 있다. 공적 공간과 문서 등에서는 공용어인 한국어를 사용하는 것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이다. 법정동은 대한민국을 구성하는 국민 생활의 기본 단위인데 이 이름을 외국어로 짓는 것은 국어기본법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위이며, 헌법 정신에도 어긋난다.
국제영화제를 매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부산은 국제도시, 문화도시로서 세계적인 위상을 뽐내고 있다. 이러한 부산에서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인 우리말을 등한시하고 지역 곳곳을 외국어로 이름 짓는 것은 한국 문화를 끌고 가는 도시로서의 품격을 떨어트리는 짓이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세계적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한국영화의 성장이 있고 한국영화는 한국 문화를 발판 삼아 성장하였다.
한국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는 부산에서 외국어를 앞세우는 것보다 우리 문화의 뿌리인 우리말로 이름을 짓는 것이 훨씬 더 국제도시로서의 부산의 품격을 높여줄 것이다. ‘에코델타동’이라는 법정동 이름 짓기를 당장 중단하라.
2023년 12월 8일
한글문화단체모두모임 회장 차재경 [참여단체] 세종국어문화원 세종대왕겨념사업회 우리말살리는겨레모임 외솔회 토박이말바라기 한글문화연대 한글학회· 한말글문화협회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 들과 전국 75개 한글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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