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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산행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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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순명
.우리 산악회 사업인 낙남정맥 종주 구간산행을 다녀왔다.
정기산행을 다녀온 지가 언제인지도 모를만큼 참가가 뜸했던 터라 낙남정맥 종주란 거창한 단어를 거론하기는 좀 그렇고
그저 마산과 창원지방의 명산답사라고 할까?
그렇게 간만에 좋은 산 맛을 보고 돌아왔다.
운기조식 기간이 길어서인지 몸 상태(특히 무릎)가 많이 호전된 걸 느낄 수 있었지만 함부로 다루다간 곧바로 탈이 날 것이란 것도 예감할 수 있었다.
천주산은 진달래군락으로 원래 유명한 산이었던 모양으로 산행 초입 시부터 진달래나무를 볼 수 있었는데 이게 철쭉인지 진달래인지 난 여태도 구분법이 애매모호하다.
진달래꽃은 이파리 나기 전에 피고 철쭉은 이파리랑 함께 피는 것으로 구분한다지만 이미 만개 후 지는 꽃댕이를 달구 있을 적엔 이파리도 돋은 상태라 역시 오리무중이다.
누군가 안 쪽에 점박이가 철쭉이란 코치를 듣는다.
안성고개 지나 514봉 언저리 스카이라인을 올라 중식을 했는데 부담없는 소박한 먹거리(?)들이 펼쳐졌는데 반주라고 회장님이 비상용이라고 준비한 소주가 쥐오줌만큼 나온다. 몇방울 알콜을 한말처럼 홀짝이니 이것도 괜챦다.
정상 부근에 이르러서는 사람들이 엄청 붐빈다. 등산인구가 많아졌다는 걸 실감.
천주산 정상에는 만개 때 장관일 거라는 예측이 어렵지 않을만큼 군락이 위풍이 당당하다.
마산시가와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루트가 한눈에 들어올만큼 전망이 시원하다.
굴현고개에서는 도로가 휘어져 길 건너기가 조심스럽고 절개지 좌우측 어느 곳이든 바로 붙을 수 있다. 전위봉을 바로 올라서서 그냥 내처 달리면 다시 천주산 쪽으로 향할 수 있으므로 컴파스진행각을 주의깊게 살펴얄 듯... 내려가는 길이 두가지인데 좌측을 택하면 고속도로를 바로 건널 수 없다. 우측 길이 약간은 급경사이지만 바로 도로 굴다리를 통과할 수 있어 좋다. 마을 밭길들 사이로 길들이 어지럽지만 지형을 잘 살피면 별로 어렵지 않은 루트파인딩이 가능하다. 드디어 첫날의 목적지 신풍고개 회장님과 해수가 차를 가지러 떠난 후에
창조형이랑 막걸리를 두통 비웠는데 맛이 너무 달아서 살짝 불만. 도로 옆 가게 근처에 두릅나무들이 많이 보여 쥔 할머니께 여쭈었더니 당신이 심어놓은 것들이라고....
창조형이 계산해 드릴 터이니 저 두릅 좀 안주해 주면 안되겠냐구 했드마 할머니께서 몸이 아파서 못하시겠단다.
그래서 그냥 둘이 객소리를 안주삼고 있자니 몸 안 좋다는 양반이 꼼지락 부산을 떤다.
그래 놓고는 쌩뚱맞았는지 노구를 움직여 두릅을 삶아 내놓으신다. 기분이 좋아진다.
그 바람에 할머니랑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분이 갑부였다.
근방 땅 5000여평이 자기 땅이라고 한다. 진주에서 여기 두메산골 국도만 달랑 하나 있는 근방의 개도 안 돌아볼 땅을 왕창사서 정착하시어 구멍가게 차리고 자손들 다 키우셨다고....
현재는 그놈의 은혜로운 땅 덕에 때 아닌 고민거리가 생기셨다고... 그 사연은 생략.
웰빙 찜질방인가 하는데서 일박하기로 하고 이동.
요 생소하지도 문화체험이 창조형은 생소하신 모양. 허기사 나두 찜질방이란데 출장길에 한 두 번 정도 경험해 보았지만 썩 내키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그런 문화도 나름 편리하다는 생각이다. 거대한 건평에 온갖 숙식해결이 가능한 시설이랑 애들 피씨방이랑 차려놓았으니 아주 편리한 감방 문화라고 생각한다.
딱 그만한 서민문화라는 측면에서 눈 흘길 이유가 전혀 없다.
전영희 씨가 속이 안 좋아 저녁식사 생략하고 쉬러 먼저 입장하고 우린 한시진 이상 소주 푸고 입장한다.
목욕하고 찜질방 제복으루 갈아입고 맥주를 푼다.
막걸리 소주 전작에 한 캔을 못 넘겨 취기가 만땅. 언제 잠이 들었는지 소변이 급해 깨어보니 수면실인데 나가는 출입구가 어딘지 환장하겠다.
가까스리 탈출에 성공하여 일을 보고나니 일어날 시간이 거의 다 된 듯 하다.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있자니까 다들 알아서 나온다.
해장국밥집에서 뼈다구탕 한그릇씩으로 조식 해결.
전영희씨 컨디션이 엉망이라 홀로 찜질방으로 빽하고 우린 산행들머리로 이동.
어제 구멍가게 길건너 산마루가든이란 곳에 차를 세웠는데 쥔이 나와서 “당신들 정신이 있는 사람들인가?”라는 싸가지 없는
운을 떼운다. 넘 영업집에 차를 주차시키냐는 이야기인 모양으로 산행 끝나고 점심은 예서 들라구 하니 어쩌니 변명을 늘어놓는데
회장님이 차를 빼어 어제 예의 그 갑부 할머니댁으로 차를 이동한다.
(그래 우리 정신나갔다. 정신 나간 넘들한테 정신 나갔냐고 하면 넌 좋겠냐?) - 싸가지 1 사례.
야트막한 능선 길을 가다보니 정밀한 독도는 운행시각으로 짐작. 헌데 부치고개가 확인이 안된다. 항상 어떤 목적지를 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자신의 위치확인과 운행의 컨트롤을 쉽게 하는 셈인데 그걸 지나치고도 이제나 저제나 한다. 우측 계곡에 골프장이 짠 하고 펼쳐져서 치도 못하는 골프 이야기로 무료한 시간을 떼운다.
와중에 얼치기 골퍼들의 오비난 골프공 대여섯개 수입도 올린다.
조릿대군락이 군데군데 나타나고 잘 정돈된 쉼터에 도착하니 부치고개는 버얼써 지난 소록고개이다.
이제 오늘의 최난구간인 표고차 300의 급경사 정병산 오름길이다.
이 오름길 오를 적의 고통완화수단으로 난 항상 걸음셈을 하는데 이번에 좀더 새로운 셈법을 익힌다.
걸음걸이 셈을 하다보면 속으로 하는 셈이건만 왠지 내 호흡이 따라 움직이는 걸 느끼는데....
그게 아니라 그냥 숨따라 셈을 하는 것이다.
한 세호흡을 하나씩 세어가는 게 요령인데 이게 여유있는 리듬을 살린다.
숫자랑 함께 정상 도착 여기도 창원시민의 공원인 듯 잘 다듬어져 있고 사람들이 붐비는 곳.
창원의 자동차 주행시험장이 저 아래 보이고 딱콩딱콩 총소리가 따라댕기는 걸 보니 사격장도 있나보다.
천주산과 한가지로 전망이 시원하다.
편의점서 구한 소주한병을 치우고 담배 한대 물려는데 왠 낫살 지긋한 양반이 담배피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자기가 산불감시요원이라나 머라나...
머쓱해져서 입에 물었던 담배를 도로 넣으려니까 뒤통수에다가 대고 호통이다. "담배 피지 말라고요!” “아 지금 넣는 중이요”라고 눈을 흘기니까 “내 말이 틀렸소?”
이 염병할 인간아 틀리고 자시고를 니가 정하냐? 따지구 싶지만 그 놈에 벌금이 몬지....?
회장님이랑 창조형이랑 “아 맞는 말씀이지요”라구 거들면서 일단락.
그런데 이 인간이 그래 놓고도 이런다 “아 건강하자구 산에 오는데 몸에 해로운 담배는 모하러 피우는가 몰러”
- 이런 유형의 인간들은 산불조심이 목적이라기보다 인간을 가축처럼 획일적으로 사육하여야 된다고 굳게 믿는 동기가 있다.
열이 받는다. “아저씨야 건강하자구 산에 왔는가 몰러도 우린 놀러 왔수”
이번에 얘가 머쓱해졌는지 “미안하오 내 성격이 불 같아서...” “나두 만만치 않소”
“그래두 대단하오 예까지 다 올라오구...” “대단하긴 모가 대단하우 저기 초딩 얼라들두 뛰어 올라오던데....”
그러고 횡하니 먼저 자리를 떠 버렸다.
그래 바라. 인간이 사는 게 가축기르기냐? 금연법 정해놓고 나같은 인간들 실내에서도 담배못 피고 길거리 금연이다 모다 해서
산구석에라도 도망와서 한번 땡기겠다는데 그게 그러케 속이 안 좋냐? 별 좁쌀같은 인간들 다 보겠네...산불조심이구 머시구 나두 몸생각하구 산불도 조심하잔 차원에서 담배 끊을까 생각했다만 관두자.
니들 같은 로봇 헷또 고치는 차원에서라두 꼬장부릴란다.(피장파장이겄지? ^^) - 싸가지 2 사례
독수리바위는 ‘수리봉’이라 이름하고 반대쪽에서는 어프로치가 곤란한 바위봉우리다.
여길 튼튼한 계단길을 가설하여 왕래가 용이하게 손보아 놓았다.
참 좋고 깨끗한 산이다. 천주산도 그렇고...
다음은 용추고개를 목표로 하고 발품을 파는데 용추고개 전에 나타나는 415봉의 진행각이 좀처럼 관측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급경사를 내려가니 용추고개라는 데가 나타나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다.
지도 상의 표기가 잘못된 듯. 고쳐야 할 것이다.
배는 고파 오는데 뒤에 어슬렁 쫓아오는 산불감시위원 땜에 중식거리로 준비한 라면3봉을 끓일 수가 없다.
한적한 곳을 만나면 만찬을 펼 요량으로 허기를 참고 계속 걷는다.
비음령에 도착.
한 스무명 정도의 중년들이 둘러앉아 만찬을 즐기고 있다. 상치와 깻잎 돼지고기 수육 등 냄새를 풍기는데
낯이 얇아서 한입 얻어먹잔 말을 못 꺼낸다.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아 불은 지피지 못하건만 그래도 자릴 펴고 생라면 한봉에 햇반 2개를 넷이 나누어 중식을 떼운다.
부식으로 김치 뱅어포 멸치 등이 주식으로 동이 나고 남은 소주도 동이 난다. 부족한 준비가 외려 과한 결핍을 채우면서 딱 그만큼의 포만을 선물로 준다.
저 앞에 비음산이 보인다.
낙남이 진행하는 능선의 스카이라인 상의 봉우리는 정확하게 청라산이라 하고 바로 우측의 봉우리가 비음산.
천천히 걸음을 옮기다보니 옛 산성터의 잔해가 보이고 여기도 진달래군락이 무성하다.
철구조물과 나무널로 널찍한 등산로를 가설해 놓았다.
가끔 심산유곡에 인위적 시설은 고독을 달래는 수단이 된다.
청라산을 지나쳐 급경사를 조심스레 내려서니 이번 낙남의 구간이 종료지점인 남산치다.
창원시 쪽으로 내려서는 길은 역시 창원의 비음산과 대암산을 겨냥한 시설이 돗보이는 산책길.
등고선만으로는 적잖이 곤욕을 치르리라 여겼는데 어렵지 않다.
다 내려서 도로를 가로질러 또 시내 쪽으로 한참을 지나야 택시를 잡을 수 있다.
비음산과 대암산을 배경으로 자리잡은 주택가는 부촌으로 보인다.
멋진 스포츠시설(축구장 테니스장 등)이 잘 마련되어 있었고 제법 고급스런 저택(?)들이 집값나가는 모양새로 자리잡고 있었다.
택시 타고 전영희씨 태우고 드디어 귀가길.
먼저 만나는 휴게소에서 늦은 점심을 떼우고 연구단지운동장에 도착.
야 집이다.
실로 오랜만의 산과의 해후였다.
자주 댕기야지.
보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