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이천의 명산 설봉산을 오르느라 땀을 바가지로 흘리고 돌아와 마누라와 서로 머리 염색을 들여주고나니 저녘때가 되어 마누라가 일전에 모처럼 이 마트에 가 사온 쭈구미로 볶음을 준비하기에 아파트상가에 가서 서울 장수막걸리 750ml 한 병을 사왔다.
포천 이동막걸리도 있고 한데 맛의 차이를 느껴서라기보단 윤광준의 "생활명품"에서 보곤(이젠 이 기억도 긴가 민가하지만) 막걸리래도 명품을 먹어보자하고 부침개나 막걸리 안주거리가 준비되면 웬만하면 서울장수막걸리를 한잔한다. 물론 마누라도 한 두 잔은하니 그나마 맞는거라곤 여행 함께 가는거라는 마누라와 함께 하는 유이한 즐거움이다.
대학 일학년때 대전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막걸리 마시기를 초등학교 방학때 외가집 시골 막걸리 양조장에서 마시고 취할때처럼 아무생각 없이 목구멍 넘어가는대로 마시고나서 서울로 유학가 경기중고 나와 연대의대 다니던 초등학교 친구와 유성에 도착하자마자 토하고 난리를 피우다 의사지망생이 기겁해 숫가락으로 입을 벌려 약을 먹이는 등 쌩 쇼를 한이래 군대 훈련소에서도 농사봉사끝에 막걸리먹고 뻗었으니 막걸리완 무슨 악연이라기보단 입으로 수월하게 넘어가니 취하지 않을 줄 알고 주책을 떨다 그리된것이라 생각이되지만 회사 생활초기에도 늘 술먹었다하면 토했으니 자기주량을 감안 하지않는 주책 탓인걸로 믿고 싶다.
작년 년말 즈음에도 현복이를 꼬셔 종로 빈대떡을 맛 본다는 핑게로 양재 교대근처분점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그래도 본점이라고 종로본점에서 장수 막걸리 3병을 현복이 한 두잔에 나머지는 내가 비우고 알딸딸한 상태로 전철을 갈아타며 집에 도착해 마누라에게 "종로 빈대떡 맛이 그저그러네"했던 기억이나니 그 먼곳 까지 온 현복이에게 새삼 미안한 느낌이 든다.
들척지근 하고 싸한 그 막걸리맛에 물마시 듯 마시고 세상모르게 뻗어버린 초등학교시절 이래로 술 마시면 뻗어야 된단 내 몸의 버릇을 이겨내고 토하지는 않을정도로 마시게 된건 나이들어 늙은 덕분인가 철이 난 탓일까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