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가토는 한 마디로 ‘끊지 않고 부드럽게 매끄럽게’ 라고 설명될 수 있지만 실제 연주에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음을 끊지 않고 이어서 연주하는 연주법은 본질적으로는 분리된 음들을 중단하지 않고 완전한 소리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가령 피아노 연주에서 레가토의 인상을 만들어 내기 위해 손가락을 단순히 ‘다음 음’이 눌러질 때까지 건반 위에 붙잡아 두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한 레가토를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레가토는 어떤 연주에 있어서든 원칙적으로는 동일하다. 그렇지만 진정한 피아노 레가토를 구사하려면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른다. 그 어려움의 주 원인은 성악이나 관현악 연주에서의 레가토에 비해 피아노의 ‘누른 소리’에는 급격한 음량 감소가 수반된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똑같은 음량으로 여러 번 내는 소리로는 같은 음의 높고 낮아지는 흐름의 인상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흐름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음을 끊지 않고 이어서 연주하는 것 외에 각 음 자체가 다이나믹하게 차별화 되어야 한다.
성악, 관현악 주자들은 레가토 부분에서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미세하면서도 다이나믹한 뉘앙스를 표현한다. 이 뉘앙스는 주로 청중들로부터도 아니고 연주자 자신으로부터도 아닌, 소리 그 자체의 증감으로부터 느껴지는 섬세한 특성들로 구성된다.
레가토는 생동감 있고 거의 지각하기 어려운 다이나믹한 변동, 즉 음의 표현을 점진적으로 상승시키는 방법으로 ‘노래하듯이’로 나타나는 주법이 본질이 된다. 그러므로 두들기는 식의 손가락 테크닉이나 떨어지고, 때리고, 찌르고, 던지는 식의 타건 테크닉은 레가토 연주에 부적당하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한다. 레가토 연주에서는 원칙적으로 누르는 테크닉만이 고려된다. 그리고 연주에 계속 이용되는 팔의 무게는 그 무게를 많이 싣든 적게 싣든 그 무게가 집중되는 근력과 결합되어야 한다. 다이나믹한 뉘앙스는 손가락이나 팔 근력과의 적절한 배합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레가토 스윙 기법이 있다. 이것은 원래 ‘원형 스윙’ 과 ‘평형 스윙’으로 다뤄진다. 평형 스윙, 즉 고저 스윙은 빠른 음들보다 오히려 멜로디, 베이스 또는 짧고 느린 몇몇 음들을 표현할 때 이용될 수 있으며, 고스윙은 음량의 증가에, 저스윙은 음량의 감소에 적절히 이용될 수 있다.
한편 음계나 아르페지오의 진행에는 원형 스윙이 이용된다. 왜냐하면 빠르고 긴음의 연속선상에서의 평형 스윙으로는 지속적인 직선 진행으로 인하여 딱한 타건 테크닉만 구사되기가 쉽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음악적으로 레가토를 얻고자 하는 강한 표현 의지와 연주 기관(견고한 손놀림, 유연한 손목)과의 일치된 통합 없이는 어떤 스윙이든 무의미할 수 밖에 없다.
2. 건반을 누르자마자 반사적으로 들어올리는 스타카토
피아노 음은 건반을 크게 내려쳐서 얻는 음과 건반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얻는 음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레가토(테누토)와 스타카토 터치의 차이는 때리거나 누름을 이용한 건반의 내려앉은 시간 길이의 차에 의해 생긴다. 내려앉은 시간 길이에 따라 레가토와 스타카토(세분화하면 portato, non legato, leggiero, jeu perle, martellato)의 다양한 주법이 형성된다.
레가토 터치법에서는 건반과 누르고 있는 연주 기관이 더 오래 지속되는 반면, 스타카토처럼 만들어내는 음이 아주 짧은 길이의 음일 경우 손가락과 손과 팔이 건반을 누르자마자 반사적으로 들어 올려져야 한다. 음을 만들어내기 전이 아닌 후에 어떤 기술을 적용시키는가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스타카토 기술은 실행 공간의 크기 정도에 따라 다음 네 종류로 분류된다.
1. finger staccato
2. hand staccato
3. underarm staccato
4. arm staccato
'되퉁기는‘ 스타카토는 손목 관절을 이용한 스타카토(hand staccato)로 가장 쉽게 습득할 수 있다. 이 스타카토는 마치 수영 선수가 탄력있는 도약대로부터 되튕겨지는 경우와 같이 건반 위에서 짧게 눌렀다가 들어올리는 손가락이 순간적인 압력에 의해 위로 튕겨지는 원리를 이용함으로써 습득할 수 있다. 연습 방법으로는 먼저 타건 없이 손을 공중에서 위로 되던지는 운동을 실행한다(손끝을 약간 고정시키고 손목이 풀어진 상태여야 한다).
가장 드물게 이용되는 스타카토는 finger staccato이다. 전형적인 ‘되튕기는’ finger staccato는 절도있게 움직이는 즉, 비교적 느린 선율의 진행 또는 몇 개의 짧게 치는 음들에서, 그리고 pp와 mf사이 음의 강도에서만 이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