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뱀사골 단풍산행
오랜만에 단풍 산생을 하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린다
가을 가뭄이 한창 심하더니 비가 한번 내리기 시작하더니 자꾸 내린다
만차되었던 예약도 일기 탓으로 너댓명이 빠진 상태에서 지리산 뱀사골로
가을 산행을 떠난다
우산을 쓰고 베낭을 메고 왕릉앞으로 나가니 한사람만 보인다
좀 있으니 두부아저씨가 배달 와서는 비오는데 산행하느냐고 의아한
눈빛으로 묻는다. "네~! 비와도 상관없어요"
비옷도 챙기고 여벌옷도 챙기고 비가오면 조금 준비할게 더 있을 뿐이다
버스에 올라타니 다들 오랜만이라 인사나눈다고 어수선하다
회장님은 성지순례 중이신지 바다건너 멀리 여행중이라 하고
동인엄마 현순씨, 스카이님이랑, 영애씨랑, 수진씨 정말 오랜만이다
빗길이라 고속도로에 중간중간 교통사고로 차가 조금씩 밀리는 구간이 있어
그런지 휴게소 1군데 쉬고 갔는데 성삼재에 도착하니 11시다.
전날 일기예보를 보니 김해에는 오전내내 비가 내리고 지리산 쪽에는
아침 9시까지 오는 것으로 되어 있더니 역시 성삼재에 내려보니
비는 오지 않고 안개만 자욱하다
11시 10분 성삼재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아침에 비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넓은 산길에 사람들로 꽉찼다
하기사 1년에 한두번 산행하는 사람들도 다 가을단풍 시즌을 놓치지
않으니 그럴만도 하겠다
뽀얀안개로 조망은 한치앞도 볼수 없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산새들 대신 조잘조잘 사람소리가 온산 가득하다
길은 넓지만 오름길이라 숨차다. 사람들 틈에서 가야불교 회원들
뒤꽁무니를 쫓지 않은면 홀로되기 쉽겠다. 부지런히 올라간다
35분쯤을 걸어서 11시 45분 노고단 대피소이다
숨한번 고르고 겉옷을 벗어 베낭에 넣고 노고단으로 바로 올라간다
노고단으로 가는 길은 돌계단이다.
노고단 구름바다를 봐야 되는데 안개천국이네
안개를 헤치며 1500고지 노고단에 올라서니 돌무덤 주변으로 사람이
북적이고 나무계단으로 오르는 길은 차단되었다
잠시동안 땀을 식히며 쉬고 있는데 대장님이 올라온다
12시가 다 되었으니 점심먹고 가자고 한다. 중간에는 밥먹을 장소가
마땅한 곳이 없을 것 같아 조금 빠르지만 몇이 모여 밥을 먹는다
한바탕 땀을 흘리고 돌무덤 앞에 자리를 깔고 앉으니 내 세상이다
간단하게 과일과 따뜻한 물을 마시고 12시 20분 다시 길을 걷는다
대장님은 후미팀과 같이 온다고 처지고 선두팀은 벌써 올라가고 나는
장유에서 타신 유맨님 부부와 함께 능선길을 따라 간다
지리산 종주 할때의 추억이 떠오른다.
빗길이라 질척이지만 길이 순해서 참 좋다.
길을 가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중 유맨님이 장유에 사시는줄 나는
알았는데 부산구서동에서 승용차를 타고 장유에 와서 산악회 버스를 탄단다
그 먼데서 우찌 가야불교를 알게 되었는지 보통인연이 아닌성 싶다. ㅎㅎ
노고단에서 40분쯤 가니 임걸령이다
임걸령에서 감로수 같은 맑은 물 한바가지 떠 마시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어머니의 품속 같이 푸근한 지리산.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노루목으로 가는
길은 약간 오르막이다. 잘가다가도 오름길만 만나면 엔진시동이 실실 꺼지는
듯한 이 기분. 이럴때 잘 듣는 처방이 있으면 누가 좀 알켜주세요 ㅋ
중간에 무전에서 스카이팀은 반야봉 찍고 내려온다 하고 오서방팀은
우리를 조금 앞서가는 듯하다
1시 45분 노루목이다.
안개가 걷히고 주변 조망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하얀 구름의 이동모습은 비 온 후가 아니면 아무때나 볼수 없는 광경이다
바다에서 해무가 밀려오듯 하얀 산안개구름이 골짜기에 걸려있는
이 아름다운 경치를 앞만보고 걸어간 사람들은 구경이나 하고 갔을까...
역시 산정에서의 감동은 흘린땀에 비례한다는 것을 또한번 느끼며
삼도봉으로 오른다. 2시 전북 전남 경남 3개도가 만난다는 삼도봉에 섰다
사과한쪽 나눠먹으며 인증샷도 하고 쉬고 있을즈음 반야봉을 찍고 온다는
스카이팀을 만났다. 타고난 산꾼들이다
이제 화개재를 거쳐서 뱀사골로 하산하면 된다
뱀사골은 뱀이 많아서 뱀사골이 아니라 뱀이 죽은 골짜기라 뱀사골이라고
하주헌님이 그러길래 잠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봤다
1,300년전 현재 지리산 북부사무소 위치에 송림사라는 대찰이 있었는데
1년에 한번씩 스님 한분을 뽑아 칠월백중날 신선기도를 올리면 신선이
되어 승천한다하여 해마다 계속하였는데 이를 기이하게 여긴 한 고승이
독약을 묻힌 옷을 스님에게 입혀 기도를 올렸는데 그날 새벽 괴성과 함께
스님은 간곳 없고 용소에는 이무기가 죽어 있었단다.
그 후 이 계곡을 뱀이 죽은 뱀사골이라 불렀고 스님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절반의 신선을 준말로 마을 이름을 반선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
산의 정상부에는 단풍이 다 떨어지고 없더니 내려올수록 빨갛고 노란
단풍이 절정이다. 역시 피아골과 뱀사골은 지리산을 대표하는 단풍이다
빨간 단풍아래 서면 나도 같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어제 내린 비로 계곡에는 풍부한 수량의 맑은 물속에 비치는 홍단풍
이런 풍광 또한 아무나 맛볼수 있는 비경이 아니기에
살아갈수록 감동이 줄어드는 삶에 큰 활력소가 되었던 날이다
5시 반선마을에 도착했다. 아침에 몸 컨디션이 좋지않아 산행도 못했던
부회장님이 회장님 대신하여 반갑게 맞이하신다
하산길인 화개재에서 반선까지 9.2km의 거리를 2시간 반만에 왔다
다리도 아프고 피곤하다. 하산주는 총무님이 멍게를 이자뿌고 안가져와
현지에서 조달한 쌈밥으로 대신했다. 그래도 겁나게 맛있다 ㅎ
조금 늦게 도착한 부부가 있어 6시를 넘긴 어둑한 시간 김해로 향한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안에서 반선마을의 막걸리 맛이 영험(?)했는지
오서방님 산악회를 걱정하며 되풀이하는 그말이 밉지 않았네요 ㅎㅎ
함께한 회원님들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 산행일시 : 2011. 10. 22(토)
◈ 산행지 : 지리산 뱀사골(1550m, 경남 함양군 소재)
◈ 산행루트 : 성삼재~노고단~임걸령~삼도봉~뱀사골~반선
◈ 산행시간 : 6시간
첫댓글 진짜루 오랜만에 뵙게되어 넘넘 반가웠어요 간만에 후기를 읽으니 가슴이 찌릿찌릿~
자주자주 함께 하는 맘 간절합니다
항상 좋은일 많은 나날 되시구요
다음에 또 뵈어요^*^
언제 어디서나 행복하셔~ㅎ
오랜만에 산행이라 다리도 아팠지만 즐거웠네요...
능선길이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죠? 근데 뱀사골이 넘 길어 내려올때 지겨웠지요. 자주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