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앞바다 선상낚시에서 진한 손맛을 본 낚시꾼이 대전갱이를 양손에 들어보이고 있다.
- 남형제섬 나무섬 태종대권 활발 - 80호 열기낚시장대·전동릴 권장
- 야행성 유념… 챔질은 절대 금물 - 맛·씨알 측면에서 5, 6월이 피크
5월의 시작과 함께 낚시를 좋아하는 꾼들이라면 누구나 귀가 솔깃한 소식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매년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 부산앞바다에 등장하는 초특급 낚시 대상어는 다름 아닌 대전갱이다. 전갱이하면 대부분의 꾼들이 감성돔 낚시도중 심심찮게 걸려드는 잡어를 먼저 연상한다.
그러나 최근 들려오는 대전갱이 소식은 그동안 감성돔이나 도다리낚시에 열중하던 꾼들 조차 너나 할 것 없이 대전갱이낚시로 뛰어들게 하고 있다. 이유는 크기에 있다. 이 시기에 잡히는 전갱이의 평균씨알은 40㎝가 웃도는 크기가 주종이다. 큰 사이즈는 무려 60㎝나 되는 전갱이가 잡히기도 한다. 이처럼 굵은 씨알의 전갱이가 부산앞바다 가까운 곳에 상륙하자 꾼들은 연일 바다로 향하고 있다. 이 정도의 덩치급 대전갱이가 낚시바늘에 물리면 그 힘 쓰는 정도가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이런 대전갱이가 카드를 사용한 채비에 바늘이 있는 데로 다 물어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 여간 튼튼한 낚싯대가 아니면 대전갱이를 올리기가 상당히 버거울 정도다. 따라서 최근에는 대전갱이 전용 채비와 전동릴을 사용하는 꾼들도 많이 늘었다. 전갱이를 잡어로 생각하고 1~3호 장대나 일반 스피닝릴을 사용하는 꾼들은 거의 대부분 대전갱이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장 무난한 채비는 80호 정도 되는 열기낚시 장대와 전동릴을 사용할 수 있는 채비다.
부산앞바다 중에서 가장 먼 곳에 속하는 남형제섬에서는 지난달에도 굵은 씨알의 전갱이가 잡히기는 했지만, 낱마리에 불과했다. 5월이 시작되자 남형제섬 뿐만 아니라 나무섬, 심지에 내만권 해운대와 태종대일원 생도에서도 활발한 입질을 하기 시작했다.
시즌 시작과 함께 잡히는 대전갱이는 씨알 면에서 지금이 가장 굵은 사이즈임에 틀림 없다. 또한 카드채비를 사용한 낚시에서는 수시로 한 줄씩 타기도 해서 꾼들에게 묵직한 손맛을 제공하고 있다.
대전갱이는 철저하게 야행성 어종이다. 낮에는 수심이 깊은 먼 바다에 머물다가 동틀 무렵이나 해가 질 무렵부터 육지와 가까운 갯바위 가장자리까지 모여들어 먹이활동을 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선상낚시기법이 발달하여 낮에도 수심이 깊은 포인트를 직접 공략하여 묵직한 손맛을 볼 수도 있다.
덩치 큰 전갱이의 이동 속도는 무척 빠르다. 따라서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어군탐지기를 갖춘 선박이라고 하더라도 탐지기에 걸린 대전갱이 어군을 보고 채비를 내리면 이미 어군은 이동을 해 버리고 난 이후라 손맛을 보기가 무척 어렵다. 이런 특징을 잘 아는 노련한 선장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진한 손맛을 보는데 있어서 중요하다. 대전갱이낚시에서 조과의 반 이상은 선장의 몫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어도 좋다. 대전갱이낚시는 쉽고도 어려운 낚시임에 분명하다. 떼거지로 몰려 다닐 때에는 아무나 낚을 수도 있지만, 어군을 찾아다니는 낚시는 그만큼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간에 대전갱이가 부산 앞바다 곳곳에서 설쳐대니 이래저래 신이 난 것은 우리 꾼들임에 분명하다.
|
|
|
먹음직스럽게 차려낸 대전갱이회. | 대전갱이는 회로 만들어 먹으면 특히 맛이 있다. 요즘 잡히는 대전갱이 맛은 어느 고급어종보다 나은 회 맛을 자랑한다. 이 시기 잡히는 대전갱이 맛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날, 태종대 어부들은 이 시기 부산앞바다에서 잡히는 대전갱이를 조선전갱이라고 불렀다. 이 전갱이는 제삿상에서도 가장 귀한 대접을 받았고 아직도 태종대 어부들은 제삿상에 올리고 있다. 그만큼 귀하고 맛이 일품인 까닭이다. 대전갱이는 어떻게 먹어도 맛이 있는 고기다. 구워서 먹어도, 양념을 발라 쪄서 먹어도, 회로 만들어먹어도 담백하고 고소한 맛은 누구나 좋아한다. 어린이나 여성들까지도 아주 좋아한다. 이유는 비린내가 없고 쫄깃하고 고소한 식감이 어느 어종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
|
|
양념장을 곁들인 대전갱이 구이 요리. | 대전갱이낚시에 사용하는 미끼는 주로 크릴을 사용한다. 오징어 살을 잘게 썰어 미끼로 사용하기도 하지만, 크릴에 반응이 더 빠르다. 대전갱이낚시에서 챔질은 금물이다. 챔질을 하게 되면 입언저리가 약한 대전갱이 입술이 찢어져 놓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고기가 물면 천친히 릴링을 해서 조심스럽게 감아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대전갱이 조황을 주도하는 곳은 남형제섬, 북형제섬, 나무섬, 생도다. 특이한 것은 육지에서 가장 가까운 생도와 태종대 일원에서 잡히는 대전갱이가 씨알과 마릿수 면에서 아주 뛰어나다.
어찌되었든 간에 가까운 곳에서도 잘 물어주니 출조비는 자연히 저렴해 질것이고, 저렴한 출조비에 몇 마리만 잡아도 쿨러가 꽉 찰 정도의 조과를 보이니 꾼들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본전은 뽑는 장사가 아닐 수가 없다. 대전갱이낚시는 5월을 기점으로해서 늦가을까지 이어진다. 여름에 잠시 씨알이 잘아졌다가 가을이 되면 다시 씨알이 굵어지는 특징이 있다.
년 중 대전갱이만 보면 5, 6월이 피크시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유는 씨알도 좋고 맛도 가장 좋을 때가 이 때이기 때문이다. 무릇 바다의 물고기들도 가장 맛이 있는 시기가 있는만큼 대전갱이가 춤추는 부산앞바다에 한번 정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낚시칼럼니스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