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 간: 홍성군덕산면광천리 나본들고개(45번국도)~뒷산갈림길~한치고개~가야봉(677m)
~석문봉(653m)~서산시운산면갈산리 가루고개(647지방도)
구간거리: 20km 산행소요시간: 9시간
<요란한 모델들...>
어제밤까지 쉬지않고 내리던비가 기가막히게 오늘새벽에 그첫다. 예보상으로도 오늘중에는 개일것이라고 했지만 집에서 나갈때 비가 오느냐 않오느냐는 기분상으로 차이가 있다.
비오고 난 다음의 산행길이 연상된다. 티없이 맑은하늘, 바다가 보이는 시야, 습기를 머금은 공기, 물기와 낙옆으로 인해 더욱 푹신푹신한 등산와 감촉....진한 녹색으로 뒤덮힌 산 사면....
07시30분 나본들고개
<산행준비>
넑직하게 닦아놓은 신설도로 아스팔트길위에 털푸덕 앉아서 등산화끈을 조인다. 맑은 하늘 더없이 가깝게 닦아온 정맥능선...
현재 차가 다니고있는 구도로를 건너 뷔페식당옆 산사면으로 오른다. 구도로 사면에는 온갖 색깔의 철죽,영산홍등이 온통 뒤덮혀있다.
08/10, 뒷산갈림길..여기까지 오는데 40분이나 걸렸다. 오는도중 비온뒤 고사리밭을 지나니 그냥 지나칠수는 없는일..
시작부터 만사를 제처놓고 해찰을 했다. 이 뒷산은 정맥에서 약간 벗어나있고 이름도 흔하디흔한 "뒷산"이 되다보니 가볼일도 없어 그냥 우측사면으로 내려간다. 한없이 내려가니까 뭔가 잘못가고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내려가는길 전방으로 거대한 석산이 흉물스럽게 닦아온다.
08시38분 한치고개
<아픈 역사의 흔적...>
이 고개는 조선시대의 천주교박해와 관련이 깊다. 박해당할 천주교신자들이 끌려가는고개..지금은 느티나무가 몇그루 서있고,간이화장실도 있고, 그 당시의 참상을 고발하는 조형물 몇개가 쓸쓸히 서있다.
넓은 공터에는 "순교자 압송길" 과 "십자가의 길" 이란 안내문이 있다. "이곳 한티고개는 1,790년~1,880년 내포지방에서 주님을 배교하기보다는 기꺼히 죽음을 선택한 3천여 무명순교자들이 매질및 압박속에서도 주님의 영광을 노래하면서 넘던 고개입니다.
한걸음 한걸은 그분들의 순교정신을 기억하고 한티고개의 성지화를 기원하면서, 이 십자가길을 만들고 세웠습니다.
1999.10.24 천주교 대전교구 장년회 일동"
고개을 가로질러 다시 오르막길...
08/50, 너무 오래되서 부럭도 다 없어진 헬기장을 통과하고, 곧바로 삼각점봉우리를 지난다. 봉우리를 지나면 능선삼거리, 우측으로 멀리보이는 가야산송신탑을 바라고 간다.
10시40분 가야봉(677m)
<가야봉 정상>
보통 가야산이라고 부르는 이 산 정상은 군과 민간의 송신탑들이 자리를 차지하고있다.
정상에 오르면 맨먼저 군부대 철책이 길을 막는데 다행히(?) 철문 두개가 다 열려있다. 처음에는 등산객을 위하여 문을 열어놓은줄 알았는데, 부대내를 지나, 나갈려고 하니까 정문을 막아놨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것이 아마 부대가 철수한 모양이다. 겨우겨우 철문사이로 빠저나가면 바로앞에 또 민간송신기지 정문..그 안에서 개 두마리가 우릴보고 무지하게 짖는다. 포장길이 우측사면으로부터 정문까지 이어저있다. 민간송신기지 우측철책을 따라 희미하게 나있는 사람다닌흔적을 쫒아가다보면 10/58, 밧줄이 매달려있는 삼거리에 닿는데, 우측으로 가면 지름길이 되고, 밧줄을 타고오르면 전망좋은 암릉을 지나게 된다.
11/12, 삼거리도착...이정표에 우측 주차장 3.12km 전방 1.23km 석문봉, 후방 0.42km 가야봉이라고 표시되어있다. 이곳부터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있다. 길도 넓고 등산객도 상당히 많다. 덕산 도립공원에 들어와서 그런 모양이다.
12시00분 석문봉(653m)
<해미산악회 백두대간종주기념 돌탑>
암릉으로 이루어진 정상에는 해미산악회에서 쌓은 커다란 백두대간 종주기념 돌탑이 서있고, 정성표지석도 있고, 이 근방에서 가장 대표적인 산 답게, 바위위에는 태극기도 펄럭이고있다.
어떤 사람들이 막걸리를 두말이나 지고올라와서 천제님께 제를 올린다고 준비하고있다.
12시10분~12시35분 점심식사.
정상 바로옆에는 등산객들을 위한 넓은 침상도 마련되어있어 그위에 도시락을 펼처놓고 식사를 한다.
올때 사온 소주 한병은 떨어진지 이미 오래고.. 오늘은 어떻게 된셈인지 아무도 술을 가저오지 않아서 그냥 열무김치에 밥만 말아먹고 만다.
덕택(?)에 점심시간도 상당히 단축되어 25분 만에 일 끝내고 다시 하산....정상에 서있는 이정표에 옥양봉과 일락사가 표시되어있는데 우리는 일락사 방향으로 하산해야한다.
13/00, 파고라쉼터를 지나자마자 일락사로 가는 도로와 만난다. 서산시 해미면 황락리에 위치한 일락사는 일락산의 서남쪽에 위치한 오래된 사찰로 창건년대는 기록된 문헌이 전하지 않아 정확이 알수없다.
다만 사찰에 전하는 사기와 1,970년도 이후에 발간된 각종 서산군지와 해미읍지의 기록에 의하면
"이곳은 신라 문무왕3년(663년)에 의현선사가 창건하였으며, 인근에 있는 해미읍성의 성곽축성이 완공되기 4년전인 조선성종 18년(1,487년)에 중수되었고, 중종25년(1,530년)과 인조27년(1,649년) 에 해미읍성 객사중수때 일락사도 함께 보수한것으로 되어있다.
또한 사찰경내에서 신라시대의것으로 추정되는 불대좌와 초석이 뱔견되었으며, 고려시대 석탑양식을 잘 보여주는 3층석탑1기(문화재자료 200호) 가 현존하고있다"
13시20분 일락산(521m)
정상에는 어떻한 표지도 없고 다만 사람이 쉴수있는 정자가 하나 있어서 그곳에 많은 사람들이 쉬고있다. 사람들이 너무많아 소란스럽기도 해서 우리는 쉬지않고 그냥 넘어간다. 13/52, 임도삼거리이정표. 좌측 황락리, 후방 일락산 1.2km, 전방 보원사지터 2.8km 라고 씌어있고...
우측 자갈길을 조금 따라가다가 도로차단기가 세워진곳에서 좌측능선으로 오른다. 능선위로 오르면 잘 닦인 마루금이 완만하게 내려간다. 등산로는 넓은데 표식기가 별로없어 의아하긴 하지만, 그냥 계속가면 목장 초지안으로 들어가게된다. 한 대원말을 들어보니 이곳이 그 유명한 김종필씨 소유의 서산농장이었는데 80년도에 국가소유가 되었고 지금은 축협에서 운영하고 있다한다. 세상사 참으로 부질없는짓이야.....
<과거 김종필씨 소유 목장>
푹신푹신한 초지를 지난다. 14/40, 목장 철조망을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간다. 갈참나무숲이 우거저 전형적인 정맥능선길 이다. 15/15, 삼각점봉우리를 지나는데 이곳이 상황산 정상인것 같다. 15/37, 철조망이 좌측으로 꺾이는 삼거리에서 철망따라 좌측으로 가다보면 철조망넘어로 넓다란 초지가 조성되어있고 길건너에는 많은 소들이 유유히 풀을 뜯고있다. 서구의 드넓은 초지를 축소시켜논것 같다.
<평화로운 소떼들...>
16/06, 거대한 철탑을 지나 밋밋한 구릉을 넘으면 임도를 철문으로 막아놨는데, 문 좌측으로 비집고 들어가서 사면을 내려가면 콘크리트도로에 닿고..그곳이 농협가축개량사업소 정문이다.
<서산시 농협가축개량사업소 정문>
마루금이 사업소내의 도로따라 이어진것 같은데 남의 집이라 들어갈수는 없어 사업소 철조망 담장 우측을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다.
16/25, 114번철탑을 지나 작은 봉우리를 넘어 좌측으로 내려서면 목장내 도로와 만난다.
16시30분 가루고개
647번 지방도가 지나는 밋밋한 고개마루에는 아무런 시설물도 없다. 다만 길옆 공터가 아주 넑직해서 차를 주차시킬수도 있고...
너른 공터에 모여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씩을 나누니 산행의 피로가 말끔이 씻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