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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한달 반만에 다시 올리는 수인선 답사기군요.
마무리 답사는 제목에서처럼 12월 11일에 마쳤지만 그동안 귀차니즘에 빠져.... ㅡㅡㅋ (사진뿐만 아니라 지도까지 편집해야 하니.... ㅡ.ㅡㅋ) 이제서야 올립니다.
아아 다 쓸 일이 꿈만 같군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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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오전 10시 쯤에 광명사거리에서 1번을 잡아타고 오이도역으로 향했다.
하도 많이 지나가서 이젠 지겹기까지 한 길을 이리저리 지나고 나자 월곶 입구가 들어온다.
저어기 다리 뒤편으로 보이는 붉은색의 금속 구조물....
저거 혹시?
시흥차량사무소를 지난 버스는 함현고등학교 앞에 나를 떨궈주었다.
횡단보도를 건너 시계를 보았다. 11시 30분. 너무 늦었다.
자, 이제 다시 시작이다.
【1】철로야 철로야 어디있~니~!
①
오이도역
수인선의 끝이자 시작이며
또한 지난 2차 답사때의 끝이기도 했고
오늘 마무리 답사의 시작이 될 것이다.
혹시 해서 철로 건너편으로 가 보았지만 협궤철로 흔적은 통 찾을 수 없었다.
좁다란 길이 하나 나 있긴 하지만 이게 철로 흔적인지 아니면 원래 길이 이런지 알 도리가 없었다.
수인선을 한번도 못 타 본 것이 이렇게 큰 골칫거리가 될 줄이야....
②
저어어어~기 시흥 차량 사무소에 초저항이 보인다.
초저항 기관차 보는건 오랜만이라 한방 찍었다.
③
역전들이라....
역시 여기가 옛 달월역이 있던 곳인가.
하긴, 예전에 배추 1번 타고 이곳을 지날 때 '달월역 신축공사'라는 표지판을 본 적이 있으니까....
수인선이 연장되면 차량기지 부지 내에 달월역이 들어서게 되려나.
고속도로 교차로 입구가 된 이 곳에서 협궤철로의 흔적을 찾는 것은 역시 불가능했다.
아아 강산이 변하면 답사자는 고생한다.... ㅠ.ㅠ
월곶 입구에서 찍은 사진. 월곶역전길? 그럼 저기 철로처럼 생긴 곳 부근에 역이 하나 더?
④
저~기 바다(?)라고 해야 할지 염천(?)이라고 해야 할지 애매한 곳에, 아까 보았던 붉은색의 금속 구조물이 걸린 것이 보인다.
혹시 저거 수인선 철교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일단 가장 가까운 둔덕을 찾아보았다.
일단 아무(?) 둔덕이나 발견해서 올라오긴 했는데.... 이게 맞긴 맞는걸까? ㅡㅡㅋ
어째 좀 불안하다....
뭐.... 뭐야 이놈들....
지난번에 날 그렇게 괴롭혔으면 됐지, 여기에서까지 날 쌩고생 시키기냐!!!!
라고 외쳐봤지만 소용없는 일이다. ㅡㅡㅋ
탐험가다운(?) 개척정신(!)으로 힘차게(....) 전진한 순간....
깨풀 부스러기가 내 옷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까실까실해 죽겠다....
내가 이 짓거리 두번 다시 하나 봐라.... 하고 중얼거리며 간신히 옷 속에 들어온 것을 다 털고 앞으로 나아가자....
이번엔 거대한 가시나무가 내 앞을 가로막는다.... ㅡㅡㅋ
아니 여기가 무슨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사는 성 입구인가? ㅡ.ㅡㅋ
이 고생 하며 전진했더니 수인선이 아니라....면....
그 순간 패닉상태에 돌입할것이다. ㅡㅡㅋ
이런 길을 헤치고 나온 것이다. 흐에에에엑.... ㅠ.ㅠ
⑤
아아.... 드디어 그 엄청난 간난신고(?)를 이겨내고 철로처럼 생긴 구조물에 도달했다. ㅠ.ㅠ
저 끝에 '월서전'이라고 씌여 있는데 그게 뭔 뜻일까? ㅡㅡㅋ
'금속 구조물'을 넘어오자마자....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지 않는가?
후후훗....
분명하다.
이건 침목이다!!!!
침목과 레일을 고정했을 못까지 선명하게 남아있다.
잠깐, 근데 레일은? ㅡㅡㅋ
⑥
흠.... 아까 그 길 이름이 월곶역전길이었으니 말이다....
그럼 여기 어디가 월곶역인건가?
월곶 무슨 어판장이던가 하는 곳 뒤편의 공터다. 지금은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저기 나무로 둘러싸인 둔덕이 수인선이다.
여기가 월곶역일까?
역시 그 기차를 안 타 봐서 잘 모르겠다.
이런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외지에서 흘러들어온 사람들이라 지역사에 대한 정보가 없어 딱히 질문하기도 힘들다.
아쉽지만 그대로 전진할 수 밖에.
⑦
분명하다. 저놈 덤불들은 분명 나한테 원한이 있는게다!!!!(내가 후세인이냐? 앙?)
마음 단단히 먹고 가시나무숲으로 들어갔지만....
전진 불가능.... ㅡㅡㅋ
왼쪽에 보이는 가게 주차장으로 넘어가야 할텐데 하필 철망이 쳐져 있다. ㅡ.ㅡㅋ
이게 모험이지 답사냐.... ㅠ.ㅠ
⑧
소래철교다~! ㅠ.ㅠ
이렇게 레일 위에 널빤지를 깔아 사람들이 다니기 편하게 만들었다.
널빤지 밑에는 아직도 옛날 철길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좀 더 북쪽에 정식 다리인 소래대교가 있지만 차 끌고 온 사람이 아닌 이상은 모두 이 철판 깐 철교를 이용한다.
다른 분 수인선 이용기를 보니 소래철교가 준 인도교화 된 것은 이미 상당히 오래 전의 일인 모양이다.
이 녀석, 이렇게 볼품 없지만 그래도 주제에 우리나라에서 유일무이한 '바다를 건너는 철교'다.
소래철교에 여햏들이 많을 때, 한번 저 철판 위에서 쿵쿵 뛰어보라. 여자애들이 기겁을 한다. 웃긴다.
하여간 내숭이 장난이 아니다. ㅡㅡㅋ
소래철교에서 내려다보는 소래포구는 언제 봐도 기분이 좋다.
드디어 소래포구다. 한쪽 구석에 행상들이 늘어서 있어 엄청 혼잡하다.
찍을때엔 갖은 잡상들이 떠올랐던 사진이지만, 지금 와서는 굳이 감상을 적을 필요를 못 느끼고 있다.
한달이란 시간에 감사해야 할지, 아니면 원망해야 할지 모르겠다.
포구 어시장에서 더 들어온 곳이다. 전에 왔을 때에는 오른쪽에 빈민가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지금은 재개발때문인지 모두 이주하고 철거작업이 진행중이다.
⑧
소래역 구내로 들어서면서 단선 철로는 복선으로 갈라진다.
비록 잡초가 무성하긴 하지만 수인선의 그 어느역보다도 옛 흔적이 잘 남아있는 곳이다.
여긴 역이 아니라 소래역 소금창고가 있었던 곳이다.
여기가 소래역이다. 가운데 시멘트가 플랫폼이고, 좌우에 아스팔트로 덮어버린 것이 선로다.
옛날에, 수인선이 다닐 때에는 여기에 '송도 방향', '수원 방향'이라는 표지판도 있었을라나.
역시 놓쳐버린 과거란 것은 갖은 의문을 갖게 만든다.
잘 아시겠지만.... 소래역사다.
보시다시피 여기저기를 몽땅 막아두었다.
원. 천. 봉. 쇄.
그냥 막기만 한 것도 아니고, 아예 컨테이너 구조물을 이용해서 문에 접근조차 못 하게 하기도 했다.
지독한놈들....
혹시나 해서 틈이란 틈을 모두 찾아 카메라를 들이대고 셔터를 눌러댔지만.... 별 껀덕지는 없는 듯 하다.
혹시 수인선 승차권 남은 거라도 있나 했지만.... ㅡㅡㅋ
저 열린 문 바깥쪽은 간이구조물로 막혀있다.... ㅠ.ㅠ
소래역 주변을 계속 돌다가 다시 나와서 플랫폼을 찍었다.
이제 가 볼까 하는데 저기 소래초등학교 쪽에서 꼬맹이 둘이 걸어왔다.
혹시나 해서 이 녀석들한테 다가갔다.
천지: 얘들아. 여기가 어딘지 알아?
꼬맹이1: 몰라요.
꼬맹이2: 아, 여기 옛날에 기찻집이었어요.
천지: 그래? 여기서 기차 타 본 적 있어?
꼬맹이2: 네. 여기서 할머니랑 같이 기차 탔어요. 그게 한살이었나 두살이었나 세살이었나....
천지: 너 몇살인데?
꼬맹이2: 9살이요.
천지: 그, 그래;;;;
꼬맹이2: 아, 여기 우리동네 신발 묻혀있어요. 그치?
꼬맹이1: 그래?
꼬맹이2: 왜, 옛날에 우리동네 신발 어쩌구 저쩌구....
이 녀석 잘 키우면 향토사에 대해 꽤나 조예가 깊은 청소년이 될 듯 하다.
【2】사라진 땅, 과거의 침묵.
소래역을 지난 수인선 철로는 소래초등학교에 의해 가로막힌다.
소래초등학교 이북은 온통 아파트 공사판이다. 여기 어디에 수인선 철로가 있는 것인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일단은 도로를 따라 걸었다. 이 도로에 얽힌 추억이 별로 즐겁지는 않지만 별 수 없었다.
작년 8월에 이 길을 따라 갈 때에는 공사 차량들이 일으키는 흙먼지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나마 지금은 인도가 따로 만들어져 있어 다닐 만은 하다.
⑨
남쪽으로 가는 길이 있다!
수인선은 여기에서 남쪽에 있으니까....
즉 저 길을 따라가면 수인선이?
앞뒤 재어볼 것도 없이 본능적으로(!) 걸어내려갔다.
에에....
그러니까....
수인선이 어디 있는거야? ㅡㅡㅋ
뭔가 잘못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주공 논현사업소라는 건물이 보인다.
지도책을 꺼내 들....
OTL
진작 지도 업뎃좀 할 것....
2002년판인 이놈의 지도책에는 내가 걸어 온 길이 안 나와있다.... ㅡ.ㅡㅋ
그냥 개척정신(!)으로 아무 길이나 따라 남쪽으로 내려 갔....
절대 넘을 수 없는 철조망이 버티고 있다.
이 철조망에 대해 이야기하면 어느 정부 부처에서 나에게 경고 먹일지도 모르니 말 안하겠다.
⑩
그나저나 미치겠다.
논현동 마을은 온데간데 없고 난 어느 새 공사판 한가운데로 들어와버렸다.
여기서 뭔 수로 빠져나간담.... ㅡㅡㅋ
공사판에서 길 찾아 가는 가장 편한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트럭 바퀴자국 따라가는 것이다.
첫째로 출구까지 쉽게 찾아갈 수 있고, 둘째로 미리 바퀴가 다져둔 길이라 발이 푹푹 빠질 염려가 없다.
....
한참 돌아야 했다....
난 나중에 죽어도 건설회사에는 취직하지 않을 것이다.
그나저나 문제가 생겼다.
논현동 마을이 사라졌으니 뭘 기준으로 해서 길을 찾아가야 할지 종잡을 수가 없다.
어라.... 저기 '논현고잔동 사무소'라는 이정표가 있네?
지난 8월에 '논현동사무소'에 한번 들른 경험이 있는지라 일단 그 이정표 따라 가면 쉽게 수인선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열심히 이정표를 따라갔다.
중간에 '남동공단'이라는 이정표가 보였지만 무시했다.
억새 씨앗이 날려도 묵묵히 전진했다.
행~진~
행~진~
행~진~ 하는거야~
우리는~
이 아니지....
나 혼자....
⑪
어라.... 어째 풍경이 좀 이상하다?
왠 공단? ㅡㅡㅋ
보루네오 공장? 아니 저런건 없었는데?
얼렁 지도책을 꺼내 펼쳤다....
....
....
내가 왜 여기까지 왔지? ㅡㅡㅋ
그럼 설마....
아까 내가 무시했던 그 '남동공단' 이정표가 내가 가야 할 길이었단 말인가.... ㅡ.ㅡㅋ
점점 아스트랄해진다.
이게 방랑인지 답사인지 점점 헷갈리고 있다.
뒤돌았다.
걸어간다.
억새 씨앗이 또 날린다.
코 막고 걸어간다.
죽어라 걷는다.
욕나온다.
⑫
문제의 갈림길 부근에서 다시 수인선을 만났다.
산 속에서 밤에 민가를 만난 기분이다. ㅠ.ㅠ
계속 수인선을 따라 걷고 싶었지만 저기 저 앞에 또 엄청난 덤불이 보인다.
포기하고 길을 따라 걸었다.
⑬
저기 호구포가 보인다.
남동슈퍼라는 가게도 그 앞에 보인다.
염치 불구하고 안에 들어갔다.
천지: 이 부근에 남동역 어딨는지 아세요?
아저씨: 저기 다리 밑에. 여기 말고 그 다음 다리.
천지: 네, 네에;;;;
다리?
지난번에도 와 봤지만 다리같은건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남동공단에 막 들어서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고가교들이 몇 개 있다.
이것이 그 중에 첫번째다.
이거 대체 뭐 하는 다리일까?
혹시 수인선 전철 고가교?
혹시 해서 쭉 따라가 보았더니 계속 밭만 이어져 있다.
이러다가 오도가도 못 하게 되는거 아닌가 해서 다시 길로 내려왔다.
⑭
정체불명의 고가교, 그 두번째.
사람들도 이 다리의 정체를 모른다.
일단 여기가 '두번째'이니.... 그럼 여기가 남동역인가?
사실 우리 집에 수인선 노선이 나온 1996년 지도가 있긴 한데.... 이 날엔 그 지도 가져갈 생각을 못 했다. ㅡㅡㅋ
⑮
확실히 뭔가 요상한 고가교임은 틀림없다.
남동공단의 한 철물점에서 "수인선인 모양이다."라는 말을 듣고는 더 이상 지체할 겨를이 없이 뚝방 위로 올라갔다.
근데 요 위에 꼴이 이런식이라 좀 걱정되긴 했다.
【3】마지막을 향해서
⑴
이 다리 건너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수구 구간이다.
다리 밑에는 인천 산업인력교육원....이던가.... 하는 곳이다. 마침 학생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수인선 구선로의 흔적이 다시 나타났다.
저거.... 아무래도 침목 사라진 모양이다.
위험하지 않을까?
좀 긴거 같은데....
그래도....
여기까지 온 마당에 눈 앞에 두고도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미친 척 하고 모험을 좀 해 보기로 했다.
⑵
역시 철조망이 쳐져 있다.
철조망을 넘어 철교 위에 발을 내딛었다.
보시다시피 셸터가 세개인가 더 있다.
이것은 첫번째 셸터에서 찍은 사진이다.
저 높이 보시라....
여기서 추락하면 난 살아남아도 엄마한테 맞아죽는다. ㅡㅡㅋ
걸어가면서 찍은 사진이다.
여기 걸어가면 스릴이 끝내준다. 철교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 풍경은 빙글빙글 돈다. ㅡ.ㅡㅋ
이후에 두번재 세번재 네번째 셸터에서 찍은 사진도 있는데 귀찮아서[퍽!] 안 올린다.
그 수인선 다리는 인천 산업인력교육원(맞나?) 학생들의 통학로로 이용되고 있다.
기껏 다 걸어왔더니 또 철조망이 나를 가로막는다.
쉽게 뛰어넘어 걸어갔다. 공원 산책길, 저거 혹시 옛날 수인선 철로 흔적일까? (뵈는게 없다. ㅡㅡㅋ)
⑶
원인재역으로 들어갔다. 수인선과 인천1호선의 환승지가 될 역이다.
나이스.
역시 그 뚝방은 수인선 전철 뚝방이었다.
⑷
전철 공사 시작하면 고생 깨나 할 것 같다.... ㅡㅡㅋ 최소한 파종 전에는 시작 하시지.... 응?
계속해서 수인선 전철 예정 부지를 따라 걸었다.
왠지 좁다는 느낌이 든다. 이래서는 복복선화같은건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건 둘째치고 역은 어디다 만드나? ㅡㅡㅋ
⑸
'연수역길'이란 표지판이 있다.
에엥? 여기엔 또 연수역이 있었단 말야? ㅡㅡㅋ
1937년 자료엔 연수역은 없는데....
....
집에 가서 1996년 지도책을 보니까 연수역이 있다.
열받는다....
어어 손이 얼어붙는다.
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구 수인선 철로는 역시나 밭으로 변해 있다.
정말 반갑기 그지없는 경고문.
근처 여고생들이 야자 끝나고 버스를 타러 길가 정류장으로 나온다.
난 지금 뭐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ㅡㅡㅋ
⑹
옥련파출소 앞....
바로 송도역 삼거리다.
얼은 손을 비비며 간신히 여기까지 왔다. ㅠ.ㅠ
송도역.... 송도역.... 이놈이 어디있나....
옥련파출소에서 계속 걷다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건물이 하나 나온다.
이 건물.... TV에서 본 송도역 건물이랑 똑같이 생겼는데?
게다가 이 계단까지.... 설마....
혹시나 해서 계단 위로 올라가 건물 뒤로 돌아가 보았다.
자동카메라의 비애.... 또 흔들린다. ㅡㅡㅋ
그러니까, 여기가 아마도 옛날 송도역 플랫폼이었을 듯.
마침 옥련파출소 뒤쪽으로 돌아온 수인선 철길도 이쪽으로 들어오고....
마침 요 부근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나오시는 화물수송사 아저씨가 계셔서 송도역 위치를 물어봤더니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저 건물.... 저놈이 옛 송도역 건물들 중에서 유일하게 남은 놈이라고....
⑺
옛날 수인선 열차가 다니던 길들은 지금도 철길을 훤히 드러낸 채 사람들과 차와 오토바이와 자전거와 덤으로 똥개들의 길이 되어있다.
레일이 좁은지라 차가 다녀도 별 문제가 없는 듯.... ㅡㅡㅋ
여긴 아마 무슨 보신탕집 앞이었을 것이다.
그 많던 사진 다 어디로 가고 요거 하나 남은건지.... ㅡㅡㅋ
저게 정확히 어디에서 찍은건지 기억이 안 난다.
한가지 확실한건, 수인선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구간 중 하나라는 것이다. ㅡㅡㅋ
정말, 양 옆에 완전히 깎아지른 절벽이다.
⑻
수인선 흔적이 끊겼다.
혹시나 해서 마을 쪽으로 들어가 보았지만 목적지에서 더 멀어지는 듯 해서 관뒀다.
짖어대는 똥개를 쉽게 방법해주고 인도로 들어갔다.
⑼
갑자기 왠 표준궤 철도가 보인다.
오른쪽에 있는 회사는 바로 '동양화학'....
그렇다. 저 철도는 바로 동양화학선, 즉 수인선이다.
이제부터는 표준궤의 수인선이 시작된다.
이후로 사진 많이 찍었는데 밤이라 몽땅 흔들렸다. 그냥 다른 분의 동양화학선 답사기에 나온 사진을 보실 것을 권한다.
용현동의 한 건널목이다. 수인선 답사하면서 건널목 사진 찍을 일이 전무한지라 그냥 찍었다.
그러니까 내가 경인고속도로 밑을 지날 때였다.
아마 그때가 8시 30분이던가.... 무심코 꽁꽁 얼은 손으로 휴대폰을 열어보니 8시쯤에 아는 여동생(?)한테서 부재중 전화가 와 있었다.
전화를 걸어볼까 했지만 이 날 평일이라 야자 할 것 같아서 관뒀다.
나중에 그 동생이 카페에 올려놓은 글을 보았다.
국내 남성 댄스그룹 신X가 상 받았다고 좋아하는 글이었다.
설마....
한겨울에 기침 해 대고 언 손 불어가며 답사중인 사람한테 기껏 전화해서 하려는 말이
"오빠, 오빠! 우리 오빠들이 상 받았어요~!"
라는 것이라면....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퍽!]
근데 그 전에 얼어죽을 것 같다.
⑽
아주 형편없이 엉망진창으로 흔들렸지만....
남인천역이다.
드디어 여기까지 왔다.
저기 저 철로들은 아마 제물포역으로 빠지는 것인 듯 하다.
화차 네량인가만 유치되어 있을 뿐, 이젠 역사도 무엇도 없는 아주 썰렁한 곳이 되어 버렸다.
아마 그 옛날 수인선 꼬마기차는 이곳에 수십 수백명의 손님들을 내리고 태웠을 것이다.
과거의 모습은 어땠을까.
너무나 궁금하지만, 이제 더 이상 그 모습을 내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보고 싶지만, 아무리 보고 싶어도 내 눈으로 외할머니를 다시 볼 수는 없다.
이곳엔 다시 열차가 다닐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대의 전철이 이곳에 멈추고, 수천명의 사람들이 그 열차를 탈 것이다.
죽은 역은 부활할 것이다.
더 멋있게.
수인선이 표준궤 복선 전철이 되는 것은 결국 시대의 흐름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인선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그 수순이 과연 시대의 흐름이 강요한 과정일런지는 의문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무리】
인천역까지 걸어가려 했다.
그러나 이마트 앞에서 시계를 보고는 좌절했다.
벌써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예정했던 대로 화평동에서 냉면 먹으려면 좀 서두를 필요가 있었다. 인천역까지 걸어갔다가는 화평동에서 냉면 못 먹을지도 모른다.
결국 버스를 타고 동인천으로 갔다.
전에 냉면을 먹었던 집으로 찾아갔다.
물냉면은 한번 먹어본지라 비빔냉면을 시켰다.
에에....
당장이라도 그만 먹고 싶었지만 돈이 아까워서 참았다.
무슨 비냉이 이렇게 다냐고!!!! [버럭!]
게다가 편육도 없다.... ㅠ.ㅠ
주안에서 급행전철로 갈아타고 역곡에서 내려 다시 완행을 탔다.
온수에서 환승할 생각으로 승강장 맨 앞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작문 선생님을 뵈었다.
친구 돌잔치 갔다가 광명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하셨다.
선생님과 선생님의 친구분들께 수인선 답사 이야기를 해 드렸더니 어이가 없어 하신다. ㅡㅡㅋ
집에 와서 양말을 벗어보니 지난번 보다는 발의 상태가 괜찮았다.
무엇보다 물집이 거의 안 잡혔다.
사실 잡히긴 했는데 지난번에 터뜨린 물집 속에 다시 생긴 것이라서 별로 아프지도 않다. ㅡ.ㅡㅋ
1차 답사 6시간, 2차 답사 12시간, 3차 답사 10시간....
이 버려진 철로 찾아다니는데 총 28시간 들었다. ㅡ.ㅡㅋ
이건 답사가 아니었다. 모험이었다. ㅡㅡㅋ
그 험난한 모험을 치뤄낸 소감을 단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두번다시 저 짓거리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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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하여 장장 세차례에 걸친 수인선 답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ㅠ.ㅠ
저보다 앞서 수인선 전구간 답사를 성공하신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하는 바이며, 더불어 수인선 답사를 생각하시는 분들 꼭 다시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ㅡㅡㅋ
그럼 저는 이만....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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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 재밌게 봤습니다,., 저도 근처에서나마 나중에라도 수인선의 흔적을 찾아봐야겠습니다..ㅋㅋㅋ
또한번 고생하셨습니다. 진작 좀 물어보고 가시지... 남동역~소래초등 구간은 이미 흔적이 왕창 사라졌습니다. 연수역 얘기는 참신하네요. 흔적이 전혀 없다는 게 아쉽군요..ㅡㅡ" 아무튼 3차에걸친 철도사랑과 인간승리에 박수를 보냅니다~.
답사도 좋지만 조심 하세요 다치면 어쩌실려구..
수고 많으셨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네요. 동양화학선은 동양화학 없어지기 전에 구경 한 번 다시 가 봐야 할 텐데...
하하... 저는 짧으나마 한대앞역에서 안산역까지 간적이 있습니다만... 안산역 진입전에 선로가 어디론가 사라져서 묻혀버리는 바람에... 더군다나 시간관계상 등의 이유로 관뒀는데... 언제한번 저도 다시한번 가보고 싶군요. 사진이 워낙 많아서 올릴 엄두조차 못내고 있습니다 ^^:
음... 송도역은 제 어렸을때의 추억이 깃들여 있는곳이라... 더 자세히 보게 되는군요... 제 기억으로는 옥련파출소와 송도역 사이에 약숫물이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런거 없던가요???
재미있게 봤습니다 +_+
지브롤터-아드리비툼님, 동양화학 공장이 다른곳으로 옮겨지나요?
약숫물이라.... 그건 자세히 못봤습니다. ㅡ.ㅡㅋ
소래포구.. 저도 가끔 영등포역에서 화영운수 11-2번을 타고 소래포구 어시장에 가서 바다를 바라보며 만 원짜리 회를 먹는 것을 즐기죠.^^ 잘 봤습니다.
시흥기지에 초저항이 있는 이유는 3VF 개조때에 전원용으로 쓰기 위함이라고 시흥에서 들었습니다.
참 좋은 일을 하셨습니다. 왠지 눈물이 나네요. 옛날에 협궤를 탔던 생각이 나네요. 멀리서 보면 레일이 구불구불하고, 새우젓 장사 하는 아주머니들이 다라이를 머리에 이고 탔어요. 너무 좁아서 마주 앉은 사람끼리 무릎이 닿을 정도이고, 승차감은 꽝. 그러나 이제는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신정떄 한대앞에서 사리역까지 걸어가봤는데... 여름에는 진짜 갈곳이 못될것 같더군요 -_-; 중간중간 밭에다가... 사리역 거의 다와서 나타나는 수인천 -_- 그나마 물이 얼어서 다행이었지 물이라도 안얼었으면 더이성 앞으로 못나갈 뻔했습니다...
작년 추석 연휴때 한번 가서 쓴 탐험기(?)도 있는데 올려야겠군요. 정말 처절했습니다. ㅡㅡㅋ
음.. 좋은경험이시지만 -_-..; 진짜 추천안하는 짓입니다 -_-;;
재밌게 잘 봤습니다. .조심하세요..철교 사진보니깐..어렸을때 덜덜떨면서 철교건넌게 생각나네요..근데 요번은 레일이 없어 훨씬 스릴이 넘치겠는데요?
Lee, Chul-Woo 님 / 제가 한 4년쯤 전에 일이 있어 동양화학을 몇 번 방문했었는데 그때 나왔던 이야기입니다. 위치 상으로도 그런 대규모 화학공장(와중에 석탄 씁니다)이 있기에 그런데다가 송도에 뭐 들어서죠, 거기서 생산되는 제품도 중국산과 경쟁이 심합니다. 공장터 팔고 아파트 올릴 거라는 풍문을 슬쩍 들었습죠.
정말 고생하셨습니다..오이도~남인천까지를 그 먼거리를 걸어서 가셨다니대단하십니다.저는13년전인 협궤열차를 소래~수원구간을 탄적이 있었습니다.(전혀기억안남)그리고소래포구 갔을때 소래-논현동 길이 밀려 수인선 철로를 따라 논현동까지 가는데 가시나무 숲이 가려 더이상 못갔는데 그게6년전이었습니다
남동공단(승기천) 철교 올라가신거 정말 존경스럽습니다..높이가 장난아닌데..^^;
논현동 네거리길.... 작년에 가니까 폐허가 되어있고 이번에 가니까 완벽하게 사라져버린.... 정말 울고싶더군요.... ㅡㅡㅋ 가족과 함께 소래포구 가 본지도 정말 오래되었네요. 소래-논현동 그 지옥의 정체길.... 으으....
그래도 바다건너는 철교 있습니다. 영종대교 중간에 인천국제공항철도의 한국의 최장길이 철교이죠.
아직 기차가 다녀본 일 없으므로 무효~! [먼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