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늘 타겟으로 삼고 언급하고자 하는 종목은 야구, 남자 농구, 남녀 배구다. 이들 스포츠는 국내에서 쓸데없이 인기와 연봉은 높은데 막상 국제 경기만 하면 온 국민에게 실망감만 안겨 주는 (5~10년 전만 해도 안 그랬는데 말이지.) 종목들이다. 핵심만 간단히 말하겠다.
선수들 스스로가 해외 진출 의지는 없고 국내에서 적당히 높은 연봉을 받으며 수준 낮은 팬들의 환호에나 안주하고 있으려 하니, 방법은 하나다. 우리 선수가 안 나가겠다면 우리 선수들을 자극시키고 연봉으로 경쟁할 외국 선수들을 다량 수입해 오는 수밖에 없다. 프로 야구를 예로 들자면 일본이나 대만 출신 선수들을 팀마다 최소 5명까지 보유할 수 있게 해야 하고(특히 스트라이크도 제대로 못 던지는 투수와 형편없는 어깨의 외야수 포지션은 필수다.), 여자 배구의 경우에는 키는 작지만 점프력과 기술이 월등한 일본이나 태국 선수들을 팀마다 3명 이상 보유할 수 있게 해야 한다.(체격과 근력에서 근본적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 미국이나 서양 선수들보다는 같은 아시아권 선수들을 데려와야 우리 선수들에게 자극이 된다. 자기와 비슷하거나 더 작은 키의 외국인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얼마나 치열하게 보충 훈련을 하고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지를 곁에서 지켜보고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일정 연봉 이하만 지급할 게 아니라, 2년 이상 뛰며 성실함과 실력 모두 검증된 선수에게는 곧바로 FA 자격을 부여하여 국내 선수들과 치열한 연봉 경쟁을 시킬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면 국내 리그로 진출하려는 우수한 외국인 선수들은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국내 선수들도 그들과의 주전 자리와 연봉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피 터지게 경쟁하며 프로답게 치열한 삶을 살지 않을 수 없게 된다.(막말로, 일본 프로야구 2군이나 사회인 야구의 주전급 선수라면 국내 프로 야구 최고 레벨 선수에게 주는 연봉의 절반만 줘도 얼마든지 데려올 수 있으리라.) 이렇게 해야만 좁은 선수층 속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적당히 안주하고 있던 국내 프로 구기 종목 선수들도 진정한 프로 의식을 갖춘 노력하는 천재로 재탄생할 수 있으며, 주요 국제 대회에서 메달 경쟁을 하게 될 아시아 경쟁국들과의 실력 차이도 좁힐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당연히 선수 노조는 자기 밥그릇이 줄어드니 반발하겠지. 그리고 그 반발을 막을 수 있는 건 현명한 팬들의 단결뿐이다. 선수들이 이런 정당한 경쟁을 수용할 때까지 경기장을 찾지 않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리라. 그렇게 해서 팬들이 얻을 건 뭐냐고? 훨씬 더 수준 높고 프로다운 멋진 경기를 경기장에서 직접 볼 수 있게 되는 거지.
탁구 신유빈과 배드민턴 안세영에게는 있지만 한국 프로 야구 선수들에게는 없는 게 뭘까? 바로 세계 최고가 되려는 의지다. 각종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수입이 증가하는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매일 사투를 벌인다. 그리고 그 치열한 노력이 쌓이고 쌓여 TV 앞에 모인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배가 부를 대로 불러서 적당한 노력밖에 기울이지 않는 게으른 천재들만 득시글거리는 몇몇 구기 종목에서는 절대로 이런 감동이 솟아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