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5년 1월 3-1월 7일
대상: 민극협 연극인
이끔이: 김순희
서울대학교 민속가면극연구회 활동
놀이패 한두레 활동
전교조 교사 춤패 활동, 현재 교사극단 징검다리 단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아동,청소년연극 전문사과정 수료
청소년과 교사들과 함께하는 연극만들기, 연극놀이 강사로 활동 중
Ⅰ.들어가면서
1. 공동창작에 대해서.
모든 연극은 텍스트가 있습니다. 그 것이 유명 작가가 쓴 완성된 희곡이든, 소설이든, 사회적 사건이든, 경험담이든... 출발점이 있습니다. 텍스트의 완성도에 상관없이 연극은 항상 텍스트와 주체 사이의 창조적 대화 작업입니다. 그러나 창조적 대화를 나누는데 있어 그 작업의 목적과 방식은 다양할 것입니다. 공연을 목표로 하는 전문연극인들은 이 과정을 최대한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행하기 위해서 전문 스텝과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을 나누어 적절한 지점에서 자신의 창조력을 발휘하고 협력해 나갑니다. 작가의 완성된 희곡을 텍스트로 하여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작업 역시 공동창작의 영역에 포함된다 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 프로그램에서 목적으로 하는 공동창작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작가에 의해 쓰여진 희곡이 아닌 참여자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문제와 결부된다고 생각하는 소재를 결정해서 모두가 작가이며 연출가이며 배우로서 그 소재-이것 역시 텍스트가 되겠지요-를 연극적으로 탐구하여 하나의 감추어진 의미를 찾아내고 그 의미를 형상화해내는 통합적이고 협동적인 창작과정을 의미합니다. 분업화되지 않은 창작 방식이라고 하면 적절할까요?
이런 방식의 공동창작 작업은 단기적으로 보면 참으로 비효율적입니다. 자칫하면 배가 산으로 갈 수 있습니다. 의사소통을 위해 험난한 갈등과 길들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각자가 가진 장단점에도 불구하고 동등하게 고민을 함께 해 나가야 합니다. 타협을 하는 과정에서 자칫 소수의 빛나는 의견이 무시될 수도 있고 그래서 예술적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같은 소재를 다룬 기존의 희곡보다도 못한 작품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런 분업화되지 않은 공동창작의 연극작업이 가지는 힘은 모든 비효율성을 치루어 낼 가치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를 향하는 과정이라고 하면 적절할까요?
무엇보다도, 작업 참여자들의 전면적 성장, 즉 교육적 가치입니다. 동료와의 끈질긴 대화를 감당해 내는 의사소통의 능력, 동료와 자신의 장단점을 인식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협력관계를 창출해 내는 조정자로서의 능력, 작품 전반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장악력, 연출자, 작가, 배우의 전지적 관점으로 가장 적절한 상황과 행동과 대사와 표현방식을 선택하게 되는 멀티연극인으로서의 창조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루는 소재를 둘러싼 감성과 인식의 고양을 통한 한 인간으로서의 성장 등... 민족극의 역사에서 초기에는 이런 방식의 공동창작이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 결과 그 과정에서 단련되고 성장한 연극인들이 현재까지 민족극 작업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연극성의 극대화를 위한 즉흥적 실험의 자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문학으로써의 완결성을 지니는 희곡작품과 다르게 시공간에서 행동으로 구현되고 사라지는 연극성, 그 자체에 걸쳐진 위험과 가능성을 넘나들게 됩니다. 반복되는 즉흥과 실현, 연출적 시선을 가진 관찰을 통해서 연극성에 대한 깨달음과 고민이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작업의 경험은 희곡작품을 텍스트로 하는 작업에도 큰 밑거름이 됩니다. 집을 지어본 사람이 지어진 집을 보고 짓는 과정을 상상할 수 있듯이 문자화된 희곡작품 속에 생략된 연극적 시공간과 움직임, 소리, 빛, 인물 등을 자유롭게 상상하고 유추할 수 있는 공감력이 증진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희곡 속의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로 작업에 임한다 해도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작품과 다른 스텝, 배우들에 대한 기여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 "공동창작으로 연극만들기"는 연극만들기의 경험이 없는 비전문인으로서 청소년들과의 작업을 위해 고안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특성으로 해서 민족극의 광대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나름대로의 의미를 지닐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이 작업에 대한 소개
*민족극의 전문 연극인들과의 작업은 청소년들과 함께 한 작업과 또 다른 양상을 띄거나 목적의 방점이 옮겨질 수는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태생과 성격을 밝히는 것이 작업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실어봅니다.
이 연극 만들기 프로그램은 청소년들과 함께 청소년들의 생활상의 관심사나 이슈를 소재로 해서 공동창작으로 연극 만들기를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궁극적 관심사는 연극 만들기의 과정에서 참여자들이 자기 표현을 극대화하고, 자기 자신의 문제나 그들을 둘러싼 사회적 환경에 대한 이해를 깊게 만들고 그에 대한 하나의 관점과 태도를 만들어 내고자 하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극적 완성도나 표현의 화려함, 연기의 정밀함 등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결과물은 참여자들과 안면이 있는 친구나 가까운 어른들 정도를 관객으로 초대해 소규모 발표의 형태로 공유되는 것이지 극장에서 불특정 다수의 관객을 대상으로 공연할 것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청소년과 연극 만들기는 참여자 개개인의 성장과 발달을 중요시하는 과정 중심, 참여자 중심의 교육적 과정이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 만들기는 본격적인 연극이 아니라 "연극 놀이" 개념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영애 교수는 "연극 놀이란 연극(theatre)과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미국의 creative drama, 영국의 D.I.E, 간단한 연극 게임, 그리고 연극 만들기까지 즉흥을 이용한 모든 과정 중심의 연극적 활동을 포함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개념 속에 연극 만들기를 위치시키고 있는 것은 연극 만들기가 Theatre와는 분명히 다른 것으로써 과정 중심의 교육을 통해 참여자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더욱 중요시하며,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서 연극의 전문 기술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민족극 운동의 역사에서도 공장 노동자들이 주체가 된 촌극 운동, 생활극 운동과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 견해는 연극 만들기가 공연이라는 결과에 중점을 둠으로 해서 여러 가지 비교육적 관행을 드러내는 학교 현장의 연극 만들기 작업을 돌이켜 보는데 중요한 시사점을 지닌다고 할 것입니다. 이렇게 연극 만들기는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중심, 참여자 중심의 교육적 과정이라는 점을 먼저 염두에 두기로 합시다.
그렇기 때문에 연극 만들기는 출발점이 무엇이든지 다양한 연극 게임과 엑서사이즈, 즉흥활동, 타 예술적 쟝르들이 적절하게 녹아들어 전혀 새로운 질을 창출하는 도가니로써 연극적 활동의 결정판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한 적극적인 의사소통의 과정, 집중과 인내, 책임감 그리고 타인과의 협력 등의 덕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매우 집약적인 작업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연극 만들기 작업을 경험한 참여자들은 예술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청난 성장의 기회를 경험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이끔이는 교사로써, 작가로써, 연출가로써 다양한 의견과 갈등의 조정자로써, 그리고 학교 현장의 시스템과 부딪히며 작업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기획자로써 적기에 다양한 역할을 해내야 하는 강도 높은 에너지를 발휘해야 합니다.
3.연극만들기와 교육의 접점에 대하여
1)연극은 교육적인가?
연극은 교육적일까? 그렇습니다. 모든 놀이와 극적 행동과 연극 만들기는 인지적 과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상과 가정을 통한 허구적 재현은 나라는 존재를,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새로운 곳으로 전이시켜 기존에 아는 것을 변형시킵니다. 내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가정을 통해, 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그 것을 통해서 우리의 지식을 변화시킬 수 있지요. 즉, "지식과 삶의 실험실, 사물의 의미에 관한 혹독한 시험, 실제적인 시행착오를 통한 해석학"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허구로 노는 것은 상상과 실제 경험을 결합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서 우리는 실제 세계를 보충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관점을 지닐 수 있게 됩니다. 리처드 코트니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우리가 실제 세계와 허구 세계를 합친다면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바뀔 것이다."라고... 죤 듀이는 "체험을 통한 배움(learning by doing)"을 참다운 학습으로써 가치있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러한 관점에 의거하여 연극과 교육을 결합하는 총칭 '교육연극'의 움직임들이 나타나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지요.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허구를 통한 학습, 체험을 통한 배움을 가능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전제를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학습자의 자발성입니다. 아동들은 자발적으로 놀이를 하지요. 아동이 어떠한 놀이에 빠져들 때는 관찰하는 어른은 미처 이해할 수 없는 아동의 깊은 무의식적 동기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동은 그 놀이를 반복적으로 놀면서 자신의 욕구를 해소하고 삶을 연습하는 것입니다. 그 놀이에 대한 아동의 동기가 성취되면 아동은 그 놀이에서 빠져나와 다른 놀이로 옮겨갑니다.
재미있지 않은 데 밥도 안 먹고 놀 수 있을까요? 놀이가 그러한 것처럼 교육도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참다운 교육은 재미있어야 합니다. 재미있다는 것은 바로 자발적인 동기와 결부됨으로 인해 생기발랄한 에너지로 충만된 상태를 말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어려운 수학의 공식도, 어려운 영어문법도, 고루한 듯한 철학적 명제들도 학습자의 자발적 동기와 맥락을 만들어 내는데서 출발해야만 재미가 생기고 성공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자아를 둘러싼 무의미한 세계가 의미를 띄기 시작하고 이름 붙여지는 것은 그 대상에게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기 시작할 때일 것입니다. 진실된 동기가 없이 재미가 생길 수는 없지요. 이런 재미를 바탕으로 해야 "지식과 삶의 실험실, 사물의 의미에 관한 혹독한 시험, 실제적인 시행착오를 통한 해석학"이라는 연극의 교육적 의의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 만들기가 교육적 행위가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참여하는 아동들의 자발적 동기에 근거하는 것이고 이끔이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그런 자발적 동기를 자극하고 유지하고 극대화하기 위해서 어떤 배려가 필요할 것인가를 항상 고려하는 것입니다.
2) 연극 만들기에서 아이들의 자발성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즉, 연극 만들기가 교육적 체험이 되기 위해서) 이끔이가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자발성을 저해하는 방법과 태도는 어떤 것일까?
우선 출발점을 결정할 때, 즉 무엇을 소재로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참여자들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출발점이 참여자들을 둘러싼 생활상의 소재거나, 시사적인 문제거나, 혹은 다른 문학작품이나 희곡 작품 등 다양한 것이 될지라도 그 소재가 참여자들의 욕구와 어떤 맥락을 형성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확인하고 또 맥락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은 이후 길고 힘든 작업을 끝까지 힘차게 밀고 갈 수 있는 추동력을 제공해줍니다. 막연히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는 동기였다 할지라도 그 막연함을 구체화하고 자신의 문제로 내면화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피상적인 시선이 극복되고 진실성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소재는 아이들의 경험의 범주와 동떨어지지 않는 것일수록 좋지요. 그럴 때 아이들은 소재를 능통하게 다룰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이 능통하지 않은 세계를 다루게 되면 참여자들이 주도성을 잃고 이끔이에게 많은 부담이 되는 작업이 될 위험이 있습니다.
연극 만들기의 매 단계마다 그 단계에 능통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활동을 고안해야 합니다. 정답이나 결론을 이끔이가 성급하게 제시하기 보다는 적절한 극적 활동을 체험함으로써 참여자들의 내부에 소재와 관련된 풍부한 의미와 감성들이 고이게 되면 작업 후반에 가서 참여자들이 주도력을 행사하는 기초가 됩니다.
참여자들을 주체로 세우는 것은 연극 만들기 작업의 또 하나의 목적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항상 피동적 수용자의 위치에서 생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힘을 발휘하고 과정을 조정해 나가는 주도력을 행사하는 체험은 자기 긍정성을 키우는 데 큰 의미가 있지요.즉 여행의 지도를 이끔이만 보고 있어서는 안되고 함께 둘러앉아 보고 나아갈 길을 결정하는 열린 작업방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점은 참여자들이 현재 임하고 있는 활동이 연극 만들기 작업의 어느 지점에 위치하며 왜 필요한 것인지, 다음 단계는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도록 참여자들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번거롭고 무의미하게 느껴질지라도 참여자들은 그 방식에 서서히 적응해 나가며 연극만들기 작업이 고비에 직면할 때 참다운 힘을 발휘하여 연극 만들기 작업에 창조적으로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참여자를 주체로 세우기 위해서는 자신의 이야기를 맘껏 할 수 있도록 하는 수용적 분위기가 중요합니다. 자기 표현을 맘껏하고 자기를 이해받는 분위기, 자기 표현이 하나의 성과물로 구체화되는 체험을 하는 것 자체가 참여자들에게는 하나의 충격적 사건이 됩니다.
작업의 결과를 선보이는 공연에 대한 압박감에서 자유로와져야 합니다. 이 압박감이 모든 것을 망칠 수 있습니다. 시간에 쫒기고 연극적 기술에 쫒기면 자발성을 끌어내기 위한 시도들이 모두 먼 길을 돌아가는 시간낭비로 느껴질 것입니다. 그 결과 이끔이가 대본을 쓰고 연기 시범을 보이는 등의 결과 중심적 관행을 되풀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실이 그러할지라도 매순간 여유로와지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참여자들의 특기, 즉 참여자들이 지닌 예술적, 성격적 자원을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크로바틱, 피아노 연주, 춤, 마술, 그리기, 만들기 등의 장기들은 연극적 표현을 위한 자원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청소하기, 차 대접하기, 기록하기등의 소소한 취미들도 최대한 인정하고 활용한다며 연극 만들기 작업을 활기 있게 만드는 좋은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참여자들이 좋아하는 연극적 활동을 극화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반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동들이 한 가지 놀이에 집착하는 데는 이유가 있듯이 이끔이가 제시한 연극게임과 엑서사이즈 중에서 참여자들이 특히 즐기는 것이 있다면 거기에는 무언가 이유가 있다고 할 것입니다. 그 활동이 작업중인 연극의 주제를 반영하고 있거나 참여자들의 억압된 부분을 해소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겠지요. 그러한 판단에 의거하여 연출자로써 이끔이는 연극의 주된 표현 양식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놀이가 작품의 형상화로 직접 전환될 수 있는 고리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연기지도를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이끔이가 시범을 보이는 방식은 되도록 피하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서툴지만 아이들다운 이해에 바탕한 자연스런 표현과 연기를 인정하고 더욱 끌어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4. 이번 워크샵의 목표
이상의 전제를 기초로 하되, 전문연극인들의 창작력을 기르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된 이번 워크샵의 목적을 설정해 본다면
첫째, 생활 상의 소재에서 출발해서 그 소재를 탐구해 들어감으로써 인식을 확장하는 공동창작의 방법을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둘째, 공동창작의 과정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매 단계마다 어떤 합의와 소통의 과정이 필요한지를 경험함으로써 연극만들기의 이끔이가 지녀야할 기술과 태도를 고민한다.
셋째, 연극게임, 엑서사이즈, 다양한 연극 관습들, 양식적 특성들을 어떻게 연극 만들기에 창조적으로 적용할 것인가를 체험하고 탐색해 본다.
넷째, 이러한 활동 속에서 이루어지는 즉흥연기를 즐긴다.
이 공동창작의 과정은 모든 예술창조의 작업이 그러하듯이 즉흥의 과정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정해진 교안대로 진행되기 보다는 작업이 직면하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해결점을 찾아가는 방식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아래의 교안은 하나의 안으로써의 의미만을 둘 수 있다는 점을 밝혀두고자 합니다.
Ⅱ. 연극 만들기 실행안 ; 공동창작을 중심으로
준비물 : 주최측 - 화이트 보드, 펜, CD plyer, 2절 혹은 4절 전지 20장, A4지 한묶음
참여자 - 색연필 혹은, 색싸이펜, 혹은 크레파스 중에서 한 셋트
각종 생활 소품들(못쓰는 천, 훌라후프, 신발, 전화기, 휴지, 노끈, 인 형, 부엌용품, 모자, 비닐, 공, 컵 등등 어떤 것이든 5개 이상 준비)
필기도구
스카치 테이프 한 개
스티커 한 장
다양한 악기들
<우리는 누구인가? 연극만들기란 무엇인가?>
①우리는 누구인가?
1. 스펙트럼 게임 :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면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공간의 가운데를 중심으로 예, 아니오에 따라 가장자리로 이동한다. 정도에 따라 중간지점에 위치할 수도 있다. 결과에 따라 궁금한 점을 서로 질문하면서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를 가진다.
2. 공간걷기 : 공간과 사람과 익숙해지기 위해서 공간을 고루 점하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움직이고 서로 반응하고 이끔이의 요구에 따라 조를 이루기도 하고 다양한 도형과 글씨와 조각을 만든다.
3. 조각 이어가기 : 2명이 한 조가 되어 즉흥적으로 신체조각을 만든다. 처음에는 즉흥적으로 행하다가 이 후 이끔이가 던지는 주제어에 따라 신체 조각을 만든다. 집중력과 몸의 감각을 일깨우고 상대에게 반응하면서 조화를 이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이다.
②공동창작으로 연극 만들기란 무엇인가?
모둠으로 나누어 진행한다.
1. 연극작업, 공동창작으로 연극 만들기에 대한 연상단어 돌아가면서 나누기
2. 3개의 정지장면 만들기 : 연극이 내게로 오던 날
나의 연극 인생
연극이란?
3.발표 : 발표하는 정지 조각에 제목 붙이기를 한다.
4.토의 : 정지 조각을 화제로 연극 만들기에 대한 경험과 과제, 희망, 수업의 목표에 대한 이야기 나누기
< 어디에서 출발할 것인가? 소재 탐구>
워밍업
①소재 탐구를 위한 브레인스토밍
조별로 전지를 2장씩 받는다.
1장에 최근 내 일기장에 있음직한 문장 쓰기
1장에 2003년에서 2004년까지 뉴스거리 쓰기
쓰여진 것 공유하기
②소재에 대한 아이디어 모으기와 공통 범주 찾기
희망하는 소재를 무작위로 이야기하기
나온 소재들을 아우르는 범주를 포착하기 *확산의 작업
범주에 대한 연상단어를 전지에 기록하기 -
이 기록을 분류하기-이미지, 소리, 주제, 사건, 배경등
③공통 범주에 대한 내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
1.조각 덧붙이기
이미지 조각, 구체적인 인물과 사건이 포함된 조각을 만들고 그에 대한 토의
2. 소리 오케스트라 만들기
3. 소품을 결합하여 은유적 이미지 만들기
4. 자신과 이 범주가 결부되는 사건이나 자기 체험과 관련된 대사 한마디씩을 돌아가면서 나누기
④리서치 준비
소재를 아우른 범주를 구체화시키는 영역을 나눠서 리서치 역할을 정한다. 기사, 그림, 시, 노래, 사진, 인터뷰 등이 포함될 수 있다.
< 상황과 사건 찾기>
워밍업
①에피소드 찾기
모듬별로 자신의 체험 속에서, 혹은 들은 이야기 속에서 소재와 관련된 사건을 나눈다.
그 중 가장 적합한 것을 선택하거나 종합하여 장면을 만든다. 이 때 이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소리, 대사, 몸짓, 소품이나 배경을 하나씩 생각해서 강조할 방법을 생각해 본다. 정지, 반복, 포커스 주기 등...
장면으로 만들 때, 뮤지컬, 신파, 낭송극 슬랩스틱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발표하도록 한다.
②장면 발표하기
모듬별로 발표하면 그 것에 관해 토의하면서 연극적으로 어떤 점이 좋았는지, 소재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지를 이야기 한다.
③리서치 발표하기
조사해온 내용을 발표하는 데 이 때 발표는 장면으로 한다. 리서치 내용 속의 독백, 장면, 소리, 움직임, 뉴스보도, 쑈 등의 다양한 방식을 채택한다.
④연극의 구성 방식 결정, 핵심 사건 정하기.
지금까지의 에피소드 장면, 리서치 장면을 돌아보면서 하나의 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 구조로 갈 것인가, 여러 가지 장면을 가지고 에피소드 식으로 갈 것인가를 결정한다. 이 때, 30명이라는 작업 인원을 어떻게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하는 작업 조건에 대한 고려도 함께 하면서 결정한다.
< 핵심 의문문을 통한 사건 탐구>
①극적 상황을 정리하기.
현실적 핵심 에피소드의 사건을 연극적 세계로 전환하기 위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 성별, 나이, 인물들 간의 관계, 사건의 배경등을 새롭게 정리한다. 중심이 되는 장면을 다시 만들어 발표
②핵심 의문문 정하기
발표를 보고 그 장면에서 의문점이 될 만한 것들을 모둠별로 의견을 교환하고 하나씩 정리한다. 발표를 하고 토의를 해서 연극적인 탐구 가치가 있는 질문을 결정한다. 커다랗게 써서 붙인다.
③극중 인물과 만나기
핵심 의문문과 관련이 깊은 극중 인물을 빈의자, 혹은 핫시팅 기법을 통해 인터뷰한다. 이때 극중 인물은 참여자 중에서 자원자가 지원한다. 지원자가 의자에 앉으면 다른 참여자들이 핵심 의문문과 관련된 궁금한 질문을 던진다. 여러 사람이 번갈아 하고 난 뒤 가장 적절한 대답을 골라 상황을 합의한다.
④앞, 뒤 장면 만들기
핵심 사건의 앞, 뒤 장면을 모둠별로 만들어 발표한다. 토의를 통해 좋은 점, 부족한 점 등을 이야기 한다.
< 사건 전개를 위한 핵심 갈등 탐구하기, 구성하기>
①더 필요한 장면 구축하기
핵심의문문을 드러내는데 더 필요한 장면들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모둠별로 장면을 만들어 발표한다.
②핵심 갈등 탐구
연극 만들기에서 부딪히게 되는 핵심 갈등과 그 갈등을 전개 하는 방식에 대해서 고민한다.
*극적 갈등 탐구: 핵심 인물 사이의 갈등일 경우 '포럼 씨어터' 기법이나 '역할 바꾸기', '순 간 포착'의 기법이 활용될 수 있다. 더 심각한 경우 '모의 상황' 드라마를 경험할 수 있다.
*갈등의 당사자의 내면 탐구 : 편지쓰기, 시쓰기, 내면의 소리 등의 기법을 활용한다.
③구성하기
1.이끔이는 칠판에 지금까지 소재와 관련되어 이루어졌던 모든 활동들을 정리한다.
이때, 사건 장면, 이미지 장면, 연극 게임등으로 분류하여 기록한다. 그 활동들이 구성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의견을 나눈다.
2.참여자들은 조별로 A4지와 색연필, 싸인펜, 크레파스 등을 가지고 둘러 앉아 칠판에 기록된 활동들을 각 각 한 장에다 제목을 적고 그림을 그린다. 그 종이를 바닥에 배열하면서 플롯을 구성한다. 이 때 중요한 점은 핵심의문문을 드러내기 위한 가장 적합한 플롯을 찾는 것이다. 또한 연극적 호흡과 리듬, 장면의 강, 약, 장, 단도 고려하고 관객의 정서 상태도 고려할 것을 충고한다.
3.모둠별로 배열한 플롯을 돌아가면서 살펴보고 모둠별 차이점과 공통점, 장점과 단점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후 적절히 통합하면서 최선의 플롯을 찾아 다시 배열한다.
4. 이 플롯 지도를 벽에 붙인다.
< 연극적 요소 결정하기, 리허설, 워크샵 평가 >
①연극적 요소 결정하기
이끔이는 위에서 결정한 플롯을 연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있어 다양한 가능성을 설명한다. 무대, 음악, 소품, 의상, 가면 등등. 이 요소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토론한다. 그 결과 무대(원형무대, 액자 무대, 돌출무대 등)를 결정하고 그림을 그려 등, 퇴장 방법을 인지시킨다. 의상과 소품 사용을 어디까지 할 것인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무대 배경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장면 전환은 어떻게 할 것인가를 현실적 상황에 비추어 적절한 선택을 한다.
②캐스팅
지금까지 작업한 방식이 가장 잘 수렴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고, 역할을 분담한다.
③리허설
역할 분담에 의해 장면을 연습한다. 이 때 장면의 성격에 비추어 어떤 표현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적절할지를 결정한다. 조각극, 낭송극, 뮤지컬, 신파, 마임, 가면극 등등...
음악의 사용은 어떻게 할 것이며 효과적인 등, 퇴장을 위한 방법등을 결정한다.
모든 연극적 요소들이 최대한 효율적으로 결합하여 가장 적절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한다.
이 때 연기시범을 보이는 일은 삼간다. 오히려 참여자들에 많은 질문을 던짐으로써 스스로 표현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끈다.
④준비물 점검,
의상, 소품, 음악 등의 준비물을 최종 점검하고, 역할을 정한다. 필요하다면 대본을 정리할 수 있다. 각 장면별로 대본을 정리하도록 지도한다.
⑤워크샵 평가
이번 워크샵의 목표는 달성 되었는가? 각 목표 당 평가서를 작성하고 이야기 한다.
이번 과정에서 인상적인 점, 어려웠던 점, 흥미로왔던 점을 이야기 한다.
소속 극단에서의 작업에 어떻게 전환될 수 있을지 가능성과 한계를 이야기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