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안동지방 종택 문화체험을 마치고

[鶴軒 이 연]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지방의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한 입장에서

이 번 여행이 유익하고 보람된 여행이었다는 점에 참가자 일동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 같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지난 여정을 정리하고 나름대로 느낀 소감을 기술하려고 한다.

 이번 여행의 주목적은 안동의 이름난 종택을 방문하여 一泊을 하는 문화체험을 통하여

종손들과 만나 그분들의 안내와 설명을 듣고 전통 유교문화의 진수를 확인하려고 한 것이다.

 먼저 퇴계종택을 방문하여 16대 종손 이근필(李根必 79세)씨로 부터 자상한 설명을 들었고 

농암종택 방문하여 17대 종손 이성원 (나이 ?), 학봉종택에서 종손 김종길(金鐘吉 70세),

예안파 광산김씨 종택에선 종손 김준식(73세)과의 대면 등, 종손들과 만남의 장을 마련하였다. 

   먼저 도산서원에 이어 방문한 퇴계종택에서 16대 종손 이근필님과의 만남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연세도 높은 분이라 설마 직접 나오시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아 선물도 따로 준비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나오셔서 먼저 인사를 하시고 종택에 관한 여러가지 자세한 설명을 하셨고 시종 겸손한 태도를

흐트리지 않으며 15대 종손 故 李東恩翁이 타계하시기 1년 전 100세 때 쓰신 퇴계선생의 修身十訓과

친필 휘호 몇 점씩을 내방객에게 나누어 주시는 모습에서 퇴계선생을 뵙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이근필 종손은 사범학교를 나와 국민학교 교사를 자청하여 오랜 교사생활을 하다가

           도산초등학교의 교장으로 정년 퇴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근필님의 선친 15대 종손 이동은翁은 작년 12월 23일 101세를 일기로 타계하셨는데

        생시에 퇴계사상의 선양을 위해 많은 활동을 하시고 큰 업적을 남긴 분으로 알려져 있다.

          2009년 12월 27일 15대 종손 이동은옹의 발인때 사진. 앞줄에 선 상주 ㅡ오른 쪽이 이근필,

          왼쪽이 셋째 사위 김종길 (그는 학봉종택의 15대 종손이다)

                           사진 - 가운데 앉으신 분이 15대 종손 이동은옹, 왼쪽이 16대 종손 이근필, 

                       오른 편 젊은 분이 17대 종손 이치억, 안고 있는 어린이가 18대 종손 이석이다.

            다음으로 방문한 농암종택에는 농암 이현보선생의 17대 종손 이성원씨가 맞아주었다.  

  

  종손 이성원씨는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학과를 졸업, 한국한문학을 전공하여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한때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다가 안동대학교 강사, 국학진흥원의 책임연구원, 도산서원선비문화수련원

 강사, 고택문화회부회장, 청량산문화연구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종손의 주임무는 봉제사(奉祭祀) 접빈객(接賓客)으로 알고 있는데, 접객 태도에 있어서는 각 종택의

종손 마다 다소 차이가 있음을 이 곳의 종손을 통하여 알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행히 대구 박약회 회장 이유용 동문이 동행하여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저녁 무렵에야 당도한 학봉종택에선 15대 종손인 김종길씨가 나와 반가이 맞아주며 사당으로

 먼저 안내하여 자세한 설명을 해주었고 다과까지 정성스럽게 준비하여 방문객을 대접하였다.

 

 

 박약회 부회장인 그는 고대 상대를 거쳐 ROTC 1기 경리장교로 임관했고 예편후에는

금성사, 나래이동통신 사장, 삼보컴퓨터 부회장 등을 역입했다. 심우영 전 총무처장관과는

60년 지기 사이라고 밝힌 그는 소탈하고 친근감 넘치는 태도로 방문객을 접해 호감을 느끼게 했다.

 

 

 

   

   

   이 날 저녁 일행은 군자마을 광산 김씨 종택에서 1박을 하였다. 전통 한옥에서 자보기는 오랜만이라

  은근히 잠자리 걱정을 하였으나 다음 날 아침에 기상한 동문들의 표정은 한결 같이 밝았다.

  약간 외풍이 있기는 했지만 뜨끈드끈한 온돌 바닥에서 올리온 온기로 허리 통증이 말끔히 가셨다는

  동문을 비롯하여 상쾌하고 가뿐한 기분으로 모두들 하루를 맞을 수 있어 한옥의 장점을 실감했다.

   정성껏 차려준 아침 상을 거뜬히 비우자 곧 후조당 종손인 김준식씨가 찾아와 인사를 했다.

    

김준식 종손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동문화원장을 지낸 분으로 인사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양반다운 풍취를 풍겼다. 광산 김씨 양반인 줄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이 날 같이 一草 김당구 동문의 얼굴에 화기가 도는 모습을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안동의 종택을 돌며 종손들을 만나본 소감은 한마디로 '500년 종가, 영남문화의 품격'이란

 케치 프레이즈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종가는 우리 전통문화의 줄기가 됐으며,

전통문화를 지키는 보루 역할을 하고 있어 19세기 이후부터 진행된 서양문화의 도입에도

 영남의 종가는 그 명맥을 유지하면서 우리의 고유한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2010. 4. 21. 鶴軒  記)

[임종홍]

이번 문화 체험탐방에 함께 참여 하지를 못해서 가슴 한 구석 못내 아쉬움으로 가득 했는데 학헌기를 읽고서 아쉬움이 그나마 줄어던 같으니 다음 기회는 빠지지 않도록 노력 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