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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양정은
원래 옛날 용왕제를 지내던 용왕사(龍王祠)가 있던 자리다. 이곳 웅포는 해마다 음력 정월 대보름이면 용왕제를 지낸다. 이 일대 9개 마을사람들은 용왕제를 통해 진포대첩(고려 우왕 6년) 당시 희생된 수중고혼을 위로하고 고깃배와 상선의 안전운항, 풍어 등을 빌었다. ▣ 용왕사는
고려말 왜구침입을 격퇴하느라 진포대첩 때 수장된 장병들을 기리던 곳이며 400여년 전 건축돼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지난 1945년 남아 있던 덕양정이 태풍에 무너졌다. 40년 가까이 빈터로 쓸쓸히 남아있다 1982년 2층 시멘트 정자로 재건된 뒤 곰개나루 관광지 조성사업 일환으로 지난해 지금의 나무정자 형태로 새 단장했다. ▣ 곰개라는
지명이 곰이 금강물을 마시는 듯한 포구의 지형 때문에 붙여졌으니 덕양정이 자리한 언덕은 물을 마시기 위해 내민 곰의 머리에 해당하는 셈이다. 금강 하구둑이 조성돼지 않았던 20년 전까지만 해도 곰개나루는 배가 이곳을 거쳐 충남 강경까지 드나드는 꽤나 큰 포구였지만 요즘은 썰렁한 쪽배 몇 대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 호젓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금강변에 펼쳐진 가을 갈대밭과 겨울 철새 등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덕양정 뒤편에서 금강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함라산의 넉넉한 산세도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다.
현재 익산시는 지난 1930년대의 5대 포구중 하나였던 금강변을 무대로 한 웅포면 곰개나루 지역 일원에 관광지를 조성, 왕궁 백제궁터를 비롯 금마 미륵사지, 웅포 골프장과 곰개나루터를 연개한 관광밸트를 조성했다. 현재는 웅포면 웅포리 일원에 자리잡은 금강변 곰개나루는 면적 2만평에 잔디 피크닉 광장, 야외 공연장, 전망대, 주차장, 덕양정, 조경 시설물, 조경수 식재, 진입도로, 전기·통신시설, 관리 사무소 등이 들어서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화약을 가지고 왜구를 소탕시킨 진포해전이 있었던 곳이다. 곰개나루터는 익산시 웅포로 건너가는 금강변 포구로 고려 말 우왕6년(1380년) 왜구가 군선 500척을 이끌고 금강을 거슬러 와서 진포 앞 바다에 진을 쳤다. 화포의 명수인 최무선 장군에게 화포격멸 할 것을 명한다. 진포에 왜구가 나타나자 최무선은 부원수로 하여금 금강하류 장암포에 진을 치게 했다. 왜구들은 서서히 노략질을 하기 위하여 육지로 올라올 때 최무선 장군은 수군으로 하여금 서서히 금강을 거슬러 올라오게 하고 결사대 수십명을 인솔하고는 해안가로 바싹 거슬러 올라와 야음을 이용하여 일제히 포격을 가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는 화약의 불꽃은 적선에 명중하여 왜구의 군선은 하나도 남김없이 섬멸되는 대승을 거두었다. 때 마침 금강을 거슬러 올라오던 우리 수군은 뗏목을 타고 도망치는 왜구를 한명도 남김없이 소탕하여 모두 전멸 시킨 해전이 진포해전으로 지금의 곰개나루터인 금강변이다. 웅포는 1972년까지만 해도 포구역할을 했으나 군산항의 발달로 인해 1973년 폐항됐다. 이제는 더 이상 과거 북적거렸던 금강의 큰 포구가 아닌 단순히 철새와 낙조를 구경하려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로 남아 있다. 웅포 곰개나루에 잠시 머물러 있노라니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강바람과 금강의 풍경을 즐기려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오갔다. 고깃배가 드나들고 떠 있어야 할 금강에는 보트 한 척만이 외로이 떠 있다.
10월의 이른 아침 금강과 덕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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