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車 수출 20년만에 100배 성장
휴대전화·헌옷, 亞·아프리카서 인기
새것에 밀려 푸대접을 받고 있는 중고 물품이 어려운 경기 속에 빛을 발하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신차 판매량이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가운데 중고차 수출은 전년대비 50%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중고차수출단지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까지 통관기준으로 전년대비 43.5% 성장한 29만3630대를 수출했다. 이는 1992년 3000대 수출을 시작한 이후 불과 20년 만에 100배 성장을 이룬 것이다.
특히 올해는 중고차의 1/3을 수입하는 요르단에서 연식제한조치로 수출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내전을 끝낸 리비아에서 중고차의 수요가 크게 늘어났고, 러시아로 수출은 사상 최대인 3만대를 기록했다. 또 그동안 수입이 금지됐던 미얀마 등에서 수입제한조치를 해제하면서 연말에는 36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중고자동차 수출조합 주진국 과장은 “한국 중고차는 품질과 디자인이 좋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수출이 지속적으로 늘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고 휴대전화도 훼손된 외관을 손보고 부품을 바꾸면서 수출효자 상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중고 휴대전화는 제품 상태에 따라 10~50만원에 시중에서 유통되고 있다. 이렇게 수집된 제품은 중국, 베트남 등 해외로 한 해 최소 500만대가 수출된다.
중고 휴대전화의 수출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우리나라의 휴대전화 교체주기가 세계적으로 빠르기 때문이다. KT에 따르면 각국 평균 휴대전화 교체주기는 미국 21.7개월, 한국 26.7개월, 일본 46.3개월, 핀란드 74.5개월으로 나타났다. 이런 잦은 휴대전화 교체로 지난한해 약 2280만대의 중고 휴대전화가 발생했다.
최근 주택가 골목에선 헌옷 수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수거된 헌옷은 선별작업을 거친 뒤, 압축 포장해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에만 3억 달러치가 수출됐다.
또 헌옷은 1kg당 500~600원에 거래되고 있어 같은 무게의 고철(350~400원)보다 높은 가격을 받고 있다.
의류수거업체 관계자는 “한국 사람들은 유행에 민감해 조금만 유행이 바뀌어도 입던 옷을 버려 옷의 상태가 좋아 해외에서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한편 25년간 우리나라 철길을 누볐던 퇴역 기관차도 수출로 제2의 생을 열었다. 디젤 기관차는 정상운행에 문제가 없도록 수리해 올해에만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에 수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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