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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7일 드디어 대망의 요세미티로 가게 되었습니다.
어려서 처음 바위를 배우며 항상 들어오던 요세미티 ..
런닝화를 신고 바위하면서 이것이 요세미티 스타일이라고 우기던 그때 그 시절 ...ㅋ
도선사 주차장에서 바로 올라가면 처음 나오는 약수터 . 그리고 그 옆의 우이산장.
그리고 그 바로 아래에 큰 바윗덩어리가 있었는데 항상 올라가다 내려가다 물한잔하고 쉬면서
달라붙던 그곳을 요세미티라고 불렀었습니다. (왠지는 모르지만 .ㅋ)
그리고 마침내 삼십년이 다되가는 지금 진짜 요세미티를 가보게 되었습니다.
알고보니까 밴쿠버에서 그리 멀지도 않은곳입니다. 차로 17시간 .. 그랜드 티톤보다 가까운 거리인것 같습니다.
그런데 혼자 오느라고 저렴한 비행기를 골라 갈아타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전철을 타고 가로질러서
변두리 도시 끝자락에서 Amtrek 기차로 갈아타고 .. Merced 까지 ... 새벽 5시부터 설쳐서
저녁 9시가 다되서 Merced 에 도착.. (다음에 올때는 반드시 차로 올 생각입니다. ^^;)
그리고 그곳에 마중나온 한주 ..
짜잔!
반갑다 이게 몇년만이냐 인사 몇마디하고 요세미티 밸리로 고고씽
대략 2시간정도 밤길을 달려올라가서 한밤중에 만난 반가운얼굴들..
80년대에 마지막으로 뵌 정렬이형 십여년전에 마지막으로 뵌 충근이형 90년 제대하고 토왕폭에서 술마시고
같이 뻗은것이 마지막이였던 규화형! ^^; 96년 처음만난 쌍방울 전산실에 근무하던 수영이.
그리고 처음 만난 인천암벽팀의 상규형 옥도. 그리고 미우나 고우나 한주 ....
모두들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0^
너무나 반갑기에 어색하기까지 한 그 순간순간들...
일주일이 지나 요세미티를 떠난 지금 벌써 그 순간순간이 그리워 집니다.
아무튼 9월 7일 밤에 도착해서 9월 15일 다시 비행기를 탈 때까지 주어진 시간은 딱 7일.
첫번째 임무는 이번 등반에서 파트너가 된 한주의 실력을 두눈으로 확인하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향한곳이 센트럴 필라. 요세미티의 전형적인 짠 5.9 크랙이라는곳.
먼저 인천암벽팀을 이끌고 올라가시는 충근이형팀.
사람들이 밀려서 기다리는동안 저는 한주와 함께 옆에 있는 뭔지모를 5.7 무명크랙에서 몸을 풀기로
하고 드디어 한주가 선등을 보여주기로 ...
그런데 ... 캠이 없고 같이할 파트너가 없어서 trad 선등은 처음이라고 ... @.@;;
(아뿔사... 내가 진정 물먹은것인가 .... ㅡ.ㅡ )
잠시 멘붕.. 그러나 인공암장에서는 날라다닌다는 말을 듣고 한주를 믿기로하고
제가 누굽니까? 코끼리도 선등을 할수있게 하는 로프메이트 ..ㅋㅋ
한주 과감히 스타트 그리고 침착하게 5.7을 클리어..
다음은 저희가 센트럴 필라에 붙을 차례
제가 먼저 첫피치(5.9)를 끊고 .. 역시 소문대로 짠 크랙에다가 발을 믿을수가 없어서 거의 완력에 의존해야만 했습니다.
두 피치 5.9부터는 한주가 선등을 ..
trad 선등을 시작한지 두시간도 안되지만 침착하게 두번째피치를 해치우고 말았습니다. @.@;
그래 내친김에 3번째 오버행 피치까지 클리어 !
한주 처음 하는 trad 선등이라 무서워서 그런지 캠을 있는대로 쑤셔박아서 회수불가능.
결국 2개는 센트럴 필라에 헌납하고 왔습니다. ( 얘들아 다음에 다시 올때까지 잘 있어다오..ㅜ.ㅜ)
장비다루는것은 좀 서툴고 비록 배는 나왔지만 밸런스 감각은 발군인듯합니다. ㅎㅎㅎ
가능성확인! 그렇다면 .. 속성반 풀 가동!
그렇게 하루를 마치고
월요일 오전에 잠시쉬고 오후에는 처치보울 일대에서 밤늦게 까지 인공등반 연습을 했습니다.
쥬마링서부터 에이드 후등. 홀링까지 모두 처음 연습하는 한주.. 아무래도 노즈코스는 포기해야 하지않을까 생각했습니다만
충근이형 그래도 가는데까지 가보라는 응원에 다음날 노즈코스에 붙기로하고 또 하루를 마감
화요일 .. 규화형이 말해주던 처음 네피치가 전체 코스에서 제일 어렵지만 그곳을 네시간안에 끊을수 있다면
2박3일안에 등반할수 있다고 하는말을 되내이며 느릿느릿 오후가 되서야 노즈로 출발.
진짜 큰 벽입니다.
계획은 네피치 오른뒤에
씨클렛지에 홀링백을 데포하고 내려와서 담날 새벽부터 시작한다 였습니다만...
왠걸 홀링백을 스타트지점까지 올리는데 2시간이상이 소요되고.. 첫피치 시작하고 중간쯤가고나니 비바람이 몰아치기
시작. 그냥 홀링백을 스타트 지점에 데포하고 내려왔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더위는 한풀죽고 자욱하던 연기는
많이 가라앉았습니다.
아무리생각해도 뭔가 어렵겠다고 생각했지만 좋은 경험이 될수 있다는 생각에.. 또 충근이형의 응원에 힘입어
수요일 새벽 노즈를 향해 다시 출발.
7시 반부터 첫피치를 스타트.
5.9 C2 의 루트였기에 에이드등반을 할수있는 제가 전체를 선등하였습니다.
소문대로 짠 C2 였습니다. 마이크로 너트 몇개가 구세주같은 순간이 몇차례있었습니다. 체감난이도 5.10 C3 !!
(특히 블랙다이아몬드 빨간거..) 나중에 레인저에게 들으니 많은 팀들이 처음 네피치에 질려서
등반을 포기하거나 다치거나 해서 포기한다고들 합니다.
따라오는 프랑스 젊은팀들에게 길을 양보하고 기다리다가 홀링하고 선등하고 홀링하고 선등하고
네피치를 끊은 순간이 오후 4시가넘고.. 홀링하고 장비 데포하고 오후 6시 ... 이래저래 하루를 다 잡아먹은 등반이였습니다.
여기서 교훈! 빅월은 일단 체력이 우선이다. 그리고 충분히 다져진 팀웍은 필수. 스피드를 향상시켜라.
그래서 결국은 씨클렛지에서 비박하고.. 여기까지 경험하고 다음날 하산하기로 결정.
아무튼 앨캐피탄은 오르자는 계획으로 하루 쉬고 이스트 버트레스 루트로 앨케피탄에 오르기로 하였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커피 한잔 ...
그리고 목요일 .. 하산후 캠프장으로 돌아가서 푸욱 쉬고
금요일 이스트 버트레스를 하루만에 끝내고 오자고 ...
푸욱쉬는 하루
금요일..
새벽 이스트 버트레스로 고고씽. 하루를 쉰 덕분인지 한주 기운만땅. (첫날보다 살 많이 내렸네..ㅋㅋ)
연습안하고 온 벌칙이라고.. 네가 책임지라고 한주에게 떠 넘기고는 저는 여유있게 후등을 때로는 쥬마링 때로는 프리.. ㅋㅋ
그런데 너무 여유부리다가 해가 벌써 지기 시작.
아무래도 trad 초보 한주에게 있어서 실력은 되지만 전체적인 로프처리 부터 프로세스를 연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고 루트파인딩에 걸리는 시간등이 전체적인 등반을 더디게 하고 말았던것입니다.
마음은 점점 급해지는데 급기야는 해가지기 시작해서 막판 크럭스 제가 로프를 넘겨받고 서둘러보았지만
3피치 남기고 그만 해가 지고말았습니다. ㅡ.ㅡ; 헤드랜턴을 빼어들고 등반 .. 10피치를 확실히 끊기만하면 나머지 5.8, 5.7은
쉽게 오를것이라 예상했지만 .. 더이상은 너무 어두워서 11피치 시작점까지 트레버스하는 루트를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결국은 10피치 완료지점 바로 밑의 테라스에서 비박.
애초에 당일 등반예상이였기에 물을 1인 3리터씩 지참하여 이제 남은물은 합쳐서 1리터가 채안되고 해서..
소변을 좀 받아놓을까도 생각했지만 까짓거 쉬운 3피치인데 후딱올라서 하산하면 되겠지 하고 말하면서도
내심 걱정이 되는 금요일밤.. 그것도 13일의 금요일 이였습니다.
여기서 교훈 ! 소변을 받아서 응급시 마시고 싶거든 짠 음식을 너무 섭취하지말것.
그리고 악몽의 토요일.
밤새 벽에붙어서 비상용 비박 커버 하나에 의지해서 뒤척거리다보니 따뜻한 햇빛이 그리워서 해가 뜨면 출발하기로 했습니다만
그것이 실수. 호기롭게 시작한 한주 시작하자마자 루트파인딩에 실패.. 잘못올라가서 다시 로워아웃하고 등등
한피치 끊는데 소요된 시간이 두시간이 넘고 햇빛은 뜨거워지고 .. 물은없고 .. *팔*팔 우여곡절끝에 간신히 정상에 올랐습니다.
갈증때문에 행동은 더뎌지고 그때부터 멘붕 직전. 물없는 고통에 차라리 뛰어 내리자는 생각까지 ㅋㅇ ㅜ.ㅜ
그런데 하늘이 도와서인지..(oh my god!) 하산중인 구세주를 만나서 간신히 목을 축이고
하강루트도 찾고 비몽사몽간에 하강에 하강을 .. 그리고 물을 찾아 하산..
요세미티가이드 팀을 만나서 그들이 주차장근처에 장비 데포한곳가지 따라가서 물을 얻어 마실수 있었습니다.
역시 빗겨가지않는 Sea to Sky 의 우여곡절 징크스 ...
그렇지만 한가지 얻은것이 있습니다. trad 선등 한번 제대로 한적없는 한주가 선등시작한지 몇일만에 앨케피탄을 오른것입니다.
그리고 이스트 버트레스 루트의 거의 대부분의 핏치를 선등으로 올랐습니다. 그것도 온사이트로 ..
오래전에 매겨진 난이도라서 5.9 만 하더라도 체감난이도 거의 5.10 + 급의 크랙들이였습니다.
최고 난이도 5.10b에서 한주는 그 특유의 불굴의 배짱(?) 으로 돌파. 침니와 아레뜨의 성질버리는 크랙들을
모두 침착하게 통과하였습니다. 흠이 있다면 너무 여유부려서 전체적으로 시간이 딜레이 되서
1박2일에 오르고 말았지만 아무튼 예비선수(?)한명 탄생했습니다. ㅎㅎㅎ 한주야 네가 자랑스럽다.
그리고 하산 캠프장에 돌아온것은 토요일 오후..
걱정하며 저희를 기다린 선 후배님들께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그런데도 저희를 위해 티본 스테이크까지 남겨 놓고 구워주신 정렬이형.. 저희 내려오면 태워주려고 걱정하며 왔다갔다 고생하신
충근이형 수영이, 그리고 상규형님 옥도. 모두에게 너무 너무 고맙습니다.
다음날 저는 하산해야 하기에 .. 정말 아쉽지만 그 즈음에서 마무리를 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저의 짧은 일주일간의 요세미티여행은 끝났습니다.
집에 돌아오니 팔꿈치 인대 다친것이 심해져서 당분간 등반은 쉬어야 할것 같습니다만
아직도 요세미티에서의 그 흥분은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꿈에 그리던 요세미티.. 그리고 거기서 만난 그리운 얼굴들..
이번 여행을 통해서 뭔가 어렴풋이 느껴지는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모임에서 어떻게 등반하느냐는것 등은 중요하지 않은것 같습니다.
지나간 우리의 인연들을 다시 만나 이렇게 반갑게 같이 로프를 묶을수 있다는 것들.
몇년전 불과 몇개월동안이지만 스콰미쉬와 록키를 함께 돌아다니며 우정을 나누었던
한주를 다시만나서 그때의 우정이 결코 그때만의 우정이 아니였다는 점을 확인하고
또 이렇게 뜨겁게 (?!화씨90도의 앨캡..ㅋ ) 산행을 같이 할수 있었다는것이 저에게는 정말 감격이였습니다.
비록 앨캡에 올랐을때 목마름에 허덕여서 찌질해질뻔 했지만..ㅋㅋㅋ
여기서 교훈 ! 아무리 목이 말라도 도토리는 절대 줏어먹지 말것. 입안이 그 떫음에 온통 뒤틀리는줄 알았음.
저는 2014년 다시 노즈에 도전할것입니다.
한주가 5년뒤에 와서 저를 모시고(?) 간다고는 했지만 도저히 기다릴수가 없네요.ㅋㅋㅋ
(한주야 5년뒤에는 살라테월 코스로 올라가자!)
저희 Sea to Sky 의 작은 모임 또한 역시 계속 될것입니다. 새로운 회원님들을 위한 시간적 할애는 예전만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뜻이 있는곳에 길이 있다고.. 누구나 함께하신다면 분명 많은것을 배우게 될것입니다.
그럼 다가오는 겨울을 위해..
Climb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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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ㅋㅋ 한주때문에 웃겨죽것다..
ㅋㅋㅋ 누님 등반 열심히. 하고 계시죵?
제 여친도 갖 시작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취미를 공유하는것만큼 좋은것도 없지.
난 항상 열심히 등반하지.. 그러나!!!!!!!실력이 항상 제자리 걸음이라 문제지.ㅋㅋㅋ
ㅋ 줄리엣님 열심히 안하는거 같은데...
재미 있게 잘 읽었습니다...
재작년에 시애틀 에서 차를 갖고 내려갔다 왔는데,,,아유 장난 아니더군요...힘들었습니다..ㅜㅜ
캠프4 퍼밑날짜 7일을 딱 채우고 왔는데,,엘캡은 구경만,,,또 가야죠.,,,,!!
멋진곳이였습니다. 생각보다 그리 멀지도 않고 이제 감도 좀 잡았고해서 시간될때마다 한번씩(아마도 일년에 한번..) 가서 한군데씩 끝낼.. 그런 계획입니다. ^^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여러모고 고생많으셨고 그만큼 뿌듯한 등반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쉬움이 있기에 또 도전할 수 있는 모습 응원합니다!
요세미티 중독성있는곳이다. 또 가고싶네.. 관객들도 있고.. 거지꼴로 셔틀버스에타서 이런저런 모험담(?ㅋ)을 들려주니 모든사람이 경청하며 환호하는 고런재미도 있고 ... ㅋㅋ.. 그런데 이젠 나도 가르치면서 고생고생 알파인이나 빅월 등반하는건 힘에 부치는구나.. 원치않던 비박에 삭신이 쑤시고.. 이제 큰등반은 선수들이랑 같이해야지.. ㅎㅎ 모두들 얼른 진짜선수들 되시게..
행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레타월이 어딘지는 모르것지만 준비하겠습니다ㅋ
빠른 쾌유 기원합니다!!
진짜냐? 시간 충분히 줬다. ㅋㅋ 살라테월은 노즈 바로 왼쪽 옆에 있는거고 그것도 클래식 50에 꼽히는 유명한 코스다. 난이도가 노즈보다 쬐금 더 쎄다고 하지만 문제 없을꺼다. 5년이나 뒤니까.. 그때는 문제는 나겠지.. 아마도 ... ㅋㅎ 여행 끝까지 건강하고 무사하게 마치도록 항상 조심하고.. 그런데 오밤중에 어디서들있는거길래 인터넷을 ...
어쨋든 짝짝짝 입니다. 무사히 갔다 왔으니 다행입니다.
ㅎㅎㅎ 올해 노즈를 다시 가려고했는데.. 슬레시를 끝내느라 노즈는 2015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