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안녕하시지요?
오늘 원주의 날씨를 알려드리자면, .....
따듯한 햇살,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지는 간지러운 바람....
마치 초여름같은 무더운 날씨가 하루종일 이어지고 있답니다.
어제도, 그제도, 춘천에 다녀왔는데, 저는 오늘도 춘천이 그립습니다. ㅎㅎ
참, 제가 무실초교 1학년 3반 학부모회 회장이 되었답니다.
교장선생님의 환영사를 들으며, 제가 너무 흥분을 했었나봅니다.
어떤 말씀에 흥분을 했느냐고요? 그대로 재현을 해 보겠습니다.
"고매하신 학부모님 여러분, 우리 학교는 160억을 들여서 지은 대단한 학교입니다. 여러분은 이 학교의 수준에 걸맞는(?) 기증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돈은 절대로 받지 않습니다. 학부모들이 돈을 걷는 것은 절대(!!) 안 됩니다. 그렇지만 기증을 괞~찬습니다. 기증을 해 주십시요."
순간, 강당은 웃음바다가 되었답니다.
저는 옆에 앉은 원주여성민우회 회원과 큰소리로 불만을 토로하고야 말았답니다.
아이구, 조용히 살고 싶었는데, 결국 정체성을 드러내고야(!) 말았습니다...엥.
갑자기 감투가 씌워지고 할 일이 많아졌습니다.
지난 몇일 동안 제가 한 일을 적어볼랍니다.
1. 학부모회 회의 주재
-저희집에서 간단한 다과를 하며 조용히 첫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회장 엄마가 밥을 사야한다는 전통은 간단히 깨졌습니다. 돈도 안들고 편안하게 회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집에 걸맞는 음식 기증은 받았습니다~ㅎㅎ 1학년 회장과 총무들의 모임은 식당에서 했는데요, 음식값은 각자가 부담했습니다. 얻어먹은 게 없으니 회의가 얼마나 자유롭게 진행이 되던지요.
2. 학급 청소문제
-1학기 동안만 매일 두분의 학부모가 지원을 해 주시되(한달에 한번 정도), 사회일을 하시는 분은 교실용품 기증으로 대신하기로 했습니다. 직업이 있는 한 어머님은 제 손을 꼬~옥 잡아주셨답니다. 청소를 못하는 대신 토요일 아이들의 간식을 넣어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2학기부터는 아이들이 직접 청소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한 학기에 4번 정도 청소하는 선에서 타협을 보았습니다.5반 중에서 3개반이 일단 합의를 본 사항입니다. 연대의 중요성을 알겠더라구요.)
3. 화분
-선생님이 교실에 화분이 있었으면 하셨습니다. 아이들의 건강문제도 그렇고 환경미화에도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이번 식목일을 이용하여 학부모들이 화초를 작은 화분이 하나씩 심어서 보내기로 했습니다(한 학부모님의 의견이 있었고 대다수가 찬성하였습니다). 자신이 가져온 화분은 아이들 스스로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다른 반에는 화원에서 날아온 멋진 화분들이 많이 있더군요. 하지만 우리반은 크기도 다양하고 각양각색의 화분이 아이들 수만큼 놓여있답니다. 너무 예쁘더라구요. 선생님도 아주 흡족해 하셨습니다.
이렇듯 회의에서 모든 사안을 결정하고, 의견이 분분한 사항은 투표로 결정했습니다. 그랬더니 한 분이 그러시네요. 저렇게 하면 아무나 회장해도 되겠다고. 당연하죠?
참, 한가지 한 일이 더 있네요. 인터넷에 1학년 3반 블로그를 만들었답니다. 지금은 매일 들려서 인사도 나누고 의견도 나누고 그런답니다. 더불어 휴대폰 문자 서비스도 한답니다. 이 일들은 능력있는 엄마들이 하나씩 나누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학부모 중에는 컴박사들이 많더군요.
건강한 학부모가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건강한 공교육을 만드는 힘이 아닐런지요.
오늘 블로그에 가 보니 다음 교실 청소때는 아빠들도 참여시키자는 주장도 있고, 1학년 3반 가족 단합대회를 가져보자는 의견도 나와 있는 중입니다.
아이가 1학년이면 부모도 1학년이라고들 하더군요. 입학하던 그 시절, 설레이던 그 마음처럼 저는 딸아이와 즐거운 학교생활을 함께 해 보렵니다. 여러분 화이팅 해주세요~~
첫댓글 하~~~~이 베짱이???? 잘 지내는구나.... 나 운전도 무지 잘?한다 시간 내서 함 원주가지... 전화 좀 하지???
건강하지? 원주로 드라~~이브 오렴. 치악산도 구경하고 황골에 올라가 맛있는 차 한잔 마시자꾸나....반갑다 친구야~~
작은 아이가 4학년..실은 아직 담임샘얼굴도 모르고..학교라는곳이 참으로 가벼운 맘으로 들락거리기가 쉽지않은데..베짱이님은 그러실수 있을꺼 같네요..화이딩하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