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 일찍 미스 뜨엉과 함께 달랏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엿볼 수 있는 달랏 중앙 시장을 방문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셋은 약속 시간에 맞춰 달랏 극장 앞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1월 23일, 수요일.. 오늘은 달랏에 머문지 나흘째 되는 날입니다.
그 동안 택시를 타고 달랏시를 다녀본 기억을 더듬어 오늘은 과감히 약속 장소를 정해 우리가 직접 미스 뜨엉을 만나 보기로 했습니다. 여행하는 동안 매일 아침 마이드림호텔로 이선생님과 미스 뜨엉이 우리를 만나러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특별하게 우리가 미스 뜨엉을 찾아 달랏 중앙시장으로 함께 가보기로 했습니다. 색다른 아침을 맞은 것 같아 시작부터 힘찬 기운이 돕니다.
이 곳 사람들은 대부분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을 합니다. 미스 뜨엉도 늘 이동을 할 때는 오토바이를 이용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스 뜨엉은 이선생님과 함께 우리들의 여행에 동행하시느라 며칠 동안 걷고 또 걸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여행하는 동안 우리는 내심... 미스뜨엉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혹시 너무 무리하지 않았나 늘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미스뜨엉이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고 했습니다. 마음이 놓이고, 또 한편으로는 미스뜨엉의 자전거 탄 모습이 많이 궁금했습니다.
"짜 - 잔!"
"반짝 반짝" 오토바이를 탄 미스뜨엉의 모습을 처음 봅니다. 새하얀 오토바이가 미스뜨엉을 더욱 돋보이게 합니다.
정말 멋진 모습입니다. 얼마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곳에는 오토바이로 투어를 즐기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지금 미스뜨엉의 모습과 아주 비슷합니다. 제주도의 20대와 달랏의 50대는 자신이 가고싶은 곳이 어디든 갈 수 있는 자유를 가진 맑은 영혼들입니다.
달랏시장 입구의 모습입니다. 달랏 중앙 시장은 프랑스 지배 당시 대통령궁을 설계한 사람이 이곳을 설계했다고 합니다. 100년이 넘는 건축물들이 아직도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달랏 중앙시장은 모든 상권의 중심지로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합니다. 이곳에는 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그리고 주변의 플라워 가든에서 막 가져온 예쁜 꽃들이 모이는 장소입니다. 또한 소수민족을 만날 수 도 있습니다. 달라 주변 산악의 소수민족들이 수공예품과 그릇 등을 팔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시장입구에 들어서자 우리의 눈에 가장 띈 것은 바로 찐고구마 였습니다.
이선생님께서 달랏 시장에서 꼭 먹어보아야 할 음식으로 3가지를 주셨습니다.
첫번째는 산딸기, 두번째는 옥수수, 세번째는 고구마였습니다.
"고구마 한 개에 얼마에요? 고구마 4개 주세요~" 라고 물었더니-
아주머니께서는 말없이 봉지에 고구마 4개를 담은 후, 뒤로 돌아 저울앞으로 가시더니 무게를 재었습니다.
정확하게 확인 할 수 없었지만, 우리는 고구마 1개당 5000동(2백50원)을 주고 속이 노랗고 달콤한 고구마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시장 구경을 하면서 각자 고구마를 맛보기 위해서 4개의 봉지에고구마 4개를 각각 담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봉투 1장도 그냥 주는 법은 없습니다.
즉, 공짜가 아닙니다. 봉투 1장당 그에 합당한 돈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이곳에는 식당에서 물을 먹어도, 물티슈를 사용해도 모두 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공짜는 없습니다.
그러니 시장에서 봉투값을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도.. 그리고 며칠동안 현지인들에게 그런 문화를 보고 배웠는데도...
아직도 이런 문화에 쉽게 적응이 되지 않습니다. 봉투값 1장에 얼마되지도 않지만.. 그냥 입이 쭉- 저는 자꾸 투덜투덜 거렸습니다.
하지만 달콤한 고구마가 툭- 튀어나온 입을 금방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주네요.
방금 전 이상했던 기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구마를 드디어 맛볼 수 있게 되었다는 기쁨에 다시 입이 웃음을 찾았습니다.
고구마 한 입.. 입에 넣고- 또 넣고 ㅎㅎ
달랏에는 꽃이 참 많습니다.
4일 동안 달랏 시내를 돌아보면서도 길거리며, 가든입구며, 집의 울타리며... 달랏 천지가 꽃에 묻혀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달랏 중앙 시장에도 꽃만 파는 거리가 길게 늘어진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달랏에서 꽃은 없어서는 안되는 존재입니다.
매년 12월 꽃 농장에서 생산된 꽃을 활용해서 1달 동안 꽃축제를 연다고 합니다.
아마 우리가 여행을 마치고 떠나고 난 다음에야 꽃 축제가 펼쳐지겠네요.
달랏에서 보는 꽃들은 비록 이름은 몰랐지만, 자연스레 꽃잎에 얼굴을 파묻히게 할 만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특히 노란 국화를 참 많이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아마도 베트남 사람들의 관습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구정이 오기 전 꽃을 선물하는 아름다운 풍습 덕분에 길거리에는 많지도 크지도 않은.. 소박하지만 활짝 핀
노란 국화를 들고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이 참 많이 보였습니다.
점점 사라지고 있는 구정의 풍습을 간직하며 서로 오가는 정을 흠뻑 나누며 사는 이들의 모습이 오랜시간 지속되길 바랍니다.
이번에는 길건너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습니다.
여러가지 과일과 야채들이 보입니다. 달랏 근교 산속에는 수많은 고산족들이 여러가지 형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달랏 중앙 시장은 그들에게는 생명의 줄인 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산 속에서 재배한 각종 농산물과 과일들을 가지고 몇 킬로씩 걸어 내려와 이곳에서 물건들을 팔고 자신들의 생계를 유지해 나가기 때문이지요.
가지런히 정리정돈되 딸기가 보입니다.
어제 랑비앙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본 고산 지대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모습을 보았는데... 시장에서 보니 더욱 반갑네요.
이곳은 아티소라는 식물입니다. 아티소는 베트남에서 차로 유명한 식물입니다. 아티소 잎, 아티소 꽃, 아티소 뿌리 모두 차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아티소를 먹으면 신진대사를 촉진 시켜 주어서 몸 속의 노폐물을 제거해주고, 다이어트에도 좋으며, 두통도 사라지게 할 뿐만 아니라, 숙면을 하는데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베트남에서 아티소는 정말 유명하다고 합니다. 특히 여자들에게 참 좋다고 하네요.
베트남 여자 미스뜨엉이 아티소의 효능에 대해서 한국 여자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채소를 담은 지게가 참 정겹습니다. 철사끈으로 바구니를 만들고 양쪽 어깨에 쉽게 매고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소수 민족들은 아직도 이렇게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담은 전통의 방식을 고수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오디쨈을 담근 모습니다. 우리는 호텔에서 매일 아침 조식으로 빵과 오디쨈을 먹습니다. 맛이 너무 상큼하고 달콤하여 어떻게 만든 것인가 궁금했는데, 시장 한 가운데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커다란 통에 오디와 설탕을 적당한 비율로 넣어 두고 숙성을 시키는 것 같았습니다.
달랏에서 볼 수 있는 싱싱한 과일과 야채입니다.
이 넓은 시장 바닥에 널리고 널린게 바로 이렇게 실~하게 생긴 채소와 과일들입니다.
우리 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가격이 아주 저렴합니다.
채소를 좋아하는 안선생님에게 베트남은 정말 제격인 곳입니다.
오디 입니다. 산모퉁이에서도 매년 볼 수 있는 오디라서 그런지 눈길이 계속 갑니다. 달랏에 있는 오디와 산모퉁이 오디는 모두 커다란 슈퍼오디입니다. 생김새가 매우 흡사하여, 베트남산인지- 산모퉁이산이지- 구분이 전혀 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바구니에 딸기를 맛스럽게 정리하고 있는 모습니다.
바쁘게 서두르지 않고- 사람들에게 소리지르며 물건을 사라고 마구 유혹하지도 않고
제자리에 앉아서 느긋하게 물건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모습이 고객으로서 고맙게 느껴집니다.
아티소와 배추... 몸에 좋은 아티소가 자꾸 마음에 끌립니다.
그래서 결국 아티소 차를 끓여 마시기 위에 아티소 잎과 뿌리, 꽃을 말린 것을 한 봉지 사서 챙겨왔습니다.
이곳은 주로 말린 과일들과 말린 채소들을 파는 곳입니다.
달랏 중앙 시장 곳곳에는 이런 곳들이 참 많고, 다양한 맛을 시식해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보통 말린 과일의 경우 1팩에 18000동(900원) 정도이고,
말린 채소(자색고구마, 호박 등)는 500g에 2만동(1천원)으로 아주 저렴합니다.
시장곳곳을 누비면 정말 볼것도 많고 살것도 많습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매일 시장에 들러 하루치 먹을 것을 장보고 간다고 합니다.
싱싱한 재료들을 저렴한 가격으로 매일 맛보는 것을 즐기는 그들이 부럽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것들을 몇가지 구입해서 가보기로 했습니다.
이 역시 꼭 구입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참기름, 통후추, 땅콩가루, 연밥 ...
베트남 참기름은 정말 믿을 만하고 품질이 우수해서 많은 나라에 수출한다고 합니다.
저기 아주머니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참기름이며 1병당 3만 5천동(1600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날 시장에서 우리들은 양손에 두 손 가득...
장을 보고 돌아왔습니다.
이 시간 이후에는 물건들을 구입하고 챙기느라 사진 찍을 겨를도 없었네요.
한 가득 채운 장바구니를 숙소에 비우고 다시 또 방문하고 싶은 달랏 중앙 시장...
한국에도 이렇게 즐겁게 장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신명나는 그 곳... 달랏 중앙 시장...
첫댓글 오늘은 지라가 글을 남겼네~~새롭고 신기한 과일 실컷 먹고 와~~미스 뜨엉 완전 멋쟁이다~~^^
안선모선생님께서 여행오기 전부터 천식때문에 몸이 않좋으셨는데. . . 매일밤 12시 넘어서까지 여행수기 쓰시고 천식약도 떨어지셔서 좀 쉬셔야 할 것 같아서 어제는 제가 썼습니다^^
미스 트응.....미스 뜨엉이 아니라...
여긴 너무... 깨끗하네요.
저는 재래시장을 밤에 가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럼 좀 다르거든요.
달랏 중앙 시장이 깔끔한거 같아요 ^^ 꽤넓고요~ 밤에는 호텔에 콕~ 박혀있느라ㅜㅜ 아쉽군요
곳곳에 재래시장이 있는데 10년 전과 많이 달라졌어요.^^ 많이 깨끗해졌다고나 할까, 아직 멀었지만...
미스 안 무리하셨군요..건강히 잘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미스 안. . . 풍짱버스에서 침대에 꽝~ 부딪히시더니 아무래도 심상치 않네요 ㅠㅠ 흑흑
일요일 달랏행 슬리핑 버스에서 쿵, 가슴을 부딪쳤는데 그게 내내 아프네요. 무사히 잘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