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의 십자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패배가 아니라 승리였다. 그리스도의 부활뿐만 아니라 그리스도의 십자가도 원수에 대한 승리를 의미한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을 때 세 가지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 사건들은 모두 그리스도의 승리를 뜻한다. 이에 대해 잘 설명한 강해 영상이 있는데(이문식, 출애굽기 12강 "르비딤에서" (출애굽기 17:1-16), CBS 성서학당, 2017년 7월 7일자 영상), 그 내용을 다듬고 보완하여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마 27:50-54, “50.예수께서 다시 크게 소리 지르시고 영혼이 떠나시니라 51.이에 성소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까지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며 바위가 터지고 52.무덤들이 열리며 자던 성도의 몸이 많이 일어나되 53.예수의 부활 후에 그들이 무덤에서 나와서 거룩한 성에 들어가 많은 사람에게 보이니라 54.백부장과 및 함께 예수를 지키던 자들이 지진과 그 일어난 일들을 보고 심히 두려워하여 이르되 이는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
첫째,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을 때, 성소의 휘장이 찢어졌다. 성소의 휘장은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가로막은 채 유대의 예루살렘 성전에서 권세를 부리고 있던 대제사장들의 종교권력을 상징한다. 당시 대제사장들이 종교권력을 장악한 이 성전 체제 아래에서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죄인으로 정죄 받았다. 이 가난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종교적으로도 소외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죄인으로 정죄 받던 가난한 사람들이 대제사장들을 통하지 않고 하나님께 직접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여시기 위해, 예수님은 십자가로 성소의 휘장을 찢으심으로써, 종교권력을 깨뜨리시고 승리하신 것이다.
둘째,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을 때, 로마의 백부장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했다. 당시 로마 제국에서 신의 아들은 바로 황제인 가이사였다. 로마의 대표적 동전인 데나리온에는 가이사의 형상이 그려져 있었고 가이사가 신의 아들이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신의 아들이라는 가이사의 칭호는 로마 제국에서 가장 강한 권세를 갖고 있던 가이사의 정치권력을 상징한다. 그리고 가이사를 신의 아들로 숭배하고 추종한 대표적인 집단이 바로 로마군이었다. 그런데 그 로마군 백부장의 입에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고백이 터져 나온 것이다. 예수님은 십자가로 가장 강한 정치권력을 깨뜨리시고 승리하신 것이다.
셋째,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을 때, 많은 성도가 무덤에서 부활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바로 죽음의 권세이다. 어떤 사람도 자신의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어떤 사람도 이미 죽은 자를 다시 살릴 수 없다. 요컨대 어떤 사람도 죽음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십자가로 이미 죽어있던 많은 성도를 부활시키셨다. 예수님은 십자가로 가장 강한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승리하신 것이다.
요컨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을 때, 성소의 휘장이 찢어졌고 로마군 백부장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고백했으며 많은 성도가 무덤에서 부활했는데, 이는 예수님이 십자가로 종교권력과 정치권력과 사망 권세를 모두 깨뜨리시고 승리하셨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사도 바울은 이렇게 표현했다.
골 2:15, “(하나님이: 인용자)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