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언론소비자주권행동의 사설 탐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해부해 볼 텍스트는 조선일보의 [사설] 괴담 수준 스타벅스 공격까지, 도 넘지 말아야입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이른바 '5.18 탱크데이' 이벤트 논란을 다루고 있죠. 글만 쓱 읽어보면, "아, 일부 네티즌들이 억지 음모론으로 불쌍한 기업을 괴롭히고, 정치권까지 나서서 린치를 가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기 딱 좋습니다. 글 참 매끄럽게 잘 썼습니다.
하지만, 우리 언소주 탐정들의 눈은 속일 수 없죠. 이 사설이 어떤 교묘한 방식으로 프레임을 짜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을 의도적으로 감추고 있는지 지금부터 현미경을 들이대 보겠습니다.
1. 현상과 본질: '가장 약한 고리'로 시민 전체를 매도하는 프레임 기술
이 사설이 말하는 껍데기, 즉 '현상'은 이렇습니다. "503mL 텀블러가 박근혜 전 대통령 수인번호라거나, 사이렌 로고가 세월호를 암시한다는 건 억지다." 네, 맞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떠도는 과도한 추측이나 억측,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본질이 정말 저 503mL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시민들이 분노한 진짜 이유는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하필 계엄군을 연상시키는 탱크(Tank)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기획했다'는 사실 그 자체입니다.
조선일보는 여기서 전형적인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분노(5.18에 탱크 이벤트라니!)는 슬쩍 뒤로 감추고, 대중 중 일부가 제기한 가장 극단적이고 과격한 음모론(503mL, 세월호 사이렌)만을 전면에 내세웁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스타벅스를 비판하는 시민들 전체를 '비이성적인 괴담 유포자'로 몰아가는 프레임을 짜는 겁니다. 본질을 가리기 위해 가장 자극적인 곁가지를 조명하는 언론의 흔한 기술이죠.
2. 논리적 허점: 반쪽짜리 사과문의 포장과 뜬금없는 정치화
이건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사설의 첫 문장을 보시죠. 조선일보는 정용진 회장이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들의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며 기업이 훌륭하게 반성한 것처럼 포장합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교묘하게 잘라낸 정 회장 사과문의 핵심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이라는 대목입니다. 1980년 5월, 국가 폭력에 의해 무고한 시민들이 희생된 5.18 민주화운동이 어떻게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는' 가치관의 문제입니까? 이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입니다. 대중이 이 사과문을 두고 "조건부 사과다", "진정성이 전혀 없다"며 분노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거든요. 그런데 언론이 나서서 오너의 '망언' 수준인 사과문을 진심 어린 반성으로 예쁘게 마사지해 준 겁니다.
게다가 신세계 측의 해명도 코미디입니다. "실무자도, 상급자도 4단계 결재를 거치며 문제의식을 못 느꼈으니 시스템의 문제"라고요? 합리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달력에 적힌 '5.18'과 '탱크'라는 단어의 조합을 4단계의 책임자들이 아무도 걸러내지 못했다는 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기업 내부에 역사적 감수성 자체가 완전히 거세되어 있다는 끔찍한 방증입니다.
사설의 마지막은 더 기가 막힙니다. 갑자기 "대통령 장관 여당이 전부 나서 일제 공격을 퍼부을 일도 아니었다"며 논리를 비약시킵니다. 기업의 역사 인식 부재와 소비자의 정당한 비판을 다루던 글이, 갑자기 '정부의 기업 탄압' 프레임으로 둔갑합니다. 사안을 정쟁으로 비화시켜 기업의 책임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너무 투명합니다.
3. 역사·사회적 맥락: 왜 대중은 유독 신세계에 엄격할까?
이 대목에서 우리는 맥락을 봐야 합니다. 왜 대중이 유독 이번 스타벅스의 실수에 '음모론'까지 제기하며 예민하게 반응했을까요?
정용진 회장의 과거 행보를 떠올려 보시죠. 과거 자신의 SNS에 '멸공'이라는 해시태그를 연달아 올리며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스스로 자초했던 오너입니다. 오너 스스로가 우편향적 정치 메시지를 즐겨 사용했던 '업보'가 있기 때문에, 그리고 이번 사과문에서조차 "각자의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만"이라는 선 넘는 발언을 했기 때문에 대중은 이를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다분히 의도적인 '개소리(Dog-whistling)'가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겁니다.
이 사안은 단순히 "텀블러 용량이 몇 밀리리터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광주 금남로를 짓밟았던 계엄군의 '탱크'가 우리 사회에 남긴 트라우마를 대기업이 얼마나 안일하게 취급했는지, 그리고 그 잘못을 사과하는 과정에서조차 역사를 얼마나 가볍게 대했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상식적인 분노입니다.
기득권과 대기업을 대변하는 조선일보의 시선에는 오직 "괴담에 시달리는 불쌍한 기업"만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 시민들의 상식적인 눈에는 "역사적 아픔을 상업적으로 오염시키고도, '생각의 차이' 운운하며 소비자를 음모론자로 매도하는 비겁함"이 보입니다.
언론은 힘 있는 자의 방패가 아니라, 상식의 저울이 되어야 합니다. 이상, 언소주 사설 탐정이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FEBRkUFra4&t=9s&pp=0gcJCSgLAYcqIYz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