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식의 의미
불교의례의 신앙적 요소와 민간신앙적 요소
불교의례의 구조는 불교신앙적 요소와 민간신앙적 요소의 이중구조로 되어 있다.
불교신앙적 요소란 불 법·승 삼보에 귀의하여 자신을 정화하고 정각을 얻으려는 수행의례로서 상단권공의례가 여기에 해당된다. 민간신앙적 요소란 일단 상단권공의례 이외의 신앙의례는 모두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단권공의례에도 민간신앙적 요소가 있고 기타의 신앙의례에서도 불교적 신앙요소가 내포되어 있어 이를 잘라 구분하기는 어렵다.
⑴ 민간신앙적 구조
신앙의 기능면에서 볼 때 크게 봉청·봉송의례와 정결의례·밀교신앙의례로 나누어진다.
봉청·봉송의례는 신앙의 대상 또는 영혼 등을 의식도량에 청하고 보내는 의례이다. 불교의식에 나오는 청사배송·시련·이운 등의 의례가 포함된다. 이와 같은 봉청의 신앙형태는 무속의 재의절차 가운데 넋청·가망청·넋보냄·배송굿 등과 성격이 같다고 할 수 있다. 원래 불교적 입장에서는 있고 없는 것, 가고 오는 것이 따로 없어 봉청·봉송의례가 있을 수 없는 것인데, 이는 무속신앙과의 습합에 의한 것이다.
정결의례·불정의례는 자신을 정화하고 환경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지는 신앙의례를 말한다. 예를 들면 관욕이나 개계 등의 의례에 있어 쇄수게·엄정게·걸수루를 외는 것과 신중작법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불교 원래의 수행법에서 보면 불보살에 예경하여 귀의하고 참회함에 의하여 자기 정화와 신앙의 정화를 가져올 수 있는데, 그 정화의 기능을 형상화함에 의하여 관욕의례·개계의례·신중작법 등을 형성하게 된 것이다.
정결의례를 민간신앙과 대비해 보면 재의에 있어 성적 상태에 들기 위하여 행하는 의식이다. 민간에서는 사예 등에 접했을 때 몸에 붙은 오성이나 속성을 제거하기 위하여 몸에 소금을 뿌리거나 동물의 피를 뿌리기도 한다. 이와 같은 신앙형태와 습합되어 불교의 관욕의례가 형성되는 한편 의식도량을 성화하기 위하여 무속의 부정거리와 유사한 것을 행하게 된다.
밀교신앙의례는 불교신앙의례의 기능을 신비화할 필요성에 의해서 대두된 것이다. 즉 불정의례에 있어 신묘장구대다라니 등의 제진언을 외우는 것이나, 헌공의례에 있어 공양진언 및 변식진언 등 사대주를 외우는 것, 봉청·봉송의례에 있어서의 봉청진언·봉송진언, 관욕의례에 있어 각종 진언을 외우는 것 등이다.
불교의례의 구성절차에서 보면 이들 진언 없이도 정연한 하나의 신앙체계를 이루게 된다. 이들 진언이 첨가됨에 따라 오히려 이중구조적 성격을 지니게 된다. 즉 신앙의 기능이 강조될 필요성이 있을 때 그 신앙의례를 신비화하기 위하여 게문에 이어 그에 따른 진언을 반드시 첨가하게 된다. 이는 무속에 있어 <가망공수>와 통하는 것으로 무속에서 <공수>란 무에게 신이 내려 무가신어를 발생하는 것을 가리키는데 진언은 곧 그와 같은 뜻을 지니는 것이다.
밀교의례란 그 자체가 불교수행법으로서의 뜻을 지니기는 하나 한국불교의례에 있어 밀교의례는 밀교의례 본연의 수행법이라기보다는 무속의 가망과 같은 신앙형태와 습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⑵ 불교신앙적 구조
불교신앙적 구조는 불교본연의 신앙의례와 일반 민간신앙적 요소가 불교의례에 수용되어 불교적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경우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불교의례는 자행과 타행의 두 부분으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오늘날의 사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타행의례이다.
타행의례는 다시 기원의례와 회향의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는데, 이것은 영혼천도의례의 구성절차를 통하여 살펴볼 수 있다. 영혼천도의례의 구성절차는 향등공양예경개계·참회·청법.계청·거불·유치청사·예찬·정례·헌공·발원·회향·축원 등으로 상단권공의 절차를 이룬다.
상단권공은 불보살단의 신앙의례로서 불연의 불교의례라 할 수 있으나 이를 다시 청법 이전과 청법 이후로 나누어 그 구성요소를 살펴보면, 양자는 각기 다른 구조를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법 이전은 자행의례의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대자의례의 기본요건이라 할 수 있는 향등공양·정례·찬불·참회·수경 등으로 자기 신앙의 개발과 심화를 기하고 있음에 반해, 청법 이후는 대자의례의 기본 위에 상단소유치청사·거불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기원과 회향의 모티프를 삽입함에 의해 타행의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교 본연의 신앙의례라 할 수 있는 것은 이상과 같은 자행의례를 말한다.
일반 민간신앙적 요소가 불교의례에 수용되어 불교적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기연은 불교의례의 타행화에서 찾을 수 있다. 본연의 불교의례로서의 자행의례가 타행의례화한다는 것은 불교의 민간신앙화를 기하게 되고, 다른 한편 일반민간신앙의 불교화를 기하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불교가 민간신앙화하는 형태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그 하나는 불교신앙 자체가 민간신앙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불교가 다른 민간신앙적 요소를 수용하여 민간신앙화하는 것이다. 앞의 것은 자행의례에 기원과 회향의 모티프를 삽입함에 기인한다고 하겠는데, 상단권공은 그 좋은 예가 된다. 뒤의 것은 불교가 민간신앙을 수용하여 그에 자행의례의 공덕을 회향하여 기원하는 형태라 하겠는데, 시왕단·칠성단·산신단·영단 등 각종 일반 민간신앙적 요소에 자행의례의 공덕을 회향하여 불교적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일반 민간신앙이 불교에 수용된다는 것은 회향을 기연으로 한 것이고, 그렇게 수용된 민간신앙은 독자적 존립의 기능을 잃고 불교와의 상관관계에서 비로소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불교 의식의례 예절의 기원
불교 의식의례의 기원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행과 깨달음 그리고 전법과 동시에 발생 불교 의식의례의 연원은 불교의 탄생, 즉 석가모니 부처님의 수행과 깨달음 그리고 전법의 시작과 더불어 발생하였다.
최초의 의례는 부처님을 진리, 즉 우주삼라만상의 법을 전하시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라 실천하겠다는 서원을 담은 삼귀의례( 귀의불, 귀의법, 귀의승 )와 불자로서 지켜야 할 계를 받는 수계의식의례 예절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동시에 법을 설해 주실것을 석가모니 부처님께 청하는 청법의식의례 예절과 법회의식의례 예절이 간단하면서도 아름다운 뜻을 담아 만들어지고 시행되었다.
이는 초전법륜이전 장자의 귀의에서부터 불교의식의례 예절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부처님께 귀의하여 출가수행의 길을 걷는 비구(스님), 비구니(스님) 대중들과 재가신도인 우바새(남성신도), 우바이(여성신도)에 대한 수행생활 규칙이 계와 율로 점점 늘어났던 것으로 볼 때, 대중법회와 수행대중을 위한 예절과 의례의식의 발달이 부처님당시부터 진행되었을 것으로 판단해 볼 수 있다.
또한 석가모니 부처님에 대한 당대의 여러나라의 왕과 귀족들과 장자(큰 부자)들의 초대법회, 초청법회가 성행하였으므로 왕실의 예법과 의식의례 예절이 법회의식의례처럼 법회에서 시행되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입멸(열반적정에 드신것을 의미함)하시고 불경결집과정속에서 본격적으로 불교 의식의례 예절이 구체화되었을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