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은 대부였다” 담배 밀수범 덮쳤더니 1600억대 필로폰이…
박주영 기자
입력 2023.02.21 17:24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구속기소한 밀수범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시가 1657억 원 상당의 태국산 필로폰. /연합뉴스
지난 1월10일 검찰 수사관들이 대구시 수성구 한 빌라를 덮쳤다. 수출용 담배 13만2300보루(51억원 상당)를 밀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총책 A(63)씨를 붙잡기 위해서 였다. 수사관들이 영장을 제시하고 들어간 빌라엔 A씨 혼자 있었다. 집 안은 아무런 가재도구 없이 텅 비어 있었다.
수사관들은 관련 증거를 찾기 위해 집 이곳 저곳을 뒤졌다.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았으나 안방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안방에는 뭐가 있죠?” A씨는 “문이 고장 났다”, “아무 것도 없다”는 등 애써 안방에는 들어가지 않으려 했다. 설득과 강제 끝에 안방 문을 열었다. “어! 이게 뭐야.”
방바닥엔 ‘하얀 가루’를 싼 작은 비닐봉지 100여 개가 널려 있었다. ‘하얀 가루’는 필로폰이었다. 또 선박 화물 수송 때 바닥 완충 및 포장용으로 쓰는 플라스틱 ‘팔레트’ 7개가 벽에 걸쳐져 있거나 바닥에 놓여 있었다. 이 팔레트 밑바닥 홈에도 필로폰을 담은 비닐봉지 200여 개가 숨겨져 있었다. 홈 안에 비닐봉지를 넣고 그 위를 본드를 바른 고무패드로 막았다.
검찰은 “담배 밀수사범을 잡으러 갔는데 필로폰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밀수는 대개 담배면 담배, 금괴면 금괴처럼 그들의 전문 분야의 품목만을 대상으로 하는데 A씨의 주전공 품목인 담배와 전혀 다른 필로폰이 대량으로 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검거한 시가 1657억 원 상당의 태국산 필로폰을 숨겨온 화물 수송용 받침대인 팔레트에서 필로폰을 꺼내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날 이 빌라에서 압수한 필로폰은 397개 봉지 약 50kg. 시가 1657억원 어치로 165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는 2021년 9월 404kg, 2018년 112kg에 이어 국내에서 적발된 필로폰 밀수량 중 역대 3번째다.
검찰에 따르면 요즘 밀수범들은 통상 담배나 금괴, 가전제품, 짝퉁 명품, 참깨 등 자신이 전문으로 하는 분야의 물품만을 대상으로 한다. 밀수특공대 등이 횡행하던 1960년대에는 ‘밀수왕’이라 불렸던 이정기 등과 같은 이들이 여러 품목을 일본 쓰시마 등에서 밀반입했지만 그 이후엔 전문 품목만을 대상으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밀수를 하려면 대상 물품을 현지에서 사서 선박 등 편으로 국내로 들여와 시중으로 빼내야 하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해당 품목별로 접촉 대상, 반입 경로와 방법 등이 확연히 다르다”며 “특히 필로폰은 현지 구매 등에서부터 더욱 은밀해 일반 밀수범들이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A씨 등은 필로폰을 국내로 밀수하면서 12L 짜리 스테인리스 쓰레기통을 수입하는 것처럼 위장한 뒤 이들 쓰레기통 포장 박스 밑에 놓인 팔레트에 필로폰을 숨기는 신종 수법을 썼다. 검찰은 “비닐 봉지에 싸 팔레트 바닥 홈에 숨긴 필로폰은 세관의 X레이 투시기 등에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특별수사팀은 21일 “총책 A씨 등 일당 3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2월 중순 태국에서 필로폰 50kg을 산 뒤 수입 쓰레기통 수송용 팔레트에 숨겨 부산항으로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부산지검 강력범죄수사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이 21일 오전 압수한 태국산 필로폰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주영 기자
부산지검 공공·국제범죄수사부(부장 임길섭)는 이에 앞서 지난 16일 배 선주·선장 등과 짜고 수출용 담배 13만2300보루(51억원 어치)를 해외로 수출하는 척 배에 싣고 공해로 나갔다가 다시 국내로 몰래 들여와 시중에 판 혐의 등으로 8명을 적발, 필로폰 밀수 총책과 같은 인물인 A(63)씨 등 2명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2021년 2월 담배 4만1300보루(시가 14억5000만원 상당)를 수출하겠다고 신고한 뒤 중국 칭다오 인근 공해까지 싣고 갔다가 그 배를 부산항으로 다시 입항하게 해 수출용 담배를 국내로 들여와 시중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2021년 6월 부산항에서 수출용으로 싣고 나간 담배 9만5000보루(시가 36억5000만원 상당)를 서해 공해 상에서 미리 약속한 어선에 5만3900보루를 옮겨 실어 전남 목포항으로 입항하게 하고 나머지 담배는 당초 선적한 배에 실은 채 부산항으로 되가져 온 혐의도 받고 있다.
부산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 박성민 부장은 “A씨는 국내 밀수업계에 ‘대부’로 이름난 인물”이라며 “태국 마약수사청과 현지 필로폰 구매 루트에 대해 공조 수사를 하는 한편 국내 마약 밀매 조직과의 연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영 기자
박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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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명이똥먹는홍근
2023.02.21 17:38:06
경찰과 검찰.......!!! 저런 범죄자들 사람 만들려고 애쓰지마소 !! 국민들이 내는 세금을 저놈들 잡아서 재워주고 밥먹여주는 것도 낭비외다. 저것들이 감옥 몇년 다녀오면 사람될 것 같소? 생각해 보시오. 저놈들이 필로폰을 돈벌기위해서 대한민국에 오염시켰을 때의 폐해를....따라서 필리핀처럼 본보기로 사약을 내려서 멸종 시키는게 현명한 것이라오. 솔직히, 저 마약 사범이나, 이재명, 문재인이나.....뭐가 다릅니까?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위법을 저지른 건 똑같은데...? 검사님들......이 나라의 애국자는 매일 매일 열심히 묵묵하게 자기일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오. 특히 여러가지 범죄에 연루된 놈들은 그냥 죽여도 무방하다고 생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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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rkdwjdrb
2023.02.21 17:50:35
그렇게 마약수사 방해하고 조직폭력배 우호하더니 민주당 큰일났네 민주당의 당자금 압수 당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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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명이똥먹는홍근
2023.02.21 17:51:55
" 세상에는 태어난 것 자체가 잘못된 놈들이 있다 !! " 누구라고 말은 못하겠고.....리준석,리재명,믄재이니,긴정숙,낀혜경, 빡홍근,낌남국,쩡청래,거민정, 춰미애, 으상호,숭영길,뻑지원,뤼해찬, 류승민, 욘미향,순혜원,항상혁,뽁성재, 쳐강욱,쪼민,쭈구기,민다혜,먼주뇽, 쯩성호, 륌종석,턱현민, 양위워녕,뻑주민, 쭁경태, OO이, 이믄정,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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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술퍼맨
2023.02.21 18:00:09
저 정도의 양을 밀수했으면 그만한 수요가 있다는 이야기 인데... 뭉가정권이 전 국민 뽕쟁이 만들어 부칸산 들여올려고 5년동안 마약사범 단속을 게을리 했기 때문인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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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2023.02.21 18:07:01
저 정도니 아직 들키지 않은 마약상들이 얼마나 많겠나? 버닝썬 바지 사장 승리도 겨우 1년만에 나오고.. 한국 마약 전파가 심각한 비상상황이다. 마약은 한 번 번지면 절대 과거로 못 돌아간다. 초기에 국가가 못 잡으면 지옥으로 변한다. 마약이 사회를 악마들로 바꾸고 멕시코처럼 되는거다. 이걸 종북좌파 문재인 정권이 방치한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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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
2023.02.21 18:36:01
밀수범들을 중국처럼 모두 사형시켜야 함. 나라의 암적존재. 김정은이 가장 좋아할 것들임. 좌파도 좋아할 거 같다.. 나라 망하든지 말든지 조국, 문재인, 이재명 찬양하니..
답글작성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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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진포의꿈
2023.02.21 18:12:44
담배만 걸렸으면 몸으로 조금만 때우고 나와 마약 팔아서 성공 하면 쌍방울 김 성태 만큼 회장님 소리 들었을텐데 얼마나 아쉬울까 ! 하늘도 무심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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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da
2023.02.21 19:18:50
마약수사 하지말라던 짤짤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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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날아보자
2023.02.21 18:47:31
마약 범죄자들에 형량을 극히 높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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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
포레스트 검프
2023.02.21 19:36:22
이런 마약 두목은 사향시켜 세상과 격리시키는 편이 낫다.나오면 죽기 전까지 이런 짓할 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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