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따먹기를 해야만 살아날 수 있었던 옛날
군사들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반드시 챙겨야 하는 것이 두 가지 있었다.
소금과 육포였다.
소금과 육포는 전쟁시 낙오자가 되어 먹을 것이 없을 때 생명을 이어준 물품이기도 했다.
이는 윗사람들만 먹는 것이 아니라
한 두 조각이라도 꼭 장졸들에게 배당해주던 것이었다.
내가 육포를 처음 접한 것은 결혼 한 뒤 할아버지 방에서였다.
할아버지 금고? 같은 곳에서 꺼내서 살짝 나에게 준 것이 육포였다.
받아들고 어쩌지 못하고 있으니 먹으라고 했다.
소고기를 말려서 만들 것이란 설명과 함께
당시 난 소고기를 안 먹었을 뿐 아니라 생고기는 더더구나 입어 넣지 않을 때였다.
뭐 촌스러워서 그랬을 수도 있고
어려서 접하지 못 했던 것이라 그랬을 수도 있지만
아무튼 입어 넣지 못하고 손에 들고 있으니
"또 줄 것이니 아끼지 말고 먹어라."
할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이었다.
그래도 난 그 육포를 먹지 않았다.
"야(남편) 주려고 그러냐?"
내가 대답을 못하고 있자
"그래 남편을 위하는 마음이 크구나."
헉! 그것이 아닌데
장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할아버지였다.
오해가 불러온 결과이기는 하지만 난 그걸로 할아버지의 인정을 받게 되었다.
육포는 꼭 제사상에 포로 한자리를 한다는 것
이 댁 사람들은 육포를 아주 좋아 한다는 것
이후 할아버지는 증손인 내 아들에게도 사방 1센티의 작은 포일망정 글을 읽고 나면 상으로 한조각씩 주었다.
그래서 아들은 어려서부터 육포를 잘 먹었다.
할아버지도 가시고 시부님도 가시고 이제는 제사도 내가 다 받들어야 하는 시기였다.
해외나가서 공부를 하던 아들이 왔다.
그런데 마침 제사가 되어 상을 차렸다.
그런데 냉장고를 아무리 뒤져도 육포가 없었다.
떨어진 것을 감지하지 못하고 안 만들었던 것이다.
제사상을 보더니 아들이 육포를 찾았다.
"아니 그게 떨어지고 없내."
내가 말을 하자 혼자말처럼 궁시렁 거렸다.
"육포는 떨치지 말지."
와! 뼈아픈 한마디였다.
이후 난 육포를 떨치지 않는다.
요즘은 가끔 내가 만든 육포의 맛을 아는 분들이 주문을 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육포를 좀 만들고 있다.
평소 때 만들 던 것에 홍삼을 첨가아여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로 했다.
재료
한우 홍두께 한 뭉치 (보통 2키로에서 3키로 정도 됨. 요즘은 결을 살려서 0.4미리 두께로 썰어달라고 하면 고기집에서 잘 썰어 줌
양념: 차, 배, 쌀조청, 마늘, 참기름, 홍삼, 잣, 참깨, 레몬즙, 꿀 등
1. 차 물 만들기: 차를 잘 우려서 찻물을 만든다. 약간 따듯하다 할 때 고기를 1시간 정도 담궈둔다.
2. 양념소스만들기 : 배는 갈아서 즙을 내고 마늘은 곱게 갈고, 조청, 참기름, 홍삼가루 넣어서 만든다.
3. 한시간이 지났으면 바구니에 고기를 건진다. 핏물이 잘 빠져야 즙도 적게 나오고 좋다.
4. 양념 소스에 고기를 넣어서 24시간 숙성을 시킨다. 소스가 풍덩 담궈진다 할 정도면 좋다.
5. 1차 건조, 날씨에 따라 건조되는 시간은 다르다.
6. 1차 건조 한 뒤에 남은 소스는 한번 끓여서 맑게 걸러 둔다. 걸러둔 소스에 잣 참깨 레몬즙 꿀을 넣어서 2차 양념을 만들어 둔다. 이때 간을 보고 싱거우면 간을 더 한다.
7. 건조되는 상태를 어떻게 표현하기가 힘들지만 손으로 들었을 때 휘어지지 않고 펴진 상태로 들리면 절반정도는 마른 것이다.
2차 양념으로 만들어 둔 것을 고기에 바르고 잘 펴질 수 있도록 눌러서 2차 숙성을 한다.
8. 2차 숙성된 고기를 24시간 뒤 건조. 밖에 두어도 괜찮을 만큼 잘 마르면 3차 숙성을 시켜야 한다.
두꺼운 비닐에 담아서 공기를 잘 빼고 눌러서 24시간 3차 숙성을 시킨다.
9. 3차 숙성 후 다시 건조, 잘 말려서 냉동실에 넣어두고 먹을 때 그냥 먹어도 되지만 약간 불에 구워먹어도 맛있다.
@나에게 육포 주문을 하신 분은 반드시 구워달라고 한다. 아침이면 육포를 입에 넣고 오물거리니 기운이 좀 나더라고 한다.
안타깝지만 주어지는 삶이기에 또 우리는 그렇게 살아간다.
놓는다는 것,
부모도 놓고 사는데 뭘, 더한 삶도 있는데 지금 이만큼의 건강과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만도 감사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해서 산다.
첫댓글 간은 집간장으로 하는데 고기 3키로를 말리면 1키로 정도의 육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