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람 문학관을 다녀와서
최완주/구절초
항상 그침이 없이 나가고
뒤에는 잔잔한 샘이 있고
앞에는 양양한 바다가 있는
시조시인 가람 이병기 선생을 추억 한다
맑은 공기와 넓은 하늘
수천수만의 조각구름이 그림을 그리고
바람이 스산하게
앞 마당에 가득히 머물러 있다
때하나 묻지 않은 청정의 마음이 되고
따뜻함이 가슴에 퍼지고
쓸쓸하고 텅빈곳에 허허로움 대신에
선명한 가람시인의 족적이 새겨진다
같은 생가 옆에는
이백년 탱자나무가 꿋꿋하게
가람을 담고 그의 정신을 이어 나가고
가을나무가 어깨를 가만히 감싸주니 평화가 감돈다
첫댓글 다시 가람의 생가에 머무는듯합니다.
시인은 보고 듣고 말하고 쓰는 것이 다르다는 걸 기행을 통해 깨달았습니다.
선배님들이 놓아준 징검다리 고맙습니다.
구절초님의 기개에도 수령 같은 탱자나무 한 그루 있다는 걸 느끼고 갑니다.
끝없는 샘물이 솟아 흐르는 가람의 고결한 정신을
주위의 서정적 풍경으로 잘 형상화하셨습니다.
일제강점기 친일하지 않고 꿋꿋한 기개로 한글을 사랑한 이병기 시인의 뜨락에 서서
선비정신을 흠모하고 위로와 평화를 받고자 하는 시적화자의 심리가 차분히 녹아내리고 있습니다.
불편하신 몸에도 가람묘소를 오르시던 구절초님의 모습이 훤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연의 "여러 모양의 구름이 "
4연의 "수령이 오래된 탱자나무가"
의 표현은 막연한 느낌이 듭니다.
구체적 시어로 퇴고하여 형상화하면 좋을 듯합니다.
예를 들자면
(수천수만 조각구름이),
(이백 년 탱자나무가, 늙은 탱자나무가, 수령을 모르는 탱자나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