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토장정90-1 (2024. 4. 12) 철원군. 연천군
20.0km (서해 : 845.6km, 남해 : 817.7km, 동해 677.1km 누리 312.6km 합계 : 2,653.0km)
(강원도 철원군 철원읍 사요리 - 율이리-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 도신리 - 연천읍 와초리)
장정이 시작되기 전 백마고지 전적기념관에 들렀다.
오늘 장정을 할 코스가 40년 전 군 생활을 했던 곳이고 이곳 백마고지 앞 방벽이 최전방 진지가 있던 곳이다.
1년은 본대에서 6개월은 이곳에서 생활했었다.
당시는 민통선 안에 있었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위령비는 그때 세워졌다.
그때 찍은 사진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비교해 보니 위령비의 위치가 남쪽으로 당겨지고
그 뒤로 전적기념관이 세워진 것 같다.
전적기념관 뒤로 정자를 만들어 놓았는데 백마고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생활했던 방벽 안의 내무반도 보인다.
방벽은 남쪽에서 보면 흙으로 된 둑처럼 보이지만 북쪽에서 보면 콘크리트로 지은 높은 벽이다.
실제로 콘크리트로 만든 큰 구조물이다.
그 안에는 내무반도 있고 참호도 있다.
남방한계선 철책의 남쪽에 동에서 서로 계속 있다.
콘크리트 벽이 있어서 남쪽으로 갈 수 없다고 말한
북한의 육상 영웅 신금단이 말했던 콘크리트 벽이 바로 이것이다.
노동당사 앞으로 가서 장정을 시작한다.
노동당사 앞 소이산에는 모노레일을 설치해서 정상까지 갈 수 있게 해놓고
앞에는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해서 옛 철원을 다시 꾸며놓았다.
장정은 소이산 옆으로 돌아서 간다.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가니 율이리가 나온다.
율이사거리에서 다시 우회전을 한다.
차량 통행이 제법 잦아 걷기가 불편하다.
농로와 차도를 번갈아 가다가 평화누리길을 만나서 조금은 편안한 길을 따라간다.
3번 도로와 수평하게 남으로 내려가는 자전거길을 따라가니
드디어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가 나온다.
이곳은 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이다.
2010년 10월 30일 아산만방조제를 건너며 떠난 경기도를
13년 6개월 만에 다시 만난다.
이곳부터 평화누리길 12코스 통일이음길이다.
이제 우리의 시점이자 종점인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까지는
평화누리길을 따라가면 된다.
경원선 철도를 따라 계속 남으로 이어져 있는 자전거도로는
포장 상태도 좋고 지금은 기차도 다니지 않아서 상쾌한 장정이 계속된다.
이제 신탄리역이다.
동네 이름은 신탄리이고 역이름도 신탄리역이지만 여기는 법정리 대광리이고 행정리는 대광2리이다.
신탄리는 옛 이름이라고 한다.
군 생활을 하던 때에는 경원선 철도의 종착역이었다.
지금은 백마고지역이 생겨 종착역도 아니고 연천까지만 전철이 연결되어 있어
기차도 들어오지 않는 역이다.
역 근처 막국수 맛집에서 국수로 거창하게 점심을 먹고
장정은 차탄천을 따라 남하를 계속한다.
이제 대광리가 나온다.
아니 대광리가 끝나고 도신리로 들어선다.
행정구역의 변화가 있었는지 내가 알고 있는 대광리는 도신리였다.
대광리역도 도신리에 있다.
1984년 4월 4일 의정부 306 보충대로 입대하여
4월 7일 망월사역에서 기차를 타고 대광리역에서 내려
5사단 신병교육대로 걸어들어왔던 것이 정확하게 40년 전이지만 지금도 생생하다.
연병장에 들어서자마자 “선착순”과 “쥐잡기” 기합을 주던 내무반장도 생각난다.
지금 그곳을 느적느적 걸어서 지나가고 있다.
신병교육대는 이전을 했지만, 아직도 부대가 남아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
이제 잠시 담배 한 대를 피우며 많은 생각과 휴식을 한다.
다시 장정을 계속한다. 정면으로는 150고지가 보이고
그 우측은 266고지가 있다.
3번 도로를 따라 남하하는 적 전차를 파괴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곳의 지형과 진지의 위치를 아직도 다 기억해 내고 있다. 나도 놀랍다.
도신리가 끝나고 막 와초리로 들어서서 배고픈 다리, 대광교 밑에서 오늘의 장정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