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판매 좀먹는 온라인 재판매
나 혼자만 살겠다고 700만 판매원 노력 훼손하는 행위
온라인 재판매가 다단계판매 업계를 좀먹고 있다. 다단계판매는 판매원들의 구전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넓혀 가는 산업이다. 그러나 온라인 재판매는 다단계판매의 구전마케팅을 방해하고 신뢰를 무너뜨리며, 무엇보다 판매원들의 의욕을 꺾어 버린다는 점에서 그 폐해가 심각하다. 업계 전문가는 “온라인 재판매는 이기심의 극치다”며 “방치했다가는 업계의 존폐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단계판매원과 업체에 심각한 영업적 손실 야기
온라인 재판매가 업계를 좀먹고 있지만 정작 다단계판매 업체는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았다. 대부분의 다단계판매 업체들은 회원 윤리강령 등을 통해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온라인 재판매나 회원가 이하의 재판매를 제한하고 있지만 이를 어겨도 과도한 제재는 공정거래법 위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유권해석 사례에 “다단계판매업자가 소속 판매원이 온라인 등을 통해 물품을 재판매하는 것을 금지한 행위는 경쟁제한성이 없고, 소비자 보호를 위해 온라인 판매를 통제하는 것은 합리적이다”는 사유로 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심결례가 나오면서 다단계판매에서의 온라인 재판매에 대한 대응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모 기업의 온라인 재판매 위반으로 회원자격이 해지된 회원의 지위확인 소송에서 “원고가 이 사건 규정 제33조 제4항의 ‘온라인 재판매 행위’를 했고, 이는 이 사건 계약 해지 사유인 같은 규정 제48조 제1항 제2호의 ‘회사에 심각한 영업적 손실을 야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온라인 재판매의 가장 큰 문제는 다단계판매 업계 전체를 안에서부터 골병들게 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다단계판매는 제품을 써본 소비자가 그 제품에 만족해 스스로 다단계판매원이 되고, 주변의 지인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행동이 반복적으로 일어남으로써 성장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사용경험자(판매원)의 구전마케팅을 통해 판로를 확장해 나가는 마케팅이기 때문에 일반 마케팅에 비해 비용 부담이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실적에 따른 후불제가 된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지 않고도 실제 일어난 실적에 비례해 마케팅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적극적인 소개 활동과 이에 따른 판매 증가에 대해 기업은 판매원에게 수당을 지급함으로써 개인의 경제적 성취에 도움을 준다. 즉 생산자에게도 유익하고, 판매자에게도 도움이 되며 다단계판매 기업도 성장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당장 이익에 급급, 모두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행위
수많은 다단계판매원은 지금도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판매한다. 예전처럼 자신이 재고를 떠안고 판매하는 것이 아닌, 소비자가 회원이 돼 해당 다단계판매 기업의 쇼핑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러나 온라인 재판매는 다단계판매원들의 활동을 방해한다. 더 많은 수당을 받기 위해 과다하게 구매하고, 쌓인 재고를 헐값에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때문이다. 다단계판매원의 소개로 다단계판매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검색 결과 같은 제품을 더 싸게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발견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해당 제품을 다단계판매 기업의 쇼핑몰에서 구매하지 않고 더 싸게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구매하는 것은 물론, 해당 제품을 소개해준 다단계판매원에 대한 신뢰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러한 일들이 쌓이면 다단계판매 기업의 회원이 되고자하는 소비자는 점점 사라지고 다단계판매원은 다단계판매를 떠나게 된다. 그리고 다단계판매 기업은 판로가 축소되다가 결국 문을 닫게 된다. 그 결과 소비자는 다단계판매 기업에서 판매하는 ‘좋은 제품’을 결국 구매할 수 없게 돼 버린다. 온라인 재판매를 일삼던 사람 역시 더 이상 온라인으로 판매할 제품을 구할 수 없게 되고 만다.
다단계판매에 있어서 모든 소비자는 잠재적 다단계판매원이다. 따라서 더 많은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잠재적인 다단계판매원을 실제적인 다단계판매원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다단계판매 제품의 온라인 재판매는 다단계판매원이 잠재적 다단계판매원과 만나는 기회를 원천 봉쇄하는 행위가 된다. 비록 소수의 상위 다단계판매원에게 당장의 이익은 생길지언정 길게 보면 자신을 포함한 모든 다단계판매원을 구렁텅이로 빠트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온라인 재판매는 ‘당장의 이익에 급급해 모두를 파멸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출처 : https://www.next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33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