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일에 집터 명당이 가장 중요하고 묘터 명당은 사람에게 우회적으로 도움을 주기는 한다. 사람 사는 집터는 매일 숨 쉬고 먹고 자고 생활해야 하는 장소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아주 밀접해서 장소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묘터가 더 소중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조상의 묘터로 인하여 발복의 덕을 보아 귀천의 대우가 달라진다는 믿음이다. 주택은 자연환경이 생활과 활동에 적응이 되는 장소라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사람은 행운을 얻는 일에 관심이 높아 미신적이거나 요행 심리가 발동하기 쉽다. 잘되면 자기 탓이고 불행하면 조상 탓이란 말이 있다. 그래서 운수가 나쁘면 조상의 묘터를 자주 들먹이게 된다. 묘터는 조상을 섬기는 정성에 교육적인 효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산소를 자주 찾으면 풍부하고 신선한 산소를 접하여 건강에도 좋은 현상이다. 산소를 돌보면 조상님 생각나고 조상님을 생각하면 가훈이 생각난다. 가훈을 생각하면 살아갈 정도를 다시 깨우치게 된다. 이래서 조상님 산소 참배가 우회적인 도움을 주는 일로 해석해 보는 것이다.
명당이란 땅의 기운에 있다기보다 사람의 마음에 우러나는 정성에서 찾을 수 있다. 즉 땅의 명당보다 마음 베푸는 정성의 명당 효력이 훨씬 낫다. 늘 베푸는 사람의 마음이 비교할 곳 없이 즐거움은 본인만 안다. 풍수 전문가들은 세종대왕 영릉을 한국 최고의 명당이라 한다. 이 장소는 경기도 여주에 있으며 이 자리가 처음에는 광주 이씨 이인손의 묏자리였다. 세종대왕릉은 당초 서초구 내곡동에 모셔져 있었으나 여기로 옮겼다. 예종이 왕실의 불행을 피하고자 더 좋은 명당을 찾기 위해 전국에 알아보도록 명하였다. 그래서 예종은 이인손의 아들 이극배를 불러 이인손의 묏자리가 제왕지지라니 그 자리를 주면 안 되겠나 하고 제안했다. 이극배는 당시 평양감사 직위에 있었다. 임금의 말이니 제안이라기보다 내어놓으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말 그대로 제왕지지는 임금이 될 사람이 그 명당에서 나오니 역성혁명의 뜻으로 해석되는 위협이나 같은 말이다. 그 말에 감히 누가 거역할 사람이 있던가 말이다. 그래서 이인손은 묘터까지 뺏기고 이장 당하기 이른다. 풍수 전문가 말을 들으면 두 곳 장소가 다 명당이나 명당의 점수는 비교가 안 되게 세종대왕 영릉이 훨씬 좋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세종대왕이 천하명당에 다시 모셔져도 세종대왕 영릉 이장 후도 왕족 역사의 불행은 계속되었다. 이는 명당의 효험이 없다는 말과 다름없다.
영릉 자리를 순순히 내어놓은 이인손의 후손들은 여전하게 잘 지냈다. 이인손도 우의정이었지만, 아들 이극배도 영의정까지 지낸 인물이다. 광주 이씨 하면 경북 영천의 명당에 모셔진 시조 이당의 후손들이다. 정승 다섯 사람을 배출한 유명한 가문이다. 이인손은 광주이씨 시조 이당 증손이고 이집의 손자다. 이당의 아들 이집이 신돈의 체포령을 피해 아버지를 업고 영천 땅 친구 찾아 최원도의 도움으로 생명을 지켜 씨족을 유지한 문벌이다. 바람 앞의 등불처럼 피신하여 어렵게 혈족을 지킨 일이다. 최원도가 자기 묻힐 묏자리를 기부하여 명당에 모셨다고 이당의 묘를 광릉이라 부른다. 이 광릉을 많은 풍수가 전국 8대 명당이라고 한다. 그중 어떤 풍수 전문가는 명당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 말을 인정하더라도 실지 자손들이 5정승에 108 명의 대과 급제자가 배출했다. 위의 두 사실을 보더라도 땅의 명당이란 그 효험을 믿을 바가 못 된다. 명당의 효험은 지세가 아닌 사람의 정신에 따라 교육 전수의 가치로 입증해 나타난다. 둔촌 이집이 병든 아버지를 업고 천릿길 밤을 이용해 숨어 찾아온 정성에서 익힌 가족 정신이다. 한편 명당을 뺏은 세종대왕 후손들은 세조 이후 오래도록 불행을 당하는 역사가 입증하는 일이다. 또 그 천하명당 자리를 뺏긴 이인손의 후손들이 가문을 빛내고 있는 효성 짙은 사실이 후손 번창으로 표현했던 사실이다. 즉 이집의 후손들이 인정 베푸는 가훈으로 노력한 결과 명당도 얻고 가문의 부흥도 연결시켰다. 후손들이 명당을 얻은 일보다 베푸는 정성을 얻어서 차원 높은 각성의 명당으로 발견하고 창조한 일이다.
앞의 말처럼 땅의 기운으로 말하는 명당보다 인정의 마음으로 담는 정신 명당이 필요하다. 정성 어린 가훈의 가르침이 명당의 점혈보다 낫다.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하는 일은 자손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광주 이씨의 조상으로부터 이어받은 몸에 익힌 명문 교육이 명당보다 더 효력을 담는 정신 명당이다. 명당의 효험은 정신교육의 가훈에서 이미 생성되는 정신훈련이다. 반대로 자손들이 온갖 악행을 저지르면서 한국 최고의 명당 효험만 기대한다면 이루어질 수가 없다. 사람의 악행에는 반드시 상대가 있게 마련이다. 상대는 이빨을 소리 나게 갈면서 온갖 능력으로 보복할 일이다. 보복이 없더라도 저지른 자기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 이치가 항시 불안한 마음으로 잠재하는 일이다. 많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하는 배려정신은 권력이나 악행으로는 얻어낼 수 없는 일이다. 땅의 기운을 바라는 명당 소원은 받아들일 정신부터 잘못된 일이다. 단종애사 이후 피비린내 나는 역사가 올바른 인간 정신을 키워내지 못한 이유다. 천하명당을 넘겨받아도 후손들이 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일은 땅 기운을 못 받아서가 아니다. 인간사에 꼭 필요한 인성교육의 틀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명당의 땅이 로또복권 번호처럼 기다려 주는 게 아니라 사람의 생각이 베풂의 정성 노력으로 찾아지게 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명당의 복은 사람이 어진 마음 베풂의 애쓴 결과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 글 : 박용 2021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