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새정치민주연합의 패배였다. 박근혜정부의 실정에도 왜 국민들은 새누리당을 선택할까? 결국 야당이 대안세력일 수 없다는 표현아니겠는가? 세월호 참사는 국가의 존재가치인 국민의 생명을 지킬 능력이 되지 못한다는 실증이었다. 전 국민이 분노했다. 전 국민들이 울었다. 전 국민들은 국가가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울분을 토했다. 대통령이 눈물을 흘리고, 총리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심지어는 정부의 조직을 개편하겠다고까지 공언했다. 그러다 시간이 흐르면서 특별법은 전혀 유족들이 요구하지도 않았던 의사자 지정이니 대학의 특례입학이니 하는 조건이 있는 것처럼 공분을 만들면서, 급기야는 극보수단체의 세월호 특별법 중단 요구에 이르렀고 입법의 책임이 있는 국회는 기소권을 누구에게 주느냐 하는 문제로 차일피일 시간을 때우면서 과연 청문회나 특별법이 되기는 하는 것인지 모를 지경이 되었다.
물론 세월호 참사로 인하여 경제가 침체되고 사회적 분위기가 침잠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아야 이와 유사한 다른 사고를 막을 수 있지 않겠는가? 국가의 주인은 국민인데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하고 방치한다면 이미 국가가 아닌 것이다. 이러한 국가의 사명에 진보와 보수가 어디에 있으며, 여와 야가 어디에 있는가? 정치적 셈법에 의한 해결이 아니라 국가의 존재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그에 따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침공에 대해 세계 여론은 냉담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가자지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명은 보호받아야 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시각에서다. 곧 자유를 누릴 권리, 인간답게살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하자는 의미다. 이스라엘 국민들은 전쟁에 대해 80% 이상이 찬성하고 있다고 한다. 자기가 처한 현실과 보는 시각에 따라 이렇게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번 선거는 사실 야당의 압승이 예상되었었다. 그러던 선거가 야당의 공천 잘못으로 인하여 민심이 돌아서 버린 것이다. 광주에서 개소식까지 했던 기동민을 갑자기 동작 을로 전략공천하고, 대선 당시 국정원의 선거개입을 수사하다 윗선의 개입을 양심선언한 권은희를 광주 광산 을에 전략공천하여 양심선언 자체를 폄하하게 만든 새정연의 김한길, 안철수 대표의 무능과 전략부재가 새정연은 수권의 능력도 대안세력도 될 수 없다는 국민들의 심판으로 연결된 것이다. 이미 그들의 리더십과 무능은 지방선거에서 증명되었음에도 반성은 커녕 오히려 더욱 악수를 두었기에 DJ의 리더십이 그리워지는 것이다. 더욱 참담한 것은 자신들의 안방이라 여겼던 순천, 곡성에서 왕의 남자라는 새누리당 후보인 이정현의 당선일 것이다.
이정현의 당선이 지역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됐다면 오히려 그들이 칭찬받아야 하나? 물론 이정현의 당선이 지역의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되었다고 속단하기는 이르다. 그의 예산폭탄을 퍼부겠다거나 순천대 의대 유치, 순천정원박람회장의 국가정원 지정 등 그동안 소외되었던 전남 동부권 주민들이 정권실세라는 그에게 거는 기대가 한 몫을 했을 것이며, 남은 임기가 1년 반이라는 현실도 작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순천, 곡성에 이정현 후보가 출마했을 때 새정연은 참신한 신인으로 후보를 냈어야 했다. 과거로 회귀하는 공천이 결국 텃자리마저 내주는 결과가 된 것이다. 어찌되었던 지역의 벽을 허물고 이정현 후보를 당선시켰으니 현 정권에서는 어떻게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보일 것인가, 이제 현 정권이 답을 해야할 차례가 되었다.
어제 미국의 전직 하원의원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낸 것이 공개되었다. "우리가 흘린 피는 자유를 위한 것이지 자유를 억압하라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 피와 눈물로 이룬 민주주의는 이명박 정권을 계기로 뒷걸음하고 있다. 남북의 통일과 인권, 언론의 자유 등은 후퇴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이 가슴 아프다. 거기에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자유와 민주를 양보하여 경제를 살릴 것인가? 민주의 가치와 경제는 상호 대립된 관계가 아니라 보완적인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우리 사회의 큰 병폐가 될 양극화는 민주의 가치가 없다면 더욱 심화될 것이며, 앞으로 치유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다.
7월의 첫날이 무겁다. 이번 선거의 결과를 정권에 대한 신임으로 받아들여 지금 보다 더 민주와 인권을 억압하고 독선과 오만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다. 국민이 정권에 한번 더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하고 겸허하게 반성하고 민심을 경청하는 그런 정치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