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9년 8월 3일 (토)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설천봉 - 향적봉 - 중봉 - 백암봉 - 동엽령 - 대기산 - 무룡산 - 삿갓재대피소 - 황점마을
o 거리: 14.2km
o 소요시간: 5시간 반
o 산행정보: 덕유산, 무룡산
o 일행: 신사산악회
o 트랙:
▼ 산행지도
한여름 무더위속 덕유산 원추리 산행을 나섭니다. 무주리조트에서 곤도라를 타면 설천봉에 내려 향적봉까지는 수월하게 닿을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대기줄도 길지 않아 시작부터 느낌이 좋습니다...^^
▼ 설천봉
설천봉에는 휴가철을 맞아 찾아온 행락객들도 제법 많이 보입니다...
덕유산은 봄, 여름, 가을까지 야생화가 계절에 따라 피고 집니다. 특히 8, 9월에는 야생화의 천국입니다. 야생화는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에서 부터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키 작은 참나무 숲을 지나면 마침내 하늘이 열립니다.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지요. 하늘처럼 솟아 있는 향적봉은 남한에서 네번째로 높은 봉우리답게 남쪽으로는 남덕유산과 그 뒷편으로 지리산, 동쪽으로는 가야산, 서쪽으로는 호남알프스 운장산 그리고 북쪽으로는 대둔산과 그 뒤로 계룡산을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겨울 눈꽃산행지로 유명한 곳이지요...
▼ 향적봉
덕유산은 벌써 몇번째네요. 육구종주도 했고, 대간길에도 들렀고, 겨울철 눈꽃산행도 했었고...
▼ 내려다본 설천봉 방향
덕유산의 이름처럼 모든사람들에게 '德'이 넘치길 바랍니다...
향적봉에서 내려오면 '향적봉 대피소'를 지나 중봉으로 향합니다. 대피소에서 중봉까지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의 주목과 구상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구상나무는 우리나라 특산종으로 지리산, 가야산과 덕유산 등지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입니다...
덕유산의 해발고도가 높아 기온은 산아래보다 5~6℃정도 낮은 것 같습니다. 햇볕만 없다면 시원하다고 느낄 정도...
▼ 중봉
중봉 남쪽사면은 야생화가 지천인 '덕유평전'입니다. 키 큰 나무 하나 없이 펑퍼짐한 덕유평전 위로 탐방로가 꾸불꾸불 뱀처럼 이어져 있습니다. 그속에는 울긋불긋 산객들도 자연의 일부가 되어 있습니다...
이름처럼 덕유평전의 능선이 참 부드럽습니다. 초록의 바다속에 보석처럼 빛나는 각양각색의 야생화들... 중봉의 거친 바람에 맞서 자세를 낮추고 부드럽게 흔들리는 모습은 '신의 경지'에 이른 선인의 모습입니다...
노오랑 원추리꽃도 반겨줍니다. 화려하지 않은 듯 굉장히 화려합니다...
덕유평전을 지나면 백암봉입니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목이지요...
▼ 백암봉
짧은 시간속에 덕유산은 천의 얼굴을 만들어 냅니다. 쨍쨍하던 날씨는 금방 비가 솟아질듯 흐려졌다가 다시 세상을 삼킬 듯 안개가 몰려오기도 합니다...
'천상의 화원' 답게 야생화들이 즐비합니다...
안개가 지난 뒤 덕유는 다시 부드러운 모습을 드러냅니다...
산도 좋고
하늘도 높고
발걸음도 여유롭고...
그렇게 동엽령에 닿았습니다. 안성탄방지원센터 갈림길이기도 하지요. 몇년전 육구종주때 이곳 동엽령에 서서 멀리 덕유산 정상을 바라보며 '갈까 말까' '갈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던 곳입니다. 지금도 뒤돌아 보니 결코 만만해 보이지는 않네요...^^;;
▼ 동엽령
동엽령 남단도 원추리꽃이 많이 피어 있습니다...
▼ 뒤돌아본 덕유산 정상 방향
파란 하늘이 가을하늘 처럼 다가옵니다. 오늘은 날씨가 완전 끝내주네요...
▼ 가야산 방향 (중간 뒤 흐릿한 산봉우리)
동엽령과 무룡산 사이의 봉우리가 '대기봉' 입니다. 무룡산인줄 알고 신나게 올라왔더니 아니네요...ㅎ
등로의 굴곡이 거의 없지만 숨은 어김없이 차오릅니다. 특히 바람이 없는 숲속에서는...
▼ 진행방향으로 보이는 무룡산(좌)과 남덕유산 능선
오메 더운거...
기온이 산아래보다 몇도 낮기는 해도 여름은 여름입니다. 해가 더 가까워 졌으니 햇살은 더 뜨겁고...ㅎㅎ
▼ 무룡산
무룡산은 '용이 춤추는 산'이라는 뜻이며,
조선 시대에는 불영봉(佛影峰), 불영산(佛影山)이라고 불렸답니다.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친다는 뜻이지요.
그리고 이 지역 주민들은 깨끗하고 신령스런 산이라는 뜻으로 ‘흰덤뿌대기’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 무룡산에서 바라본 향적봉 방향
▼ 무룡산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방향
무룡산 남단은 '덕유평전'과 함께 원추리 군락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무룡산 정상이 '용이 춤추는 모습'의 머리에 해당한다면, 암릉이 많은 이곳은 용의 등줄기에 해당합니다...
원추리를 가까이 하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 하여 득남초(得男草) 또는 의남초(宜男草)라고 했으며, 아들을 낳으면 근심이 사라지니 망우초(忘憂草)라고도 한답니다...
덕유산 원추리는 보통 7월 중하순부터 개화를 시작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조금 늦은편이며 꽃도 많이 피지 않았다고 하네요...
원추리의 꽃말은 '기다리는 마음' 입니다. 꽃은 피어 단 하루밖에 가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름도 Daily Lily랍니다. 하지만 한 포기에서 꽃대와 꽃봉우리가 계속 만들어지기 때문에 포기로 보면 20~30일 정도 꽃을 볼수 있다고 합니다...
▼ 삿갓봉
원추리 군락지를 지나오면 삿갓재 대피소 입니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남덕유산 방향이며, 우리는 좌틀하여 황점마을로 내려갑니다. 황점마을은 '춤추는 용, 무룡'의 꼬리 부분에 해당합니다...
삿갓재 대피소 바로 아래에 '삿갓샘'이 있습니다. 지난주 장마 때문인지 오늘은 샘물이 제법 졸졸 흐르고 있습니다. 이곳 삿갓샘은 합천에 흐르는 황강의 발원지입니다. 황강은 다시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갑니다...
삿갓재 대피소에서 황점마을까지는 약 4km의 내리막길입니다. 월성계곡을 끼고 있어 흘러내린 땀을 씻기도 좋은 곳입니다만 상수원 보호구역이라 원칙적으로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설천봉까지 곤로라를 이용한 관계로 오늘 코스가 어렵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더운 날씨가 변수네요. 예상보다 시간도 더 걸렸고 몸의 피로도 또한 더 큰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