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20년 5월 30일 (토)
o 날씨: 흐림
o 산행경로: 유천지구 농어촌테마파크 - 용문재 - 모후산 - 중봉 - 철철바위 - 유마사 - 유마사 주차장
o 산행거리: 8.1km
o 소요시간: 3시간 20분
o 지역: 전남 화순군
o 일행: 엠티산악회
o 산행정보: 모후산, 유마사, 주암호
o 트랙:
▼ 산행지도
'어머니 품속 같다'는 모후산 찾았습니다.
모후산은 인기명산 300, 숨겨진 우리산 250 및 명산100플러스에 포함되며 전남 화순과 순천의 경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산행은 통상 유마사를 기점으로 원점회귀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오늘은 유천리를 들머리로 잡았네요...
▼ 유천지구 테마공원 등산로 입구 (들머리)
서울에서 내려오는데만 4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몸은 장거리 이동으로 반쯤 멍한데, 정오가 되어서야 산행을 시작하니 더위도 걱정되고...
들머리에서 임도를 따라가다보면 용문재 방향으로 편백나무 군락지를 통과합니다.
아름드리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모습이 장관이네요.
산림욕을 한다고 생각하니 풀려있던 머리도 맑아지는 것 같고...
숲속에는 맑은 공기와 함께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우후죽순처럼 자라고 있습니다...
편백나무숲을 빠져나오면 북쪽의 동북면 유천리와 남쪽의 사평면 유마마을을 이어주는 임도가 지나고 있습니다.
산불방지와 약초 재배를 위한 용도라고 추측됩니다만...
임도에서 짧게 비탈길을 치고 오르면 정자 쉼터가 보이는 곳이 용문재이며, 모후산 등정의 주요 관문입니다.
유마사를 들머리로 하더라도 이곳 용문재를 경유하여 모후산을 오르는 경우가 많다고 하네요...
안내판을 보니 지나온 숲길은 편백나무가 아니라 삼나무 숲이었던가 봅니다.
일반인들 눈에는 그게 그것처럼 보이니...
모후산 삼나무 숲길은 2008년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어울림상을 수상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군요...
등로 우측으로 모노레일이 보입니다.
이 모노레일은 유마리 인근 도마치에서 모후산 정상에 있는 강우레이다 관측소까지 이어지는데 관광용은 아닌듯...
날씨가 흐려 땡볕은 아닌데도 높은 기온은 온몸을 땀으로 적십니다.
간간이 바람이 불어주니 그나마 천만다행...
모후산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주변 세상도 점점 입체적으로 살아납니다.
저곳이 무등산
저쪽은 백아산
그리고 이쪽은....
땡볕이 두렵지만 이럴때는 쨍쨍한 날씨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내리저수지 방향
▼ 무등산 방향 (두번째 사진은 펌)
▼ 백아산(중간 우측 뒤) 방향 (두번째 사진은 펌)
등로는 모노레일과 평행하며 모후산 정상으로 향합니다.
모후산 정상의 상징물처럼 보이는 강우레이타관측소의 둥근 지붕이 점점 다가오고...
▼ 진행방향으로 바라본 모후산 정상
자연속에 인공물이 공존하고 있지만 그런대로 볼만 합니다.
자연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이 된다면 나쁠 것 없겠지요...
▼ 강우레이다관측소
민들레의 작은 홀씨에도 우주의 섭리와 질서가 숨어 있습니다.
모후산 정상석은 기상레이다관측소 뒷편 공터(헬기장)에 자리잡고 있네요...
▼ 모후산 정상
모후산(母后山)은 나복산이라고 불리었는데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 때 난을 피해 모후산에 들어와 살다가 난이 평전된 후 어머니의 품속 같이 자신을 보호해준 산이라고 하여 나복산을 모후산으로 바꾸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또한 1592년 임진왜란때 서하당 김성원이 동북현감으로 부임하였는데 노모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싸우다 순절하였다고 하여 나복산을 모호산(母護山)이라 부른다고도 하고,
모후산은 모구산, 무수산(無愁山)으로도 불리는데 송광사의 한 스님이 어머니의 소원을 풀어주려고 수도를 하다 말고 과장에 나가 장원급제를 하여 어머니의 근심[愁]을 없애[無] 주었기에 무수산이 되었다는 설도 있답니다...
모후산 정상부 공터에 둘러앉아 각자의 방식으로 요기를 해결합니다.
사방이 열려있어 개방감도 최고이며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주니 땀이 식으면서 오히려 추위를 느낄 지경입니다.
배도 적당하게 부르겠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세상을 둘러봅니다.
모후산의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웅장하고 수려하고 중후한 느낌의 흙산으로 계곡이 깊고 물이 풍부한 산이라고 합니다.
동쪽으로는 조계산과 주암호가 그림처럼 보이고
그 뒷편으로 희미하게 백운산 능선이 그려지고
그 뒷편 북쪽으로는 지리산 주능선이 흐르고 있을텐데...
▼ 백운산 방향
▼ 지리산(중간 맨뒤)과 백운산(우측 맨뒤) 능선 (펌)
▼ 조계산(중간 뒤)과 주암호
▼ 송광면 방향
산아래로 흐르고 있는 주암호(住岩湖)는 전남 화순, 보성, 순천에 걸쳐있는, 주암댐이 건설되면서 생겨난 인공호수입니다.
유역면적은 1010km2이며, 조계산과 모후산 사이의 계곡지대에 위치하여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자동차 드라이브 코스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모후산은 산세가 험하고, 지리적으로 요충지이기 때문에 6·25전쟁 당시 빨치산 전라남도 당이 유마사에 은거하면서 모후산과 백아산을 연계하여 활동하였는데, 지금도 당시에 파놓은 참호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 유치재 방향 (중간 뒤가 백아산)
날머리인 유마사도 내려다 보이고...
▼ 내려다 본 유마사
저마다의 포즈로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 있습니다.
이럴때가 등산하면서 가장 기분좋은 순간입니다.
땀흘려 올라온 정상에서 맛보는 희열 그리고 자연에 대한 경외감...
땀이 식으면서 한기를 느낄 정도가 되어서야 몸을 일으킵니다.
이제는 내려갈 시간이네요.
제법 가파른 내리막길, 신록과 바위와 산죽이 함께 합니다...
내리막길에서 잠시 반등하는가 싶더니 중봉입니다.
중봉은 철철바위와 집게봉의 갈림길이기도 합니다...
▼ 중봉
집계봉으로 갈까, 철철바위로 가볼까...
산봉우리 하나 더 찍는 것 보다 더 궁금하게 느껴지는 철철바위를 찾아 갑니다.
등로는 반쯤 너덜길에 산죽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니 계곡을 만나고,
계곡을 따라 유마사 방향으로 이동합니다...
계곡속에 너럭바위 처럼 생긴곳이 철철바위라고 합니다.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까 했는데 조금 실망했네요.
기울어진 바위를 따라 물길이 있습니다만 폭포라고 하기도 좀 그렇고.
추측컨대 물이 많으면 철철 흘러 넘친다고 해서 '철철바위'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철철폭포'도 아니고 '철철바위'라고 하니 물보다 바위가 더 대접받는 곳^^
▼ 철철바위
그다음 부터는 계곡을 따라 쭉~~
용문재 갈림길을 만납습니다.
유마사를 들머리로 하면 이곳에서 모후산 등정 경로를 선택해야 겠네요.
급경상의 중봉방향으로 오르거나 완경사의 용문재를 경유하거나...
▼ 용문재 갈림길
졸졸 흐르고 있는 계곡물이 시원합니다.
잠시 앉아 땀도 씻어내고...
집계봉에서 내려오는 갈림길을 만났습니다.
중봉에서 집게봉을 경유하면 이곳으로 내려오는 모양입니다.
철철바위가 궁금해서 집게봉을 버렸는데(?) 차라리 집계봉 방향으로 하산할 걸 그랬나 봅니다 ^^;;
▼ 집게봉 갈림길
청단풍도 운치가 있네요.
그렇게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 유마사입니다...
▼ 유마사
유마사는 조계종 제21교구 본사인 송광사의 말사이며,
627년(백제 무왕 28) 중국 당나라에서 건너온 유마운(維摩雲)과 그의 딸 보안(普安)이 창건하였다고 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부처님 오신날'의 법요식 행사가 한달 연기되어 오늘 개최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째 조용...
스님의 불경소리는 온산을 울리는데 세상은 변함이 없습니다.
어린시절 떠오르는 사월초파일은 모든 절이 떠들썩한 구경거리였는데...
▼ 유마사에서 바라본 모후산 정상
연등은 여전히 화려한데...
공즉시색 색즉시공...
일주문 옆에 하나의 널찍한 돌로 만들어진 보안교(普安橋)가 있네요.
보안교를 놓기 위해 여러 명이 모후산 중턱에 있던 이 바위를 옮기려고 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자 유마사를 창건한 보안(普安)이 치마폭에 싸서 이곳에 갖다 놓았다는 전설도 있다고 합니다...
경내를 나서면 바로 아래에 주차장이 있습니다...
▼ 유마사 주차장 (날머리)
산행코스도 수월하고 산행거리도 짧다보니 쉬엄쉬엄 했는데도 주어진 시간보다 엄청 빨리 하산을 하였습니다.
할수없네요. 맨후미가 내려올때까지는 주차장에서 시간을 때우는 수 밖에.
수돗가에서 세수도 하고 옷도 갈아입고
주변도 둘러보고
그래도 시간이 남고 남는데... 아....지겹다...
산행시간을 적당히 줘야 하는데 많이 주면 꼭 시간을 채우고 내려오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여차여차해서 그래도 예정보다 1시간 빨리 서울로 출발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버스가 자꾸 고장을 일으킵니다.
라디에이트 계통에 문제가 있는지 오바이트를 계속 합니다.
조금 가다가 문제가 생기면 차를 세워 조치를 취하고를 반복하는데 에고 언제나 서울에 도착하려나...
대차를 하려면 서울에서 새버스가 내려오기 까지 또 몇시간을 기다려야 할 판이고...
급기야 안전문제, 시간문제로 시외버스(고속버스)를 이용하려고 논산에 들어갔더니 막차도 떠나고 없고,
할수없이 몇명은 KTX를 타겠다고 논산역으로 가고 나머지는 어쩔수 없이 다시 버스에 탑승...
어렵게 정안휴게소에 도착하여 또 몇명은 고속버스로 환승하고,
나머지는 언제 멈출지 모르는 버스를 타고 천안휴게소까지 와서 한참을 기다린 후에 새버스로 대차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산행시간은 고작 3시간 반인데 내려가는데 4시간 반, 올라오는데 6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집에 들어가니 자정이 가까웠네요. 내일도 새벽같이 운동가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