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오후 5시 전주를 출발 장성나주를 거쳐 강진 숙소에 도착 짐을 풀고 숙소근처에 있는 맛집을 추천받아 회춘탕을 주문해 봤으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탓에 대신 연포탕으로 저녁을 들었다. 반주로 생막걸리 한잔씩을 나누고 식후에 오랫만에 옛다방 냄새가 풍기는 다방에서 값싼 차를 들면서 사람들의 살아가는 일면을 느껴보았다. 새벽같이 일어나 티비를 듣는 친구덕분에 서둘러 준비를 해 소머리국밥으로 아침을 들었다. 물가가 올라 장사하기 참 힘들어 졌다는 주인아주머니의 푸념을 들었고 친절하게 주변 여행지를 소개해 줘 먼저 김영랑 생가를 찾았다. 비가 시원하게 내려 초목들이 더욱 생기있게 보인다 . 오르막에 위치해 저멀리 강진만을 내다보기에 좋았겠는데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건물들이 들어서 시야가 가리는게 흠이다. 집 곳곳에 영랑시인의 작품들이 새겨져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 가우도 출렁다리를 향했다. 섬 주변에 산책로를 따라 산수국이 얼굴을 내민다. 중간 반대편 다리를 보고 권영씨가 다왔다고 안도한다. 처음 다리였다고 생각했나보다. 낚시터에 들어가 구경하는데 초보자여서인지 고기가 없는건지 손가락만한거 한마리 낚는다. 연휴때는 어찌나 여행객이 많았는지 가게 아이스크림이 바닥났다는데 오늘은 좀 한가하단다. 마량항을 찾아보니 꽤나 큰 어항이다. 횟감을 골라 2층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토요장터에서 각설이 공연도 잠시 보고, 초당림.으로 향했다. 짜여진 여행보다 잠시 벗어난 여행도 추억을 남겨주나보다. 경호씨가 차를 몰아 낯선 숲을 찾아들어가봤는데 원시림처럼 숲이 깊다. 돌아돌아 들어가보니 우리가 후문 쪽에서 거꾸로 찾아든걸 알게 됐다. 덕분에 그 넓다란 숲을 볼 수 있었다는게 행운이 아니겠는가. 백합나무의 가치를 보고 대량으로 숲을 조성했다는데 처음으로 본 백합나무 좀 낯설다. 잎은 포플러 잎 같은데 나무가 아주 바르게 자라는게 목재로 쓸만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튜립나무라고도 불린다한다. 방향감각을 잃어 헤매다 겨우 강진길로 접어들어 백운동 정원으로 향했다. 무위사 쪽 길에서 좀더 오르니 광활한 차밭이 보인다. 먼저 정원을 보고자하여 뒷길로 들어섰는데 정원을 정비하느라 길이 막혀있다. 차를 힘겹게 돌려 놓고 정원에 들어가보니 고즈넉하니 참 맘에 든다 . 12경을 잘 소개해 놓아 보기에 좋았고 운무에 감싸인 월출산과 조화를 이뤄 호남 3대 정원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월출산 다원의 초록빛 모습을 카메라에 듬뿍 담고 정자에서 간식을 들었다. 돌아오는 중에 영산강 다리 주변 홍어거리를 잠시 둘러 보았다. 상가 간판들이 붉은 색으로 장식되어 내눈엔 홍등가 모습같아 보였고 왜 홍어일까해서 찾아보니 넓을 홍자여서 붉다는 것과 다름도 알 수 있었다. 원평 비빔밥을 들면서 세남자의 여행을 마무리했고 , 다음 지리산 반야봉 산행 특히 53이라는 숫자에 매력을 갖고 있는 권영씨 소원을 어찌 해결해야 할지 궁리를 해보며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