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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전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의 `물벼락 갑질`과 전횡(專橫) 논란으로 한진그룹은 창립 이래 최대 위기에 빠졌다. 조 전무의 남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조현아 칼호텔네트웍스 사장의 과거 언행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진그룹 3세들의 `세트 갑질` 논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어 모친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막말 폭행 영상과 녹취가 잇따라 공개되었다. `뺑소니 첫째`, `땅콩 둘째`, `물벼락 셋째`에 이어 `막말 폭행` 모친이 등장한 것이다. 조 전무의 `물벼락 갑질` 논란은 뉴욕타임스(NYT), CNN 등 주요 외신에도 보도되며 국제적 관심을 받았는데, 이는 한진가(家)에서 처음 있던 일은 아니다. 앞서 조 전무의 언니 조현아 칼호텔네트웍스 사장이 2014년 벌인 `땅콩 회항` 사건이 당시 국제적 논란거리로 떠오른 바 있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4월 22일 `물벼락 갑질`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오너 일가인 조현아ㆍ조현민 자매의 경영 일선 퇴진 등 경영쇄신안을 내놨다. 사태 수습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됐지만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이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까지 밀수와 관세 포탈 등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관세청뿐 아니라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국토교통부 등 정부 기관이 잇달아 한진과 관련한 각종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한진그룹 창업자인 고(故) 조중훈 회장은 1945년 트럭 한 대로 인천에서 한진상사를 창업하고, 1956년 주한 미8군과 군수물자 수송계약을 하면서 기업을 키우기 시작했다. 창립한 후 23년이 되던 68년, 정부가 운영하던 `대한항공공사`를 인수했다. 한진상사는 이후 70년 간 한진그룹으로 변모하면서 대한항공ㆍ한진해운ㆍ한진 등 육ㆍ해ㆍ공 물류기업을 주축으로 한 세계적인 종합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2002년 11월17일 향년 82세로 타계했다.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과 전횡이 터져나오는 가운데 11년 전 조양호 회장의 언론 인터뷰가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선친이자 한진그룹의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에게 신뢰와 겸손의 미덕을 배웠으며, 현아ㆍ원태ㆍ현민씨 등 3남매에게도 절약과 겸손을 특히 강조해 가르쳤다고 말했다. 직원들을 종처럼 부리고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잇단 폭로를 생각하면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최근 조 전 회장의 손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자 일각에서는 "조 전무가 이 회고록을 읽지 않은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현민 전무가 할아버지의 회고록을 한번이라도 읽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묻어난다. | |||
기사입력: 2018/05/07 [16:26] 최종편집: ⓒ 광역매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