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을 잃은 연생(박은혜)에게 장금(이영애)이가 사향을 불어넣고 있는데,
<동의보감>에서는 사람이 의식을 잃고 기절하는 원인을 5가지로 나누었는데, 첫째는 목을 매는 것이고 둘째는 무너진 담이나 벽에 깔린 것이며 셋째는 물에 빠진 것이고 넷째는 꿈에 가위에 눌리는 것이고 다섯째는 아이를 낳다가 기절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혹은 밤에 혹 변소에 가거나 산보하거나 찬 빈 방에 있거나 사람이 알지 못하는 곳에 있을 때 갑자기 헛것이 보이거나 입과 코로 좋지 못한 기운이 들어가면 갑자기 기절하여 넘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팔다리가 싸늘해지고 양손을 부르쥐며 입과 코로 피가 나오면서 생명이 위급해져 잠깐 사이에 살릴 수 없게 되는데, 한방에서 이런 증상을 중악(中惡)이라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이런 경우 사향이나 안식향을 태워서 정신을 차리게 하거나 또는 반하(半夏)나 조각자를 가루내어 콧구멍에 불어 넣거나 흰개의 목을 따서 더운 피를 받아 먹이면 깨어난다고도 하였습니다.
또한 아이를 낳다가 기절하는 경우에는 사향(麝香)이나 반하(半夏)가루를 콧구멍에 불어 넣으면 정신을 차리고 깨어난다고 하였습니다.
평소에 병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죽은 사람처럼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사람도 알아보지 못하며 눈을 감고 뜨지 못하고 말을 하지 못하며 혹시 사람은 약간 알아보아도 말소리를 듣기 싫어하며 머리가 어지럽고 정신이 없다가 옮겨 눕힐 때에야 깨어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한방에서는 울모(鬱冒)라고 합니다.
이것은 땀을 지나치게 내어 몸 속의 피가 적어지고 기혈이 뒤섞여져 막혀 제대로 순환하지 못해서 생긴 것이므로 죽은 것같이 보입니다. 기혈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면 다시 정신을 차리게 되는데, 이런 경우 창공산(倉公散)이란 약을 가루내어 콧구멍 속에 불어넣어줍니다.
몹시 토하거나 몹시 설사한 다음 원기가 부족해져서 팔다리가 싸늘해지고 얼굴이 검어지며 숨이 차고 저절로 찬 땀이 나며 음낭이 쪼그라들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을 탈양(脫陽)이라고 하는데, 이런 경우에도 반하(半夏), 조각자, 세신(細辛) 등을 가루내어 코에 불어 넣어주어 재채기를 시키면 곧 깨어납니다.
이처럼 옛 의서에는 사람이 정신을 잃거나 위급한 상황에서는 약재를 가루내어 콧구멍 속으로 불어넣어주거나 태워서 그 향을 맡게 하여 정신을 차리게 한다고 하였습니다. 즉 약물의 가루나 연기가 콧속의 후세포들을 자극하여 신경전달 체계를 거쳐 뇌에 자극을 줌으로써 깨어나게 하는 것입니다.
연생이가 출산 후 정신을 잃고 기절하였을 때 장금이가 사향가루를 코에 불어 넣어주는 것도 이와 같은 연유라 보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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