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화요일에 출발해서 격포항으로 갔는데
이미 막배는 출발한지 십여분 된 시간이었다
마음이 맞는 지인들과 대명에서 하루 자고 첫배를 타려고 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배가 안뜬단다.... 대략 난감
그래 하루 더 자면 배가 뜨겠지 하며 마음 편하게 먹고
위도에 사는 동생이 잘 아는 횟집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해산물은 싱싱하면 단맛이 나는 법인데.. 달다 ㅎ
바지락칼국수도 먹었는데 국수가 쫄깃한게 너무 맛있고
나중에 나온 매운탕이 맛있어서 공깃밥 2그릇 시켜서 셋이 나누어 먹고
숙소에 들어가 이야기 꽃을 피우고 놀다가 잤다
전날 먹은 코다리찜도 맛있었고
황태해장국도 하나 시켜서 먹었는데 그것도 맛있고..
전라도는 아무식당을 가도 참 맛있는 그런 곳이다
그래서 이틀을 잤는데
다음날 첫배는 안떳고
두번째 배도 안떳고
세번째 배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단다
계속 격포여객터미널에 전화를 하다가 포기했다
대명리조트 바로 아래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있다
여름엔 수영하며 놀지만
요즘은 거닐기 참 좋다
물이 빠진 모래는 단단해서 걷기가 수월한데
얼마나 많은 세월을 굴렀는지 댕글댕글한 작은 돌들이 모래에 있는데
검은색 붉은색 노란색 갖가지 색에다 무늬도 예쁜돌
엄지 손가락만한 까만 돌을 주웠는데 완전 비둘기 모양이다
세찬 파도소리를 들으며 한시간 정도 운동삼아 거닐다가
사진도 찍고 갈매기와 대화도 하고 마치 소녀처럼.. ㅎ
일정을 하루 앞당겨 집으로 돌아왔는데
밤새 불었던 바람과 파도소리를 갖고 왔나보다 ...귀에 계속 들린다
여행은 이렇게 계획없이 갑자기 떠나는것도 좋고
그러다가 바람때문에 배가 못떠서 섬에 가지 못하는것도 좋은 추억이된다
이세상에
계획대로
생각하던 대로
내 뜻하는 대로 그리 되던가
도심에서 훌쩍 떠나
바다바람도 쐬고 숨도 크게 쉬어보고
쉴새없이 밀려드는 파도를 보며
아무말 하지않아도 좋은 그런 시간이었다
비 천 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