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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이 다가고 해가 바뀔 무렵이 되면
진부령으로향하는 인제군 북면 용대리 일대는
명태를 말리기 위해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미시령과 진부령 골짜기를 타고 흐르는 바람은
살을 애 듯 차갑고, 숲이 가져다 주는 청정한 대자연의
맑은 공기와, 밤낮의 큰 일교차가 제격인 이곳에는
명태를 씻어 말리는 황태덕장이 그림처럼 펼쳐 진다.
영하 20도 이하로 내려가는 추운 밤에는
명태살이 품고있는 수분이 얼면서 살은 부풀어 오르고
투명하리 만치 강렬한 태양광은 얼음을 다시 녹여
마치 폭신 폭신한 스폰치의 촉감을 안겨준다.
얼고 녹기를 스무번 이상 반복하며 속살이 누렇게 마른
북어는 황태라는 이름을 얻고, 부드럽고 연한 속살이 쫄깃한 육질과,
구수하면서도 깊은 맛을 간직하여, 술꾼들의 숙취해소와 간장해독,
위를 편하게 하고,노폐물 제거 등에 효능이 있어 겨울철 먹거리로
무침과 찜, 구이와 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바다를 버리고 진부령으로 기어 올랐다.
서슴없이 가슴을 열고
너른 덕장에 목을 내 놓고
눈을 감았다.
얼고 녹기를 반복하는 사이
체액은 모두 빠져 나가고
남아 있던 한 웅큼의
간이 밴 눈물 마져 증발해 버렸다.
(이하 생략)
마산 출신 오명주시인은 이렇게 황태를 노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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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그림같은 황태~~~~ 고맙습니다.
그 구수한 황태가 이렇게 탄생하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