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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린다.
상연, 정우를 바라본다.
상연: 조심해라.
정우. 고개만 끄덕인다.
하연도 정우를 바라본다.
하연의 시선은 정우가 그녀를 죽이지 못할 것을 아는 것 같은 얼굴이다.
씬 65. 오페라 하우스
무대에서 리허설이 한참이다.
배우와 연주자들 무대에 돌아다니며 연습을 하고 있다.
극장의 조명 기들과 전선들……. 스텝들의 분주한 이동…….
그러한 모습들을 하나하나 살피는 킬러들의 시선.
킬러들. 극장 작업자들의 복장과 다른 의상으로 약간 변장되어 있다.
상연, 배우들의 움직임을 유심히 본다.
재영, 손바닥만 한 망원렌즈로 이곳저곳을 비추며 돌아다닌다.
하연, 천장의 조명기와 전선들의 배열을 본다…….
킬러들은 흩어져서 자신이 책임져야할……. 구역과 파트를 보고 있다.
누굴 어떻게 죽이려는 걸까…….
킬러들은 서로 눈짓들을 주고받으며……. 부드럽게 이동한다.
씬 66. 화이의 아파트 앞
정우, 멍하니 화이 아파트만 바라보고 있다.
아무 움직임도 못하고…….
씬 67. 경찰서, 암호 해독실
진 형사, 김 반장 문 앞에서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한심하고 무료한 표정.
진 형사: 조 검사님은요?
김 반장: 어. 잠복중이셔…….
진 형사: 검사도 잠복해요?
김 반장: 그 양반이 책상 검사니…….?
사이.
진 형사 얼굴이 뽀루퉁해져 있다.
진 형사: 저 왕따에요?
김 반장: 무슨 소리야?
진 형사: 조 검사님 하고 무슨 일하고 계신 거에요?
김 반장: 아니야……. 뭐 좀 걸리는 놈들이 있어서 뒤 좀 캐는데. 아직. 특별한 거리가 없어서…….
진 형사: 그거 캐는 건 2인용이에요?
김 반장: 응, 2인용도 널럴해.
김 반장……. 시계를 한번 보더니…….
김 반장: 늦네……. 저기야 이거 해독 나오면 조 검사님 책상 서랍에 넣어 놓고……. 나중에 보고해 주라.
김 반장 나간다.
씬 68. 아지트
저녁식사
아무 말 없이 침묵 속에서 밥을 먹는다.
그러면서도 모두의 시선은 정우를 힐긋 본다.
또 일을 실패하고 왔음을 안다.
상연: 너무 힘들면……. 재영이가 하고…….
정우: (화들짝 놀라며) 형. 왜 이래? 쪽 팔리게……. 밥 먹어. 맛있잖아.
모두 불안한 얼굴.
씬 69. 아지트 앞 골목
하연, 하얀 보자기를 들고 나온다.
모퉁이에 여일이가 서 있다.
하얀 반찬 보자기를 여일에게 준다.
여일: 맛있데?
하연: 응…….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었어.
여일: 하긴……. 그런 일 하려면 많이 먹어야지.
하연: 우린 정말 그런 사람들 아니라니까…….
여일:……. (잠시 침묵) ……. 너도 총 싸봤어?
하연: 난 안 쏴. 어, 이렇게 말하면 안 되는데…….
여일: 내일 아침도 싸올까?
하연: 하지 마. 걸리면 난리나. 넌……. 학교 안가?
여일: 방학이야. 학교 안 다녀봤어?
하연: 너 몇 살인데 나한테 자꾸 반말해?
여일: 미안해. 그냥 이게 편해서……. 참아.
하연. 할 말 없다.
여일을 바라보는 뒤쪽의 누군가의 시선.
조 검사다.
하연 일어난다.
하연은 사라진다.
여일, 혼자 걸어간다.
조 검사 하연이 간걸 확인하고 여일을 뒤쫓는다.
여일에게 다가가는 조 검사…….
여일 자연스럽게 걷다간 갑자기 파출소로 획 들어간다.
놀라는 조 검사.
곧장 경찰들 몇 명이 나온다.
경찰: (조 검사에게) 당신 이리와봐. 당신, 뭐야?
조 검사: 네?
여일 나온다.
여일: (조 검사를 가리키며) 저 사람이 절 계속 쫓아 왔어요.
조 검사 헛웃음…….
씬 70. 근처 공원
조 검사와 여일 앉아 있다.
조 검사: (뭔가 애길 꺼내려고) 어…….
여일: 커피 드시죠?
여일 일어나 자판기의 커피를 뽑는다.
조 검사, 담배를 어설프게 문다.
여일 커피를 뽑아다 주며…….
조 검사: 그래, 고맙다.(한 모금 마시고) 블랙을 좋아하니?
여일: 아니요……. 제껀 밀크인데……. 그건 잘못 눌렀어요.
조 검사: 그래, 너 정말로 그런 일을 당했으면 그 사람은 감옥에 가야 해. 분명히 죄를 지었으니까……. 근데 경찰에 왜 신고를 안 하지? 그게 더 편할 텐데. 챙피해서…….
여일 고개를 젓는다.
조 검사: 그럼?…….
여일: (조 검사를 바라본다.) 그 사람을 죽이고 싶어서요. 경찰은 그 사람을 죽이진 않을 거잖아요. 그 사람이 죽었으면 좋겠어요.…….
조 검사……. 뭐라 할 말이 있을까…….
씬 71. 성당( 아침)
늘 봐도 볼 때마다 웅장한…….
고해 성사일 앞엔 정우와 재영이가 줄을 서 있다.
정우: 들어가서 뭐라고 그래?
재영: 그냥……. 죄를 고백하는 거야? 몇 명 죽였습니다. 뭐 그런 거…….
씬 72. 고해 성사실
신부 칸
이미 누군가가 맞은편에 와있는지……. 신부 얼굴 한숨 가득이다.
신부: 그래……. 일이 많군요. 며칠 안 되서 온 걸 보니…….
재영: 아, 네……. 오늘은 꼭 누굴 죽여서 온건 아니구요…….
신부: 아니, 아무도 안 죽였으면 왜 오셨습니까?
재영: 아니……. 꼭 누굴 죽여야만 오나요? 여기 오는 사람들 중에 사람 죽여서 온 사람들이 많나요?
신부: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형제님이 원체 자주 죽이시니까…….
재영: 그냥 사는 게 죄라는 생각이 들어요. 살면서 내가 모르고 짓는 죄들이……. 얼마나 많겠어요…….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들……. 행동들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많은 슬픔을 주었을까 생각하면 그게 다 죄죠.
신부, 아니 이 친구가 제 정신으로 돌아왔나?
신부: (진지하게) 그래요……. 그럴 수 있죠 앞으로는 그렇게 생활과 일상을 번성하는 맘으로 살면 좋습니다. 그런 게 어쩌면 참되 신앙인의 생활이죠. 보석은 늘 하던 데로 하시고……. (웃으며 다정스럽게) 주일 미사 거르지 마시고…….
재영: 네……. (밝은 얼굴로 나간다.)
신부: 후후……. 이제야 제정신으로 돌아왔구만…….
맞은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온 인기척…….
신부, 맘가짐을 다시 정숙히 잡는다.
신부: 네……. 죄 고백하시고요…….
정우: 사람을 죽였습니다.
신부, 얼굴 이상해진다.
구멍으로 삶 얼굴 다시 확인해본다. 갔는데?
신부: 에?
정우: 뭐 하는 일이 그래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 고백합니다. 격주로 나눠서 한 달에 한 서너 명 정도 죽이죠…….
신부: 저……. 혹시 바로 앞에 들어왔던 분하고 친한 사인가요?
정우: (밝은 표정) 아……. 예. 친군데요. 사실 전 그 친구만큼은 많이 안 죽이죠. 아무래도 파트가 틀리니까…….
신부 갑자기 고개를 숙인다.
정우 작은 창구로 이상한 흐느낌을 듣곤 엿본다.
아~ 신부가 우나보다
내말이 슬퍼나?
씬 73. 경찰서
조 검사 들어온다.
조 검사……. 경찰서 안 공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경찰서 안의 직원 동료들 조 검사 눈치를 보고 있다.
조 검사. 자신의 테이블 앞에 앉아 있는 탁 문배를 발견한다.
탁 문배 앞 테이블엔 커다란 과일 바구니가 있다.
탁 문배, 몸을 돌린다.
탁 문배: 어이구, 검사님 오셨습니까?
조 검사: (아래위를 홀기며) 뭐냐? 수갑 안차?
탁 문배: 아, 뉴스 안보셨습니까?……. 어제 나왔습니다. 나오자마자 찾아뵈러 온 겁니다. 기특하지 않습니까?
자길 잡아넣은 검사를 찾아와 인사드리는 예의.
그만큼 저한테 잊지 못할 분이시라서…….
조 검사: (화가 나지만 내색은 안 한다.) 과일……. 사온거야?
탁 문배: 아……. 네. 빈손으로 올 수 있나요? 검사님 뵈러 온 건데…….
조 검사 과일 하나를 집어 우걱우걱 씹는다.
경찰서 안 모든 사람들……. 둘의 마주침에 시선이 집중…….
조 검사……. 과격하리만큼 과일 심하게 씹어댄다. 그러다가
조 검사: 가만, 진 형사. 이것도 뇌물 아닌가?
진 형사: 그렇 수 있죠…….
조 검사……. 아차, 한 듯한 표정으로 입안에 있는 걸……. 고스란히 과일 바구니에 뱉어낸다.
조 검사: 먹으면 안 되겠다. 가지고 가라.
탁 문배: (열 받은 얼굴) 후후후. 검사님 저요. 무죄랍니다 형사들이요……. 막~ 질문을 하길래 막 대답을 했거든요. 그러더니 무죄! 그럽디다. 후후. 대한민국! 아직 괜찮은 나랍니다.
검사: 가라…….그리고 축하한다. 감옥에서 죽게 하려고 3년이나 발버둥 쳤는데……. 안 도와주는구나.
탁 문배, 조 검사 시선싸움. 그러다가 탁 문배……. 과일 바구니를 들고 돌아 나간다.
조 검사 가는 탁 문배를 본다.
그 옆으로 진형사가 다가온다.
진 형사: 대한민국이 좋은 나라는 좋은 나란가 봐요. 저란 인간이 저렇게 멀쩡히 나오는걸 보면…….
조 검사……. 어금니를 꽉 문다……. 그리고 한숨
조 검사: 나……. 오늘 못 들어올 거 같아…….
진 형사: 잠복이요?
조 검사, 씨익 웃는다.
씬 74. 경찰서 앞
조 검사 나오는데……. 앞으로 탁 문배의 차가 지나간다.
조 검사 차를 향해서 손가락으로 총을 쏘는 시늉을 한다.
빠……. 앙
씬 75. 탁 문배의 차안
탁 문배와 그의 심복 (처음에 의뢰인으로 나온 사내) 뒷자리에 타있다.
탁 문배, 과일 바구니에 담긴 과일을 우걱우걱 먹는다.
탁 문배는 조 검사에게 열이 받아 있는 얼굴.
사내: 아무튼 큰 고비는 넘긴 거 같습니다. 뒤처리는 깔끔하게 됐으니까 맘 놓으셔도 되실 겁니다.
탁 문배: 그 친구들은 어떤 친구들이야? 이거 술이라도 한잔 대접해야 되지 않나?
사내: 안 마실 겁니다. 아마…….
탁 문배: 왜? 우너래 술 안 마시나? 그러면 돈이라도 좀 주지……. 아니면 괜찮으면 밑에 와서 일하라고 그래?
사내: 안 할 겁니다. 아마…….
탁 문배……. 사내를 힐끔 쳐다본다.
씬 76. 화이가 다니는 백화점
화이, 식품 코너에서 이것저것 고른다.
그녀의 발목……. 그녀의 얼굴.
화이의 쇼핑카드에서 어떤 손 하나 화이가 담은 봉투를 다시 빼낸다.
화이, 진열대를 지나 그 끝 즈음에 도착할 무렵 반대편에서 정우, 불쑥 나타나며
정우: (아까 훔친 봉투를 주며) 저기요……. 이거 흘리셨는데요.
화이: 고맙습니다. 어,……. (정우를 알아보곤) 안녕하셔요?
정우: 아……. 저희 앞집에 새로 이사 오셔서 저한테 떡까지 주셨던…….
너무 세밀하게 말한다.
화이: 장보러 오셨어요?
정우: 네, 뭐 좀 살게 있어서…….
씬 77. 화이 아파트 엘리베이터
정우와 화이.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문이 닫힌다.
둘. 침묵. 사이
정우: 몇 층……. 가시죠?
화이: (헉!!!) 15층…….
정우: (내가 왜 이러지?) 아. 그렇죠.
사이
정우: 저도 15층인데…….
화이. 웃는다.
정우도 웃는다.
내 농담도 먹힌다. 야호.
씬 78. 화이집 문 앞
엘리베이터에 나오는 둘……. 약간의 머뭇거림…….
화이: 들어가세요…….
정우: 네……. 먼저 들어가셔요……. 저는 남잔걸요. 가시는 서 보고 들어갈게요.
사이…….
화이 문을 열고……. 들어가려다가.
정우가 문고리를 잡고 못 열고 있는 것을 본다
정우, 화이의 시선을 의식해서……. 주머니를 뒤지며…….
정우: 가만……. 열쇠를 어디다가 뒀지? 아, 어디다 흘렸나?
화이: 없으세요?
정우: 네? 아. 네 제가 원체 뭘 잘 잃어버려서……. 들어가셔요. 전 제 친구가 올 때까지 잠깐 기다리면 되요.
화이: 괜찮으시면……. 들어와서 차 한잔하면서 기다리세요 추운데…….
정우: 아니에요.
화이: 괜찮아요.
그때, 문안에서 누군가 나오는 소리가 들린다.
정우 화이를 밀며 들어간다.
정우: 아. 네. 그럴까요……. 차 마시기엔 저희 집 보다 행걸 나을 거 같네요.
둘, 들어간다.
씬 79. 화이의 아파트
둘, 커피 잔을 들고 있다.
정우, 계속 배에 신경이 쓰인다.
정우: 애기……. 아직 모르죠? 딸인지 아들인지?
화이: 딸이에요.
정우: 어. 예쁘겠네……. 의사선생님이 가르쳐 줬어요?
화이: 아니요. 그냥 느낌이 딸 같아요.
정우: 아……. 네…….
사이
할 말이 없는 정우. 무슨 말을 할까?
정우: 바깥선생님은……. 어디 가셨나봐요?
화이: (대답하기 싫은 듯 곧장) 애기 이름도 지어놨어요.
정우: (과장되며 놀란 척) 벌써요?
화이: 화 이
정우: 아~……. 화이요. 이쁘네.
화이: (기쁘다.) 이쁘죠?
사이
화이: 제 이름도 화이에요.
정우……. 헉! (조크인가?)
사이
정우 베란다에 있는 작은 화분에게 시선이 간다.
정우: 어, 도련 화네. 이 꽃 좋아하세요? 이 꽃 좋아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데. 꽃 피우기가 하도 힘들어서…….
화이: 꽃 좋아하세요? 가지세요. 정말로 꽃이 참 안 피더군요.
화이. 음악을 튼다.
화이: 춤 출줄 알아요?
정우: 네……. 아니오,……. 전
화이: 우리 애긴 춤추는 거 좋아해요. 이 음악을 틀어놓고 내가 춤추면 애기도 좋아해요.
정우의 손이 화이를 잡는다.
화이의 어깨에 한 손이 화이의 발이 스텝을 밟는다.
정우의 어설픈 스텝이 그녀를 따라 움직인다.
정우의 어깨에 화이의 얼굴이 조금씩 묻힌다.
화이의 눈엔 이유를 알 수 없는 방울이 맺힌다.
정우……. 화이의 머리를 느낀다.
그러다간……. 눈을 지그시 감는다.
영화는 스케치 인서트가 된다.
인서트
달이 이동하는 그림…….
심야 라디오 방송…….
도심, 사람들이 없어지고 간판 등이 꺼지는……. 이 인서트는 후에 반복된다.
씬 80. 아지트. 거실
재영이가 냉장고 안에 들어 있는 탄알과 장비들을 꺼내어 정리한다.
그러다간 멈칫하며 탄알을 본다.
손가락을 움직여 숫자를 확인하는데 뭔가 잘 안 맞는다.
씬 81. 아지트. 하연의 컴퓨터 실
하연이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살펴본다.
커져 있는 모니터로 카메라가 다가간다.
씬 82. 아지트. 상연방
상연, 책상에 앉아 골똘히 뭔가 생각한다.
누굴까?
그의 테이블 위엔 오페라 하우스 무대 미니어처가 있다.
상연, 그 미니어처를 보며 계획한다.
그때, 하연 들어온다.
하연: 형, 잠깐만 와봐.
씬 83. 컴퓨터실
모니터에 떠다니는 글씨
be careful , your back 자막 - 너의ㅡ등 뒤를 조심해라)
상연, 어금니를 문다. 화난다.
하연: 화면보호기를 누가 바꿔놨어.
재영: 네가 써 놓은 거 아냐?
상연: 이 집에서 영어로 뭐라 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다른 건?
재영: 총알이 하나 비는데……. 혹시 형, 탄창…….
상연: 여덟 발이야.
재영: 어……. 이상하네…….
상연: 정우, 전화해봐. 더 가져갔나?
재영: 어.
상연, 뭔가 찝찝하고 불길한 예감에 쌓인다.
재영, 전화하고 있다.
재영: 형, 전화가 안 되는데…….
시간이 경과 된 상황
테이블위엔 영한사전이 놓여 있고: be careful , your back 이란 문장이 직역되어 있다 존재하다, 주의 깊은, 당신들의, 과거
재영: 당신들의 과거를 주의 깊게 존재하라? 이게 무슨 의미일까?
상연: (심각하게) 옛날을 돌아 보라라는 말 같은데…….
상연 시계를 본다. 얼굴이 상기된 채 조금은 화가 나려고도 하는 얼굴.
하연도 시계를 슬쩍 보다간 상연의 얼굴을 본다.
재영도 상연의 눈치를 본다.
하연: 밥 차려 줄까?
상연: (고개를 젓는)……. 전화 없었지?
하연: 어. 배 안 고파?
상연: 전화해도 안 받아?
하연: 어…….
재영: 형, 누가 지금 우리가지고 장난치는 거 같지 않아?…….
그때, 정우 화분 하나 들고 들어온다.
정우. 상연 하연 일어난다.
상연. 성질난다.
정우……. 기분 괜찮게 들어왔다가 안의 공기를 느낀다.
정우: 미안해……. 좀. 늦었어.
재영: 야, 넌 늦으면 늦는다고 연락을 주던가.……. (손에든 화분과 몰골을 보곤) 너 레옹이냐? 이건 뭐냐?
재영. 창밖을 슬쩍 보다간…….
상연: 여자는?
정우: 어……. 그게 좀처럼 쉽지가 않더라……. 임산부는 처음이라서 조금만 더 시간을 좀…….
상연: ……. 후 . 오늘 총알 몇 발 가져갔니?
정우: 응?
상연: 탄창에 몇 알 들어있냐고?
정우,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다간……. 거실 서랍을 연다.
거기서 총을 꺼내 탄알을 센다.
상연, 정우가 총을 가져가지도 않은 것에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정우: 맞는데……. 여덟 발…….
상연, 갑자기……. 정우 얼굴에 주먹을 먹인다.
정우 나뒹군다.
화분, 바닥에 떨어져 깨진다.
재영과 하연……. 말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본다.
상연 계속해서 정우를 두들겨 팬다.
정우 맞다간 참질 못하고 폭발한다.
정우: 그래…….! !! 못하겠다……. 씨발( 울면서 절규하듯) 이름도 지어놨는데……. 애, 이름이 엄아 이름하고 똑같은데 그걸 어떻게 죽이니!!! 내가 이렇게 붙잡고 춤추는데……. 애가 발길질하는 게 나한테 느껴지는데……. 그걸 어떻게 죽이냐?????? 형 같으면 죽이겠나!!!!!
상연: 나라면 해. 나라면 죽여. 보고 싶나? 보여 줄게…….
상연 나가려한다.
하연 옆에서 보고 있다간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소리를 지른다.
하연: 하지 마!!!! 그만해!!!!!
상연과 정우 재영 모두 동작을 멈추고 정지된다.
하연의 이어지는 내레이션.
하연: 이러면 안 된다. 정우 형은 지금 당연한 일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고 당연한 일을 하고 있는데 그런 사람을 때리면 안 된다. 폭력은 나쁜 것이다.
하연 계속 절규하며 소리 지르는 모습
소리는 들리지 않고 모양만 보인다.
하연의 내레이션을 하는 동안 등 돌리고 있던 정우의 어깨가 들썩이고 재영은 손으로 우는 듯이 얼굴을 가린다.
하연: 난 태어나서 처음으로 형에게 나의 주장을 내뱉었다. 형은 아무 말도 못했고 내 절규를 듣던 정우형. 재영이형은 감격스러운 맘을 참지 못하고 울었다.
씬 84. 킬러들의 아지트
상연의 방.
상연이가 벽에 걸린 작은 액자들을 보고 있다.
액자들엔 지금까지의 의뢰인들과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
재영이와 하연이가 그 뒤쪽에 앉아 있다.
상연: 정우는?
재영: 잠들었어…….
상연: 약 바르고?
재영: 지가 바르고 자던데…….
상연: 너도 그 여자 봤니?
재영: 애기만 들었지…….
상연: 예쁘데?
재영: 응. 예쁘데. 지눈에 안경이지 뭐.
상연: 그렇겠지.
살짝 미소를 짓는 상연
벽의 액자 하나를 가리킨다.
상연: 이 사람 기억나? 심장마비.
재영: (웃는다.) 왜 안 나겠어. 세상에 심장마비로 죽여 달라니 그걸 어떻게 죽여.
상연: 후후후…….그래도 해 냈잖아…….
재영: 하하하……. 어휴……. 말을 안 해서 그랬지……. 그때 얼마나 힘들었는데……. 생사람을 심장 마비로 죽이려고 귀신분장에 칼 들고……. 후후후
상연: 후후후( 벽의 다른 액자를 가리키며) 이 사람도 기억나지? 경부 고속도로…….
재영: 최고였지……. 아마 우리 한 일 중에 가장 완벽했지…….
상연: 그래 그럴 거야…….
재영: 난 어디가면 자랑한다니까……. 고속도로에서 삼십 중 추돌 사고가 났는데……. 사람 한 명 죽었다. 이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지…….
둘……. 웃다가 다시 약간의 침묵.
상연: 우리. 한 번도 실패해 본 적 없다. 그지?
재영: ……. 정우 , 그 여자 좋아하나봐…….
상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자식은 왜……. 여자를 좋아할까?…….
다시 웃는다. 그리곤…….
옷을 챙긴다.
상연: 갔다 올게…….
상연 나간다.
가는 상연을 보는 하연.
하연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하연: 우리 단 한번 의뢰 받은 일을 실패해 본 적이 없다.
그건 단 한명의 의뢰인도 우리에게 실망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씬 85. 도로
상연 차를 몰고 어디론가 간다.
씬 86. 어느 건물
상연, 건물로 들어간다.
늦은 밤……. 인적이 드문 건물 안.
하연: (내레이션) 형은 오늘 처음으로 의뢰를 실패 할 것이다. 그건 형에게 모욕적인 일 일수 있다, 형은 그런 모욕을 참고 의뢰를 사양하기로 맘먹었다. 왜나면……. 원래 그렇다. 사랑은 원래 그런 것이다. 모욕도 참고. 고통도 참아내는 거다.
씬 87. 건물의 어느 층 복도
고급 층
어느 사내가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사내, 화이의 남자이다.
복도를 지나 엘리베이터 안으로 온다.
그때, 따라 오르는 상연.
씬 88. 엘리베이터 안
상연과 사내, 둘만 타고 있다.
엘리베이터는 내려가고 있다.
정적.
상연: 우편물 받은 사람입니다.
사내: 뭐요?
상연: 의뢰를 받은 사람입니다.
사내: 아니……. 이봐,……. 여길 어떻게…….
상연: 죄송합니다. 이번 의뢰는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할 수가 없겠습니다. 여기 금액하고 서류에요.
사내: 이 새끼들이 누굴 놀리나……. 야,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누구 죽는 꼴 보려고 그래? 그리고 못 해? 야. 그러고도……. 니들이…….
순간, 상연, 엘리베이터 스위치를 정지시키며……. 엘리베이터를 멈춘다.
그리고 주먹을 사내에게 먹인다.
상연 주먹이 남자의 이빨에 맞았는지……. 상연의 손등엔 약간의 상처가 생긴다.
붉은 피…….
사내 쓰러진다.
씬 89. 복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상연이가 나온다.
주먹에 약간 흐르는 피를 털털 털어낸다.
나온 상연은 복도를 따라 주욱. 걸어 나간다.
하연: (내레이션) 우린 킬러다. 돈을 받고 사람을 죽인다. 킬러는 의뢰인이 간절히 원하는 부탁을 들어주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가끔은 원칙을 어길 때가 있다. 원칙을 거길 때는 그럴만한 명분이 있어야 하고 형은 오늘 아주 훌륭한 명분으로 어겼다.
복도 저편으로 걸어가는 상연의 모습에서 영화는 F. O 지금부터 보여지는 몇 씨퀀스는 앞에서 보았던 장면과 동일한 시간 구성이다.
씬 90. 화이의 아파트 앞
조 검사 정우가 아파트 입구에서 나오는 모습을 본다.
정우는 한손에 화분을 들고 나온다. 그리고 발걸음을 옮긴다.
화이집 쪽으로…….
중간에 들리는 소리와 보이는 그림 인서트.
앞에 나왔던 것들이다.
인서트
달이 이동하는 그림…….
심야 라디오 방송…….
도심, 사람들은 없어지고, 간판 등이 꺼지는…….
씬 91. 화이집 문 앞
딩동
문이 열린다. 조금.
안전장치가 다 열리지 않고 문틈으로 열린다.
화이, 얼굴을 내민다.
화이: 누구……. ?
조 검사: 어. 경찰입니다.
화이: 그런데요…….
조 검사: 조금 전에 만났던 친구……. 있죠? 누군지 아십니까?
화이: 왜요?
조 검사: 왜나면……. 경찰이 어……. 궁금해 하는 사람이거든요……. 오늘 처음 만났습니까?
화이: 그런데요.
조 검사: 어. 저기 이 문 좀 열고 말하면 안 되겠습니까?
화이: 지금도 잘 들리요……. 왜 그러시죠?
조 검사: (화난다.) 좋아요……. 하나만 말씀 여쭙겠습니다. 혹시 누가 당신을 죽이고 싶어 하는 사람 있습니까?
화이 얼굴이 사색이 된다.
화면은 점프되고 문은 고스란히 열리지 않고 틈새……. 사이,
그 사이로 음료수 잔이 옮겨진다.
화이: 드세요.
조 검사: 고맙습니다.
화이: 추우세요?
조 검사: 네? 아……. 네……. 조금……. 요 괜찮습니다.
화이: 팔소매를 이렇게 내리세요.
조 검사: (좋은 방법이다.) 네?……. 아네.
사이.
화이: 우리 아기를 죽이려는 거에요. 우리 아기를 미워하는 남자니까…….
조 검사: 둘 다 죽일 거에요……. 그 친구는 그런 일을 하는 친구니까…….
화이: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되죠…….
조 검사: 걱정 마세요. 그 친구는 잡힐 겁니다. 그리고 애기 아버지도 감옥에 가게 될 거에요. 어차피 우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니까요.
화이: ……. 그 사람이 없어져도 세상 어디엔 가는 날 죽이고 싶은 사람이 남아있겠죠?
조 검사: ……. ( 화이를 본다. 열린 틈으로)
화이: 경찰 아저씨 애기 아빠한테 가서, 우리 아기 죽이지 말라고 부탁해 주세요.
조 검사: (화난 목소리로) 저기요……. 경찰은요……. 그런 거 부탁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저희는 잡는 사람이지. 나쁜 짓 하지 하라고 부탁은 안 합니다.
화이: (조 검사) 그래도……. 좀 하세요.
조 검사……. 할말이……. 별로……. 없다.
그냥 화가 난다.
씬 92. 도로, 조 검사의 차안
조 검사 신경질 적으로 운전을 하고 있다.
그의 심기는 알 수 없는 분노스러움으로 차있다.
씬 93. 마성 롤게이트
롤게이트에서 수표를 하는 이……. 상연이다.
차량 이동이 드문 시간과 지역…….
시계를 힐끗 본다.
책상 위의 사진과 동전크기의 폭발물.
상연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다.
그의 머릿속에 스치는 낮에 자신들을 뒤쫓았던 차와 아지트의 흔적들.
그때, 작은 수신기에서 들리는 소리…….
하연이의 소리다.
하연: 추워.
상연: 아니. 괜찮아.
하연: ……. 내가 지금 춥다고…….
상연: 금방 끝날 거야. 조금만 참아…….
하연: 난 왜 만날 이런거만 해?
상연: 뭐?
씬 94. 톨게이트 조금 전 도로
하연이가 가드레일에 앉아 있다.
손엔 차량 번호와 차종이 적혀 있다.
추워서 바들바들 떠는 모습.
하연: 난 언제 총 쏴?
상연: 나중에…….
사이…….
아무 말 없는 둘…….
하연 주머니에서 몰래 가져온……. 총을 꺼내 만지자 거린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하연: 아버지 기억나?
상연:……. 응.
하연: 아버지 얘기해줘.
상연: 또? 많이 해줬잖아.
하연: 해줘. 추워서 그래……. 내 이름 아버지가 지었지?
상연: 응
하연: 형하고 나 사이에……. 한명 더 있었어?
상연: 그게 무슨 소리야?
하연: 주 씨 아저씨가 그러던데……. 형 이름이 상연이고 내 아름이 하연이고……. 중간에 중연이라고 있었다고…….
상연: 상 중 하? 후후후……. 거짓말이야.
하연: 뻥이야? 피…….아버지. 돌아가실 때 형한테 뭐랬어? 유언 같은 거. 없었어.
상연: 후후……. 애기해줬잖아.
하연: 달리기 잘하라고?……. 후후……. 그게 다야…….
상연: 응……. 그게 다셨어. 사내놈은 자고로 평범한 걸 잘해야 된다고……. 특히 주먹 쓰는 놈들은……. 달리기……. 윗몸일으키기. 턱걸이……. 팔굽혀펴기…….
하연: 형 아버지는 참……. 이상하신 분 같아.
상연: 후후……. 너희 엄마 남편이란 비슷하지…….
하연도……. 씨익 웃는다.
추위가 없어진 듯한…….
그때. 헤드라이트 하나가 온다.
그리고 획 지나간다.
하연: 형. 동그라미 삼등분 한 게 벤츠야?
씬 95. 톨게이트
상연 준비한다.
언덕배기에서 불빛과 함께 차가 온다.
동그라미가 삼등분 된 벤츠마크.
잔돈을 준비하는 상연.
차 다가와 유리가 열린다.
사진 속의 남자. 맞다. 그다.
그……. 핸드폰 통화중이다.
오른손으로 통화를 하며 왼손으로 표를 건넨다.
상연 표를 받고 잔돈 영수증과 함께 동전 폭탄을 돌려서 그에게 건넸다.
그런데……. 그, 핸드폰 왼손으로 옮겨 받고 오른손을 내민다.
아~ 이러면 안 되는데……. 이게 아닌데.
상연. 주지도 못하고 정지되어 있다.
그, 받으려고 내민 오른손에 아무것도 안 쥐어지자 상연을 본다.
느린 화면…….
상연 이와……. 그…….
그냥 서로 시선만 바라본다.
침묵, 상연……. 자신의 손이 짧은 것처럼…….
조금 당겨서 그의 손과의 거리를 넓힌다.
상연: ‘그러면 왼손으로 받으러 오겠지?’
그, 덩달아 몸을 유리창 밖으로 조금 내밀며 약간 기분 나빠진 얼굴로 끈기 있게 오른손을 뻗어 잔돈을 받으려 한다.
둘의 그런 움직임 느린 화면으로 제법 서정 있게 펼쳐진다.
그런 서정을 깨며 들려온 ‘ 탕 ’ 총소리.
핸드폰을 들고 있는 그의 왼손에 정확히 박히며 그의 왼손도, 들고 있던 핸드폰도, 날아 가버린다.
상연 고개를 들면 그 앞에 총을 내리는 하연 서있다.
씬 96. 도로. 밤
킬러들의 차안
상연과 하연이가 타고 있다.
상연 무거운 얼굴이다.
하연 이는……. 상연의 눈치를 보고 있다.
하연: 미안해…….
상연: 총 어디서 났어?
하연: 정우형이 빌려줬어…….
상연: 그럼 정우는?
하연 대답을 못한다.
상연 얼굴이 일그러진다.
씬 97. 아지트 밤
손에 화분을 든 정우가 문에 서 있고…….
재영: (손에 든 화분과 몰골을 보곤) 너 레옹이냐? 이건 뭐냐?
상연: 여잔?
정우: 어……. 그게 좀처럼 쉽지가 않더라……. 임산부는 처음이라서 조금만 더 시간을 좀…….
상연: 후……. 오늘 총알 몇 발 가져갔니?
정우: 응?
상연: 탄창에 몇 알 들어있냐고?
정우,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다간……. 거실 서랍을 연다.
거기서 총을 찾는다.
정우: 어, 아까 까지만 해도 여기 있었는데……. 그지? 아까 봤잖아?
상연, 한숨을 쉬더니…….
들어가려다가 다시 뒤돌아 갑자기…….
상연……. 정우의 얼굴에 주먹을 먹인다.
정우 나뒹군다. 화분, 바닥에 떨어져 깨진다.
재영과 하연. 말리지도 못하고 눈치만 본다.
상연 계속해서 정우를 두들겨 팬다.
정우 맞다간 참질 못하고 폭발한다.
정우: 그래……. 못하겠다……. 씨발( 울면서 절규하듯) 이름도 지어놨는데……. 애, 이름이 엄아 이름하고 똑같은데 그걸 어떻게 죽이니!!! 내가 이렇게 붙잡고 춤추는데……. 애가 발길질하는 게 나한테 느껴지는데……. 그걸 어떻게 죽이냐?????? 형 같으면 죽이겠나!!!!!
상연: 나라면 해. 나라면 죽여. 보고 싶나? 보여 줄게…….
상연 나가려한다.
하연 옆에서 보고 있다간 도저히 못 참겠다는 듯이 소리를 지른다.
하연: 하지 마!!!! 그만해!!!!!
상연과 정우 재영 모두 동작을 멈추고 정지된다.
하연: (앞에서 안 들렸던 하연의 절규가 시작한다.) 모르겠어? 정우형은 지금 사랑하는 거야! 형은 몰라. 사랑이란 그런 거야! 한없이 영롱하고 투명한 거야. 그 투명함은 어떤 시기와 질투 미움과 분노도 다 이길 수 있는 거야!
하연의 절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유치찬란하다.
얘길 듣던 정우의 어깨 들썩인다.
얼굴을 보면 그렇게 맞던 와중에도 기가 차는 듯 웃음이 나와 들썩인다.
재영도 옆에서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웃는다.
상연 어이가 없는 듯 무표정.
이어지는 하연의 절창.
하연: (감격스런 절규에 자신도 눈물을 흘리며) 사랑하는 사람에겐 그 누구도 뭐라 말할 수 없는 거야. 그게 바로 위대한 사랑의 힘이야. 형은 몰라! 정우형은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거야 정우형은 지금 스스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노래한다.) 믿음과 소망과 사랑 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씬 98. 어느 건물( 화이의 남자가 있는)
고층의 건물의 외경……. 조금은 고급스러운 건물.
씬 99. 건물……. 안, 어느 집무실…….
화이의 남자와 어떤 여자가 있다.
여자는 비서로 보인다.
둘은 한바탕 관계가 끝났는지……. 남자는 넥타이를 고쳐 매고 있고…….
여자는 속옷 차림에서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는다.
남자: 택시 타고 들어가라…….
여자: 우린 언제쯤에나 같이 나가?
남자: 왜? 같이 나가고 싶어서? 팔짱 끼고?
여자, 남자에게 다가온다.
여자: 내가 아기를 갖는다면 그 아이가 당신의 첫 아기였다면 좋겠어.……. 그 여자가 당신 아기를 배고 있다는 게 사람 미치게 만들어…….
남자: 미치지 마. 그 여자도 아기도 얼마 안 있어……. 없어 질 거야…….
남자, 씨익 불쾌한 미소를 짓고……. 나간다.
씬 100. 복도
집무실을 나온 남자는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엘리베이터를 탄 남자.
옆엔 이미 상연이가 타 있다.
씬 101. 다른 층 복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상연이가 나온다.
상연이가 나와서 모퉁이를 돌아가자 반대편 복도에서 들어오는 조 검사 엘리베이터에 오른다.
씬 102. 엘리베이터 안
얼굴이 조금 망가진 남자.
조 검사가 오르자……. 문이 닫히며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남자는 옷을 고쳐 입으며……. 분한 얼굴로 씩씩댄다.
검사: 아기……. 죽이지 마세요.…….
남자: (이건 또 뭐야?) 뭐요?
조 검사: 아기……. 죽이지 말라고요……. 부탁하러 온 거에요…….
남자: 근데 시발 정말 이것들이…….
조 검사의 주먹……. 참을 성 없이 곧장……. 남자에게 먹인다.
이곳저곳 골고루……. 패버리는 조 검사.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조 검사 유유히 나와 걸어간다.
남자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망가질 대로 망가진 채 쓰러져 있다.
조 검사: (핸드폰을 꺼낸다.) 네. 병력 좀 보내주세요. 그 친구들 집 앞으로요…….
조 검사 복도를 걸어 입구로 간다.
그 모습이 상연의 모습과 같다.
F. O
씬 103. 킬러들의 아지트 앞.
불이 꺼진 킬러들의 아지트로 상연이가 들어간다.
씬 104. 아지트 ― 상연이의 방…….
불을 켠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오페라 하우스의 미니어처를 보고 있다.
상연, 자신의 손등에 생긴 상처에 반창고를 붙인다.
그리고 미니어처를 이리저리 돌려본다.
그때 밖에서 들리는 사이렌 소리.
상연 거실로 나온다.
다른 킬러들도 자다 말고 나온다.
킬러들 순간……. 긴장한다.
재영과 상연 창밖을 내다본다.
밖에선 경찰차가 한 대 두 대씩 집 앞에 와서 선다.
사이렌을 울리며 킬러들의 아지트에 한 대 두 대 도착하는 경찰차…….
일곱 열덟 대는 족히 된다.
킬러들……. 이곳저곳에서 무기를 꺼낸다.
상연……. 손짓을 해서 움직임을 정지시킨다.
창문 틈으로 보는 밖의 풍경.
경찰차들……. 사이렌만 울린 채 조금도 다른 움직임이 없다.
아무도 내리지 않고……. 어떤 다른 소리도 없다.
순간, 거실의 전화벨 울린다.
킬러들 그 전화를 주목한다.
상연……. 신중히 받는다.
상연 아무 말도 않고 수화기만 들고 있다.
반대편에서도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그저 들려오는 소리는…….
숨소리다.
사내의 숨소리……. 누구지?
상연도 그저 숨만 쉴 뿐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다.
숨의 주고받음…….
씬 105. 아지트 앞 - 조 검사의 차 안
조 검사 차안에서 수화기를 들고 있다.
그리고 아무 말 없이…….
반대편에서도 아무소리도 나지 않는다.
조 검사 아무 소리 내지 않고 그저 숨만 쉬고 있다.
그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는 김 반장은 약간 답답함이 오른다.
씬 106. 킬러들의 아지트 앞.
아지트 앞으로 경찰차들이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온다.
차들은 아지트 담벼락을 둘러쌓으며 사이렌만 내고 있다.
<인서트>
경찰차에 탄 경찰들…….
경찰1: 이게 뭐하는 거야……. 동네 주민들 시끄럽게…….
경찰2: 이러다가만 가래?
경찰1: 응……. 이거……. 참…….
아지트 안의 불빛…….
조금도 미동 없이 그대로다.
씬 107. 킬러들의 아지트 안
거실, 상연이가 전화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그러자……. 밖의 경찰차를 움직인다.
하나둘……. 사라진다.
재영……. 가는 차들을 본다.
재영: 뭐야?
상연:……. 차 조회한 거……. 그거 좀 줘봐.
킬러들 상연을 바라본다.
씬 108. 회의실 안. 아침
부장과 김 반장. 조 검사 진형사가 있다.
진 형사 간략한 브리핑을 하고 있고, 최 부장 신경질 적으로 듣고 있다.
김 반장과 조 검사도 진형사의 브리핑에 맘이 안 드는 표정들.
진 형사: 암호 판독이 의외로 쉬웠습니다. 한글 3벌식으로 자판을 치고 중간의 한 문장씩은 전각영문으로 자판을 친 거죠. 한글 2벌식으로 변형시키면 지금 보시는 보통의 글자로 나옵니다. 그리고 이게 바로 의뢰서입니다. 서울 시의원 김도명씨……. 지난달 10일 12시 정각 사망했습니다.
최 부장: 심장마비인데……. 어떻게 시간까지 정확히 맞추니?
형사1: 이달 1일 영동호텔 앞에서 정세동이란 사람이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시간은 대낮이고 뺑소니 사고인데 범인 아직 못 잡았습니다. 의뢰서에 뺑소니로 처리해 달라도 쓰여 있죠. 그제 저녁 이 춘하란 사람이……. 마성 롤게이트에
리.
자운: (소리) 여보게 흑운.
아라한장풍대작전 2
어린신부 5
씬 121. 한강 둔치/밤.
캔 맥주를 마시는 상민.
빈 캔을 '와작!' 구겨버리는.
상민, 곧이어 주머니에서 꺼내는 편지봉투와 사진.
사진, 초반 씬에서 잘 보여주지 않았던 중학생 보은의 촌스러운 사진.
그리고 편지. 상민의 입가에 피어나는 미소.
봉투 속에서 비에 얼룩진 편지를 꺼내보는 상민
씬 122. 상민의 회상/과거.
해병대 연병장/낮.
비상사태가 걸린 듯 사이렌이 울리며.
병사들이 분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