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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전술이론과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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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team) 스크랩 제로톱 vs 스리백 | 미래 축구 전술의 향연
리오넬메시 추천 1 조회 271 12.09.10 12:22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제로톱 vs 스리백 | 미래 축구 전술의 향연

[풋볼리스트=서형욱] 살면서 모험을 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궁지에 몰려 그 방법 밖에는 없거나, 나중에 더 큰 것을 얻기 위해 지금 당장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는 것. 간밤에 열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유로2012 C조 예선 경기는, 이 두 가지 모두가 양팀의 모험심을 이끌어낸 경우였다. 세계 축구의 석학이라 할 두 나라 축구 대표팀의 수장들은, 4-2-3-1의 시대였던 근년의 흐름이 향후 어떻게 변화해 나갈 지를 보여주는 최첨단 전술 대결을 펼쳤다. 결과는 1대1로 끝났지만, 단순히 스코어 이상의 경지를 보여준 기념비적인 경기였다.

스페인의 '가짜 9번' 세스크와 이탈리아 스리백의 핵 데 로시 (사진=연합뉴스) 

이탈리아는 이탈리아다

대회 개막 이전까지 대개의 전문가들은 스페인과 독일을 우승 후보로 꼽았다. 몇몇은 네덜란드를, 그리고 프랑스를 후보군에 추가하기도 했지만 유독 이탈리아의 이름만은 보이지 않았다. 국제 대회에서 늘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이탈리아는 요즘 들어 여러 부정적 이슈가 겹치며 인상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우승 후보 목록에서 이탈리아의 이름을 뺀 예측자들에게 ‘실수했다’고 손가락질 할 수 없는 것은 그래서다. 하지만 그것은 실수라기보단 도리어 오만이었다. 제 아무리 악재가 많다해도, 이탈리아 축구는 이탈리아 축구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프란델리 감독이 이끄는 이탈리아 축구의 저력은 여전했고, 제 나름의 식견과 분석으로 그들의 숨은 힘을 짐짓 못본 척했던 많은 전문가들은, 경솔한 예측의 뒷감당을 걱정해야 할 지도 모르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이탈리아의 진가를 맛볼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상대가 세계 최강 스페인이었던 덕분이다. 조별 리그 첫 상대가 스페인이 아니었다면, 모든 것이 달라졌을 것이다. 경기를 앞두고 발표된 두 팀의 선발 명단은 몇 가지 점에서 이채로웠다. ‘디펜딩 챔피언’ 스페인은 스트라이커 한 명 없이 11명의 이름을 적었고, 지난 대회에서 그들에게 덜미를 잡혔던 이탈리아는 미드필더 데 로시를 정중앙에 배치한 스리백 수비를 구성한 11명의 이름을 같은 종이 위에 올렸다. 두 팀의 포메이션은 최근 축구의 전술적 경향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기도 했다. 4-3-3을 기반으로 4-2-3-1 형태의 포맷이 유행하는 최근의 흐름은, 각각 4-6-0(스페인), 3-5-2(이탈리아)를 들고 나온 두 팀에 의해, 적어도 이 경기가 열린 폴란드 그단스크 경기장에서만큼 흔적도 없이 추방되고 말았다.

스페인의 ‘가짜 9번(False 9)’ 혹은 ‘제로톱(0 Top)’

스페인의 모험은 토레스(혹은 요렌테)를 제외하고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한 명 없는 스쿼드를 선발로 내세운 것이다. 형식적으론 최전방에 세스크 파브레가스를 내세운 모양새지만, 전통적인 의미의 스트라이커를 한 명도 기용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4-3-3-0 (혹은 4-6-0) 포맷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세스크를 이른바 ‘가짜 9번(False 9)’으로 활용하려는 복안이다. 대회 불참이 확정된 다비드 비야의 공백을 토레스나 요렌테로 갈음하기 보다는 아예 이 자리를 없애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참고] '제로 톱' 혹은 '가짜 9번'의 짧은 역사

'원톱 대신 제로톱' - 델 보스케 감독은, '가짜 9번' 세스크를 선발로, '진짜 9번' 토레스를 교체로 활용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동안 유럽 축구에서는 스리백을 쓰는 팀들을 만나기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브라질의 득세로 축구계를 휩쓸던 스리백이, 압박 축구의 등장과 함께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포백에 묻혀 사라졌던 것이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는 몇 해 전부터 경쟁력있는 팀들이 다시 스리백을 채용하기 시작해 눈길을 끌어왔다. 앞서 언급한대로 때론 ‘제로 톱’을 가동해 큰 성과를 거둔 팀들의 영향력이 한편에서 같은 전술의 복제를 양산해왔다면, 그 반대편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술 개발이 꾸준하게 진행되어 온 셈이다. 자연이 도전과 응전 속에 진화하는 것처럼 축구라는 유기체 역시 같은 방식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이날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이른바 현재 축구계의 주류라고는 하기 힘든 새로운 전술로 서로에 맞선 것은, 그런 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 경기를 밤새 지켜본 당신이라면, 어쩌면 훗날 축구사가 당대 축구의 경계선으로 지목할 중대한 역사의 현장을, 함께 한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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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2.09.10 13:03

    첫댓글 전술은 진짜 끝도 없이 변화하고 진화를 거듭 합니다 우리니리 사람들이 과소평가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 감독인지 스페인 현지를 한번 가보시면 아실거 같네요 심지어 레알 마드리드 팬들도 인정하는 역대 최고급 반열에 오른 감독입니다 그러니 함부로 과소평가 하지 맙시다

  • 13.07.27 22:51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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