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국립대 내 설치된 한의학대학원인 부산대학교한의학전문대학원에서 2009학년도 신입생 모집계획에 약사면허 소지자를 빼기로 결정, 이를 준비하고 있던 일선 약사들이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2009년도 이 전문대학원 특별전형을 지원할 계획이었던 경기도 D약국의 H약사는 최근 응시계획에서 약사가 빠진다는 공고를 갑작스럽게 접한 후, 1년 여 동안 준비해온 것이 모두 물거품이 됐다며 대한약사회 신문고에 이 사실을 토로했다.
신문고에 따르면 H약사는 “2008년도 특별전형에서 약사출신이 압도적으로 많이 합격해 한껏 고무되어 2009학년도 입시 준비를 하고 있던 차에 올해 4월 발표된 (약사면허 소지자가 특별전형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전형계획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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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대학교한의학전문대학원 사이트 게시판에는 입시계획에 항의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 부산대학교한의학전문대학원은 2006년 국립한의학전문대학원 설치 대학으로 선정, 올해 3월 개원했으며 2008년도 모집 당시에는 약사를 비롯한 의사, 치과의사, 수의사, 한약사 면허 소지자들이 특별전형으로 지원이 가능했었다.
이에 한의학에 관심이 많은 약사들이 특별전형으로 응시, 면허증 소지자 모집 17명 중 약사가 15명이나 합격해 약사사회의 눈길을 끈 바 있다.
그러나 최근 2009년 모집계획에서는 의사와 치과의사의 면허만을 인정, 나머지 면허 소지자들은 특별전형 응시자격에서 제외시키기로 해 이를 준비해온 약사·한의사·수의사 등을 당혹케 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대학교한의학전문대학원 입학안내 사이트 내 게시판에는 이의 부당성에 항의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응시를 준비하고 있었던 K씨는 게시판을 통해 “안면 있는 변호사들과 법무사들이 …(중략) ‘이건 승률을 따질 것도 없는 명백히 부당한 처사’라고 했다”며 항의했다.
I씨 또한 “예고도 없이 시험이 4달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약사·수의사 특별전형이 폐지됐다”며 “이들이 기존의 안정된 직장을 포기하고,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입시공부에만 매달리기로 결심하기도 힘들었을 것이고 그에 따른 경제적 부담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특별전형 자격에서 배제됐다는 H씨도 “분명 입시 관리자의 엄청난 불찰이며 법적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책임 소송을 해볼만한 사항으로 생각된다”며 맹비난했다.
약사회 신문고에 토로했던 H약사는 데일리팜과의 연락을 통해 “올해는 면허증 소지자를 17명에서 단 6명으로 제한한 대신 과락적용을 폐지했다”며 “작년 엄격한 과락 기준에도 약사가 15명이나 합격했는데 갑자기 약사를 배제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전문대학원의 교수직에 의대, 치의대 강사진이 대거 몰려있다”며 “이를 미뤄 봐도 다른 직능의 면허 소지자를 배제한 이유, 특히 합격자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약사들을 견제하려는 방편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부산대학교한의학전문대학원 입학관리과는 난감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이 학교 입학관리과 관계자는 데일리팜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렇지 않아도 이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데 전형위원회에서 교수진들이 주축이 돼 심사요건 등을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답변을 줄 수 없는 입장”이라고 난감해 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통상 입시 기본계획은 모집요강으로 무리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이 변경 또는 번복될 가능성은 없다”며 “최종 결정이 3월 말에 되는 바람에 8월 시험을 앞두고 늦게 공고가 돼 유감”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