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회>
1.관아 일각(밤)
순종이 앞장서고..궁복과 정년이 몸을 낮춘 채..
현사 일각으로 오는데..혼란에 휩싸인 관아 곳곳에
횃불을 든 군관과 군졸들이 다급하게 움직이고..
활과 창을 든 군졸들이 한쪽으로 몰려간다.
순종:(궁복과 정년을 보고)빨리 도망가.
궁복과 정년.. 순종을 보는데..
순종:빨리..
정년:..성..
궁복:...
순종:(눈물을 그렁해져서)빨리 가란말이야!!
궁복과 정년.. 일각으로 다급하게 간다.
그런 궁복과 정년을 눈물을 흘리면서 보는 순종.
2.청해 일각(밤)
마을 곳곳은 불길에 휩싸여 있고..
혼란에 휩싸인 사람들이 이리 저리 도망치는데..
해적들이 무참히 도륙하는..아비규환이다.
궁복과 정년.. 그 모습을 보는데..
옛날..궁복의 어린시절 해적이 침탈했을 당시의
모습이 떠오른다.. 불타는 초가들..
해적들에 의해 도륙되던..사람들..
그리고..해적들에 의해 끌려가던 어머니..
한곳에 숨어서 어른 궁복의 입을 틀어막고
있던 두관의 안타까운 눈빛..
그런 옛날을 떠올린 궁복..멍한 얼굴인데..
정년:성.
궁복:...
정년:..성!!
정년이 궁복을 끌면..궁복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한쪽으로 도망을 친다.
도망을 치던 궁복과 정년이 해적들을 피해서
한쪽에 몸을 숨기는데..
숨을 몰아쉬는 궁복...궁복의 시선으로.
이미 포구를 장악하고 있는 해적들의 모습이 보이는데...
복면을 쓴 이도형이 해적들한테 뭔가 지시를 하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해적들..해적들 틈에
역시 복면을 하고 있는 염장이 있다.
한쪽에 숨어서 해적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궁복..
궁복:여운포로 가자.
궁복..앞장서면..정년이 궁복의 뒤를 따른다.
3.산중 일각(밤)
궁복과 정년이 죽을힘을 다해 산길을 달려간다.
4.여운포(밤)
포구 곳곳에 관군들의 시신이 널부러져 있고..
포구를 장악한 해적들이 횃불을 들고 이리 저리
움직이고 있다. 일각에 몸을 숨기고..
그 광경을 보는 궁복과 정년..난감한 얼굴인데..
궁복:..이진포까지 가야겠다.
궁복과 정년이..숲속으로..가는데..이때 한쪽에서..
횃불을 든 너댓명의 해적들이 오랏줄에
묶인 사람들을 끌고 온다.
궁복과 정년..황급히 몸을 숨기는데..
해적들이 궁복이 숨을 곳을 지나쳐 사람들을 끌고 가면
궁복..끌려가는 사람들 중에서 정화를 본다.
궁복...끌려 가는 정화를 바라보다가
죽어 널부러져 있는 관군의 활과 화살통을 집어드는데..
그런 궁복을 보고 사색이 되는 정년..궁복을 만류하고..
정년:지금 뭐하는 거야?
궁복:(아무 말 없이 화살 통을 어깨에 메는데)...
이진포로 가있어. 뒤따라갈게.
정년:성!!
.
궁복..정년을 일별하고 해적들의 뒤를 밟아 일각으로 가는데..
그런 궁복을 보며 어쩔 줄 모르는 정년..
잠시 망설이는 얼굴이다가 궁복을 뒤따라간다.
5.산길(밤)
횃불을 든 해적이 앞장서고..그 뒤로 너댓명의 해적들이
정화와 사람들을 끌고 가는데..
어둠 속에 몸을 숨기고..재빠르게 해적들의 뒤를 밟는
궁복과 정년. 궁복..화살을 장전하고..화살을 쏘아 날린다.
가슴에 화살을 맞고 쓰러지는 해적.
해적:웬놈이냐?
해적들과 끌려가던 사람들..혼란에 휩싸이는데..
어둠 속에서 또 한발의 화살이 날아와 해적의 가슴을
명중시킨다. 연속적으로..서너 발의 화살이 날라 오고..
해적들이 쓰러진다.
어둠 속에서 궁복과 정년이 모습을 드러낸다.
다급하게 달려와 사람들을 묶은 밧줄을 푸는 궁복.
사람들..급하게 도망을 가고..
궁복..정화를 묶은 밧줄을 풀어주는데..
정화..궁복을 알아보고 놀란다.
궁복:빨리 피하셔야 합니다.
정화:.....청해로 가야겠다..아버님께...
궁복:안됩니다.청해는 위험합니다.
정화:...하면 어디로 간단 말이냐?
궁복:...저는 이진포로 갈것입니다.
이진포까지는..제가 모시겠으니..빨리 피하셔야 합니다.
정화:...
궁복..정화를 잡고..돌아서서 갈려는데..
그 순간..궁복과 정화..정년을 막아서는 염장..
궁복의 목에 칼을 댄다. 염장..복면을 쓰고 있어서
궁복은 염장을 알아보지 못하는데..
궁복과 염장..시선이 교차하는데..
염장이 궁복의 목에 댄 칼을 거두면서
염장:가라..
궁복과 정년..정화..한쪽으로 간다..
염장 복면을 벗고 그 자리에서..사라지는
궁복과 정화를 바라보는데..
6.산길(밤)
궁복과 정년이 정화를 데리고 도주하고 있다.
정화..지친 모습이 역력한데..
정화:..더는...더는 못가겠다.
궁복:..기운을 내십시오.
조금만 더 가시면..병탄진입니다.
거긴...해적들 침탈이 미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정화:....
정년:..(궁복을 보고)성...조금만 쉬다가...
궁복:....
7.산중 개울가(밤).
궁복과 정화 정년이 개울가에서..물을 떠먹고..
한숨을 돌린다.
앉아서 쉬는..궁복과 정화..정년..
세사람..말없이 앉아있는데..
궁복..자신의 목에 칼을 겨누던..염장을 떠올린다.
복면을 쓴채..자신을 바라보던 염장의 두 눈을
떠올리는 궁복..
정년:성..
궁복:(보면)..
정년:그 해적말이야....우릴 왜 살려 준거지?
궁복:....
정년:얼굴은 못봤지만...나이는...우리 또래 같았는데..
혹...성을 아는거 아냐?
궁복:....
궁복..다시 한번...복면을 쓴 염장을 떠올리는데..
염장의 뺨에 나 있던...작은 칼자욱을 떠올린다.
궁복..잠시 염장인가 싶지만..그럴리 없다는 생각.
궁복:(정화에게로 가서)..그만 가시죠.
정화:....나를..도와 준 일은 평생 잊지 않겠다..
궁복:...
8.병탄진 일각(새벽)
궁복과 정년..정화가..병탄진쪽으로 가는데..
세사람이..포구쪽으로 갈려가는 순간.
이때 한쪽에서..관군들이 몰려 나오고..
궁복과 정년..정화를 둘러싼다.
놀라는..궁복과 정년..정화.
9.청해관아 전경(낮)
10.옥사
옥사에 갇혀 있는 궁복과 정년의 모습..
11.청해포구 일각
해적 침탈로 객주와 선창은 불에 타있고..
피해 상황이 참혹한데..
군졸들이 시체를 거적에 말아 들것으로 옮기고 있다.
일각에서 말위에 올라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법당벽주(병탄진의 최고 군관).
그 옆으로 창겸과 여러 군관, 막봉과 현리들이 도열해 있는데..
피해 상황을 보고하고 있다.
군관:선창이 불타고..선공들은 모두 끌려갔습니다.
막봉:조세로 거두었던 면포와 해산물을 강탈당하고..
마을 아녀자들도 끌려 갔습니다.
창겸:벽주어른..제게 추격선을 지휘할 권한을 주십시요.
?아가서 아버님의 원한을 갚도록 해주십시요.
벽주:....이미 늦었다..
창겸:벽주어른!!
벽주:(군관과 현리들을 보고)수일 내로..지원군과 군량미가 당도할 것이다.
군영을 정비하고.. 백성들을 구휼토록 하라.
군관:예.
12.청해 일각 바닷가
상복을 입은 정화가..처연한 얼굴로 바다를바라보고 있다.
13.현사 현청(밤)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법당벽주(진영의 최고 군관)가 상석에 앉아 있는데..
그 곁에는 창겸과 막봉을 비롯한 현리와 군관들이
도열해 있다.
마당에 도장이 포박된 채 끌려와 있고..
일각에서 궁복과 정년이 끌려온다.
벽주:(도장을 보고)저놈이 청해선창 도장이냐?
군관:예. 당으로 도주하려는 놈을 우산포에서 잡았습니다.
해적과 내통했던 아들놈은 아직 못잡았습니다.
벽주:당장 저 놈을 참형에 처하라!
군관:예.
도장.참담한 얼굴인데..
도장:살려주십시요..벽주어른..살려주십시요..
군관과 군졸들 도장을 끌고 가면..
궁복과 정년이 남고..
그런 궁복과 정년을 보는 창겸.
창겸:저놈들 또한 해적과 내통하여 해적선을 수리한 놈입니다.
참형에 처해야 합니다.
벽주:(잠시 생각하다가)국법은 정남의 나이가 덜 된 자의 참형을 금하나..
해적과 내통한 자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죄를 묻는다.
(군관들을 보고)듣거라!
군관들:예!
벽주:저놈들을 투기 원도형에 처한다!
무인도에 입도하고 굶어죽게 하라!
궁복과 정년의 놀란 얼굴. 이때 관아 한쪽에서..
소복을 입은채로..그런 궁복과 정년을 바라보는
정화의 시선.
14.무인도 전경
망망대해에 외따로 떨어진 무인도 전경이 펼쳐지고..
15.무인도
절벽 아래로 거친 파도가 부서지고..
금방이라도 삼켜버릴 듯 높은 파도가 몰아치는데..
절벽 일각에 궁복과 정년이 있다.
궁복의 시선으로..사방을 둘러봐도 섬 하나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
정년과 궁복, 암담한 얼굴인데..
정년:성.
궁복:...
정년:.. 이대로..굶어 죽을거야?
궁복:...
정년:.가다 죽는한이 있어도...여길 나가겠어.
헤엄을 쳐서라도..빠져 나갈거야..
궁복:..소용없다..
정년:성!!.
궁복:..
정년:(울면서).억울해..이대로 죽기 억울해!!.
궁복:...
16.무인도(밤)
칠흑같은 어둠에 둘러싸인 무인도.
거친 파도 소리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정년이 널부러진 채 잠들어 있고..궁복이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궁복의 얼굴위로...
두관과의 일이 떠오른다.
멍석말이 당한 궁복을 패던 두관
궁복 정년과 헤어지던 두관의 모습.
그리고 서늘하게 죽어있던 두관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궁복의 눈에 눈물이 흘러내린다.
17.무인도 일각
가늘게 눈을 뜨는..궁복의 눈으로..
강한 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궁복과 정년..널부러진 채 누워 있는데..
바짝 말라 타들어간 입술에..초췌한 몰골.
궁복:(힘없이)연아...연아..
정년, 의식을 잃은 채 아무런 대꾸가 없는데..
가늘게 떨리던 궁복의 눈이 힘없이 닫히고..
화면이 암전된다.
18.무인도 일각.
궁복이 눈을 뜨면..
궁복의 흐릿한 시야에..가는 빛이 새어 들어오는 막사가
보이고..궁복을 내려다보는 순종과 막봉이 보인다.
순종:궁복아..궁복아..
궁복과 정년이 누워있고..
궁복과 정년의 입에 물을 떠넘기고 있는 막봉과 순종.
순종:정신이 들어?
궁복:...
막봉:그놈들 명줄 한번 질기다..
궁복:(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면)..
순종:누워 있어.
궁복:(자리에서 일어나고)..
궁복..아직 누워있는 정년을 본다.
순종:걱정 하지마. 연이도 살아있어.
궁복:(막봉을 보고)어떻게 된 거예요?
막봉:정화 아가씨가..니놈들 목숨을 살렸다.
궁복:....
막봉:궁복이 니가 아가씨를 구했다고해서....
니놈들이..산거야.
궁복:......
순종:(노리게 하나를 궁복에게 내민다)..
궁복:...
순종:.아가씨가..너 주라고 했어.
아가씬 무진주로 가셨다.
궁복:......
막봉:..투기 원도형은 면했다면..아주 방면된건 아니다.
벽주어른께서..너희들을 무진주에 있는 방마장으로..보내라고
하셨다..
궁복..순종이 건네주는 노리개를 보는데
그런 궁복의 얼굴.
19.해안가
궁복과 정년이 해안가를 따라서 걸어간다.
군졸 하나가 앞서고..그 뒤를 궁복과 정년이 가는데..
궁복과 정년의 뒤에도 군졸이 따라간다.
20.산길
군졸을 따라 깊은 산중으로 들어가는 궁복과 정년..
21.방마장
초지를 따라서 걸어오는 궁복일행.
궁복의 시선으로..넓게 펼쳐진 초지에 수 십 필의 말이 있고 곳곳에 군졸들이 경계를 서고 있다.
방마장의 일꾼들이 일을 하고 있는 모습.
군졸들..궁복과 정년을 데리고..방마장 한쪽에 있는
군관 쪽으로 간다.
군졸..품안에서 소속 군영의 징표를 꺼내 보이고..
군졸:청해현사에서 왔습니다.
군관..군졸이 준 징표를 보고..
궁복과 정년을 일별한후..
군관:따라오너라.
군관이 한쪽으로 가면..군졸이 군관을 따라가고..
남은..궁복과 정년..방마장을 본다.
한쪽에서..군관에게 무언가 말을 하는 군졸의
모습을 바라보는..궁복의 시선
22.방마장 일각
궁복과 정년..긴장된 얼굴로 방마장 군관을 따라간다.
방마장 일각에 일꾼들의 숙소와 방마주의 막사가
있고..한쪽 초지에 목책으로 둘레를 친 마방이 있는데..
일꾼들이 말똥을 치우고 있다.
군관이 오면..일꾼들이 예를 갖추고..
군관:(일꾼을 보고)호장어른 어디 계시냐?
일꾼:추쇄꾼을 끌고..도주한 자를 잡으러 갔습니다요.
군관:..(궁복과 정년을 보고)예서 기다리거라.
궁복과 정년.. 긴장한 얼굴로 있는데..
한쪽에서..요란한 말발굽소리가 들려서 보면..
말을 타고 오는 호장과 예닐곱명의 추쇄꾼들.
한 사내가..밧줄에 두 손이 묶인 채 말 뒤에 묶여..질질 끌려
온다. 호장..말에서 내려..추쇄꾼을 보고..
호장:방마장 내 모든 일꾼을 불러 모아라.
추쇄꾼:예.
23.방마장 일각
도주한 사내의 사지가..줄에 묶여져 있고..
그 줄은..네 마라의.말에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방마장내 모든 일꾼들이 모여있는데..
다들 초췌하지만 인상들은 험악하다.
한쪽에서..그 모습을 보고 있는 궁복과 정년..
호장이 모여있는 일꾼들 앞에 서고..
호장:..방마장을 도주한 자의 최후가 어찌 되는지..
다들 똑똑히 봐 두거라!
(추쇄꾼을 보고)시작해라!!
추쇄꾼들:예...
추쇄꾼들...말에 오른다.
네 마리의 말에 오르는 추쇄꾼들..
도주한 사내..겁에 질린채로..
사내:.호장어른...사..살려 주십시오..
다..다신..도주하지 않겠습니다.
살려주십시오..
호장:닥쳐라!! 뭣들하느냐!!
말에 탄..추쇄꾼들..말에 채찍을 가하면서..
달리기 시작하는데..
그 모습을 바랄보는..일꾼들..
그리고 궁복과 정년의 시선.
도주한 사내의 사지가 찢기는 것은 보여주지 않고..
궁복과 정년의 시선만 잡는데..
사내의 참담한 비명소리가 들리고..
바라보는 궁복과 정년의 놀라고 일그러지는 표정.
24.막사
궁복과 정년..긴장한 얼굴로 서 있는데..
그 옆에 군관이 있고..
탁자에 앉아서 큰 사발에 담긴 탁주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호장...다 마시고.
호장:(궁복과 정년을 보고)이름이 무엇이냐?
궁복:궁복입니다..
정년:연입니다.
호장:어린 놈들이 대체 무슨 죄를 지어 여기까지 끌려 온게냐?
군관:청해선창에서 선공으로 일하던 놈들인데..
해적과 내통을 했다 합니다.
정년:아닙니다..저흰 해적과 내통한적이 없습니다.
군관:닥쳐라 이놈!!
호장..다시 술을 마시고..궁복과 정년을 본다.
호장:여기는 무진주의 기마부대인..
미다리부정 휘하의 방마장이다.
여기 일꾼들은 극악무도한 죄를 지어
모두 참형에 처해질 놈들이었다.
이미 장적까지 말소되었으므로..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봐도 좋다.
궁복:....
방마주:목숨을 부지하고 싶거든..시키는 대로 일을 해라
궁복:....
방마주:도주하다 잡힐 시엔...
니놈들이 본것처럼..사지가 갈갈이 찢겨 죽게 될것이다.
궁복:......
25.방마장 전경(밤)
칠흑 같은 어둠에 쌓인 방마장.
곳곳에 횃불이 밝혀져 있고..
경계를 서는 군졸들의 모습이 보인다.
26.일꾼들 막사(밤)
허름한 막사에 십 수 명의 일꾼들이 잠을 자고 있다.
한쪽에 누워 있는 궁복과 정년..잠들지 못하고 있는데..
정년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있고..
궁복도 굳은 얼굴인데...
정년:자?
궁복:...
정년:섬에서 나올땐 이젠 살았다 싶었는데..
여긴...섬보다..더 지독한 데 같아.
궁복:...
정년:뼈빠지게..일만 하다 죽어야 되면
차라리...섬에서 굶어 죽는게..나을뻔 했어.
궁복:잠이나 자둬.
돌아눕는 궁복..품에서..
정화가 준 노리개를 꺼내 물끄러미 바라본다.
27.무진주 일각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는 장터거리 일각으로..
정화와 창겸이 걸어간다.
28.사랑채
육두품 귀족이 상석에 앉아 있고..정화와 창겸이 있는데..
예를 갖추는 정화와 창겸.
귀족:앉거라.
정화와 창겸..자리에 앉는다.
귀족:현령이 그리 허망하게 죽다니..너희들 상심이 크겠구나.
창겸:...
정화:...
창겸:염치 불구하고..어르신께 청이 있어 왔습니다.
귀족:말해보거라..
창겸:아버님 돌아가시고..
저희 남매 살길이..막막합니다.
어르신께서..저희를 살펴 주십시오.
귀족:창겸이 너의 무예와 학식이 출중함은 내 이미 알고 있으니..
사자금당(무진주 치소에 배치된 군대)
법당벽주(사자금당의 최고 책임자)께 청을 넣어보겠다.
창겸:.소인 반드시 입신하여 어르신께 보답하겠습니다.
귀족:(정화를 보고)
내 너를 거두고 싶다만 조만간 북원경(원주)으로 치소를 옮길 것 같다.
아비를 잃은 처지에...오라비와 떨어져 지낼수도 없으니
여기..무진주에서..네가 의탁할 곳을 알아보마.
정화:......
29.자미부인 집 마당
큰 규모의 대 저택..한쪽 객주엔 십수 명의 상인들이
분주히 물목을 나르고..다른 한쪽엔 사병들의 모습도
보이는데 육두품 귀족과 정화가 노복을 거느리고 온다.
한쪽에서 상인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던 능창이 예를 갖추고..
귀족:계시는가?
능창:예..
30.자미부인 접견실 앞
대저택 내당을 가로질러..정화와 육두품 귀족이
능창을 따라 접견실 앞으로 오는데...능창 안을 향해..
능창:당도하셨습니다.
자미부인:(소리)뫼시거라.
31.자미부인 접견실
화려하게 꾸며진 접견실..자미부인이 상석에 앉아 있고..
그 앞에 육두품 귀족과 정화가 앉아 있는데..
시녀가 차를 따라..탁자에 올려놓고 나간다.
귀족:일전에 말씀드렸던 그 아입니다.
정화..말없이 시선을 떨구고 있는데..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정화의 얼굴 생김을
보는 자미부인.
자미부인:이름이 무엇이냐?
정화:..정화라 합니다.
자미부인 정화를 바라보다가..
자미부인:시문에 능하다고 들었는데...
저기..있는...시가 누구의 시인지 알겠느냐?
정화, 자미부인이 바라보는 한쪽 벽의
두루마리 바단 담채를 바라본다.
정화..잠시 바라보고..
정화:..왕유의 산중이란 십니다.
자미부인:..뜻을 알겠느냐?
정화: 형계 백석출(荊溪白石出)
천한홍엽희(天寒紅葉稀 )
산로원무우(山路元無雨 )
공취습인의( 空翠濕人衣 )
계곡의 흰 돌들은 드러나 있고
날이 추우니 붉은 잎도 드무네
산길에는 비 내린 적도 없는데
푸른 빛 스며들어 옷을 적시네
정화, 시를 읊고 자미부인을 보면.
자미부인..호감어린 눈빛으로 정화를 보는데..
자미부인:(귀족을 보고)..제가 거두겠습니다.
정화:....
자미부인:(밖을 향해서)향이 있느냐?
문이 열리고 시녀 한명이 들어와서..
자미부인한테 예를 갖춘다..
자미부인:이 아이를 데려가거라.
시녀가..정화를 본다..
자미부인:네가 기숙할 곳을 안내할 것이다.
따라 가거라.
정화 자리에서 일어나고..시녀를 따라서 방밖으로 나간다.
귀족:어떻습니까?
자미부인:(말없이 잠시 고민하다가 한쪽에 있는 상자 하나를
귀족 앞으로 내민다)이 정도면..섭섭치는 않을겁니다.
귀족:(상자를 열어보면 은자가 가득 들어있다)...
귀족의 입가에 언 듯 미소가 번지는데...
32.자미부인 집 일각
정화가 자미부인의 시녀인 향이를 따라가 가고 있다.
정화..향이를 따라 가면서 집안을 살피는데..
넓은 마당에.. 건장한 수십명의 사내들이 검술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사내들 사이에..능창이 있고..능창..검술 훈련을 하는
사내들을 지도하고 있는데...
33.자미부인 집 일각
향이와 정화가 후원쪽으로 오면...마루에.정화 또래의
여자 아이..대 여섯명이..앞에 서책을 놓고 앉아있고..
여자 아이들 앞에는 나이든 사내가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다.
후원 한쪽에도..정화 또래의 여자 아이..너댓명이 있는데..
나이 든 여자 하나가...아이들에게 춤을 가르치고 있다.
정화..의아한 눈으로 그 모습을 보는데..
34.정화의 방
향이와 정화가..방으로 들어오면..
향이:..여기가...니가 묵게 될 곳이다.
정화:(방을 둘러보는데)..
향이:넌 앞으로...시화는 물론이고..춤과
악기 다루는 법도 배우게 될 것이다.
정화:(의아한)춤이라뇨?
내가..왜 춤과 악기 다루는 법을 배워야 됩니까?
향이:정말 모르고 하는 소리냐?
정화:예..
향이:좀전에..니가 본 아이들과 넌... 훗날..
황도로 가서...귀족들의 첩이 될 것이다.
정화:(놀란다)..
35.방마장 몽타쥬
이미 방마장의 일이 손에 익은 듯..
궁복과 정년..초지를 달리며 수십 필의 말을 한쪽으로
몰아오고..노상에 목책으로 우리를 쳐서 만든 마방의 말똥과
짚더미를 지게에 담아 일각으로 나르고..
초지 일각으로 다시 화면이 튀면..
궁복과 정년이 망태기 가득 꼴을 베어서 짊어지고 온다.
36.방마장 일각
노상에 목책으로 우리를 쳐서 만든 마방을..
궁복과 정년이 네 다섯 명의 일꾼들과 함께 치우고 있다.
말똥과 짚더미를 지게에 담아 옮기고..새 짚을 까는 일꾼들.
이때, 한쪽에서 급하게 방마장을 지키는 군졸 하나가 오고..
군졸:(궁복과 정년을 보고)궁복이하고 정년이 따라오너라.
37.호장 막사 앞
궁복과 정년이 군졸을 따라오면..
막사앞에..호장과 군관 그리고 몇 명의 군졸들이 있다.
궁복과 정년..호장앞으로 와서..
예를 갖추면..
호장:.이놈들을 묶어라!!
호장의 말에..놀라는 궁복과 정년..
군졸들이 궁복과 정년을 끌고 가서..
한쪽..기둥에 묶는다.
호장:간밤에 말 두필이 없어졌다. 어찌 된 일이냐?
궁복:(놀라는)그럴리 없습니다.
제가 확인했을때는 분명히 맞았습니다.
호장:닥쳐라!
호장이 돌아서면.. 채찍을 든..추쇄꾼 사내 둘이..
궁복과 정년에게 채찍질을 한다.
궁복..정년..신음을 토하는데..
가혹하게 매질을 당하는..궁복과 정년..
이때, 추쇄꾼 두어명이 말을 타고 달려오고..
말에서 내려..호장앞에 선다.
호장:어찌 됐느냐?
추쇄꾼:오달산 계곡에서 찾았습니다.
호장..추쇄꾼의 말을 들은후..
채찍으로 맞고 있는 궁복과 정년쪽으로 온다.
호장:됐다.
추쇄꾼들이 채찍을 멈추고 나면..
궁복과 정년..피투성이가 된 채..있는데..
호장:말 한 마리가 니놈들 목숨보다 중하다.
또 한번...이와같은 일이 생기면..그땐...니놈들 사지를 찢어 발길 것이니..
그리 알거라.
궁복:...
호장:(추쇄꾼을 보고)열흘간..한뎃잠을 재우고..
먹을 것을 주지 말아라.
추쇄꾼:예.
호장이 막사쪽으로 가면..
궁복이 호장을 노려본다.
38.산속
궁복과 정년이 지게 가득 꼴을 베어 짊어지고 가는데..
굶어서인지..지친 모습이 역력하다.
정년:성..더는 못 가겠어..
궁복:....
궁복..안스러운 눈빛으로 정년을 보는데..
39.산속일각
궁복과 정년이..칡뿌리를 씹고 있다.
40.방마장 일각(밤)
말들이 목책을 둘러쳐서 만든 말 우리에 갇혀있고
한쪽에 궁복과 정년이 거적을 덮고 누워 있다.
정년은 잠을 자는데..
궁복은 잠을 이루지 못한 채..어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다.
이때, 한쪽에서 인기척 소리가 난다.
궁복..흠칫 놀라서 보면..
어둠 속에서 누군가 은밀하게 말 우리로 접근한다.
주위를 살피며 말한테 접근한 사내.. 죽통에 말 젖을 짜는데..
한쪽에서 사내를 바라보는 궁복의 시선.
말젖을 짠 사내가..주머니에서 단도를 꺼내서..
조심스럽게 말의 귀에 상처를 낸다.
뚝뚝 떨어지는 피를..말 젖을 담은 죽통에 받아 내는 사내.
사내의 행동을 주시하던 궁복이..
궁복:뭐하는 겁니까?
흠칫..놀란..사내(무창)..궁복을 돌아보는데..
궁복인 것을 보고 안도하는 기색이 스친다.
궁복:뭐하는 겁니까?
무창:(주위를 의식하고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을 입에 댄다)
(은밀하게)따라와.
41.방마장 일각(밤)
궁복과 무창이 있는데..
무창이 궁복한테 죽통을 내밀고..
무창:마셔.
궁복:...?
무창:말젖에다..말피을 섞은거다..
궁복:...이걸..어떻게?
무창:비리고 역해도..먹을만해...
살고 싶거든..마셔둬..
궁복:.....
궁복..선뜻 마시지 못하는데..
무창..그런 궁복을 보다가..
죽통을 뺏어들고는..말 피를 쭉 마시고..가버린다.
무창을 보는 궁복의 시선.
궁복..잠시 망설이다가..말들이 있는 곳으로 가는데..
42.방마장 일각(밤)
정년이 거적을 덮고 잠을 자고 있는데..
그런 정년을 깨우는 궁복.
궁복:(작은 소리로)연아..연아..
정년..부스스 잠에서 깨어나는데..
정년한테 죽통을 내미는 궁복.
궁복:마셔.
정년:뭐야?
궁복:암말 말고..마셔둬..
정년..마시는데..못 넘기고..뱉어버린다.
정년:이게 뭐야?
궁복:말 젖에다 말 피를 섞은 거야.
정년:굶어 죽어도 못 먹겠어.
궁복:앞으로 닷새는 더 굶어야 돼.
살려면 먹어.
정년:...
궁복:(먼저 죽통을 들고 마신다)...
그런 궁복을 바라보는..정년..
궁복이 마시고 나서..죽통을 정년에게 건넨다.
궁복:(비장한)살아 남아야 돼.
살아서 꼭...살아서...여길 나가야돼.
정년..궁복의 말에..죽통을 들고 마신다.
43.방마장 전경(낮)
44.장제소(편자를 만드는 대장간)
대장장이들이 웃통을 벗어 던진 채..
메질을 하고..담금질을 하고..풀무질을 하며
편자를 만들고 있다. 궁복..나무를 지고 장제소로 들어오는데..
간밤에 본..무창이 메질을 하고 있는 것을 본다.
건장한 체격에 땀을 흘리며 메질을 하는 무창..
한쪽에 나무를 내려놓는 궁복을 본다.
궁복을 보고 씩..웃는 무창..궁복쪽으로 오고..
무창:(은밀하게)마셔 봤냐?
궁복:...예.
무창:발각되면..죽는다. 조심해.
45.방마장 일각(밤)
어둠 속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는 발걸음.
궁복과 무창..정년이 말 우리 쪽으로 접근한다.
정년은 망을 보고..궁복과 무창은 말 젖을 짜기 시작하는데..
정년은 겁을 먹은 얼굴이고..
46.장제소(밤)
한쪽에 앉아서 말젖을 먹고 있는 궁복과 정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무창을 보는데..
무창은 제의를 치르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벌겋게 달구워진 칼을 꺼내후..
칼 끗을 벼리고..물 속에 담금질을 한다. 칙하는.소리가
나고..칼을 꺼내서 보고는..흡족한 듯 희미한 미소를 띠는 무창.
47.장제소 일각(밤)
어둠 속에서 무예 연습을 하는 무창..
검무를 추듯이 현란한 동작으로 검을 휘두른다.
이를 지켜보는 궁복과 정년..놀란 얼굴이다.
무창.. 장창을 들고.. 창술 시범을 보이고 있다.
현란했던 검술 실력과 마찬가지고 창술 또한..
대단한 실력인데..
48.장제소(일각)
무창이 죽통에 든 말 젖을 마시고..
손등으로 입을 훔친다.
궁복:..그만한 무예 실력이 있으면서..
왜 방마장에..잡혀 있는 겁니까?
무창:(씩 웃는다)
정년: 내가..그런 무예 실력이 있으면..당장 호장의 목을 쳐버리고
도주하겠습니다.
무창:니놈들은 여기 잡혀 있지만..
난...내 발로 들어왔다. 허니...도주할 까닭이 없지.
궁복:..그게..무슨 말입니까??
방마장 일꾼은 모두 죄인이라고 들었습니다.
장적도 말소되어 살아도 산 사람이 아니라 했습니다.
무창:나는 한때 무진주 만보당(보병부대)에 군관이었다.
헌데..반역의 음모를 쓰고 ?기게 됐지..
내가 세상에 나가면...나를 죽일려는 놈들이 천지에 깔려있다.
여긴 내 은신처야..
궁복:....
무창:그만 가봐.
궁복:..무예를 배우고 싶습니다.
무창:(궁복을 보고 픽 냉소를 띤다).
방마장 노예 주제에...무예를 배워 뭐하게?
궁복:...저는...꼭 살아 나가야 됩니다.
무예를 배워...살아서 나갈 방도를 찾겠습니다.
무창:..정말..호장의 목이라도 벨 셈이냐?
궁복:....
무창:.쓸데없는 소리말고...가서 잠이나 자.
궁복:제 아버지는 해적 침탈로..죽고..
저는 해적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썼습니다.
살아 나갈 수 있다면 아버지 원한을 갚겠습니다.
무창:(씁쓸하게 웃는)원한?
부질없는 짓이다.
세월이 가면..다 잊혀질 것이니..엉뚱한 생각 마라.
궁복:...
무창이 한쪽으로 가면..궁복..그런 무창을 바라보는데..
49.방마장 초지
궁복과 정년이 일을 하고 있다.
말을 몰아서 한쪽으로 가는데..
50.막사앞
궁복과 정년이 막사앞으로 오면.
막사 앞쪽으로..예닐곱명의 상인들이..있다.
방마장 일꾼들이 말총을 나르고 있는데..
이때 추쇄꾼중 우두머리인 상선이 오고..
궁복:..뭐하는 겁니까?
상선:..무진주 경중제조의 상수들이 말총을 가지러 왔는데..
상수중에 한명이 니놈들을 찾는다.
궁복:.....?
정년:..상수가 뭐하는 겁니까?
상선:..야 이놈아...방마장에서 일한지 수년이 됐는데..
아직 그것도 모르냐?
관아에서..필요한 물목을 사러다니는..상인을 상수라 한다.
어서 막사로 들어가 보거라.
51.막사 안
궁복과 정년이 들어오면..
막사안에...막봉과..순종이 있다.
순종:궁복아..연아!!
막봉과 순종을 본...궁복과 정년이 놀라는데..
막봉:잘 들 지냈냐?
궁복과 정년 막봉에게 인사를 한다.
막봉:앉거라.
궁복과 정년이 자리에 앉으면..
막봉:꼴들을 보니..고생이 막심한거 같구나.
궁복:현리어른께서 여긴 어인 일이십니까?
막봉:..난...이제 청해 관아에 현리가 아니다.
궁복:...?
순종:아버진....상수가 되셨어.
청해하고 무진주를 왔다갔다하면서..
무진주치소에 필요한 물목을 대는 일을 하셔..
여긴..말총을 가지러 왔고..
막봉:앞으로..두어달에...한번씩은 오게 될거다.
내...여기 호장한테..뒷돈을 써..
너희들 좀 잘 봐달라고 청을 넣었으니..
앞으론...고생이 덜 할거다.
궁복:..고맙습니다.
52.자미부인의 집 전경.
53.자미부인의 집무실
자미부인과 능창이 있는데..
비단 두루마리에 그려진 그림을 보고 있는 자미부인.
이때 방문이 열리고..정화와 향이가 들어온다.
향이와 정화..자미부인 한테..예를 갖추고..
자미부인:앉거라.
정화:...(예를 갖추고 자리에 앉으면)...
자미부인:(그림을 보이고)화상의 말로는..이것이 당나라
오도현의 그림이라고 한다. 맞느냐?
정화..잠시 아무 말 없이 그림을 유심히 보다가..
정화:맞습니다.
자미부인:...
정화:묘선이 사실적이고..힘이 넘치는 것으로 봐서..
육조 이래의 전통적인 화법에서 벗어난
오도현의 그림 맞습니다.
당에서는 이러한 오도현의 화법을 오가풍이라 부릅니다.
자미부인:...하면..이 그림의 값어치를 얼마로 보면 되겠느냐?
정화:당나라 국경을 사사로이 넘을 수 없는 금수물목으로..
황도에서도 쉽게 구할 수 없는...그림입니다.
자미부인:(끄덕 끄덕 )...
자미부인:(능창을 보고)부르는 대로..값을 치르고..그림을 사거라.
능창:예.
54.자미부인 집 일각
정화가 일각을 가는데..이때 뒤에서 정화를
부르는 창겸의 소리..
창겸:(소리)정화야..
정화가 돌아보면..한쪽에 창겸이 있다..
정화:오라버니...
정화, 창겸에게 다가가는데..
정화:어인 일이세요?
55.정화의 방
신라시대는...주로 입식형태의 방 구조..
(탁자와 침대가 있는 방 구조)
탁자에 정화와 창겸이 마주 앉아있다.
창겸:내 진작 끈 떨어진 연 신세인 줄은 알았다만..
이런 수모를 당할 줄은 몰랐다.
정화:...무슨 일이 있는 겁니까?
창겸:그 동안 무예 경합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올랐고..
벽주어른도 나의 실력을 인정하신터라.
조만간 법당주로 직위가 올라 갈 줄 알았다.
헌데..나를 제쳐두고..무예도 일천하고..
나이도 어린 놈을 법당주로 임명한다는 구나.
정화:...
창겸:그놈이 나보다 나은 거라곤..진골이라는 허울뿐이다.
정화:...
창겸:정화야.
정화:.....
창겸:자미부인께 청을 넣어다오.
정화:무슨 말입니까?
창겸:평생을 군관으로 썩느니..차라리 자미부인의 사병이 될 생각이다.
부인의 눈에만 들면..황도에 들어가..출세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화:....
창겸:부인께서 너를 딸처럼 아끼시니..니 청을 들어주실 게다.
정화..잠시 말이 없다가..
정화:.그리 할 순 없습니다...
창겸: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는 길은 그것뿐이다.
정화:돌아가신 아버님께선..어느 누구의 힘도 빌리지 않고
법당벽주에 오르셨습니다..
더디고 힘들더라도..오라버니 힘으로 일어서세요.
창겸:.....
정화:그만 돌아가세요.
56.막사앞
궁복과 정년이 막사 앞으로 오면. 호장이 있고
그 옆에..추쇄꾼의 우두머리인 상선이 있다.
궁복과 정년이 호장에게 예를 갖추면..
호장:조만간 무진주 치소에 말 스무 필을 보내야 된다.
너희가 상선이를 도와 무진주에 다녀오거라.
호장의 말에 궁복과 정년이 놀라고
57.초지일각
궁복과 정년이 있다.
정년:성...이참에 도망가자..
궁복:...
정년:방마장을 벗어나면...도망갈 기회가 많을거야.
궁복:...
정년:뭘 망설이는거야.
궁복:이번 일은 호장이 시키는대로 해야돼..
정년:(답답하다)성!
궁복:청해 살 때 너하고 난..무작정 당으로 도망을 갈려고 했어.
정년:...
궁복:..아버지가 돌아가신건..우리 철없는 짓 때문이였다.
정년:...
궁복:..다시는...그같은 경솔한 짓은 하지 않겠다.
정년:.....
58.방마장 일각
스무 두의 말이..두세 마리씩..줄로 연결되어 있고..
궁복과 정년..서너 명의 추쇄꾼이 도열해 있는데..
그 앞에 호장이 서 있다.
호장:(궁복과 정년을 보고)만에 하나..허튼 수작을 할 시엔..
무사하지 못할 것이니 그리 알거라.
궁복,정년:예..
59.산중일각
궁복과 정년..그리고..너댓명의 추쇄꾼들이
말을 몰고..가고 있다.
60.들길
말을 몰고 가는 궁복 일행들..
61.무진주 치소(관아) 전경
62.무진주 치소 일각
스무 필의 말이 메어져 있고..
궁복과 정년..상선과 추쇄꾼들이 있는데..
이때 한쪽에서 관원과 상수인 막봉 순종이 온다.
정년..순종을 보고 반갑게 아는 채를 하려는데..
궁복이 눈빛으로 제지하고..
관원한테 예를 갖추는 궁복과 정년 상선..
관원과 막봉이....말을 둘러보고..
막봉:(관원한테)말 상태가 좋습니다.
관원:(상선 궁복 일행을 보고)애들 썼다..
마방으로 옮기고..쉬도록 해라.
상선일행:예.
63.무진주 치소 일각
한쪽에 궁복과 정년 순종이 서 있고..
다른 한쪽에 막봉과 추쇄꾼 상선이 있는데..
막봉..상선한테 슬쩍 은전 냥을 쥐어주고..
막봉:평생을 방마장에..갇혀 살 놈들인데..
오늘 아니면..언제 무진주 구경을 하겠소..
내 맛난 것 좀 먹여 보낼려고 그러니...
잠시...시간 좀 내 주시오.
상선:안 됩니다.
막봉:(슬쩍 몇 냥 더 쥐어주고)뭔일 나면..내가 다 책임진다니까 그러시네..
막봉이..한쪽에 있는 궁복과 정년..순종에게로 온다.
막봉:됐다. 해 떨어지기 전까지..저자거리..구경이나 하고 오너라.
(순종에게 은자를 건네면서)..맛난것도 사먹고..
순종:예.
64.무진주 시전 거리
어물전..비단전..지전 등..갖가지 상점들이 즐비하고..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시전거리..한쪽에서
순종이..궁복과 정년을 데리고 온다.
궁복과 정년은 처음 보는 광경에 놀란 얼굴이다.
순종:무진주 시전이야. 없는 게 없지.
정년:와...
순종:여기 시전 주인이..자미부인이라는 여잔데..
밑에 거느리는 상인이 수백이야..
궁복과 정년..순종의 말을 들으며..
시전을 걸어간다.
65.시전거리 일각
궁복과 순종..정년이 시전거리 일각에서..
음식을 먹고 있다..국밥이나..떡등..난전에서
파는 음식을 사먹고 있는데..
순종:실컷 먹고...먹고 싶은거 있으면 뭐든지 말해.
정년:(신난다) 이러다..배터져 죽겠다.
순종:너희들 조금만 참아.
내 어떻게든..너희들을 방마장에서 빼내고 만다.
정년:어떻게?
순종:..나도 우리 아버지처럼 상수가 될거야..
상수가 되서..돈 많이 벌면..
너희들 빼줄게..
정년:..성이..돈벌때까지 기다리다간...
궁복이성하고..난...늙어 죽겠다.
궁복:(입가에 미소를 띠는데)...
66.시전일각
궁복과 정년..순종이 난전을 구경하면서 걸어가는데..
이때 맞은편에서 들리는 소리..
행인:도둑이야... 저놈...잡아라!!
궁복과 정년..순종이 보면..
시전 한쪽으로...보따리를 든 왈패 하나가 도망을 치고..
그 뒤를 다른 사내가 뒤쪽는데..
도망치는 왈패가..궁복과 정년..순종쪽으로 달려온다.
왈패가 궁복의 옆을 지나서..도망을 치는 순간..
슬쩍..왈패의 발을 거는 궁복.
왈패..궁복의 발에 걸려서..바닥에 나뒹군다.
그 사이에 왈패를 뒤쪽던..사내가..달려와서..
쓰러진 왈패를 잡는데..
왈패가..사내를 공격을 하면..
이때..궁복이..그런 왈패를 후려친다.
왈패..쓰러지고..가슴에서..단검을 꺼내서..
궁복을 겨누고..
왈패:너 이새끼..죽고 싶어!!
왈패..궁복에게 칼을 휘두르면서..공격을 취하면..
궁복이 긴장한 얼굴로..칼을 피하는데..
시전의 행인들이..둘러서서 그 모습을 본다.
이때 한쪽에서..급하게 오는.. 능창과..서너명의 건장한 사내들.
둘러선 사람들 사이에서 그 모습을 보고..
사내들이..앞으로 나설려고 하면..
능창이..손으로 사내들을 제지하는데..
능창...궁복과 왈패를 본다..
왈패가..단검으로..궁복을 위협하면서..공격을 하면..
궁복..왈패의 단검을 피하고..
발길질로 왈패를 제압한다.
이때 능창과..사내들이 앞으로 나서고..
능창:끌고 가라..
사내들이 쓰러져 있는 왈패를 끌고 가는데..
궁복과 정년..순종이 한쪽으로 갈려고 하면..
능창:너..나 좀 보자..
궁복:(능복을 본다)
능창:(궁복앞으로 다가서고)..이름이 뭐냐?
궁복:..궁복이라 합니다.
능창:어디 사느냐?
궁복:무진주 방마장에..노빕니다.
능창:(말없이 궁복의 얼굴을 바라보다가)...따라 오너라.
67.자미부인의 집 일각
넓은 마당에..수십명의 사병들이..검술 훈련을 하고 있다.
마당 한켠에...능창이..궁복과 정년..순종을 데리고 오는데..
능창:여긴 무진주 시전의 주인이신
자미부인의 사병을 양성하는 곳이다.
사병으로 발탁되어 훈련을 받고 있는 자들 중 다수가
과거에 노비였다.
궁복:..노비가 어떻게 사면이 될 수 있습니까?
능창:능력만 출중하면...어려운 일이 아니다.
궁복:....
능창이...훈련을 하고 있는 사병들을 보다가..
능창:진양아..
능창이 부르면...훈련을 받던 사내 하나가 능창 앞으로
달려와서 예를 갖춘다..
궁복과 같은 또래의 사내 아이다..
능창:이 아이한테..목검을 주고...대련을 해보거라.
(시간경과)..
훈련을 받던 사병들이 둘러서 있고..
한쪽에 능창과 정년..순종이 보는 가운데..
궁복과 진양이..목검을 들고 대련을 하고 있다.
진양이 공격을 하면..
궁복이..진양의 공격을 막아내고..반격을 하는데..
진양..능숙한 솜씨로..궁복의 공격을 막아낸다..
진양의 공격에..결국은..궁복이..당하고 마는데..
능창:..(궁복을 보고)..해마다 봄이 되면..자미부인께서..
무술 경합을 벌이신다.
거기서...최고수되면...자미부인의 사병이 될 수 있다.
최고수가 될 자신이 있으면..언제든지 오너라..
궁복:......
68.자미부인의 집 일각
궁복과 정년 순종이 자미부인의 집을 빠져 나가는데..
이때 한쪽에서..정화가 온다.. 두사람 서로를 의식못하고
지나쳐가고..
69.방마장 전경(밤)
70.장제소(밤)
무창이..풀무질을 하고...편자를 만들고 있는데..
이때 궁복과 정년이..다가온다.
무창:.(풀무질을 하면서)웬일이냐?
궁복:(들고온 술통을 무창에게 내민다)..
무창:뭐냐?
궁복:..무진주에 갔다고..구해 온 것입니다...
무창:..(술통을 받아들고 뚜껑을 연후 냄새를 맡는다)..
무창의 눈빛이 반짝거리는데...
무창...술을 한모금 마신다.
무창:.....좋타...
(궁복을 보고)술맛을 보아하니..꽤 비싼 술같은데..
내가 줄거라곤 편자밖에 없으니...어쩌냐?.
궁복:무예를 가르쳐 주십시오..
무창:..(씩 웃는데)..그놈 참..
무창..벌컥 벌컥 술을 마시는데..
무창:..좋다. 마신 만큼만 가르쳐 주마.
71.방마장 일각(밤)
어둠에 쌓인 초지위에..무창과 궁복,정년이 있다.
무창..손에 술통을 들고 있는데..
한모금을 마시고 초지에 술통을 던져 놓는다.
무창..진검을 들고..자세를 취하는데..
눈을 지긋이 감고..정신을 집중하는 듯
무창:(검무를 추듯이..진검을 휘두르는데)..
무창의 칼날이 허공을 가르고..무창의 이마에 땀이 흐른다.
유심히..그 모습을 바라보는...궁복과 정년의 모습.
72.산속
한쪽에 꼴을 담은 지게가 있고..
궁복과 정년이 목검을 들고 있다.
마치..무창이 그랬던 것처럼..검을 들고 정신을 집중하고..
목검을 휘두르기 시작하는데..
73.자미부인의 집 정원.
정원 한켠에 정화와 예닐곱명의 여자 아이들이 있고..
정화가 여자 아이들 앞에서 춤을 추고 있다.
74.방마장 일각
궁복과 정년이...목검을 들고..서로 대련을 하고 있고..
75.자미부인의 집 정원.
춤을 추고 있는 정화.
춤사위에 몰두하는 사이...소녀에서..
성인이 된 정화의 모습이다..
성숙하고 아름다운 자태로 춤을 추는 성인이 된 정화의
모습..
76.방마장 초지
초지에서..궁복과 정년이
검술 훈련을 하고 있다.
드넓은 초지에 서서..허공을 향해..칼을 휘두르는 궁복과 정년..
실력이 많이 향상된 느낌인데..
궁복과 정년이 대련을 하고 있는데..
카메라가 허공을 가르는 칼을 비추다가 궁복을 잡으면.
성인이 된 궁복이다. 그런 궁복의 모습에서 스톱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