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살고 있는 플레이노(Plano)시에 대한 문의가 많으시더군요. 엄청나게 좋은 곳으로 오인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전국적으로 유명한 정도라기보다는 텍사스 주에서 유명한 정도가 맞고요. 한인분들에겐 달라스에서 살만한 곳으로 알려진 몇개 지역중 한 정도 되겠습니다. 다만 공립학교들이 수준이 높고, 역사가 오래된 지역이니만큼 지역 기반시설이 잘 닦여 있다는 점. West 쪽엔 부촌이 몰려 있어 상대적으로 타 지역에 비해 안전성과 지역 수준이 높다는 점 등이 장점이겠습니다.
하지만 West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주택들이 비교적 오래되고, 가격도 높아 입주가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고요. 아파트가 많이 없고, 한인타운 역시 상당히 멀기 때문에 한인들에겐 지리적으로 그리 선호할만한 지역은 아니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부근에 새로 조성된 Frisco, McKinney 등의 신흥부촌과 더불어 달라스 카운티를 대표하는 거점지역이며, 적어도 텍사스에서 손꼽히는 학군을 자랑하는 지역이니만큼 자금적으로 여유가 되시는 분들이나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이민 또는 이주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겐 권할만한 지역입니다.
오늘은 이런 West Plano 지역 중에서도 제가 살고 있는 Wind Haeven Subdivision의 주말 풍경을 잠깐 들여다 보겠습니다. Subdivision은 자신이 속한 일정 지역을 말하는 단위인데,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00 마을' 하는 아파트 단지와 같다고 보면 맞습니다.
미국은 상업지구와 주거지구과 확연히 구별됩니다. 물론 대도시의 경우 인구 과잉과 택지 부족으로 인해 이런 구획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지요. 하지만 대륙주 최고 사이즈를 자랑하는 텍사스만큼은 그런 걱정은 없을 듯 싶습니다. 저희 집이 속해 있는 Subdivision에는 이 Subdivision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녀만 다닐 수 있는 초,중,고교가 따로 있지요. 그리고 그들만이 주말에 사용할 수 있는 레크레이션 시설이 역시 따로 마련되어 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곳이 바로 그런 곳입니다. 이름하여 PSA STARCENTER.
PSA STARCENTER안을 구경하기 전에 먼저 야외 시설부터 보기로 합니다. 바로 길 건너편에서 현재 리그가 진행중인 여자 소프트 볼 경기가 한창이네요. 미국의 학생 스포츠는 대개 이런식의 리그제를 도입해서 단순한 아마추어 스포츠 수준 이상을 넘어섭니다.
가까이가서보니 사뭇 박진감이 넘치는 듯. 생각보다 볼도 빠르고 배팅과 수비도 안정적입니다. 미국서는 축구와 소프트 볼은 거의 여자들이 하는 스포츠죠. 물론 프로축구가 2~3년전부터 베컴까지 영입하면서 열심히 저변확대를 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인기면에서 농구와 야구, 미식축구에 비해 현저히 떨어집니다.
아이들이 가는 곳이면 어디나 졸졸졸 따라다니는 미국 부모들... 특히나 스포츠는 부모들이 더 열광하죠.
제대로 한방 때리는 타자. 2루타 치고 나가더군요. 백발이 성성한 저 주심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00% 발렌티어.
공수가 교대되는 순간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입니다. 중학생들 같아 보이네요. 아직은 앳된....
제가 속해 있는 Subdivision 안에 이런 소프트 볼 경기장만 무려 5개. 축구장 2개, 야구장(야간 경기가 가능한) 5개, 조깅 트랙 등 규모가 장난이 아닙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미국인들 답게 제대로 꾸며 놓았죠. 이런 커뮤니티 시설들은 좋은 동네와 그렇지 못한 동네를 구분짓는 가장 중요한 잣대이기도 합니다. West Plano가 바로 이런 점에서 강하죠.
여자들이 하는 경기를 처음으로 가까이서 보는 예원이. 남자들 경기를 능가하는 넘치는 파워에 신기한 듯 푹 빠져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담요들까지 들고 나온 가족들의 모습. 자녀들과 늘 함께하는 미국 부모들의 이런 모습이 전 보기 좋습니다. 물론 자식에 대한 애착은 우리보단 떨어지지만 함께 즐기는 모습만은 좋아 보이는....
덕아웃에는 선수들도 빼곡히 앉아 경기에 집중하고 있네요.
샤워 시설이 함께 갖추어진 화장실입니다. 역시 냉난방이 다 되는... 지은지 얼마 안되는 새로운 시설이라 깨끗하기 그지 없네요. 모든 건물에 높은 원석비율을 강조하는 Plano시의 규정 때문에 화장실 하나도 이처럼 원석 브릭으로 이루어졌다는...
반대편 구장에서도 경기가 한창입니다. 현재 리그가 진행중인데, 연말에 지역 결승전이 여기서 펼쳐진다는군요,
구원투수가 투입될 예정인지 불팬에서 투구 연습이 한창인.... 볼 스피드와 파워에 놀란 예원이는 완존 집중....
가장 점수가 많이나던 경기장. 여기서 한동안 게임을 관람했습니다. 옆에 아저씨 도움으로 룰도 많이 배웠구요. 야구와 거의 같지만 약간은 틀린...
아예 캠핑도구를 챙겨온 가족들이 많았습니다. 경기 끝나고 한쪽에서 바베큐라도 구울 태세.
왕년에 야구 꽤나 하셨을 듯한 발렌티어 심판들... 저런 분들이 계시기에 주말 스포츠에 멋이 더 하는 듯. 저도 나이들면 저렇게 커뮤니티에 봉사하면서 살아야 하는디...
주욱 한 바퀴 돌고 다시 돌아가는 길.... 눈길을 빼앗는 한 분이 계셨으니..... 바로~~~
멋스런 달라스 카우보이입니다. 전형적인 카우보이 패션으로 한껏 뽐을 낸 한 아버지. 다리미로 꽉 눌러 주름잡은 랭글러 청바지에 웨스턴 부츠(도마뱀 가죽으로 만든), 원색 폴로 셔츠에 카우보이 모자까지.... 달라스에서는 주말이면 종종 볼 수 있는 패션입니다. 저게 잘 어울리면 진짜 남자라나.... 암튼 그렇게들 믿고 살죠.
가을 장마가 물러가더니 다시 여름이 올려는 듯 더운 요즘. 예원이는 공원 몇 바퀴 돌더니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네요.
경기가 끝나 가는지 기구를 챙기는 선수들도 보입니다.
이제 야외 경기장은 뒤로 하고 아까 보았던 PSA CENTER로 들어가 봅니다. PSA의 준말이 바로 요겁니다.
센터 밖에는 아이들과 부모들이 죽 둘러 섰네요. 클래스가 마치는 시간이면 문 앞은 늘 이렇게 장사진입니다.
배구팀인 듯 한데 트로피를 나누어 주는 걸보니 리그에서 순위에 들은 듯.
복도에는 늘 프로모션을 하는 업체와 시 관계자들로 북적대지요. 오늘은 또 뭐가 왔는지...
회원 등록하고 갱신하고 정신 없는 데스크. 예원이는 여기서 피겨 스케이팅을 배웁니다.
오늘은 공짜 훼이스 페인팅이 왔네요. 애들 줄섭니다.
배구팀이라고 얼굴에 배구공을 그린 아이를 재미있어 하는 친구들.... 뒤에 바글대는 구내 매점도 보이네요. 저런거 하나 인수하면 대박이죠.
센터에는 태권도 클래스도 있는데, 수준이 제가 가르쳐도 될만한.... 돌림판이 있길래 예원이 함 돌려 봅니다.
그래서 걸린 것은.... 한달 무료 수강증. 피자나 걸릴 것이지.... 옆에 있던 코치가 축하한다며 당장 등록하자고 합니다. 저도 검은 띠라고... 그래서 제가 집에서 가르친다고 했습니다. 대번에 '너 코리안이구나' 하더니 웃네요. ㅋㅋㅋ~~~
지역 라디오 방송국에서 나온 팀들.... 예원이 여기선 시계 하나 받습니다.
아이스 링크에선 오후반 얘들 레슨이 한창이네요. 뒤로 가는 거 연습을 합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유난히 중국얘들이 많죠. 플레이노에서 가장 많은 아시안 숫자를 차지하는 중국인들, 그 다음이 인도입니다. 아, 미국서는 인도도 아시안으로 분류되는 거 아시죠.
실내 코트에서는 배구 리그가 한창이네요. 초등학교 팀들이군요. 농구는 오전에 합니다.
요긴 중학교 팀. 바로 옆에서는 부모들이 음식 먹으면서 기다릴 수 있습니다.
저 끝까지 코트가 총 5개, 이렇게 3줄로 되어 있으니 총 30팀, 15개 경기를 한번에 치를 수 있는 규모입니다.
애기도 중학생 팀. 미국서는 배구 역시 대부분 여학생들이 주로 하는 운동입니다.
키가 좀 크다 싶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역시 중학생 팀이군요.
마지막 코트에선 유치부 학생들의 연습이 한창입니다. 코치들이 저렇게 애를 안아서 스파이크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네요. 맞습니다. 스포츠는 배울 때부터 저렇게 즐겨야 제대로 또 오래할 수 있죠. 울나라는 이에 비하면 너무 강압적이고 때리는 분위기가 많았던.... 요즘은 물론 많이 나아졌겠지만, 저도 축구를 꽤 오래 했었는데, 솔직히 맞은 기억 밖에는 없습니다. 군대 때 오히려 덜 맞은 듯...
여전히 부모들의 호응은 대단하군요. 배구나 농구, 야구처럼 체력이 중요한 종목에선 아시안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래서 동양 남자아이들도 대개 피겨 스케이트와 태권도 등으로 몰리는 걸 볼 수 있죠. 역시 덩치나 힘으로는 우리같은 동양인들이 당해내기 힘든 미국인들입니다.
한 쪽 벽에 마련된 트로피와 기념품 전시대. 예원이가 신기한 듯 바라 봅니다. 마치 오늘 처음 온 녀석같네요.
결국 청팀이 이겼네요. 이상하게도 백팀과 청팀이 싸우면 반드시 청팀이 이긴다는.... 어릴 때 운동회에서 단 한번도 첨팀을 못해본 1인<--- 코치와 애들 모두 마지막 치어럽을 하고 경기장을 나옵니다.
밖에 나오니 작은 소동이 있었네요. 아이 하나가 부상을 입은 듯... 다행히 상시 대기중인 앰블런스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돌아 간다고 하네요. 옆에는 아이를 싣고 나온 침대가 보이네요.
이상으로 주말 오전 West Plano 풍경을 대략 살펴 보았습니다. 미국선 아이들이 반드시 학업과 더불어 악기 하나, 운동 하나를 제대로 할 줄 알아야 하죠. 이는 미국의 전인 교육 시스템이 학업 능력과 더불어 체력과 정서를 강조하기 때문입니다. 대학들 역시 학생들의 선발 기준에 이를 적용하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단지 성적만 좋은 학생은 갈 곳이 없는 곳이 미국이죠. 아는 대학 교수님이 계시는데, 이런 대학들의 선발 기준에 대해 간단히 정리를 해주십니다. "단지 개인의 능력을 갖춘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 미국 대학이다." 좀 멋지죠!
뭐 굳이 한국 대학과 미국 대학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인 견해 차이는 인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다만 고등학교까지 제대로 된 목표 확립없이 오로지 정해진 교과 공부에 메달렸던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그 보상심리로 오히려 놀아버리는 그런 모습만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말 그대로 큰 공부를 할 수 있는 학생들이 나오는 대학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죠. 우린 아이들에게 그런 말 많이 합니다. 공부해서 남주냐? 그런데 이건 정말 틀린 말입니다. 사실 공부는 남을 주기 위해 하여야 정상인거죠. 그게 바로 위해서 언급한 남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고요. 세상엔 아무 힘도, 영향도 끼치지 못하고 오로지 내 한입 풀칠만 하기 위해 해야하는 그런 공부가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들을 생산하는 대학이 아니라 건강한 미래를 이루어 나가는 한국의 대학이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좀 더 체력적으로도 건강한 학생들의 모습도 볼 수 있길.... 제발 그 넘의 술 좀 그만 마시고 말입니다.
오늘도 쓸데없는 말이 좀 넘쳤네요. 너그럽게 용서 하십시요. 또 포스팅 하겠습니다. |
출처: 이실직고의 oN aIR~~~USA 원문보기 글쓴이: 예원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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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부럽습니다.. 저는 일요일마다 농구교실과 농구경기를 주최하는데.. 요즘 학생들은 일요일도 학원을 다니네요..ㅎㅎ
야구심판의 경우 봉사활동이 아니고 보통 시간당 혹은 게임당으로 돈을 받습니다.거의 현직 아마추어 심판들입니다.그리고 미국에는 이런 공원과 체육시설이 대도시만 아니면 동네마다 즐비합니다.한국에서 야구할때 야구장이 없어서 정말 힘들었는데 이곳은 널린게 잔디구장이고 예약도 아주 쉽습니다.한마디로 운동의 천국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