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R STORY 주말여행법
마음을 나누는 엄마 딸 여행
한국관광공사 청사초롱 2018. 5 vol. 492
weekend trip 14_서울
seoul
엄마와 딸의 소소한 서울 봄나들이. 케이블카에 올라 행복해하고
한옥마을에 앉아 설레 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친구 사이 같다.
서로 못다 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들어주며, 매만져주고 보듬어주는 다정한 시간.
서운하던 마음은 어느새 봄빛처럼 푸근해지고,
소원하던 관계는 푸른 대지처럼 무성하고 단단해진다.
edit 박은경
write 이병학(한겨레신문 ESC팀 선임기자) photograph
이병학, 박은경
Course 추천 대상_ 가깝고도 먼, 멀고도 가까운 엄마와 딸
서울 남산 주변과 한강 물길 봄나들이
남산의
숲길은
엄마
품처럼
푸근하고
한강의
물길은
젖줄처럼
풍요롭다
충무로역 ‘오! 재미동’ ⇒ 필동
거리미술관
‘예술통’ ⇒ 남산한옥마을 ⇒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 ⇒
남산케이블카 ⇒ N서울타워 ⇒ 한양도성 성곽길⇒ 안중근의사기념관 ⇒ 남산도서관·옛 어린이회관
충무로역 ‘오! 재미동’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안에 있다. ‘오! 재미동’은 서울영상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충무로영상센터의 개방 공간이다. 딸이 영상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들여다볼 만하다.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영상편집실, 18석 규모의 극장, 갤러리, 인터넷 카페·도서관·DVD룸을 갖춘 아카이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영상편집실이나 극장 등은 방문 전 예약하거나,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이용할 수 있다.
필동 거리미술관 ‘예술통’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 4번 출구로 나오면서부터 필동 ‘예술통’
거리가 시작된다. 미술관, 공연장, 강연장 등 필동 거리와 남산골 한옥마을 일대에 조성된 복합문화예술 공간을 일컫는 말이다. 골목의 자투리 공간이나 건물 사이 좁은 작은 터에 크고 작은 조각·영상·미술작품들을 설치해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음악공연장 코쿤홀, 요리문화 공간 쿠킹스튜디오24도 있다. 4번 출구 앞 도로변에 설치된 컨테이너 뮤지엄을 보고 좌회전하면 예술통 삼거리다. 삼거리 안내소에서 예술통 탐방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거리미술관은 남산골 한옥마을 주변까지 이어진다.
남산한옥마을
한옥마을 하면 고리타분하게 여길지 모르지만 생각보다 볼거리·체험거리가 많고 분위기도 괜찮은 곳이다. 남산골공원은 서울 각 지역에 있던 전통가옥을 옮겨놓은 한옥마을과 정원, 남산국악당, 서울 천년 타임캡슐 광장으로 이뤄졌다.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 가옥, 옥인동 윤씨 가옥 등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지어진 다섯 채의 전통가옥이 아름답다. 국악당에서는 일반인들을 위한 다양한 국악 공연이 수시로 벌어진다. 이승업 가옥과 국악당에서 한복을 빌려 입을 수 있으니, 모녀가 한복 차려 입고 분위기 한번 내보는 것도 좋겠다. 떡 만들기, 다례 체험, 활 쏘기 체험도 할 수 있다. 국악당 찻집 ‘달강’에서 향긋한 차도 한잔 즐기시길.
서울천년타임캡슐광장
서울 정도 600년을 기념해 1994년 600점의 물품들을 모아 담은 타임캡슐을 묻은 곳이다. 서기 2394년 11월 29일 개봉될 예정이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삶의 유한함과 역사의 물결 한 자락을 느끼게 해주는 장소다.
남산케이블카
4호선 충무로역 다음 역이 명동역이다. 명동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남산케이블카 탑승장으로 가는 왕복 버스가 기다린다.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무료 버스다.
남산케이블카는 남산타워(현 N서울타워)와 함께 예나 지금이나 남산의 명물이자 상징물이다.
학창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남산케이블카를 타본 추억을 간직한 엄마도 적지 않을 것이다. 과거엔 서울을 대표하는 케이블카였지만, 지금은 국내에서 가장 짧은 거리의 케이블카가 됐다. N서울타워 밑까지 600m 거리, 3분이 걸린다. 10분 간격 운행,
N서울타워
남산에 세워진 236.7m 높이의 거대한 전망대 탑. 1975년 완공했다.
타워 윗부분은 4개 층(3~7층)으로, 식당·카페와 전망대, 기념품점 등으로 이뤄져 있다. 미세먼지 없는 날 전망대에 오르면 서울 시내와 주변 지역 산과 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1인 입장료가 1만원인데, 입장권과 나초 등 과자나 맥주를 포함한 패키지권도 있다. 나초 패키지 2인 2만3000원, 비어 패키지 2인 2만6000원.
타워 안팎 전망시설 주변에 즐비한 사랑의 자물쇠들도 구경하고, 하트의자에도 앉아 보시길.
한양도성 성곽길
남산에서 내려갈 때는 다시 케이블카를 탈 게 아니라, 성곽길을 따라 내려가도록 한다. 조선시대 외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한양도성의 남쪽 일부 구간이다. 연초록 새순 덮인 울창한 숲과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서울 시내 모습을 감상하며 내려가는 계단길이다. 중간 잠두봉 포토아일랜드(잠두봉 전망대)에선 서울 도심 빌딩 숲을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다.
안중근의사기념관, 남산도서관·옛 어린이회관
엄마들 중엔 어린이회관에 어릴 적 추억을 간직한 이들이 많다.
1969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어린이를 위한 교육·체험 시설로, 일명 ‘어린이 궁전’이었다. 현재는 서울시 교육정보연구원으로 쓰인다.
남산도서관은 1922년 개관한 오래된 도서관이다. 학창시절 방학 중에 책을 빌려 보거나 공부하러 찾았던 기억을 지닌 엄마들이 있을 것이다. 안중근의사 기념관도
들여다보자. 1909년 일본의 한국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와 독립투쟁 자료, 안 의사가 옥중에서 남긴 글 등을 만날 수 있다.
기념관 건물 자체도 볼거리다. 2010년 서울시 건축상 공공부문 최우수상을
받은 건물이다. 여기서 더 내려가면 백범광장을 거쳐 회현역으로 이어진다.
OTHER
여행이 풍성해지는 플러스 코스
Course
양화한강공원 ⇒ 선유도공원 ⇒ 한강변 자전거 타기 ⇒ 서래섬 ⇒ 세빛섬과
튜브스터 ⇒ 반포 낭만달빛마켓
양화한강공원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 2번 출구. 카페 늘어선 거리를 지나 당산초등학교를 바라보고 좌회전하면 한강공원 진입로, 선유도 들머리다.
버드나무 늘어선 강변 숲 사이로 산책로가 뻗어 있어 마냥 걷고 싶게 한다.
흔들의자를 타거나 가볍게 산책한 뒤 선유교를 건너보자.
선유도공원
양화한강공원에서 보행자 전용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선유도다. 전망도 좋고 산책로도 아름답다. 나무들 사이사이 쉴 곳도 많으니, 편의점에서 음료수 챙겨 그늘 의자에 앉아 강바람을 쐬어볼 만하다. 작은 유리온실도 있다.
선유도는 본디 섬이 아니고 육지와 이어진 산봉우리(선유봉)였다. 겸재 정선이 그린 ‘경교명승첩’에 선유봉의 정취가 남아 있다. 1925년 대홍수 뒤 선유봉 암석을 캐 한강 제방 쌓는 데 쓰면서 훼손되기 시작해, 70년대엔 정수장 시설이 들어서 제 모습을 완전히 잃었다. 2002년 공원으로 꾸며 문을 열었다. 침전지, 배수지, 약품 저장고 등 옛 정수장 시설 일부를 남겨 환경 재생 생태공원으로 조성했다. 산책로 중간에 한강 전망이 좋은 카페 ‘나루’가 있다. 1층 야외 테이블도 있고, 2층 공간도 있다.
한강변 자전거 타기
한강시민공원 곳곳에 14곳의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헬멧을 포함해 1인용 1시간에 3000원, 2시간에 5000원이다. 미리 목적지를 정해두면 목적지 자전거 대여소에 반납할 수 있다.
주말에는 대여소가 매우 혼잡해 빌린 곳에 반납해야 한다.
선유도 동쪽에서 양화대교를 건너 양화한강공원으로
내려서서 잠시
걸으면 자전거 대여소가 나온다. 달리며 쉬며 여의도한강공원이나
여의도샛강생태공원을 지나 반포한강공원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바구니 달린 자전거가 좋다. 미리 간식이나 음료를 준비해, 마음에
쏙 드는 숲 그늘이나 물가 의자를 만나면 잠시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워 보자.
서래섬
동작대교 지나 반포한강공원에 있는 인공섬이다.
널찍한 모래밭이었던 곳에 1982년 한강종합개발사업으로 인공섬을 만들었다. 봄이면 유채꽃, 가을이면 메밀꽃 등 철마다 다양한 꽃들이 피고 지는 꽃 섬이자, 낚시꾼들이 진을 치는 낚시 섬이기도 하다. 자전거 통행이 금지돼 있으므로, 잠시 걸어 들어가 산책해볼 만하다.
세빛섬과 튜브스터
세빛섬은 가빛섬·채빛섬·솔빛섬 세 개의 인공섬을 말한다.
다양한 카페와 식당들이 들어서 있다. 가빛섬 앞에 최근 인기몰이 중인 수상 레저가 있다. 파라솔과 탁자가 설치된 둥근 튜브 배를 타고 먹고 마시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물 위의 피크닉’ 시설이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있다.
치킨, 피자에 맥주 등을 사가지고 선상 파티를 벌이는 이들이 많다. 저물 녘 노을도 멋지고, 주변 야경도 아름답다. 딸이 성인이라면, 캔맥주 하나씩 비우며 오붓한 뱃놀이를 즐겨보자. 30분 3만원, 1시간 4만5000원.
반포 낭만달빛마켓
서울에는 주말 저녁이면 문을 여는 밤 도깨비 야시장이 여섯 곳 있다. 그 중 두 곳이 한강공원에 있다. 여의도와 반포다. 엄마와 딸의 하루 나들이를 마무리하기 좋은 곳이다. 반포한강공원 야시장은 매주 금·토요일 저녁 6시부터 밤 11시까지 열린다.
각종 즉석 먹거리를 파는 푸드트럭 44개, 액세서리·생활용품 등을 파는 삼각 천막 53개가 들어서 있다. 무대에서는 수시로 공연이 벌어지고 지갑 만들기, 캐리커처 그리기 등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저기압일 땐 고기 앞으로 오새우’ ‘춘향 전’ 등 청년 상인들의 재치 있는 상호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