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회장님께서 바쁘신(?) 가운데서도 학우들의 객관적 사실인식과
학교발전을 위한 올바른 판단을 위하여 수고(?^^)스럽게도
좋은글을 발췌하여 올려주셨지만, 싸움은 한쪽편 말만 들어서는
안되겠기에(특이 이렇게 똑똑한사람들의 말은..ㅎㅎ) 김석택 울산발전연구위원이 반론의 대상으로 삼았던 김진황교수님(경영학)의 글도 올려봅니다. 한번쯤 천천히 읽어보시면 재미있습니다.(꼭읽어보셔야 합니다)
만고 제 생각이지만 글을 읽으실때
"부경대 이전반대파(김진황 부경대교수님)" VS "부경대 울산유치파(김석택 울산발전연구위원)"
라는 관점에서 보시면 더욱 흥미로울것입니다...ㅎㅎ
아무쪼록 학교발전을 위한 올바른 판단에 보탬이 되시길..
그럼 요~시~땅~! ^^
********이하는 김진황교수님의 글입니다********
울산 이전, 기회 혹은 자멸?
1. 대학의 위기
오늘날 한국 대학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음은 주지의 일이다. 고교 졸업생 수보다 대학 정원이 더 많은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진학율이 100%라고 하더라도 일부 대학은 학생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형편인데, 경제상황이 나빠지면서 대학진학율은 하락할 조짐마저 없지 않다. 그 결과 학생모집이 어려운 여러 지방대학들이 존폐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고 특히 비인기학과들은 이미 문을 닫고 있는 지경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은 5년 후쯤 다소 완화되어 대학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생 수를 간신히 상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태는 10년 이후에 매우 극심한 형태로 전개될 것이다. IMF 사태 이후 한국의 출산율은 급감하여 2002년에는 가임여성 1인당 출산율이 1.17명 내외로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서 최근 출생인구가 현재의 고교졸업생 수를 크게 밑도는 상황이 되었다. 이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시기에, 대학들의 존폐문제는 더욱 심각한 양상이 될 전망이다.
한국 대학에 있어서 바틀넥은 ‘학생 모집’이다. 학생들이 지원하는 대학은 국립대든 사립대든 아무 문제가 없다.(사립대도 학생모집이 70%만 되면 생존에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재단전입금이 전혀 없는 대구대는 교수들에게 상당히 높은 봉급을 주고 새 캠퍼스를 완성하고도 50억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지원이 끊어진 대학과 학과는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문을 닫지 않을 수 없다. 적지 않은 지방대학의 교수들이 고교 교사들을 만나서 접대를 하고 돈봉투를 돌리는 현실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심지어는 서울 모대학의 수도권 분교 교수들도 고교 방문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2. 울산 이전은 우리 대학의 생존과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대학본부 측이 드디어 우리 대학의 울산 이전계획을 공론화하였다. 이 사업은 울산시 쪽의 요구나 중앙정부․정치권의 이해와도 맞아떨어지는 면이 있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풍문에 의하면 대학을 이전할 부지도 울산시 외곽지역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대학캠퍼스의 이전은 우리 학교의 장래와 관련하여 매우 중대한 사안으로서, 특히 현재와 같이 대학의 존폐가 운위되는 상황에서는 극히 민감한 문제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대학본부 측이 우리 대학의 실태, 문제점, 장래와 관련된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고 누구보다도 많은 고민을 해왔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차대한 사안이 전체 교수, 교직원, 학생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본부 측에서 일방적으로 진행해 왔다는 사실은 아무리 선의라 하더라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학의 구성원들이 대학의 장래보다는 개인적인 이해관계에 이끌려서, 혹은 내용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이 집행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도 있겠으나, 이같이 중대한 문제는 전체의 중지를 모으는 편이 올바른 선택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대학캠퍼스의 울산 이전은 우리 대학의 생존과 발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우리 대학의 교수, 교직원, 학생들은 이 중대한 사안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할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우리의 문제, 나의 문제로 깊이 생각하여야 할 시점이 아닐 수 없을 듯하여 이와 관련된 몇 가지 논점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울산 이전시 최선의 결과와 최악의 사태
대학 캠퍼스를 울산광역시 외곽지역 일대로 이전한다고 할 때, 우리가 대충 예상할 수 있는 결과는 우리 대학 입학생의 수준이 국립창원대 정도로 낮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창원대는 부산 인근에 위치하면서 창원-마산이라는 100만 도시를 배후지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광역시의 인구가 약 100만 명을 약간 상회하고 있는 바, 우리 대학이 울산으로 이전한다면 창원대가 가지고 있는 입지적 조건과 얼추 유사해 진다고 할 것이다. 부산 학생들이 창원대에 거의 진학하지 않는 것처럼 부경대로도 진학하려는 학생은 매우 적어질 것이다. (그래서 부산지역의 각 대학들은 부경대의 울산 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즉 창원대가 창원-마산지역 학생들을 주 공급원으로 하듯 부경대도 울산지역 학생들에 의존하는 형국이 될 것이다. 다만 창원대와의 입지적 차이점은 창원대가 창원시내에 위치하여 창원 마산 일대에서 수위를 확실히 지키고 있는 반면, 우리 대학이 울산시내에서 30분 가량 떨어진 변두리에 위치할 경우 울산대와의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고교학생들의 선택에서의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상될 수 있는 더욱 고약한 사태는 국립대학을 독립법인화하려는 움직임과 관련된 것이다. 일본의 경우 국립대학의 독립법인화는 이미 추진 중에 있고 우리 교육부도 이에 대한 상당한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국립대학의 독립법인화가 현실화되어 대학등록금이 대폭 인상될 경우, 우리 대학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간단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은, 우리 대학이 부산시내 현재의 위치에 자리를 잡고 있다면 그 파고를 넘을 수 있겠지만(어떤 상황에서도 부산시내 최소 5개 대학은 살아남을 것이다), 울산의 변두리에 자리잡을 경우 상황은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지금 부산에 사는 학생들이 창원대를 가지 않는 것을 보더라도 독립법인화 후 부산시내에서 학생을 모집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고, 울산시내에 거주하는 학생들도 국립대의 메리트가 없는 부경대보다는 접근이 편리하고 취업에 메리트(현대 계열)가 있는 울산대를 보다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더구나 울산의 인구구성상 학생공급이 급감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자칫 우리 대학은 캠퍼스만 덩그라니 남고, 학생들을 모집하지 못해 교수들이 고등학교를 전전해야 하는 비참한 상황이 올 수 있다.
물론, 캠퍼스 이전에 따른 반대급부가 적은 것은 아니다. 캠퍼스 이전시 규모가 크고 잘 정비된 캠퍼스를 갖게 될 것이고(기존 캠퍼스 매각대금은 법률상 국고로 환수된다. 그것을 새 캠퍼스 조성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특별법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울산시가 대학 유치의 대가로서 매년 150억 원을 10년 간 지원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열악한 대학재정을 고려해 볼 때 적지 않은 금액이다. 또 대학본부는 중앙정부에 대해 캠퍼스 이전의 대가로서 한의대 신설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의대는 대학의 평균점수를 높이는 간판이 될 수 있다.
대학본부에서는 이러한 재정적 기반을 토대로 하여 우리 대학을 포항공대 수준으로 도약하는 원대한 계획을 품어볼 수 있다. 부산의 2위 대학을 넘어서 전국적인 명문대학으로 비상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있다. 우선, 우리 학교가 포항공대가 되기 위해서는 현재의 구성원들은 대폭 물갈이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학교를 해산하고 새로 설립하지 않는 이상 부경대가 포항공대가 되기는 쉽지 않다. 예컨대 창원대에 매년 150억 원씩 10년 지원하면 창원대가 포항공대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인가? 중앙대가 안성으로 이전하고 나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자, 재일교포로서 부동산 재벌인 김모씨가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수백억원을 희사하였지만 학교 수준은 나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홍익대, 동국대, 건국대, 국민대 등에 비해 퇴보하고 있는 현실을 보더라도 상황이 간단하지만은 않다.
최선의 희망적인 결과와 최악의 사태는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
2) 한의대 신설이 기존 학과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대학본부 측은 교육부에 대해 캠퍼스 이전의 대가로 의대나 한의대 신설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의대신설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올해만 해도 전국의 의대 정원을 백 여명 감축하였는데, 이는 의약분업을 시행하면서 정부와 의사협회가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의대 신설은 가능성이 없지 않다. 한의대 신설에 대해서 한의사협회의 반발은 아직 크지 않고, 교육부도 국립대의 한의대 신설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한의대는 커트라인이 매우 높아서 학교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 일조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한의대 신설이 기존 학과의 커트라인을 높이는데 기여할 지는 의문이다. 예컨대 동의대에 한의대가 설치되어 있지만 한의대가 있다고 해서 동의대의 여타 학과가 높은 성적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한의대 신설은 우리 대학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지만 기존 학과들의 신입생 확보를 담보해 주지는 못할 것이다.
나아가 청와대나 교육부가 우리 대학의 울산이전을 지원하기 위해 한의대 신설을 약속한다고 하더라도, 5년 후의 상황은 불확실하다. 캠퍼스 이전후 막상 한의대를 신설하려는 즈음에 한의사, 약사협회가 반대한다든지, 기획예산처가 반대하면(대학입학정원이 남아도는 상황을 고려해보라) 상황은 그다지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3) 울산시의 교육인구는 어떻게 변할 것인가?
울산시는 1960년대 초에 건설된 공업도시이다. 특히 1970년대에 박정희 정부의 중화학공업화 정책에 따라서 대규모 생산라인이 집중적으로 배치된 대단위 공업단지이다. 석유화학, 자동차, 조선, 기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집적 규모를 자랑하는 이 도시는 2003년 현재 106만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어 부산의 1/3.5 정도 규모이다.
그런데 이 공업도시의 최대 문제는 향차 인구의 상당한 감소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컴퓨터가 생산과정에 투입되어 메카트로닉스가 보편화되면서 공장자동화가 급진전될 전망이다. 이는 당연하게 현장 노동력의 감소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즉 연구개발이나 무역․사무관련 노동력이 증가하는 반면, 블루칼러 노동력의 급감은 불가피한 추세이다. 클린턴 행정부에서 초대 노동장관을 지낸 로버트 B 라이시는 향후 노동력이 기호분석가(전문직 종사자)와 단순블루칼러노동자, 서비스노동자로 구분될 것이며, 기호분석가가 증가하는 반면 단순블루칼러노동자는 몰락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현대자동차사는 울산에 있던 자동차 연구소를 수도권으로 최근에 이전하였고, 울산의 거의 모든 주요 기업들은 그 본사와 연구개발 기능을 수도권에 두고 있다.
나아가 생산기능에 특화된 공업도시는 장래에 산업붕괴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선진국의 대규모 공업도시들은 지역내 공장들의 연쇄 도산으로 홍역을 앓은 바 있다. 지역내 한 두 개 대기업이 도산하면 그에 따라서 하청공장들이 연쇄 도산하여 지역경제가 거의 붕괴상태에까지 이르는 것이다.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울산의 생산공장들도 산업경쟁력을 수십 년간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태이다.
울산의 인구구성상의 다른 문제는 대기업의 고용이 점차 안정됨에 따라서 노동력이 점차 늙어가게 된다는 점이다. 노동력의 노령화는 임금의 상승과 함께 경쟁력의 저하를 불러올 수 있는데, 산업경쟁력의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대학의 장래와 관련하여 볼 때 향후 일정기간동안은 학생 공급에 문제가 없겠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고교 졸업생 수가 급감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일본의 자동차도시인 토요타 시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울산시의 고교 졸업생수는 외지 전출학생들을 제외하면 울산대와 부경대가 나눠가질 정도이다. 하지만, 전술한 바의 인구 감소요인을 고려하면 사태는 매우 심각해질 것이다.
4) 울산시의 재정적 지원 약속은 지켜질 것인가?
울산시는 국립부경대를 유치하기 위해 상당한 지원을 시사하면서, 대학본부 측과 협상해 왔다고 한다. 최근, 울산시는 우리 학교의 유치를 위해 연 150억씩 10년간 희사할 용의가 있다고 제의했다고 한다. 사립대 설립 및 유치가 사실상 어려워진 상황에서 국립대 유치는 울산시와 시민들의 최우선 과제로 되어 있다. 자치단체장이나 지역 정치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시민들에 대해 이보다 큰 업적은 없을 것이다. (우리 대학이 울산시로 이전하면 우선 2만 명의 인구가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울산시가 막상 우리 대학을 유치한 후에도 재정적 지원을 지속할 것인지는 의문이 없지 않다. 지금은 시립대학으로 만들어서라도 지원하겠다는 말까지 나오지만 막상 입지하고 나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는 생각이 다르기 마련이고, 잡아놓은 물고기에 미끼 주는 바보 없다는 말처럼, 사태를 막연히 낙관만 할 수는 없다. 물론 신의성실에 따라서 약속을 지켜야 하겠지만 단체장이 선거에 의해 개선되고 나면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울산시의 재정상태가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다. 울산시는 2001년 기준으로 연 1조 4천 6백억 원의 예산(재정자립도 66.8%)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부산, 대전, 광주 등의 도시들과 비교할 때 주민 1인당 예산액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울산의 주민 1인당 예산액이 약 140만원 내외인데 대해 부산이 150만원, 대전이 167만원, 광주는 180만원 수준이다. 일반회계 예산을 기준으로 재정상태를 비교해 보더라도 울산은 여타 도시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들리는 바에 의하면 울산시는 시 행사를 거행하면서 울산대학에 재정적 지원 등을 요청하기 일수라고 알려져 있으며, 향후 산업적 경기변동 국면에 따라서는 상당한 애로를 겪을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 대학에 대한 예산지원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의 지역 대학들의 반발도 충분히 예상될 수 있다.
울산시가 사립대 유치 방침을 변경하여 굳이 국립대학을 유치하려 하는 것은 최근 지방대학들의 사정이 극도로 악화되어 사립대 설립이 여의치 않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5) 캠퍼스타운은 가능한가?
우리 대학을 울산시 외곽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그곳에 수백만평의 캠퍼스타운을 개발하겠다는 구상은 화려하긴 하지만 어쩐지 미심쩍다. 부산시로부터 40분, 울산시로부터 30분 이상 떨어진 울산시 외곽지역에 캠퍼스타운이 가능할까?
유럽, 미국의 유서깊은 대학 주변에는 캠퍼스타운이 형성된 곳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것들은 대학이 몇 개 없던 시절, 전국 각지에서 명문대학으로 유학을 오던 때에 형성된 것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시골에 자리잡은 대학 주변에 캠퍼스타운이 형성된 예는 거의 없다. 대학이 수백 개도 넘어서 학생들이 집 가까운 대학을 선택하면 되는데 굳이 시골에 있는 그리 유명하지도 않는 대학을 통학(하거나 하숙)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통념에는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나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처럼 ‘아이를 대도시로 보내서 견문과 인간관계를 넓히는게 좋다’는 생각은 있어도 ‘청년을 한적한 시골로 보내서 키운다’는 개념은 별로 없다.
그렇다면 우리 대학을 이전하고 나서 그 주변 부지에 아파트나 전원주택을 지어서 교직원들에게 원가에 분양해주겠다는 솜사탕 아이디어는 어떠한가.
우선 부산 시가지에 연결되어 있고 지하철이 건설될 해운대신시가지도 처음 분양 당시에는 청약미달이 장기간 지속되었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부산시가 금정구에 인접한 oo지역에 신시가지를 조성한다고 하지만 그것의 성공여부는 미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부산시내에도 공지와 재개발지가 남아도는 형국이다.
울산 역시 아파트부지는 상당한 여유가 있다. 그런데 울산 시내에서 30분 이상 떨어진 외곽지역에 신도시가 형성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캠퍼스타운은 실현되기 힘든 공약이다. 그리고 설령 거기다가 누가 주거단지를 개발한다고 해도 분양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6) 울산대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나?
우리 대학이 울산으로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면 울산시내나 시내에 아주 근접한 곳으로 이전해야 할 것이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울주시의 최 외곽지역에 캠퍼스가 자리를 잡는다면 부산 학생들을 유치하기도 어렵지만 울산 학생들도 놓칠 위험이 적지 않다.
우리 대학의 수준이나 명성이 서울대학이나 유수의 명문대학 수준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부산대학 정도라도 신입생 수준은 많이 떨어지겠지만 그나마 조금 나을 것이다.
하지만 부경대학의 명성이나 인지도는 높은 편이 아니다. 현재 우리 대학이 부산에서 제2위의 커트라인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등록금이 싸고 입지가 편리하기 때문이다. 동아대나 경성대를 가느니, 다니기 편리하면서 등록금이 싼 부경대로 가는 게 낫다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현실인식이 우리 대학을 동남권 2위 대학으로 올려놓은 것이다.
그러나 우리 학교의 입지적 조건이 현저히 나빠지는 순간,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등록금이 좀 싸긴 하지만 저먼 데 있는 학교를 다니느니 부산시내에 있는 학교로 진학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몇몇 학과에 설치된 야간부와 대학원부터 학생모집이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 부산의 주요 대학들이 부경대의 울산이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부경대가 떠나면 그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속셈임은 불문가지다.
그런데 이 점은 울산대와의 경쟁에도 적용될 수 있다. 울산시내에 사는 학생들이 근처에 있는 울산대를 두고 굳이 고리에 위치한 부경대를 다니려 할지 불확실한 것이다. 더구나 울산의 절반 정도 시민들은 직간접적으로 현대와 관련이 있고, 현대재단의 울산대가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현대 측의 과감한 지원책(사원채용 특혜, 대규모 장학금지원 등)을 얻어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부경대가 전국적인 수준에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수준으로 도약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울산지역에서 울산대와 경쟁관계에 놓인다면 울산대를 누를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대학본부 측은 부산과 울산의 대학조건을 비교하면서, 부산의 경우 부산시 고교졸업생 수가 대학입학 정원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울산은 우리 대학이 이전하더라도 고교 졸업생 수가 남는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는 좀 잘못된 비교이다. 부산은 동남권 일대 학생들이 모두 모이는 최고차의 중심 도시이다. 따라서 부산시의 대학들은 창원, 마산, 진주, 울산 등 전 동남권 지역에서 학생들이 지원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울산시의 대학들은 울산시 이외 지역에서 학생모집이 어려운 상황이다.
즉, 우리 대학이 울산으로 이전한 후에 울산에서 수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한다면 우리 대학의 여러 학과들이 존폐 문제에까지 몰릴 위험이 없지 않다. 최악의 경우 국립대학의 독립법인화가 현실화된다면 영산대 양산캠퍼스가 겪고 있는 것과 같은 학생 미충원사태가 우리 대학에 닥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7) 우리 대학은 우선적 구조조정의 대상인가
본부측은 우리대학이 국립대학 구조조정의 우선 대상인양 위기감을 조성하곤 한다. 그런데 우리 대학이 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어야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다. 우리대학은 유서 깊은 부산수산대와 부산공업대가 교육부의 지원을 받아서 통합한 대학이다. 부산에 국립대가 3개 있지만(교대 제외) 대전에도 충남대, 한밭대 등 국립대가 2개 있고 대부분의 광역시들이 교대를 제외한 2개 이상의 국립대를 가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울산으로 이전하지 않으면 부산대와 통합해야 한다고 지레 겁먹고(혹은 환영하고) 있는데, 대학규모나 입지적 여건이나 최근 부산대의 캠퍼스확장 사례로 볼 때 우리대학과 부산대가 통합해야할 이유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인다. 굳이 통합론이 나온다면 미국 UC 대학들처럼 이름만 공유하고 캠퍼스는 개별 총장하에 각기 운영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수도권 집중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산의 유서깊은 주요 국립대를 폐지한다면 부산의 누가 그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더구나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다는 국립대학의 독립법인화가 진전될 경우, 국립대학간 통폐합은 더욱 불필요해질 것이다.
3. 종합
이상의 논의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 대학은 현재 위치(부산시 남구)를 확보하고 있는 한, 국립대학의 통폐합이나 독립법인화 등 외적 조건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동남권 2위 대학(아무리 양보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부산시내 3위 이내 대학)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 경우 우리 대학은 어떤 상황 하에서도 학생모집과 안정적인 운영 자체가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시의 외곽지역으로 대학을 이전한다면 우리 대학의 장래는 불확실하다. 이를 계기로 포항공대와 같이 전국적인 수준의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발전한다면 대학 발전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런데 여러 여건상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자칫 울산 지역대학으로서 울산대와 학생모집에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된다면 우리는 위기를 자초했다는 한탄을 하게 될 것이다. 여러 비인기학과 교수들은 학생을 구하기 위해 고교 교실을 전전해야 하고 궁극적으로 학과의 존폐 문제까지 염려하는 상황으로 몰릴 위험도 적지 않다고 판단된다.
항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부산지역의 주요 대학들은 ‘부경대를 울산으로 이전하기 위해 요로에 진정하고 있다’고 한다. 다른 한편으로 울산대 측에서는 ‘부경대가 고리 쯤에 자리를 잡는다면 크게 염려 안 해도 되는 것 아니냐’고 긍정적으로 수용할 태세라고 한다. 또, 모 건설회사는 부산시내에서 아파트 지을 최고의 노른자위가 나왔다고 입맛을 다시고 있다 고 한다(우리 대학 대연동 캠퍼스부지 10만평을 6,500억원에 사들여서 용적율 200-250%로 아파트를 지으면 5,000-7,000억원 이상의 이익이 보장된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그 부지에 들어설 골프장의 이익은 말할 것도 없다.
사태가 이러하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인지, 누이도 좋고 매부도 좋고 다들 좋은데 정작 본인만 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대학본부 측의 심사숙고가 재차 있으시길 바란다.
첫댓글 음... 대연캠퍼스는 우리동네의 오붓한 공원인데... 아파트밭이 생긴다니...말도 안되는소리!!
위엣글..아랫글 둘다 읽어보면...아무래도 나도 반대.....두분다 논리적으로 적으신거 같은데 그래도...이번 글이 좀더 마음이 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