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탁구 입문 1년 반이 조금 넘은 꿈나무입니다.
카리스와 조합할 블레이드 선택에 관해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글을 올립니다.
※ 글이 많이 길어졌습니다. 긴 글이 싫으신 분들은 2번, 5번 항목만 보셔도 좋겠네요.
1. 자기소개
83년생 35세 남자구요, 174cm 67~69kg 왼손 셰이크핸드 전진 양핸드 드라이브 전형을 지향합니다.
물론 굳이 분류하자면 그렇다는 것이지 실은 아직 중진을 활용할줄 몰라서 전진이 된 듯하구요,
양핸드 드라이브라고 했지만 백핸드는 아직 미숙하여 블럭과 푸시가 더 안정적입니다.
아무튼 웬만큼 수세에 몰리기 전에는 좀처럼 물러나지 않고 전진에서도 확실하고 과감하게 휘두르는,
전반적으로 매우 공격적인 스타일입니다.
본격적인 입문은 스티가 인피니티로 시작하여 중간에 잠시 방황하다가 작년 10월부터 젤롯에 카리스 M+/M을 썼구요,
당시 러버에 묻혀 치는 방법을 모르고 냅다 때리기만 했어서 드라이브를 배우기 위해 친구의 조언에 따라
올해 1월부터 비스카리아에 카리스 M양면을 써왔습니다.
2. 블레이드를 바꾸려는 이유
비스카리아 + 카리스 M 양면
이 조합으로 반년 넘게 잘 써왔고 러버에 공을 묻혀보내는 감을 익히게 해준 좋은 블레이드입니다만,
A.최근에 백핸드 공격비중이 늘어나면서 비스카리아의 그립이 너무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너무 얇아 손 안에서 돌아다니며 노는 느낌입니다. 이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예전에 그립을 보고 블레이드를 고른다는 글을 읽었었는데 지금와서 상당히 공감합니다.
그립테이프는 예전에 써보았는데 도저히 맞지 않아서 포기했습니다ㅠㅜ
B.그리고 요즘 포핸드쪽을 두텁게 맞추는 방향으로 교정하는 레슨을 받으면서 비스카리아도 너무 잘나간다고
느껴서 비스카리아와 비슷하게 안아주면서도 조금 덜나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또 구입할때 90g이었던 비스카리아가 땀을 먹어서인지 러버를 떼고 다시 재어보니 93g(!)이 되었더군요.
백핸드 비중이 늘면서 손목에 부담이 느껴지던 참이었는데 93g은 너무 부담이 됩니다.
물론 비스카리아 종류 중 그립이 더 넓은 장지커 ALC 가벼운 것이 있지만 아무래도 감각에 대한 평이 좋지 않네요.
이상의 이유로 블레이드를 바꾸려합니다. 러버는 포핸드에 카리스 M+, 백핸드에 카리스 M으로
당분간은 고정이 될 예정입니다.
3. 구관이 명관...?
언급한 이유들로 인해 비스카리아를 내려놓고 대신 쓸 블레이드를 찾아보았습니다.
일단 급한 불을 끄는 소방수로 등장한 것은 비스카리아 바로 전에 썼던 젤롯 + 카리스 M+/M 입니다.
젤롯 출시 당시에 문사장님께서 올리신 글에 백핸드가 편하고 찰지다는 내용은 솔직히 과장광고가
아닌가 싶었는데요, 이번에 젤롯을 다시 쓰면서 과장광고가 아니었음을 확실히 느꼈습니다.
물론 젤롯의 그립이 저에게 편하다는 것은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만,
당시에는 백핸드 사용빈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적었기에 잘 느끼지를 못했던듯 싶습니다.
아마 안쓰는동안 새싹이 자라나듯 실력이 자라나서 그런지 작년만해도 제법 어려웠던 젤롯이
훨씬 편하게 다뤄지네요. 그리고 이제와서 보니 약간 클리퍼 비슷한 느낌도 있군요.
아무튼 잠자던 젤롯을 들고 게임에 임해보니 기존에 미스가 많던 백핸드가 확실히 더 잘 들어갑니다.
급하게 백으로 전환해도 그립이 안정적이니 미스가 줄어드는군요.
잘 들어가니 자신감이 생겨서 더 과감하게 공격할 수도 있구요.
실제로 문제를 느끼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 글을 쓰기까지는 한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이 기간은 젤롯에 다시 적응하는 기간이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4. 젤롯을 놓고 하는 고민들
이쯤 되면 '그럼 그냥 젤롯을 쓰지 그러느냐?' 하는 말이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
하지만 그럴거라면 굳이 이렇게 글을 쓰지 않고 젤롯을 선택해서 고민을 해결했겠지요.
젤롯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는 젤롯을 사용하는 저에게 있지요.
입문을 인피니티로, 중간에 방황할 때는 김정훈, 오스카, 악셀룸 5, 클리퍼CR, 삼소노프 FPBE 등을 거쳤는데
대부분 합판이었습니다. 비스카리아는 주력으로 쓴 것 중 최초의 특수소재 블레이드였지요.
그렇게 합판을 주로 쓰던 제가 비스카리아를 쓰면서 느낀 것이, 성능이 마치 기계같다는 점입니다.
여기서 '기계같다'는 것은 감성이 적고 밋밋하다는 의미와 항상 일정하고 믿음직하다는 의미가
모두 들어있습니다.
저에게 있어 특히 젤롯과 비스카리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 기계적인 맛(?)입니다.
젤롯을 쓰는 모든 분들이 느끼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젤롯은 비스카리아와 비교하면 뭐랄까요.
비스카리아가 늘 일정한 기계같다면, 젤롯은 마치 살아있는 생물같은 느낌이 듭니다.
단지 감성적인 면에서만이 아니고 실제 구질에서 젤롯이 제법 변화무쌍합니다.
예전에 에어록 아스트로와 조합했을때는 잘 못느꼈는데 카리스와 조합하니
확실히 중간중간에 거칠고 변화무쌍한 공이 많이 나옵니다.
문제는 이런 젤롯의 특성이 초보자인 저에게는 아직 부담이 된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젤롯은 제 입장에서는 초보를 위한 블레이드가 아닌듯 합니다.
처음엔 좋은데 칠수록 일정부분에서 어려운 느낌입니다.
또한 이제 기본기를 익혀가는 초보가 게임시에 구질의 변화에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지 싶기도 하구요.
그 반대로 일정한 구질(깨끗한 공)을 구사하되 타이밍을 빼앗거나 코스의 변화를 통해 게임을 운영하는게
제가 배운 정석에 더 가깝거든요. 비스카리아가 좋았던 점 중 하나가 일정한 구질이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젤롯의 구질변화를 제가 다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이게 문제가 아니겠지만 아직 미숙한 저로서는
종종 의도한 것과는 다른 구질이 나오는 젤롯이 신기하면서도 부담스럽게 되네요.
5. 다른 후보들
그냥 문의 하나 드리고 조언을 구하려던 것인데 글이 너무 길어졌군요.
아무튼 그리하여 지금 보유중인 것들 중 후보들은 끌리는 순서대로 다음과 같습니다.
A. 젤롯 / 프리미어 XF
B. 오스카 / 프리미어 XR
C. 카보나도 145(혹은 45)
젤롯은 아직 적응할 부분이 있지만 예전부터 써왔고, 지금도 좋은 성능을 발휘해주는 기존 세팅입니다.
다만 4번 항목에서 언급했듯 부담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XF와 XR은 실제로 써보지는 못했습니다만 일단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에셰 표층인데다가
특히 XF의 경우 기계적 성능, 개발 컨셉, 디자인이 정확하게 제 취향저격인 제품입니다.
그립도 ITC의 FL그립은 젤롯 FL그립과 함께 저에게 가장 편한 모양이구요.
제 스타일에는 XF가 더 맞을 것 같은데 XR이 훨씬 더 좋았다는 분들이 많아 XR도 함께 후보에 들었습니다.
오스카는 예전에 나름대로 써보았고 참 좋았지만 가벼운 개체를 구하기 힘든데 비해 윙이 커서
손목에 걸리는 무게감이 상당해서 포기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근력과 요령을 더 키우고나면 꼭 주력으로 삼고싶은 제품입니다.
카보나도 145는 어느 멋진 분 덕분에 보유하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쳐보지를 못해서 아직 알쏭달쏭한
면이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마음에 듭니다. 다만 스티가 특유의 거대한 윙과 헤드쪽에 쏠린듯한
무게밸런스는 대부분이 90그램대의 제품이라는 현실과 맞물려 도전하기가 겁나는군요.
프리미어 XF가 가장 조합해보고는 싶은데 혹시 카리스와 잘 맞지 않을까 하여 염려가 됩니다.
물론 정답은 다 직접 쳐보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아 이렇게 글로 문의를 드려봅니다.
위에 있는 블레이드 중에 카리스와 조합해서 좋았거나 안좋았던 경험이 있으시면 공유를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선배님들의 많은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첫댓글 카리스는요...
루비콘을 쓰셔야 됩니다.
루비콘에 가장 좋았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입니다.~
카리스에는 루비콘이라고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저같은 스타일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일단 조합이 좋은 것임은 확실한듯 하니 고려해봐야겠습니다^^ 답변 감사해요!
정말 장문의 글이네요... 이 정도의 글이라면 뭐라도 적어드리고 싶은데.. 제 미 경험의 영역들이네요 ^^;
오스카는 초창기 fl 그립이 조금 불편하다는 얘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이구요.
넥시 그립은 사람들이 편하다고 얘기하는 쪽으로 조금씩 변화합니다. 최근 것은 그립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 셰이크 fl 기준입니다 )
넥시 안에서는 솔직히 루비콘이 가장 발란스가 좋습니다. 가장 대중적인 감각이기도 하구요.
카리스 M은 블레이드를 크게 가리지 않는 것 같아요. 프리미어 XF도 괜찮을 것 같아요.
H는 조금 가리는 것 같구요. ^^
더 좋은 댓글 많이 달리면 좋겠네요~
오스카는 최근 입고분 FL그립을 구입해놓았습니다^^ 언젠가는 꼭 다시 잡을텐데 카리스랑 잘 어울릴지 모르겠네요.
역시 루비콘을 추천하셔서 점점 관심이 갑니다.
카리스M은 카보나도 145나 바이올린과도 좋았기 때문에 그립이 편하신 블레이드와 잘 어울릴 거에요~
사용해보고 싶으신거 쓰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루비콘 씁니다.
카리스에서 만큼은 압도적 성능
카리스에는 루비콘이라는 의견들이 전부터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고 굉장히 많네요^^
전진에서 막 휘두르는 전형에도 맞을지 모르겠습니다.
딱 맞습니다 ^^
전 카보드요~ 루비콘이나 오스카 오즈 보다~ 좀더 좋았습니다. 일단 소리부터 좀더 좋구요. 포핸드 임팩트가 좋으시다면 카리스h 도 좋습니다.
카보드도 좋다는 후기들을 봤지요^^ 헌데 지금은 제 주머니 형편상 기존에 보유한 것들 중에서나
가능한한 저렴한 것으로 선택하려고 하는지라 카보드는 나중을 기약해야겠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인텐시티도 추천드립니다~ 카리스와 조합이 좋아요
스티가 브랜드를 참 좋아해서 의류는 대부분 스티가입니다만
블레이드는 거대한 윙과 헤드쪽에 실려있는 무게감 때문에 저에게는 부담스럽네요ㅠㅜ
그래도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루비콘에 양면 m+ 아주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