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의 공덕은 실로 지궁지대(至窮至大)하여 우리는 이를 슬퍼 마시며, 기뻐 마시며, 분하다 하여 마시며, 봄날이 화창하다 하여 마시며, 여름날이 덥다 마시며, 겨울날이 춥다하여 마신다.”
시인 김진섭은 〈주찬(酒讚)〉이라는 수필에서 술을 노래하며, 술이 우리를 모든 경우에서 건져주고 북돋아주고 조절해주는 이상한 힘을 지녔다고 찬미하였다. 추울 때도 더울 때도 많이 찾는 것이 술이기에 요즘처럼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는 술잔을 나누며 더위와 스트레스를 쫓는 이들이 많다.
술은 ‘잘 쓰면 약, 잘못 쓰면 독’이 되는 대표적인 예로 꼽히며 성질 또한 물과 불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술’이라는 말도 곰곰이 새겨보면 물과 불을 합한 ‘수불’에서 비롯되어 단음의 ‘술’로 축약되었음을 알 수 있다.
술을 빚을 때 효모의 작용으로 거품이 생기며 끓어오르는 현상을 보고 ‘불기운을 품은 물’이라 생각할 법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셨을 때 열이 나고 몸이 뜨거워지는 것 또한 술이 지닌 불의 성질이 아닌가.
물은 정적이고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지만 불은 동적이고 위로 발산하는 성질이 있어, 술에는 정(靜)과 동(動), 하강과 상승의 대립하는 음양의 기운이 함께한다. 따라서 적당한 음주로 두 기운이 조화를 이룬다면 몸을 따뜻하게 하고 신진대사를 왕성케 하여 약이 될 것이요, 과음과 폭음으로 조화를 잃는다면 명을 재촉하는 독이 되게 마련이다. 몸에 미치는 술의 이치는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주도를 지키는 음주는 인간관계를 따뜻하게 만들고 원만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지만, 주도를 잃는다면 점차 사람들과 단절되고 고립될 것이다.
고려의 명문장가 이규보(李奎報)는 ‘고려 이태백’이라 불릴 만큼 술을 즐긴 인물로 꼽힌다. 그는 ‘술이 없으면 시도 무미하고, 시가 없는 술은 물리쳐도 무방하지’라고 노래하며 술을 주제로 한 시를 수없이 남겼다.
자유로운 조선의 사상가 김시습 또한 ‘술 있으면 근심은 이내 깨어지고, 시 없으면 말로는 잘 표현할 수 없네’라고 노래하는 등 내로라하는 수많은 인물들을 술과 떼어놓을 수 없으니, 시대의 사상과 문학이 꽃피는 데 술의 공력 또한 지대할 듯하다.
불가에서도 술과 관련된 일화가 많다. 계율에 얽매이지 않았던 조선중기의 진묵선사는 술이라 하지 않고 곡차(穀茶)라 부르며 즐겨 마셨는데, 비난하는 이들에게 “쌀과 누룩으로 만들었으니 곡차 아닌가. 세속인들은 취하기 위해 마시니 술이겠지만 나는 피로가 풀리고 기분도 상쾌해지니 그저 곡차인 것이다”라고 답하곤 하였다.
또 ‘굽을 곡(曲)’자를 써서 곡차(曲茶)라 부르는가 하면,
근심을 잊게 해준다 하여 망우물(忘憂物),
지혜의 물이라는 뜻의 반야탕(般若湯)이라는 별칭도 있다.
[불교신문2933호/2013년7월3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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