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요일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조재형 신부
복음; 요한14,21-26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21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22 이스카리옷이 아닌 다른 유다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에게는 주님 자신을 드러내시고 세상에 는 드러내지 않으시겠다니 무슨 까닭입니까?” 하자,23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 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24 그러나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내 말을 지키지 않는다.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25 나는 너희와 함께 있는 동안에 이것들을 이야기하였다.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 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파티마 성모발현 성지에 처음 간 것은 1996년입니다. 그 뒤로 2005년에도 갔었고, 2012년에도 갔었습니다. 2017년에도 갔었고, 이번 2024년에 갔으니 5번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예전에는 미사를 봉헌하고, 성당에서 기도했는데, 이번에는 안내하는 분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었습니다. 파티마 성지의 광장에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동상이 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파티마 성지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합니다. 교황님은 1981년 5월 13일, 한 청년에 의해서 총격을 받았습니다. 그날은 64년 전, 파티마의 성모 발현이 있었던 날입니다. 교황님은 1년간 치료를 받고, 기적적으로 치유되어 감옥에 있던 저격범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저격범을 용서하였습니다. 교황님은 파티마 발현의 목격 증인인 루시아 수녀님을 만났습니다. 교황님의 저격은 성모님이 루시아에게 알려 주었던 비밀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성모님의 전구로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믿었습니다. 교황님은 몸에 박혀있던 총알을 성모님의 화관에 봉헌했다고 합니다. 교황님은 파티마의 성모님이 바란 것은 ‘회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교황님은 전 세계 종교 지도자들을 초청하였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인류와 역사 앞에서 잘못한 것들에 대해서 겸허하게 용서를 청하였습니다. 교황님은 “우리는 그리스도인들 안에 야기된 분열, 진리의 이름으로 행한 폭력, 그리고 다른 종교인들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에 대해 용서를 청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성모님은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라고 하였습니다. 교황님은 평화의 사도가 되어서 160개가 넘는 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1989년 독일 베를린의 장벽이 무너졌습니다. 1991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이 해체되었습니다. 반세기 넘게 갈등과 분쟁의 불씨가 되었던 ‘냉전’이 비로소 막이 내렸습니다. 순례에 함께 한 교우들과 묵주기도 행렬을 하였습니다. 개인의 평화, 가정의 평화, 본당 공동체의 평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였습니다. 이제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이산가족들이 만들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다시 가동될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금강산 관광이 다시 시작될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될 수 있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성모님의 전구를 빌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참된 평화를 이루기 위한 한 가지 원칙을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은 바로 그 원칙을 지키면서 살아야 합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사랑하면 내 말을 지킬 것이다. 그러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사랑하시고,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면,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벗을 위하여 십자가를 지는 것,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것, 사람들의 발을 씻겨 주는 것,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알려 주고, 묶인 이를 풀어 주는 것, 갇힌 이들에게 자유를 주는 것이 바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바오로와 바르나바 사도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충실하게 지키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람들이 바오로와 바르나바를 ‘신’으로 섬기려 할 때, 두 사도는 단호하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도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다만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할 따름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헛된 것들을 버리고 하늘과 땅과 바다와 또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신 살아 계신 하느님께로 돌아서게 하려는 것입니다.” 원칙과 규칙을 지키는 것이 때로는 손해를 보고, 어리석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성공한 사람들은, 인류 문명에 공헌한 사람들은 모두 원칙과 규칙에 충실했던 사람들입니다. 새로운 한 주일을 시작하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신앙인으로서 나에게 주어진 사랑의 계명을 지키며 힘차게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조재형 가브리엘 신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