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용 배추모를 심는 와중에
오후시간에 볼일을 보다가 보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두 여학생이
법당으로 들어 갑니다
나는 내 볼일을 보면서도
처음 보는 학생들인 듯 해서
유심히 살펴 보니 부처님 전에
열심히 절을 하는군요
한참을 지나서야 법당에서 나오기에
차를 한잔 주마고 방으로 들여서 이야기를 하니
고등학교 동기동창인데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다
방학 기간에 만나서 걷다 보니 절이 보이고
그래서 법당에 들어가 절을 하였답니다
한 학생은 서울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친구는 공주에서 국어교육과를 다니는 학생인데
둘다 불자인가를 물으니 한사람은 불자이고
한사람은 무종교인이라 합니다
불자는 그렇다 해도 무종교인이
부처님 전에 들어 가 백팔배를 하고
마침 스님이 있어서 차를 한잔 얻어 마실 인연이면
전생에 불연이 있는 듯 하니 두 사람 다
각자 다니는 학교에 가서는
2학기부터는 불교 동아리에 들어서
부처님 공부를 하거라 하였더니 웃습니다
녀석들 궁금한 것이 많은지
스님은 하루 종일 무얼 하세요 에서 시작하여
원효사는 무슨 종파냐
지금 주시는 차가 무슨 차냐 등등
이런 저런 궁금증을 물어 오는데
나도 나름의 답변을 하면서
너는 하루 종일 무얼 하고 지내느냐 하고 물으니
공부와 아이들 가르칠 일만 생각합니다 하는군요
ㅎㅎ 나도 내게 주어진 공부를 하고
어떻게 사람들에게 불법을 쉽게 전하고
학생들에게는 어떻게 가르칠까를 생각한단다
하고는 내 주특기중에 하나로
삼강 오륜이 무엇인지 아느냐 묻습니다
알기는 아는데 말로는 답이 안됩니다 하기에
만약 네가 교사가 되었을 때
학생 가운데 삼강 오륜이 무엇이냐 물어오면
어떻게 대답해 줄 수 있겠니?
학교에서는 외울것 없고 이해만 하면 된다
가르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교사가 되고자 하면
학교의 교과과정 이외에도 공부해야 할 부분이
너무나 많이 있음을 잘 생각해 보아라
하면서 삼강오륜과 불교의 연기설을 주제로
이번에 들으면 다시는 안잊어 버릴수 있도록
단단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학생은 스님 이 다음에 공부 많이 해 가지고 와서
스님과 다시 한번 대화하겠습니다 하고 장담하기에
그래 그런 마음 자세라면 우선 학교에 가서
도서관에 있는 책을 한번 다 읽겠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해 보거라
그리고 이해에서 그치지 말고
외워야 하는 부분은 무조건 외워 두어야
언제 어느 때 필요한 경우가 되면
그때 그때 답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니
마치 컴퓨터에 무언가 검색을 할 때
이미 입력된 것이 있으면 답이 나오지만
입력이 안 된 부분은 컴퓨터 전공자라도
찾아 내지 못하는 것처럼
외우는 일은 머리속 저장고에 차곡차곡
정보를 저장해 놓는 일임을 잊지 말아라 하였습니다
스님에게 좋은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공부를 많이 하고 다음에 와서
스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장담하고 돌아 가는 학생들 모습에서
우리 천방지축 대불련 법우들 모습이
살짝 크로즈업되어 보입니다
불교 공부에 신해행증이라는 말이 있는데
우선 믿고 이해하고 실천하고 증득한다는 말로
불자라면 누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읽고 공부하여 실생활 속에서 지혜를 활용하고
마침내 고통의 차안을 떠나 열반의 피안으로 향해가는
영원한 구도자의 길을 가야할 것입니다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
첫댓글 불연이 충만한 분들이네요_()_
_()_
스님 코를 납작하게 할 만큼 공부한거 불법 전파에 바르게 이어지길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