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탕과 베개
김 륭
가만히 끌어안아보는 베개가 갓난아기처럼 웃는 날이 있습니다.
물속으로 들어가듯, 요양병원에 누워계신 당신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날입니다. 나는 지금 당장 내가 우는 걸 보고 싶다고 말하려던 참입니다.
당신 없이 견뎌야할 노후 걱정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가끔씩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씁니다. 갓난아기처럼 웃는 베걔를 끌어 안고 울었던 어느 밤으로부터 고아가 된 나는 한 발짝도 떠날 수 없게 되었다고
투명인간처럼 밤을 걷습니다. 당신은 이런 사실을 어떻게 알았는지
잠을 썰고 있습니다. 한때의 달콤했던 잠을 딱딱하게 접은 각설탕처럼 앉아 입 안 가득 달이 쑨 죽을 머금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머니, 당신이 나의 베개가 된 것은,
나는 정말 내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늘 무언가를 망연히 바라보는 일, 바닥이 보이지 않는 물속으로 들어가듯 각설탕처럼 앉아있는 당신의 잠을 끌어안고 갓난아기처럼 다가올 울음을 미리 걸어보는, 그렇게 착한 베개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