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제재 관련 4가지 이슈 |
미국의 강화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 제재안이 3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주요 세부 지침에는 불확실한 측면들이 있다.
G7 국가들의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및 다이아몬드 주얼리에 대한 수입 제재가 3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새로운 제재안은 제재 대상에 러시아산 원석을 제3국에서 연마한 1캐럿 이상 다이아몬드 나석을 포함시키는 것으로 확대됐다. 기존 제재안 하에서는 인도를 비롯한 제3국에서 ‘실질적으로 변형된(예를 들면 연마)’ 상품의 경우 미국 내 합법적 유통이 가능했다.
미국을 비롯한 G7 국가들이 구체적 제재 내용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확실한 점이 많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미국세관국경경비국(US Customs and Border Protection)은 수입업체들에게 다이아몬드가 러시아산이 아니라는 점을 적시한 셀프 증명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미국 행정국이 정식 시행안을 마련할 때까지 이 안이 임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제재안이 장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딜러들은 셀프 증명서를 동봉해서 미국으로 상품을 보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 세관 당국이 건별로 산지 증명을 요구할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할지, 그리고 미국이 차후에 어떤 증명서를 추가로 요구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약간 혼란스럽다. 모두가 러시안 다이아몬드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100% 거르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임박했다는 것은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1. 미국 세관이 어떤 증명서를 요구할 것인가?
RJC(Responsible Jewellery Council, 책임있는주얼리카운실)은 회원들에게 증명서 발급 전 문서화된 증거를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JVC(Jewelers Vigilance Committee, 주얼리상인윤리위원회) 역시 자주 묻는 질문 코너를 통해 수입업체들이 반드시 증거를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은 셀프 증명서를 요구할 뿐, 원산지가 러시아가 아니라는 증거 제출을 강제하지는 않고 있다.
이 정책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 G7 국가 지도자들은 12월 6일자 성명을 통해 “G7 국가 내 모든 다이아몬드 원석 대규모 수입업체들은 2024년 9월 1일까지 다이아몬드 원석의 원산지 확인/증명 시스템을 확고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논리적으로 이 시스템은 원석을 연마한 나석의 주요 소비국 통관시에도 (미국이 최대 수입국) 어느 정도 원산지 추적이 가능해야만 실효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확정된 바가 없다.
미국의 수입 제재 주관 기관인 OFAC(미국해외자산통제국)은 다음 단계 조치와 관련해서 9월 1일부터 제재 대상 범위를 0.5캐럿 이상 나석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다른 G7 회원국들의 경우에서 차후 조치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두 번째 질문으로 이어진다.
2. 미국이 유럽 연합이 설명한 G7 증명 시스템을 채택할 것인가?
미국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첫 번째 제재를 시작했다. 당시 유럽 연합은 이에 동참하지 않았다. 보도에 따르면 그 이유는 앤트워프가 (제재 시행시)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무역의 중심이 다른 글로벌 센터로 이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유럽 연합은 2023년 12월에 드디어 제재 시행을 발표했으며, 일단 시행이 가시화되자 미국을 비롯한 다른 G7 국가보다 투명한 세부안을 수립했다. 러시아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 줄 유럽 연합의 증명 시스템 계획에 대해서는 많은 것이 알려져 있다. 12월에 발표된 성명서에 세부 사항이 설명돼 있기 때문이다.
2024년 3월 1일에 유럽 연합은 자주 묻는 질문 코너를 통해 보다 자세한 설명을 올렸다. “다이아몬드 원석 관련 정보가 생산국의 산지 증명 플랫폼에 게시(등록)될 것이다. 원석이 ‘다이아몬드 오피스’라 불리는 ‘G7 수입 분배 센터(앤트워프 세관)’에 도착하면 당국이 다이아몬드 실물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동시에 블록체인 기반 원장이 G7 관할 구역으로 수입되는 다이아몬드에 대한 기존 정보를 검증된 추적 시스템으로부터 확보한다. 확실한 검증을 거쳐 G7 증명서가 발급되게 되며, 이는 G7의 원장에 등재된다.”라는 것이다.
이 시스템은 3월 1일부터 시범 시행되어 9월 1일부터 정식 시행될 예정이다. 시범 기간 중에는 (유럽 연합 내로 다이아몬드 수입시) 추적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증명서나 기타 증거 중 하나를 선택해서 제출하면 된다. 9월 1일부터는 0.50캐럿 이상 다이아몬드 원석 수입시 증명서를 반드시 제시해야 한다.
유럽 연합은 또한 “이 중량 기준은 유럽 연합으로 수입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원석과 나석 모두에 적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나석 역시 앤트워프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지는 명시하지 않았다. 유럽 연합의 자주 묻는 질문 코너는 또한 “해당 증명 시스템은 기존의 추적 기술과 제어 방식을 확대 사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자국 내 수입 관련 세부 사항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유럽 연합은 미국이 해당 시스템을 그대로 시행해 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유럽 연합은 지난 12월에 “수입 제재는 전 세계 다이아몬드 소매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국가들이 동참할 때에만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유럽위원회(유럽 연합의 행정부)는 제재의 효과적인 시행을 위해 (추적 기술 개발 등을) G7 국가, 업계, 주요 협력국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라고 밝혔다.
3. 미국을 향하는 모든 다이아몬드가 앤트워프에서 원석 상태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나?
이번 계획의 가장 큰 논쟁거리 중 하나이다. 벨기에가 이번 제재를 자국의 다이아몬드 산업에 이익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제재 관련 세부 사항을 문서로 정식 발표한 곳은 유럽 연합 뿐이다. 3월 1일~8월 31일에 유럽으로 다이아몬드를 수입해 들여오는 업체들은 앤트워프의 다이아몬드 오피스를 통해 G7 증명서를 발급받거나, 다이아몬드 및 다이아몬드 원산지와 관련된 세부 정보가 담긴 문서화된 증거를 제시하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유럽 연합의 자주 묻는 질문 코너 12번 문항에 따르면 킴벌리 프로세스의 ‘싱글 오리진 증명서’나 드비어스 DTC 상품에 발급된 ‘믹스드 오리진 증명서’도 원산지 증명서로 인정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허점이 있다. 문서화된 증거는 ‘중량이 1캐럿 또는 1캐럿이 넘는, CN코드(유럽 연합의 수입품목코드) 71023100, 71021000에 해당하는 상품이 앤트워프 다이아몬드 오피스에 지연 없이 제출될 경우’에만 인정된다. 이 코드는 다이아몬드 원석에 해당하는 코드이다. 결국 유럽 연합으로 수입되는 모든 1캐럿 이상 다이아몬드 원석은 다이아몬드 오피스라는 벨기에의 통관 포인트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WFDB(세계다이아몬드거래소연맹)은 G7이 유럽 연합의 다이아몬드 원석 수입 통제권을 나석으로 확대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2월 28일에 G7 국가에 보내는 서한을 통해 “우리는 G7 시장에서 다이아몬드 나석을 판매하기를 원하는 모든 업계인들이 먼저 자신의 원석을 벨기에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 오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밝혔다.
WFDB는 유럽 연합이 사용하고 있는 추적 기술을 전 세계로 보급해서 각국 정부가 자국으로 들어오는 다이아몬드를 직접 검증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4. 조부조항(새 법령 시행 전 위반자를 법 적용에서 제외하는 조항) 적용될까?
미국 세관은 다이아몬드 수입시 러시아산이 아니라는 확인서를 요구한다. 발급 날짜에는 제한이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전에 러시아로부터 구입해 놓은 다이아몬드 역시 대상에 포함되는가? 또, 이미 미국에 들어와 있는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의 경우 일단 국외로 수출했다가 다시 들여올 수 있을 것인가? 해외 전시회 참가 후 미국으로 다시 상품을 보내야 하는 딜러들과 국제 다이아몬드 딜러들 모두와 관련된 문제다.
/ 라파포트 뉴스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