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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사라진 스타
8월의 여름이었다. 태양은 일찍이도 하늘의 꼭대기로 올라갔건만 쉬이 내려 올 생각이 없는 듯 보였다. 도시 한 복판에 옹기종기 모인 대형 빌딩들마저도 평소의 그 시원하게 하늘로 뻗은 그들의 몸들을 흐느적거리며 흔드는 듯 보였다. 이상할 정도로 날씨가 무더운 여름이었다. 사무실 안에서도 저마다 에어콘 바람의 방향을 조금이라도 자신이 앉은 방향으로 향하게 하려고 조용히 움직이며 눈치작전이 벌어지곤 했다.
「또 누구야! 자꾸 에어콘 방향 손대는 사람이? 지금 여기서 나보다 더 열 받을 만한 사람이라도 있어? 있으면 말 좀 해봐!」
신명철 부장은 간부회의가 끝나고 사무실로 들어오자마자 회의 자료를 자신의 책상에 탕 소리 나게 던진 후 눈치를 보며 카메라와 수첩들을 챙기고 취재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 기자들을 향해서 눈살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야! 니들 정치부하고 사회부 애들 하는 것 좀 봐라. 벌써 이 번 달에 만 세 건이나 터뜨렸어! 국장님이 아침에 뭐라고 하시는지 아냐? 연예부 애들은 무슨 고시원 다니는 고시생들 같단다! 맨날 사무실에 앉아서 뭘 그렇게 들여다보고 있어? 나가서 뛰면서 뭔가 터트리는게 있어야지! 내가 맨 날 이야기 하지 않아? 중요한건 뭐라고?」
신부장이 책상 바로 앞에서 전화를 받고 있는 홍과장을 가르키며 묻자 홍과장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엉거주춤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특종이죠...특종...네...하하...」
「그래! 말은 잘한다. 근데 지금 이 시간에 이러고 있어? 얼른 나가서 하나라도 물고 오란 말이야!」
사무실 분위기는 몇 분 사이에 싸늘해졌다. 신부장은 그야말로 다혈질의 관리자였다. 본인이 기분이 좋을 땐 하루 종일 직원들과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괜찮은 분위기를 만들곤 했지만 윗사람에게 깨지고 나면 속에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토해 내는 시간폭탄 같은 존재였다.
「야...구기자... 파편튀기 전에 얼른 뜨자...」
연예부 사진기자 5년차인 방성혁 기자가 옆자리의 구충호 기자를 부추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둘이 카메라와 가방을 들고 출입구로 향하는 순간 신부장이 외쳤다.
「거기 둘! 어딜 나가? 취재 기획서 제출 했어? 니들은 맨날 밖에 나가는데 왜 그렇게 얼굴들이 하예? 또 사우나 가냐? 니들은 무슨 사우나 전문 기자야?」
「킥킥...흠흠...」
일부 직원들이 헛기침을 하며 웃었다.
「기자라면 발로 뛰어야죠~ 헤헤. 그래야 특종도 걸리고~사무실에서 뭐 할게 있나요? 헤...」
「에이~ 부장님도 아시면서~」
신부장이 잔뜩 상기된 얼굴로 쏘아대자 방성혁과 구충호는 번갈아서 쭈뼛대며 말했다.
「알긴 뭘 알아? 니들이 특종을 물어오는 것보다 내가 복권 1등 당첨 되서 회사 그만 두는 게 빨라! 알아? 얼른 취재 기획서부터 제출해! 알았어? 이제 발로 뛰는 시대는 지났어! 사무실에서부터 확실한 기획을 세우고 나가라고! 알았어?」
이렇게 신부장은 화가 날때면 부하직원들로 하여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예... 알겠습니다..」
방성혁과 구충호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하면서 다시 각자의 자리로 원위치를 했다. 다음엔 김기창 기자 차례였다.
「김과장! 지난 번 최유리 건은 어떻게 됐어?」
최유리는 요즘 한참 잘 나가는 여자 탤런트였다. 22세에 한 드라마의 조연으로 데뷔한 후 탄탄한 연기력으로 3년간 CF와 드라마쪽에서 끊임없는 러브콜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6개월 전부터 갑자기 활동을 쉬면서 연예계에서 아주 얼굴을 감춘 상태였다. 소속사에서는 학업에 대한 본인의 의지 때문에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라고 공식발표를 했지만 얼마 전 일본의 한 성형외과에서 그녀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신문사에 들어 왔었던 것이다.
「예... 지금 취재 갔다 온 거 자료 정리 중 입니다. 금방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
김과장은 속이 뜨끔하다 못해 시커멓게 타들어가는 듯 했다. 제보자로부터 제보를 받고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최유리가 들렀다는 성형외과에 확인결과 최유리와 닮은 일본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한국에 도착해서 최유리의 알리바이를 추적한 결과 매일 같은 시각에 자택 인근의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해왔다는 것도 밝혀졌다. 사실대로 보고하면 그 정도도 확인 못하고 일본까지 갔느냐며 추궁을 당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억울 한건 사건의 진위를 알아보기도 전에 당장 일본으로 날아가라고 말한 건 신부장 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터지기 일보 직전인 신부장에게 토를 달았다간 그 불화통 같은 성격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그렇게 사무실 기자들 한 명 한명을 자신의 자리로 불러들여 세워 놓고는 현재 취재 중인 내용과 진행상황을 하나 하나 체크한 후 결론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연예인들이나 유명 인사의 사생활을 들춰내라는 것이 그의 결론 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연예부의 막내인 세영의 차례였다.
세영은 책상 서랍 속의 편지봉투를 아까부터 만지작거리며 고민 중이었다. 그리고 지난 2년 동안 자신이 겪었던 일들을 하나씩 떠올리던 참이었다. 2년 전 24세의 나이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일간지의 기자가 됐던 일을 떠올리면 바로 그때가 그녀가 꿈꾸었던 삶의 정점이었던 것처럼 느껴졌다. 학창 시절부터 방송과 신문 등의 미디어에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고등학교 3년간 방송반을 다른 어떤 것보다도 열심히 했었으며 대학도 꿈에 그리던 신문방송학과에 입학해 차석이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던 그녀였다. 하지만 그리 길지도 않은 2년이란 시간은 사회생활이란 현실의 벽과 진절 머리 나는 옐로우저널리즘을 마주하면서 언론인으로써의 꿈을 포기하게 만드는데 충분했다. 물론 세영도 처음엔 어떻게 해서든 훌륭한 기사를 쓰고 직장에서 인정받으려고 노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세영은 여자라는 이유로 회식자리에서 일찍 빠지는 일도 없었고, 아무리 사소한 제보라도 들어오면 누구보다 발 빠르게 현장으로 향했었다. 새벽에도 제보전화가 울리면 제보 장소에 가장 먼저 도착해서 사건 진위를 확인하는 날들이 많았고 그녀보다 먼저 출근하는 직원을 신문사 내에서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사람들은 그녀를 보고 ‘새벽녀’라고까지 불렀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처음 사회부로 발령이 나고 첫 기사를 쓰기 전까지만 해도 선배들은 그녀를 신문사에서 가장 기대되는 신입직원으로 뽑았었다. 게다가 세영은 신입 동기 여기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외모를 갖고 있었기에 남자 기자들도 세영을 예쁘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첫 기사를 쓰기 전까지는...
「어... 세영씨 이건 좀 아닌거 같아. 뭔가 좀 안 맞지 않아?」
사회부 편집부장 장영한은 세영을 자기 자리로 불러놓고 그녀가 쓴 기사에 잔뜩 빨간 줄을 그어 놓으며 말했다.
「네 부장님 어떤점이..?」
세영으로써는 최선을 다한 기사였다. 새로 개정된 ‘소득세법’에 관한 법률에 대한 기사를 쓰기 위해서 매일 새벽같이 도서관에서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회사 자문변호사 만나서 자문을 구한 것도 5번이나 됐다. A4 반장 분량의 기사를 쓰기 위해서 그녀가 투자한 시간과 노력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하지만 첫 기사를 쓰는 신입기자로써 얼마든지 몇 번의 첨삭 정도는 각오하고 있었던 그녀였다.
「어... 내가 지금 좀 바쁘고 아직 며칠 더 시간이 있으니까 박상도 기자하고 좀 찬찬히 살펴보고 고쳐서 써오라고. 흠.」
「네... 부장님...」
장영한 부장은 기사 원고를 건네주고는 그대로 사무실을 나갔다. 세영은 원고를 들고 의기소침한 표정을 지으며 박상도 기자에게로 갔다. 물론 박기자가 평소에 좋아하는 녹차를 한 잔 준비하는 것도 있지 않았다.
「그렇지! 그렇지! 오실 때가 됐지! 음」
박기자는 세영이 본인에게 올 것을 알았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미소 띈 얼굴로 세영을 맞이했다.
「여기 앉고 그거 이리 줘봐.」
「네. 여기」
세영은 먼저 녹차를 건넨 후 부장으로부터 지적당한 기사 원고를 건넸다.
「아! 그건 됐고.」
사회부 15년차 베테랑인 박기자는 녹차만 건네받고는 음미하듯 마시면서 한 손으로는 A4종이를 반으로 접어 부채질을 하면서 몹시 덥다는 듯 심호흡을 했다.
「선배님 그렇지만 부장님이...이것 좀...」
「그래 알아. 알아. 근데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세영씨 정도면 맞춤법이나 헤드라인 정하는 것 때문에 부장님이 나한테 보내지는 않았을 테니까.」
박기자는 단정하며 말했다.
「그럼 어째서...?」
「지금 세영씨한테 필요한건 긍정의 시각이야.」
박기자는 녹차를 다 마신 후 종이컵을 쓰레기통에 구겨 넣으며 말을 이었다.
「긍정의 시각이요?」
「그래. 긍정적 시각! 요즘 젊은 사람들은 말이야 너무 의욕이 앞서요.
그래서 너무 세상 모든 일을 비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좀 더 그 법률에 대해서 긍정의 시각을 갖는 게 좋을 거야. 장키퍼를 통과하려면 말이야. 흐흐.」
실질적으로 사회부의 게이트 키퍼를 맡고 있는 장영한 부장을 기자들은 그렇게 불렀다.
「하지만 선배님! 그 법률이 통과 되면 가난한 사람들에겐 세금부담이 엄청 늘어날게 분명 하잖아요?」
「그걸 누가 모르나? 하지만 기사를 내는 건 혼자만의 생각을 쓰는 것이 아니야. 적어도 키퍼 정도는 네 생각에 동의 할 수 있어야 나갈 수 있는 기사가 된다구.」
박상도는 당연한 것을 세영에게 이해시키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러면 제 생각은?..」
「잠깐! 이세영 기자! 지금 생각이라고 했어? 음... 입사 17년 차인 나도 최근에서야 생각이라는 걸 막 하기 시작했다고~」
박상도의 말을 들은 동료 기자들이 웃기 시작했고 다른 동료 선배기자가 거들었다.
「그래 이기자! 신입은 모름지기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자기 기사를 쓰는 게 가능한 거야. 그걸 꼭 말해줘야 하나? 하하하」
결국 세영은 두 번이나 더 퇴짜를 맞은 뒤 장부장의 입 맛 대로 기사를 고치고 나서야 첫 기사를 통과 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신문에 본인의 기사를 올렸다는 기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세영은 기사를 쓸 때 마다 점 점 자신의 가치관과 사고를 잃어 가는 것 같았다.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장영한 부장이라는 아주 좁은 문을 통과하고 나서야 아주 다른 모양과 형태로 재탄생 되었고 그런 일이 반복 될수록 방송일보다 신문사를 선택한 자신이 원망스러웠으며 장부장과의 사이는 안 좋아지는 게 당연했다. 결국 1년 6개월 이 지난 후 현재의 연예부로 쫒기 듯 부서 전보가 이루어 졌고 이곳에서의 생활과 새로운 부서장 신명철도 결코 만만하지는 않았다.
「이세영 기자! 내가 부르는 거 못 들었어?」
「네...갑니다...」
신부장이 재촉하자 세영은 마침내 결심한 듯 한숨을 쉬며 사직서가 든 편지봉투를 바지 주머니에 넣고는 신부장 자리로 천천히 걸어갔다.
한편 신부장의 화풀이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판단되자 사무실 저편에서 누군가 눈치를 보며 TV를 틀고 천천히 볼륨을 높였다.
‘뉴스 속보입니다. 가요계 톱스타인 이도헌씨가 오늘 오후 YBN 방송사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 생방송 중 갑자기 사라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는 소식입니다. 이씨는 5년전 그룹 퍼픽듀오로 데뷔하여 대중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으며 2년 전 부터는 솔로로 활동을 하다가 최근 자신이 작사 작곡하여 발표한 신곡으로 오늘 방송 중이던 가요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는데요, 1위수상자 발표 직후 갑자기 사라졌다고 합니다. 그룹 해체 후 발표했던 노래들로는 그다지 큰 인기를 얻지 못하다가 이 번 신곡 발표로 2년 만에 다시 정상에 서게 되었는데요, 왜 생방송 도중 갑자기 사라졌는지 원인을 알 수 가 없다고 합니다. 한편 퍼픽튜오의 다른 멤버인...’
사무실은 순식간에 침묵으로 뒤덮였고 아무도 그 침묵을 깰 용기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만큼 생방송중의 방송사고가 일어난 것과 그 주인공이 이도헌이라는 것은 신문사 연예부 기자실에 크나큰 충격이었다. 그때 방성혁 기자가 외쳤다.
「큰 놈이다!」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구기자에게 손짓을 하고는 사무실 밖으로 뛰쳐 나갔다.
「어! 알았어」
곧이어 구충호도 방성혁을 뒤따랐다.
「야! 방기자! 구기자! 니들 이번에도 허탕 치면 재미없을 줄 알아!」
신부장이 출입구 쪽을 향해 외치자 갑자기 사무실 내 전산 과 편집 인력을 제외한 모든 기자들이 우르르 출입구 쪽을 향해서 서둘러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거 완전 핵폭탄 급이군!」
「요번에도 뺏기면 다 죽는 거다 진짜!」
「야! 방송국에 나가있는 애들한테 먼저 연락해보고 상황 좀 자세히 체크해봐!」
「야! 김기창! 넌 최유리 건은 어떻게 하고 나가?」
신부장이 다급히 물었지만 김기창은 이미 사무실을 빠져나간 후였다.
「부장님 그냥 놔두시죠. 이도헌건에 비하면 최유리 건은 새발의 피에요!」
「새발의 피? 하긴...」
신문 연예면의 레이아웃에 대한 전산 담당인 홍과장이 신부장을 말리자 신부장도 고개를 끄덕이며 흥분을 가라 앉혔다. 그 사이 세영은 갑자기 사표가 든 편지봉투를 주머니에 꾸겨 넣고 자신의 자리로 황급히 돌아와 어딘가로 전화통화를 시도 중이었다.
「띠리리링... 띠리리링...띠리리링...」
「대체 정환이는 뭘 하고 있는 거야?」
세영은 계속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어디론가 계속 다이얼을 눌렀다. 그러는 사이 신부장도 방송국에 나가 있는 출입기자들과 몇 분간 통화를 하면서 고래 고래 알 수 없는 고함을 질러댔다. 그렇게 한참 전화 통화를 하다가 지쳤는지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했다. 그리고는 어딘가로 계속 전화를 하고 있는 세영을 바라보았다.
「이봐 이세영 기자?」
세영은 신부장이 부르는 소리도 못들은 채 계속 어딘가로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이기자!?」
그래도 세영은 듣지 못했다. 그런 세영을 못마땅한 듯이 쳐다보던 신부장은 천천히 세영의 자리로 향했다. 그리고 세영의 전화기 위의 다이얼에 자신의 커다란 손을 털썩 내려놓으며 물었다.
「지금 뭐하나?」
신부장은 잔뜩 격앙된 목소리로 물었다. 그의 커다란 덩치와 화가 날 때 코를 벌름거리며 말하는 버릇은 가냘픈 세영을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세영은 역시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자신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다.
「지금 제정신이야? 연예부로 와서 네가 지금껏 한 게 뭐야?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 거냔 말이야? 이젠 대답하기도 귀찮나? 능력이 없으면 다른 선배들 하는 거 보고 따라 하기라도 해. 선배들 사건 터지자마자 잽싸게 밖으로 뛰쳐나가는 거 보면 뭐라도 느끼는 게 없어? 넌 뭐가 잘나서 이러고 있는 건데? 이러고 사무실에 죽치고 있으면 이도헌이가 네 앞에 나 좀 취재해 주쇼~ 하고 나타난 다냐?」
신부장은 극도로 흥분해서 세영을 잡아먹을 듯 으르렁 거렸다. 그 때 1층 로비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던 홍과장이 신부장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부장님... 지금 세영씨 친구라는 분이 이쪽으로 올라오고 있다는 데요...?」
신부장은 더욱 격앙된 목소리로 말했다.
「친구? 친구는 무슨 얼어 죽을! 지금 근무시간에 친구를 만나겠다고? 지금 장난해?」
그 때 누군가 출입문을 똑똑 두드렸고 곧이어 한 남자가 걸어들어 왔다. 남자는 창이 긴 모자와 선그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들어오자 마자 사무실을 빙 둘러보고는 선그라스를 벗으며 말했다.
「여기... 이세영씨 계십니까?」
세영은 남자를 보고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하얗게 변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도헌아...」
사무실은 다시 한 번 침묵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신부장이 하얗게 변한 얼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그...그렇지... 친구가 왔으면...당연히 만나야지...안그래? 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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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ㅋㅋ 부장님의 소리가 작아졌네요..
먹고살기 위해선 때론 이랬다가 저랬다가 해야하는게 직장생활인거 같아요 ㅋㅋ
스타가 사라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