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말씀 요약 및 후기 (요한복음 9:1-12)
오늘 설교 말씀을 통해 두 가지 서로 다른 입장을 정리해볼 수 있었습니다.
날 때부터 눈이 먼 사람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제자들이 예수께 "선생님, 이 사람이 눈먼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누구의 죄 때문입니까?
이 사람의 죄입니까? 부모의 죄입니까?" 하고 물었다. (2절)
이는 죄를 예외적 상태로 보는 것으로서 눈 먼 사람의 상태를 특별하게 보는 태도입니다.
<로드레이지 Road Rage>라는 방송 다큐의 예도 드셨지만, 정신분석에서 남성의 논리는 '예외'에서
시작합니다. '모든 사람은 거세되었다'는 보편성 이전에 '어떤 (한) 사람은 거세되지 않았다' 그리고 그 한사람의 '예외'는 바로 자기 자신으로 생각하는 입장이죠.
그런데 예수는 어떻게 대답합니까?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이 사람이나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을 그에게서 드러나게 하시려는 것이다. (3절)
예수는 모든 사람이 눈 멀었다는 '보편성'에서 출발합니다.
즉, 눈 멀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어떤 사람도 거세되지 않은 사람은 없다) 라는 '부정의 부정'.
하지만 '모든 사람이 눈 먼 것은 아니다' (비-전체)라는 여성의 논리를 대변한다 할 수 있습니다.
위 3절 말씀에서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란 모든 사람이 눈 멀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눈 먼 것은 더이상 눈 먼 것이 아니다. '눈멀음'이란 보편이기 때문에 인간을 완벽하게 지배할 수 없다는 진리를 일깨우는 것입니다. 즉, 보편에서 출발해서 예외로 가는 것.
그리하여 저 눈 먼 사람, 혹은 나는 하느님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로서 비로소 '주체'가 됩니다.
우리는 나를 보내신 분의 일을 낮 동안에 해야 한다. 아무도 일할 수 없는 밤이 곧 온다.
내가 세상에 있는 동안, 나는 세상의 빛이다. (4-5절)
우리가 세상에 있는 동안 우리는 세상의 빛이라는 자각 속에서 살아야 합니다.
흔히, 인생은 고해이며 살면서 죄로 인해 그 고통의 바다는 더욱 오염되고 상처의 흔적들은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해는 더 이상 인간의 삶을 완전하게 지배하지 못합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예수의 태도는 주관적인 것입니다. 이는 세상을 오염된 것으로 보고 율법을 지킴으로써 그러한 세상의 '예외'가 되는 유대인(바리새파)이 절대적 객관을 주장하는 것과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자들은 눈 먼 사람으로부터 '결여'를 보지만, 예수는 그렇게 묻는 너 역시 눈먼 자로서 고침받아야 한다는 것을 일깨웁니다.
우리 인생이 불행한 것은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희망이 있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직 안 이루어졌다는 걸 말하지요.
하지만 희망이 있기에 불행을 견딥니다.
'내가 죄인이다"라는 말은 "나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고백과 동일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댓글 대청소하느라 너나없이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바닥이 매끌매끌 반짝반짝! 특히 부엌바닥은 얼마나 꼼꼼히 청소를 했는지 거의 한 꺼풀 벗겨낸 거 같더군요. 봄날 대청소, 아주 기분좋은 일이었습니다. 직장도 멀고 퇴근도 늦어 늘 동동거리는 콩부장님, 이래저래 신경쓰느라, 그리고 궂은 일 다 도맡아 하느라 애 많이 썼어요. 덕분에 교회가 말끔하고 청신합니다. 무일님, 거의 유물처럼 받은 소중한 턴테이블에 엘피 두 상자까지 정말 귀한 선물 감사합니다. 나중에 필요할 때 돌려드리겠지만 교회 있는 동안 음악은 모두가 원없이 누릴 것 같습니다. 모두 돌아간 뒤 장르별로 정리를 했는데 명반들도 많아요. 감사합니다. 샛별국수도 감사!
교회 창문 정면으로 보이는 다소 흉물스런 담벼락 밑에 담쟁이를 심어 볼 생각이에요. 씨앗을 틔울까, 삽목을 해 볼까.. 틈나는 대로 연구하고 진행해 볼게요. / 오늘 목사님 설교는 유난히 흥미로웠습니다. '여자'라는 개념은 '내가 그걸 갖고 있지 않다.' '나는 거세되었다'라고 인정하기 때문에 향유의 주체가 될 가능성이 훨씬 더 크게 열려 있는 바, 예외없이 눈 먼 자임을 인정하는 태도가 여성의 논리와 맞물려 하느님이 임하시는 장소가 된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기부장님 설교 요약능력이 날로 더 일취월장입니다. 일목요연^^ / 다음 주일 예정된 임원회의가 사정상 둘째 주로 미뤄진 것, 잊지 말고 기억해 주세요.
개미마을에 오니 꽃도 참 많이 보게 되는구나 하는 주일이었습니다. 모래내에 있을 때나 영천시장에 있을 때는 보지 못했던 거였어요. 오랜만에 좋은 음악들도 들었네요. 주일 수고하신 모든 손길들에 감사^^
올려주신 설교말씀 잘 듣고 있습니다.^^ 감사해요.
다행히도? 몸은절대 안다치는,크고작은 차사고를 많이 내는 저를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담쟁이 좋아요~